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타르콥스키 영화 보려고 roadside picnic으로 검색하다 이런 걸 발견했어요. 심지어 제가 사랑하는 매튜 구드 님이 레드 역할인 거 같아요. 눙물이!!
https://youtu.be/8Dts0rjp5V8?si=Y7vgLp6TPq0bL_aE
근데 신기한 게 제작되지 않은 거 같아요.
The project was written by Jack Paglen, directed by Alan Taylor, and starred Matthew Goode as Redrick "Red" Schuhart. The series was ultimately not picked up or released. -> 이렇게 구글에....
[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D-29

꽃의요정

은화
아, 저도 유튜브에 책 리뷰어들이 올린 후기나 소개영상 찾아보다가 봤어요. 소설을 읽을 때의 제 기대(?)보다는 훨씬 더 밝고 현대적인 배경과 분위기라 색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책 내용의 비장함, 추잡함, 지저분한, 절망감 때문인지 저는 이 책의 배경과 색감이 매우 어둡게 다가왔습니다.
붉게 녹슨 철골들, 페인트가 벗겨져 다 드러난 바닥과 벽들, 군데군데 부서진 나무판자들, 안닫히는 문과 창, 뭔지 모르겠고 불길한 얼룩들, 거미줄들, 곰팡이, 오물.. 이런 심상들이 계속 맴돌더라고요.
과학자들이건 스토커건 마을사람이건 다들 칙칙한 옷과 삶에 지친 얼굴이 눈에 그려졌고요.

은화
2016~2017년에 TV시리즈로 제작하려다가 취소되었지만 당시 구상한 컨셉아트들이 남아 있네요.
https://www.behance.net/gallery/53869529/Concept-art-to-Roadside-Picnic-TV-series?locale=ko_KR
첨부된 그림들은 아티스트 Alex Andreev의 작품들입니다.
TV시리즈로 만들기 위해 책에는 묘사되지 않은 현상이나 경관도 추가할 계획이었나 봐요. 소설을 읽을 때는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TV시리즈는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도 많이 반영되었고요.




은화
아마 중간의 아역 사진은 몽키이겠죠?




꽃의요정
저도 청바지에 티한장 입고 맨몸으로 가는 걸 상상했는데, 저렇게 우주복 같은 장비 입고 가는 장면을 보고, 제가 책을 잘못 읽었나 했어요. 좀 세련돼 보이긴 하는데, 책에서의 거칠고 지저분한 느낌이 덜 드네요.

꽃의요정
인류의 가장 영웅적인 행동은.....살아남았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 낼 생각이라는 거다.....그래도 어쨌거나 빌어먹을 놈들이다, 그가 방문자들을 두고 말했다.
『노변의 피크닉』 251p,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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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2) 아서를 처음에 살려 준 건 아직 죽을 때가 아닌데 죽어 버리면 안되기 때문이었던 거 같아요. 마지막 금빛구체를 만나기 전까지 애껴 뒀어야 했기에...
레드는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실용적인 사람이란 느낌입니다.
3) 금빛구체에게 먹힌다.에 한 표입니다. 소원은 이미 영혼이 잠식 당해 빌지도 못했겠지만 빌었던들 당연히 안 들어 줬을 거고요.
어벤저스도 없이 금빛구체에 접근하다니....
4) 스타니스와프 렘 님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스트루가츠키 형제님들도 쌍봉낙타네요. 이를 어째
제 비루한 미사여구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감동 그 잡채입니다.

borori
저도 강력히 공감합니다. 렘에 홀딱 빠졌는데 이번 책을 읽으며 동시에 존경하는 양대 산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음 책은 어떤 내용일지 엄청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정말 은화님 덕분에 찐한 SF명작과 작가님들을 마음에 새길 수 있어 너무나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은화
매번 모임에 참여해주셔서 저도 감사해요. 😄 요즘의 과학소설들도 좋은 작품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전SF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모임이었거든요.
과거부터 시작해 계보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생각보다 과학소설 모임이 많지 않기도 하고 고전SF는 더더욱 드물기도 하고요. 그믐 외에도 다른 독서모임이나 플랫폼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찾아봐도 제가 원하는 성격은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용기내어 그믐에 모임을 열어봤는데 매번 와주시는 분들도 있고,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은화
금빛 구체가 사람들을 꾀어내고 있다는 상상이 재밌네요! 전 '사실 금빛 구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다른 구역의 물건들처럼 인간이 보기엔 알 수 없는 물건이다)' 또는 원숭이손처럼 소원을 들어주되 결과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이뤄주는 결말을 상상했어요.

꽃의요정
전 맨 뒤에 나온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씨가 쓴 출판업계와 정부의 만행에 대한 글이 더 웃겨서 열심히 읽었어요.
"작품집 '의도치 않은 조우들'은 1980년 가을 뒤틀린 가여운 희생양의 모습으로 출간됐다. 처음 계획했던 대로 실린 것은 '꼬마' 뿐이었으며 '살인에 관하여'는 5년 전 전쟁터에서 퇴장했고 '피크닉'은 원작자들이 읽는 것은 고사하고 펼쳐 보기도 싫을 만큼 편집 당했다."
책 출판 거부에 대한 서한이 왔다 갔다 한 것도 날짜별로 정리한 것이...분통 터짐이 느껴졌습니다.
밥심
출판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죠. 존경스러웠습니다.
아, 영화는 어제 밤에 30분 더 봐서 이제 한 시간 정도 남았네요. 타르콥스키 감독의 영화는 뭐 별로 극적인 연출이 없어서 그런지 휙휙 보기가 어렵습니다. "내 영화는 진득하게 볼 줄 아는 놈들만 봐야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이야." 하는 감독의 의도가 숨어있는 걸까요. ㅠㅠ

향팔
“ 이 세상에서 아직 그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것이, 최근 몇 달간 그가 살아온 유일한 이유가 기적에 대한 희망임을 이제야 깨달았다. 바보에 머저리인 그는 그 희망이란 걸 밀어내고, 짓밟고, 비웃고, 날려 버리곤 했다. 그러는 데 익숙했으니까. 살면서, 아주 어릴 적부터 단 한 번도 자기 자신 말고는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았으니까. 아주 어릴 적부터 자신을 둘러싼 무정한 혼돈으로부터 돈을 강탈하고 뜯어내고 갉아먹었고, 그만큼 더 자신에게만 의지했다. 언제나 그래 왔고, 어떠한 돈으로도 구원받을 수 없는, 자신에게 의지하는 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수렁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언제까지고 그럴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미 그 희망이란 것이 ─ 이제는 희망이라기보다는 기적에 대한 확신이었는데 ─ 그의 정수리까지 가득 차올라서 이전에는 어떻게 그런 우울하고 출구도 없는 암흑 속에서 살 수 있었는지 스스로 놀라는 것이었다…… ”
『노변의 피크닉』 285-286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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