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D-29
@엘멧 네네... 좋은 문장 많이 수집해 주세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두 모두들, 읽으시면서 중요한 문장들 수집해서 올려주세요. 중복돼도 좋아요. 그게 다 공부니까요. ㅎㅎ
네 꾸준히 읽으면서 생각나는 대로 슬그머니 적어볼게요 ㅎㅎ 좋은 문장은 진짜 좋으면 가끔 필사하는데 여기에도 올려봐야겠습니다.
@꽁치치 글 올리실 때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 주세요!
90p. 어느 순간 스토리상 우리가 괴물이라 여겼던 캐릭터가 가장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며 영웅이 된다. 우리가 인간이라 생각했던 캐릭터는 자신과 다른 존재는 무엇이든 파괴하려 들며 동물이자 괴물처럼 행동한다. 이 부분을 읽는 순간 그동안 봤던 수많은 영화가 스쳐지나가네요... 터미네이터도 해당될 것 같고...
@체이스 글 올리실 때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 주세요!
되게 사소한(?) 건데 48p. 첫 문장이 스토리 세계는 주인공의 유령과 약점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인데요, 여기서 유령은 망령 (현재의 주인공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과거의 사건) 을 의미하는 거겠죠?
48P 시작부분 원문입니다. Horror Story Beats: Story World — The Haunted House and the Closed Society "The story world is an expression of the hero’s ghost and weakness." 체이스님이 이해하신 대로, 문맥상 "주인공의 망령과 약점"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트루비의 스토리텔링 철학에 훨씬 부합하며, 주인공의 내면적 결핍이 외부 세계(유령 집 등)로 시각화된다는 의미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 축소되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축소는 크게 두 가지 상징적 형태를 띤다. 동물과 기계다. 각각 주인공과 감상자 내면의 무언가를 의미한다. -53p- 영어 원문 'Human beings have a deep-seated fear of being diminished. This diminishment takes two main symbolic forms: the animal and the machine. Each represents a part of the hero’s and the audience’s own nature.' 애니멀 호러와 머신 호러에 대해 좀 더 공부해보고 친절한 번역을 해보면 다음과 같을 것 같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인간성을 상실하고 하위 단계로 추락하는 것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갖고 있다. (작가는 축소 - diminishment를 사용하기는 했습니다만 전체 맥락 상 추락이 더 어울릴 것 같네요) 1. 동물적 본능 - 이성과 도덕을 가진 인간이 오직 본능과 욕구에만 충실한 동물과 같은 존재로 떨어지는 것을 상징 맥락: 공포(Horror)나 스릴러 장르에서 주인공이 생존을 위해 야만적으로 변하거나, 내면의 어두운 충동에 굴복할 때 주로 나타나는 형태 2. 기계적 무감각 - 자유 의지와 감정을 가진 인간이 시스템의 부품이나 감정 없는 자동인형처럼 변하는 것을 상징 맥락: SF나 사회 비판적 드라마에서 개인이 거대한 조직의 소모품이 되거나, 기술에 종속되어 인간다운 반응을 멈출 때 나타나는 공포 결국 작가가 말하는 축소의 의미는 크기가 작아진다는 뜻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가치나 위엄이 깎여 내려가는 상태를 뜻합니다. 따라서 "인간성의 하락" 혹은 "인격적 격하" 정도로 이해하시면 문맥상 더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참 아쉬운 표현 같습니다. 주인공과 감상자 내면의 무언가를 의미한다' Each represents a part of the hero’s and the audience’s own nature. 호러는 주인공이 이러한 위협 속에서 자신의 인간적 가치를 지켜내는 과정을 핵심으로 다루는데 왜냐, 이 추락의 두려움은 주인공이나 독자나 시청자인 우리 모두가 동일하게 갖고 있는 내면의 깊은 공포이기 때문입니다. 상경계열을 나와서 그런지 이런 심리 분석에 대한 내용을 생전 접해본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이게 무슨 말이지 눈을 꿈뻑 거리다가 저 같은 분이 혹시라도 있으면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일상을 공유하면 1. 기계에 대한 공포를 키로 삼아 망령, 수치심, 극단의 적대자, 전투의 비트를 담아내는 작업을 해봤습니다. 지난 밤에 컨트롤을 잃은 자들에 대한 로그라인과 시놉시스를 써봤습니다. 2. MBCCNI의 공모전 마감이 3/30 입니다. 거듭되는 시나리오 수정으로 인해서 즐거워야 하는 글쓰기가 어째 망령이 되어가는건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이 망령이 있기에 마감까지 호러의 주인공이 된 저는 달려갈 수 있을 겁니다.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런 친절한 번역이 너무 필요했어요. 간혹 이 문장은 정확히 무슨 의미일까 싶은 게 있어서 답답했는데,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야채배달 공모전에 좋은 성과 기대합니다. 홧팅에용!!! 글고...야채배달 님 때문에 애매했던 부분이 명징하게 이해가 되네요. 감사합니당.
따뜻한 격려 감사드립니다. 아침 동이 트기 전에 제출을 완료했습니다. 이제 한숨 돌리면서 호러 영화의 늪으로 빠져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풍덩!
@야채배달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합니다. ㅎ
책을 읽으면서 동물과 기계에 관한 언급을 아무리 봐도 정확히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써주신 걸 보고 이제 알 수 있게 됐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p.55 주인공의 욕망은 스토리의 중추가 된다. 호러에서 표면적인 욕망은 괴물을 무찌르는 것이다. 더욱 깊이 자리한 욕망은 죽음을 무찌르는 것이다. 주인공은 괴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인 만큼, 호러 스토리는 보통 도망치려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이기원 작가님께서 제시해주신 호러 장르 예시 작품을 보면서 느낀 점은 수동적이었던 주인공이 능동적인 인물로 변한다는 것(에이리언, 나이트메어), 주인공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샤이닝, 싸이코)이었습니다. 보통 주인공이라고 하면 강한 욕망을 가진 인물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일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호러 장르에서의 주인공은 보통의 경우와는 매우 다른 거 같습니다. <샤이닝>이나 <싸이코> 같은 경우엔 주인공을 특정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봅니다. <샤이닝>의 경우엔 ‘잭’을 주인공으로 볼 수도 있고 ‘웬디’를 주인공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오버룩 호텔’로 볼 수도 있고요. 캐릭터의 변화를 중심으로 볼 때는 ‘잭’이 주인공에 가깝고 목적 달성을 중심으로 본다면 ‘웬디’가 주인공 같습니다. <싸이코>는 전반부의 주인공은 ‘마리온’ (훔친 돈을 가지고 새 인생을 시작하는 것), 후반부는 ‘라일라’(동생을 찾는 것), 이야기 전체적으로 보면 ‘노먼’(살인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두 작품 모두 불명확한 주인공으로 인해 전통적인 3장 구조 방식으로 분석하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네 작품을 보면서 제가 느낀 점은 호러와 다른 장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인공 설정이었던 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나이트메어>의 엔딩 씬이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마이너스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의도적인 모호함을 선택한 건 알겠는데 굳이 그랬어야 했나 싶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낸시가 프레디를 물리치고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주제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제가 생각한 주제는 ‘악마는 공포를 먹고 자라나며, 두려움은 그것을 외면할 때가 아니라 정면으로 맞설 때 비로소 극복할 수 있다.’ 혹은 ‘공포는 도망칠수록 커지고, 맞설 때 비로소 힘을 잃는다.’). 그런데 에필로그로 인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부터 낸시 엄마의 악몽이 시작된다’ 또는 ‘낸시의 악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여운을 주고 싶었던 거는 알겠는데…. 크게 효과적이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 씬 하나로 ‘프레디에게 승리한 줄 알았던 낸시가 아직도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는 결말이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만약 그렇다면 결국 낸시는 프레디에게 패배했고 주제는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남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이트메어>에서 나온 모든 내용이 결국엔 낸시의 꿈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문제라고 봅니다. 클라이맥스에서 낸시는 프레디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 말하죠. 악몽에서 깨어나면 엄마와 친구들을 살릴 수 있다고. 그러니까 낸시는 지금까지 자신에게 벌어졌던 모든 일들은 현실이 아니라 악몽에 불과하고, 그 꿈에서 깨어나기만 한다면 모든 걸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이 영화의 설정은 ‘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과 연결된다’라는 것인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 ‘모든 게 악몽일 뿐이고 그것만 깨달으면 모든 문제는 사라진다’라는 결론이라면 너무 허무할 거 같아요. 호러 파트 초반부를 읽으면서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많이 어렵네요. 그래도 함께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큰 힘이 됩니다. 열심히 읽어서 모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도 다른 분들의 글들을 보면서 많이 배워가고 있습니다. 모두 파이팅입니다!
@제이에스 멋진 분석입니다. ㅎㅎ 샤이닝에서 호텔 자체가 주인공이라는 얘기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주장이에요. 네 편의 영화의 주인공에 대한 분석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저 네 편의 영화를 아직 다 못 보았는데, 보고 나서 제 의견도 올리겠습니다.
P.38~39 모든 장르는 인간의 정신이 세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반응을 바탕으로 세계에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보여준다. 장르마다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최선의 작동 방식은 무엇인지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이것이 장르의 마인드- 액션 스토리 관점이다. 호러 마인드- 액션 스토리 관점에서 '삶은, 죽음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투쟁'이다. ----- 중요한 내용이라 여겨져서 적어 놓은 문장인데요. 결국 호러 장르에서의 취해지는 액션은, 죽음(정신, 마음, 신체 등의)에서 끊임없이 살기를 갈망하며 저항하는 인물이, '어떻게 죽음을 물리치고 영원한 약속의 땅을 찾아내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구나를 느꼈어요. 추천해주신 에얼리언, 나이트메어 등이 이런 액션의 과정을 명확히 보여주는데, 예전에 '전설의 고향'도 생각해보면 항상 이 과정을 명확하게 밟아가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김김이 글 올리실 때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 주세요!
@김김이 호러가 장르의 해부학에서 제일 먼저 소개되는 이유가 가장 원초적인 이야기라서 그런 거 같습니다. 매슬로의 욕구 이론 피라미드를 보면, 가장 아랫단에 있는 것이 생리적 욕구(생존 욕망)이잖아요. 여기에 해당하는 장르가 바로 공포물이나 재난물입니다. 죽음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투쟁 말이죠. ㅎㅎ
호러 챕터를 일고 생각한 것 (+ 잡 생각 정리) 1. 모든 이야기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는 어두운 밤 모닥불 주위에 모여 앉은 원시 인류가 있을 것입니다. 타닥거리는 불꽃 너머,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무엇이 튀어 나올지 모르는 극한의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인류는 ‘공포 이야기’를 발명했을지도 몰라요. 미지에 대한 공포를 서사화함으로써 실재하는 위협을 견뎌내려 했던 본능이 오늘날 이 장르의 뿌리가 되었겠구나. 싶은 생각. 2. 고딕 호러와 같이 공포 그 자체에 집중하는 ‘순수 호러’는 고전적인 매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관객들은 더 이상 단순한 공포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겠지요. 마치 아이들이 듣는 머리 맡 이야기(Bedtime Story)처럼 순수한 몰입을 원하는 층도 있겠지만, 이제는 타 장르와의 유기적인 혼합(Mix)은 생존의 필수 조건. 호러는 이제 사회 비판, SF, 로맨스 등과 결합해야만 한다. 이건 그냥 그렇게 정해진 것이다. 3. <샤이닝>이나 <사이코> 같은 걸작들이 오늘날까지 변주되고 회자되는 이유는, 그것들이 단순히 무서워서가 아니라 인간 심리의 심연을 건드리는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이겠다. 각 시대의 관객이 느끼는 공포의 지점은 다를 수 있지만, 그 밑바닥에 흐르는 보편적 불안을 포착해내는 것이야말로 작가가 끊임없이 공부하고 탐구해야 한다. 장르물의 클리셰를 단순히 게으른 관행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겠다. 특정 구조가 반복되어 정착되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필연성이 존재하는 것. 클리셰를 파괴하든, 혹은 역으로 이용하든 간에. 4. 조던 필 감독처럼 인종적, 사회적 공포를 세련되게 풀어내는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최근 한국 호러 영화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생각해 봐야겠다. (비판하는 게 아니라, 그분들도 깊은 고민을 하셨겠지만,) 호러 영화는 단순히 점프 스케어(Jump scare)로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진정한 호러는 ‘자아의 소멸’ ‘정체성의 붕괴’라는 근원적인 트라우마를 정조준 해야 한다. 5. 호러는 전 세계 시장에서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가장 쉽게 넘나든는 장르다. (가장 쉽게 해외 판매가 되고, 사오기도 하는 기본 관객이 있는 장르) 많은 신인 감독들이 호러를 통해 커리어를 시작하시고. 제작 환경이 갈수록 척박해지는 현실에서, 호러 장르는 작가분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밀도 높은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일지도... 최근 AI를 활용한 창작물 중 호러 성향이 짙은 작품이 많은 것도 기술적 한계 + 그런 이질감이 불쾌한 골짜기와 호러적 감각을 쉽게 일깨우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6. 각 챕터를 마무리하며 긴 시나리오나 시놉시스를 당장 완성하기는 어렵겠지만, 짧은 초단편이나 엽편 소설이라도 써보고 싶다는 욕구가 조금 생깁니다. ^^되는 대로 그믐 블로그에라도 올릴까... 그럼 좀 더 공부가 더 뇌에 스며들까 뭐 그런 생각입니다. 이기원 작가님과 다른 분들 고견 잘 읽었고,계속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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