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를 읽었는데 중간부터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고 말았네요. ㅋㅎ 그리고 1부에서 독신인 레드릭 슈하트가 2부에선 기혼이 되고 특정 직업이 없다고 차례에 나와 있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 짐작이 됩니다.
은화
주인공 나이가 각각 1부랑 2부에서 23세, 28세인데 정말 젊네요. 아무리봐도 말이나 행동에서 20대가 아니라 최소 30대 이상의 관록? 이 느껴지는데 말이죠. 그만큼 구역에서 엄청난 고생을 했다는 뜻일수도...
향팔
본인 말대로 “한평생을 늑대처럼 살아”와서 그런가봅니다.
향팔
“ 햇빛이 쏟아지고 주위에는 인적이 없다. 그리고 불현듯 지금 당장 구타가 보고 싶어졌다. 그냥 보고 싶었다. 그녀를 바라보고 손을 잡고 싶다. 구역에 다녀온 자에게는 한 가지 바람만 남는다. 여자 친구의 손을 잡는 것. 특히 스토커의 자식들, 스토커들한테서 어떤 아이들이 태어나는지에 대한 그 모든 말들이 떠오를 때면…… 그런데 지금 구타는 됐다. 지금 나는 초장부터 최소한, 센 술이 필요하다. ”
『노변의 피크닉』 75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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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이 책을 읽다보면 체르노빌 생각도 나네요.
은화
저도 이 책에 나오는 여러 이상현상을 보며 원전 사고가 떠올랐는데 의외로 이 작품이 출간된 건 체르노빌 사고보다 훨씬 전이더라고요.
작품발표 : 1972년
체르노빌 : 1986년
향팔
뭔가 현실을 예언한 작품 같기도 해서 더 놀랍습니다.
향팔
“ 나는 그를, 구탈린을 아주 좋아한다. 나는 주로 괴짜들을 좋아한다. 그는 돈이 있으면 누구에게서든 노획물을 흥정도 하지 않고 부르는 가격 그대로 사서는 밤이 되면 사들인 노획물을 도로 구역으로 가져가 묻어 놓는다…… ”
『노변의 피크닉』 91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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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저주스러운 구역. 구역으로부터의 구원은 어디에도 없다. 어딜 가든 누구와 무슨 얘기를 하든 구역, 구역, 또 구역이다…… 구역에서 영원한 세계와 평화가 흘러나온다는 키릴의 말을 생각해 보는 것은 물론, 좋다. 키릴은 좋은 사람이고, 그를 바보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고, 오히려 똑똑한 축에 속하지만 세상 물정은 하나도 모른다. 그는 얼마나 많은 개자식들이 구역 주변을 얼쩡거리는지 생각하지 못한다. 이제는 이런 일도 생긴 것이다. 누군가가 ‘마녀의 젤리’를 필요로 하는 일이. ”
『노변의 피크닉』 97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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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키릴, 사랑하는 나의 친구, 당신이 실수한 거야. 미안, 그런데 당신이 아니라 구탈린이 옳았어. 여기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구역에 선의라곤 없어.
『노변의 피크닉』 104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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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한평생을 늑대처럼 살았고, 한평생 나만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백 년 만에 선심을 쓰기로, 선물이란 걸 하기로 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거지 같은 생각으로 그에게 그 ‘깡통’에 대해 말했을까……? 그 일을 떠올리자마자 목이 죄어 왔다. 내가 아마 정말로 울부짖기라도 했는지 사람들이 슬슬 나를 피하기 시작했고 갑자기 몸이 가벼워진 듯했는데, 구타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
『노변의 피크닉』 105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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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 얘기 알아? 한 바텐더가 잔을 닦고 또 닦다가 악한 혼을 불러냈대.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다는 거야.”
[…]
“그래서?”
“그냥 그렇다고. 당신은 방문이 왜 일어났다고 생각해? 그는 닦고 또 닦곤 했지…… 당신은 우리를 방문한 게 누구 같아? 응?” ”
『노변의 피크닉』 80-81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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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ori
1주 차 분량을 읽었습니다. 아직은 의문투성이네요. 구역에 대한 진정한 공포감은 스토커들만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불안불안한 느낌에 긴장하며 읽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1부는 각자의 욕망과 이해관계에 따라 뗄레야 뗄 수 없는 인간 군상들이 모인 '구역'의 생태계를 묘사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읽은 내용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에서 레드릭 슈하트가 키릴과 구역에서 돌아온 뒤 샤워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는 내용이 있습니다. 왜 레드는 원하는 노획물을 가져왔고 살아서 돌아왔는데도 울었을까요?
2) 작중 묘사를 보면 정부는 하몬트의 주민들이 '구역' 근처에서 전부 떠나기를 원하는 듯 합니다. 슈하트는 앨로이시어스에게 자신이 하몬트에 남으려는 이유와 명분을 설명하는데요. 여러분 생각에는 레드가 정말로 하몬트에 남고 싶어한다고 느끼셨나요? 아니면 실은 떠나고 싶어하는 것 같았나요?
3) 슈하트의 삶에 있어 키릴은 어떤 사람이었던 걸까요? 슈하트는 왜 키릴의 죽음에 그토록 슬퍼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향팔
“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젖어 있었다. 샤워실 문을 잠그고, 술병을 꺼내 마개를 열고서는 빈대처럼 입을 딱 붙이고 빨아들였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무릎도 공허하고, 머릿속도 공허하고, 가슴도 공허하다. 센 술을 물 마시듯 쉴 새 없이 들이켠다. 살아 있다. 구역이 놓아줬다. 망할 구역이 놓아준 거다. 이런 빌어먹을. 제기랄. 살아 있다. 초행자들은 그걸 쥐뿔도 이해 못한다. 아무도, 스토커가 아니고서는 아무도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더니 눈물이 내 양 볼을 타고 흐른다. 센 술 때문이거나, 나도 모르는 이유 때문이거나. 나는 술병에 술이 한 방울도 남지 않을 때까지 빨았다. 나는 젖어 있는데, 술병은 말랐다. 늘 그렇듯 마지막 한 모금이 부족했다. 뭐, 됐다. 그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제는 다 해결할 수 있다. 살아 있으니. ”
『노변의 피크닉』 67-68쪽,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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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은화 님이 내주신 1번 숙제를 보고 책의 해당 부분을 다시 넘겨봤어요. 구역이 주는 엄청난 공포와 압박에서 살아 돌아와서 한순간 긴장이 탁 풀릴 때 뭔가 허무한 느낌이랄까, 안 죽고 살아 있다는 기쁨과 동시에 극심한 피로를 느꼈을 듯합니다. 키릴과 텐더 같은 초행자들과 같이 갔으니 더 그럴 테고요. 거기다 스토커로 사는 삶의 비애? 이런 고충을 세상에서 나 혼자만 느끼고 있다는 외로움 등의 감정이 마구 섞여있을 것 같아요.
향팔
“ 나는 무엇이 나를 여기에 묶어 두는지 당장 말해 주기로 한다.
“뭐겠어요! 어린 시절의 달콤한 추억이죠. 시립 공원에서의 첫 키스, 엄마, 아빠, 바로 이 바에서 처음으로 취했던 기억, 친애하는 경찰서에……─이때 나는 주머 니에서 코 푼 손수건을 꺼내 눈을 덮는다─아니요. 절대 안 떠납니다.” ”
『노변의 피크닉』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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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레드는 고아고, 거칠게 커온 듯하고, 어린 시절 가족들과 달콤했던 추억 따윈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더구나 “친애하는 경찰서”에 들락거렸던 얘기를 흘리면서 코 푼 손수건으로 우는 시늉까지… 잔뜩 비꼬고 있네요.
향팔
“ “앨로이시어스 맥노트 씨! 당신 말이 다 맞습니다. 우리 작은 도시는 촌구멍이에요. 이제껏 촌구멍이었고, 지금도 촌구멍이죠. 다만 지금─나는 말을 잇는다─이 도시는 미래로 뚫린 구멍입니다. 우리가 이 구멍에서 당신네 비열한 세계로 끌어 올리는 것들이 모든 걸 변화시킬 거예요. 삶은 달라질 거고, 바로잡힐 거고, 모두에게 필요한 모든 게 주어질 겁니다. 그게 당신이 말한 구멍이에요. 이 구멍을 통해 지식이 옵니다. 그리고 지식을 갖게 되면, 우리는 모든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 줄 거고, 다른 행성들에도 가고, 그 밖에도 또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을 겁니다. 그게 여기 우리의 촌구멍……”
이 대목에서 나는 급히 입을 다물었는데, 어니스트가 상당히 놀란 기색으로 날 보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어색해졌기 때문이다. 난 남의 말을 그대로 반복해 말하는 걸 정말로 안 좋아한다. 그러니까, 마음에 와닿은 말도 내 입으로 그대로 다시 말하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말들은 내 입에서 나가면서 어딘가 비틀린다. 키릴이 말을 할 때면, 넋 놓고 언제까지고 그의 말을 듣고 있을 수 있지만, 나는 키릴과 같은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왜인지 잘 안된다. 어쩌면, 키릴이 비밀리에 어니스트에게 노획물을 줘 본 일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뭐, 상관없지만…… ”
그렉 이건 <잠과 영혼> 하드SF의 정수생명, 경계에 서다 - 양자생물학의 시대가 온다마음의 그림자 :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로저 펜로즈의 양자역학적 의식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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