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 나서 그는 갓등에서 흘러나온 아늑한 불빛이 비추고 있는 복도의 부드러운 카펫 위를 걸었다. 이곳에서는 비싼 담배, 파리의 향수, 지폐가 가득 채워진 번쩍거리는 천연 가죽 지갑 냄새, 하룻밤에 500을 부르는 비싼 여인들 냄새, 묵직한 금으로 된 담뱃갑 냄새가 났다. 전부 싸구려 냄새다. 구역에서 자라고 구역을 빨아먹고 배불리 먹고 탈취한, 구역 덕에 살찌운 역한 곰팡이의 냄새. 이 곰팡이에겐 다 상관없었다. 특히 구역에 있던 모든 것을 배불리 먹고 실컷 훔친 다음에 벌어질 일, 그리고 구역의 것들이 밖으로 나가 세상에 뿌리를 내린 후의 일은 더더욱. 레드릭은 노크 없이 874호 문을 밀었다. ”
『노변의 피크닉』 154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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