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D-29
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 헌티드 하우스. 지하에 문광이 살고 있다는 게 극의 전체 흐름을 바꿨고 송강호 가족의 대립되는 존재가 이선균 가족이 아닌 문광 가족이 되었네요. 확 와닿는 포인트였습니다, 감사합니다.
@MㅡM 님께. 말씀하신 부분을 정리해봤습니다. 저도 사실은 잘 모르고, 어리석습니다. 제 해석이나 기준이 절대저인 것은 아니고, 다른 분들의 고견이나 비평에 영향받은 부분도 많으니, 온전히 제 새각이라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1. 세이프 오브 워터 이 작품의에서 가장 큰 죽음의 모티브는 저는 시대상이라고 읽었습니다. 시대배경이 1960년대 미국이고, 소련과의 냉전의 한가운데, 즉 언제 핵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공포심에 다들 사로잡혀 있었던 시대였고, 그런 시대에서 미국 연구소에서 아마존에서 신으로 추앙받는 괴물을 잡아다 연구하려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리고 주인공은 청각 장애인이고, 차별과 무시를 당하며 (억압된 주인공)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종차별 동성애자 차별도 만연된 시대상이 보여지고요. 그러나 이 주인공이 괴물과 종(?)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게 되죠. 사랑이 어떻게 호러와 연결될수 있는가. 사랑의 어떤 부분이 +가 되고 호러의 어떤 부분이 –가 되어서 자석처럼 붙을수 있는가에 대해서, 제가 생각하는 건사랑의 본질이 죽음, 변화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사랑을 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의 본성을 이해, 납득해야 하고 (찌찔하다면 아 내가 이토록 찌질하구나) 자기 자신의 일부를 죽여서 (바뀌고 변화해서) 사랑을 이루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사실 죽음만큼 아니 죽음보다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에 많은 연인들이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자존심에 헤어지고, 이혼하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괴물은 기적을 발휘하는 데 한번은 자신을 도와준 조력자 (이름이 바로 기억나지 않는군요)를 고쳐주고 곧이어 너는 정말 신이구나 하고 그제야 신성을 인정하는 악당을 죽여 버립니다. 즉 같은 괴물의 같은 힘이 어떤 이에게는 구원이 어떤이에게는 죽음이 되지요. (이질적인 존재의 심판자의 속성) 또한 여주인공은 마지막에 몸의 흉터가 괴물과 같은 종류의 아가미로 (같은 존재로 변화)하고 같이 떠나지요.이런 걸 종합해서 판단하면 저는 세이프 오브 워터가 호러 + 로맨스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 틀릴 수 있습니다. ‘무서움’에 집중하는 정통호러와는 결이 다른 측면이 분명 있지요. 2. 기생충은 왜 호러라고 생각하는가. 이것도 매우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누구인가라고 하면, 가장 크게 변화하는 사람. 즉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건을 만나서 C가 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A’가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의 핵심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호러’의 주인공은 누구냐. 송강호 배우 가족이지요. 그들이 영화의 시작에서 비참하지만 그래도 네 가족이 아등바등 ‘함께’살고 있었는데, 영화의 마지막이 되면, 여동생은 죽고, 아버지는 정말 기생충처럼 그 집을 떠나지 못하고 갇혀살며, 주인공 기우는 어머니와 함께 비참하게 살아가면서 ‘망상’처럼 돈을 벌어서 아버지를 지하실에서 꺼내겠다고 맹세합니다. 근데, 모두 직감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는 걸. 자본주의하에서 아들이 돈을 벌어서 그 거대한 저택을 사는 일 같은 건 불가능하다는 걸. 전통적인 관점에서 호러적 요소 (괴물, 초능력, 악몽) 같은 것은 없지만, 기생충에는 철저히 지금 세계에 대한 두려움, 공포가 배어져 있고, 특히- 물과 하강의 이미지. 기생충의 명장면 중에 주인가족이 캠핑에서 갑자기 돌아와서 거실 소파에서 성관계를 가지고, 그걸 송강호 배우가 가족들과 함께 들으면서 느끼는 비참한 감정. 그리고 대놓고 이뤄지는 차별은 아니지만, 몸에 배어 있는 ‘냄새’로 인간을 구분짓고 무시하는 시선을 깨닫게 되었을 때. 이후에 엄청난 하강이 이뤄지죠.부자집에서 물난리가 난 자신들의 집으로 (끊임없이 하강하는 시퀀스). 지상에서가 아니라 천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 아수라장 속에서 영화 초반에 항상 쾌활하던 ( 애쓰던) 송강호 배우의 뭔가가 부러져버렸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리고 파국의 정원 시퀀스. 미국의 인디언 학살 모티브는 빼고라도 이 장면은 기생충과 기생충이 서로 싸우다가 숙주(사장)을 죽여버리는 참극을 보여주는데, 얼핏 자본주의의 균열과 파국을 따라오지 못한 경우엔 왜 송가호가 사장을 죽이지? 하고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됩니다. 사장가족들에게는 그냥 횡액이지만. 하지만 저는 봉준호 감독이 충분히 무서울 정도의 현실적 감각으로 송강호의 내면이 붕괴되는 지점을 구축했다고. 특히 선을 넘는 ‘냄새’로 차별 받아 왔다고 생각해서 그 지점에서 폭발 분출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호러의 금기, 해서는 안되는 금단의 선(딸이 죽음에 대한 복수를 기생충이 숙주를 죽여버리는 어리석은 만행으로) 을 넘어버리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시대에 진짜 무서운게 이야기에 나오는 가상의 괴물이냐.아니면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실제하고 누구나 매일 조금씩 느끼는 구조적인 차별이냐라고 하면, 저는 정말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은 후자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전세계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켰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제 기준에서 기생충은 호러입니다. ^^
와 너무 감사합니다. 역시 제가 호러를 단편적으로 생각했어요. 셰입오브워터를 본 지 좀 되어서 제가 더 많은 부분을 놓쳤습니다. 김생필님 해석을 읽으니 다시 한 번 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외형이 일반인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렵지만 서로에게 진심으로 위로가 되는 로맨스 영화라고만 기억했던 거 같아요. 그러네요- 주인공이 물리쳐야할 죽음으로서의 괴물은 아니었지만, 그 생명체 자체가 지닌 힘이 죽음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어요. 기생충에서 가장 큰 괴물은 자본주의네요. 그에 맞서 싸우는 형식이 아니라 기생의 방법을 택한 거고, 기생충들의 대립이 생겼어요. 제가 영화 내 요소들로 껴맞추려했더니 놓쳤습니다. 자본주의와 빈부차이, 그 안에서 오는 태도의 격차, 어떻게도 숨길 수 없는 가난의 흔적 등을 소재로 단순하게 스릴러가 가미된 블랙코미디 드라마라고만 생각했어요. 호러 요소들을 빗대어 생각해보니 해석이 더 풍부해지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기원 작가님이 정리해주신 호러의 스토리 비트 15가지를 AI 그림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시각화 하면 좀더 외우기(?) 쉬울것 같아서요 ^^ https://www.gmeum.com/blog/25416/7761
와!! 좋은 내용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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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종교 스토리 비트 2 : 주인공 - 독자의 아바타 종교 스토리에서 진짜 주인공은 독자이고, 독자가 주인공과 스스로를 동일시해야만 스토리 속에서 주인공의 여정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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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종교 스토리 비트 3 : 욕망 - 구원과 불멸 종교 스토리의 욕망은 영생을 바라는 것. 주인공(독자)는 신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종교는 반드시 따라야 할 도덕적 규범을 믿거나 행동에 옮기면 구원을 받는다고 한다. 구원은 신이 한 사람의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영생으로 ‘다시 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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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종교 스토리 비트 4 : 적대자 - 악마, 사탄, 이블리스 신이 선을 향한 인간의 욕망을 의미한다면, 사탄은 악을 향한 유혹과 인간의 악행을 대표한다. 일반적으로 사탄은 이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인간의 결함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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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종교 스토리 비트 5 : 자기 각성 - 계시 종교에서 자기 각성은 언제나 계시의 형태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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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기독교 스토리 크리스마스의 새로운 영웅의 탄생부터 부활절의 영웅의 죽음과 부활이 기독교 스토리의 큰 줄기이다. 위대한 신화는 모두 이러한 스토리 비트로 결말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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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기독교 스토리 비트 - 신이 여성의 몸을 빌려 아이를 출생하는 지극히 평범한 방법을 택한 이유는 ‘믿음’이라는 현실성(리얼리티)를 준다. - 주인공의 신념은 ‘신약성서’에 담긴 도덕 규범에 기반한다. - 주인공은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의 존폐를 결정할 지도자로서 자신의 운명을 자각한다. 새로운 율법의 왕이 된다. - 모든 신화는 불멸이라는 핵심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부활은 그 주제를 탁월한 반전 스토리로 보여준다. - 모두의 행복을 위해 신에게 인간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인간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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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기독교 스토리 비트 : 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 캐럴>이 겉으로는 크리스마스 스토리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주인공이 변하는 방식은 부활 스토리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크리스마스 이야기라 하는 것은 사랑, 나눔, 가족, 용서,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고, 부활 이야기라는 것은, 죽음이나 심판을 마주한 자가 회개한 뒤 새사람이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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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호러 초월하기 2 : 호러-SF 에픽 에픽은 한 개인 또는 가족의 행동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거나 상징하는 이야기. 호러-SF에픽은 모든 장르를 통틀어 가장 장대한 규모로 확장이 가능하다. 즉, 호러는 죽음의 공포를 다루고, SF는 방대한 세계관, 미래 사회, 기술의 진보 등을 다루며, 에픽은 공통체나 국가, 문명의 운명을 다루기 때문에 이 셋이 합쳐지면, ‘한 인물의 공포 체험이 전 세계의 운명으로 확장되는 서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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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신의 죽음’과 진화 과학의 부상 호러-SF 에픽은 종교적 세계관이 아닌, 과학적 세계관으로 호러를 본다. 종교와 과학은 모두 삶이란 비밀을 파헤치는 스토리 양식이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삶과 죽음에 대한 정의를 끊임없이 재정의하는데, 장르적 관점에서 이는 ‘과학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더 길게 유지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종교가 담당하던 ‘생명의 비밀’을 과학이 대신 건드리기 시작한 순간을 상징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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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SF가 호러와 결합하면… 공포는 괴물 개인의 차원을 넘어 세계를 움직이는 시스템 차원으로 확장된다. 이때 인간은 그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으려 하지만, 치명적인 결함과 오만 때문에 결국 스스로를 파괴할 수도 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에이리언>은 괴물의 공포를 우주선이라는 폐쇄공간과 회사라는 비인간적 시스템 속에 놓음으로써 완성된다. 인간은 괴물과 싸우는 동시에, 자신을 소모품처럼 여기는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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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위대한 호러 기법 : 괴물이 영웅이 되다. <프랑켄슈타인>이나 <킹콩> 등은 비인간적인 존재를 대단히 끔찍하게 그리며,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오히려 괴물이 더 외롭고, 더 순수하며, 더 상처입은 존재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반대로 인간 사회는 편견, 폭력, 탐욕, 잔혹함으로 괴물을 몰아세운다. 이때 괴물은 인간적으로 인간은 비인간적으로 구조적 반전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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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호러 - SF에픽 유형 1. 인간을 재창조 인간이 원래 자연이나 신의 영역에 속하던 ‘생명’을, 과학이나 인위적 방법으로 다시 만들거나 바꾸려 드는 이야기. 인간을 다시 만들려고 하는 욕망이 공포를 부른다. <프랑켄슈타인> : 죽은 물질로 새 생명을 만들려는 이야기 <세이프 오브 워터> :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는 이야기 <겟 아웃> : 인간의 몸과 의식을 인위적으로 재배치해 ‘다른 인간’을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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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호러 - SF에픽 유형 2. 동물에서 인간을 창조 동물이 인간 수준의 지능과 자의식을 갖게 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무너지고 인간 중심의 세계가 흔들리는 이야기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 : 인간이 과학실험으로 유인원의 지능을 높이자, 유인원들은 점차 인간처럼 사고하고 연대하며 스스로의 운명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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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호러 - SF에픽 유형 3. 기계에서 인간을 창조 인간이 AI나 기계로 인간의 대체물을 만들어 냈고, 그 결과 자기 자리를 위협받는 이야기. <엑스 마키나> : 인간이 만든 AI 에이바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읽고 자유를 욕망하면서, 결국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다. 에이바는 점점 인간적을 보이고, 바로 그 점이 가장 큰 공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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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 호러 - SF에픽 유형 4. 더 높은 차원의 ‘인간’, 완전히 새로운 종을 창조 인간을 다시 만들거나, 동물을 인간처럼 만들거나, 기계를 인간처럼 만드는 게 아니라, 아예 기존 인간을 넘어서는 새로운 존재를 만드는 이야기. <웨스트 월드> :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처럼 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인간보다 더 높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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