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나를 위한 선택 1.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D-29
자, 이런 상상을 한번 해 보자. 당신은 어떤 회의에서 하기로 되어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당신은 며칠 동안 열심히 준비했지만 여전히 프레젠테이션의 내용과 방식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아이디어야 많지만 이것들을 한데 묶어서 최종적인 완성본을 만들려면 이런저런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마감 기한이 임박하면 꾸물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결핍이 그 모든 선택들을 강제한다. 추상적이던 것이 구체적인 것으로 바뀐다. 이 마지막 압박이 없다면, 당신은 여러 생각만 떠올릴 뿐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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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님의 문장 수집: "자, 이런 상상을 한번 해 보자. 당신은 어떤 회의에서 하기로 되어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당신은 며칠 동안 열심히 준비했지만 여전히 프레젠테이션의 내용과 방식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아이디어야 많지만 이것들을 한데 묶어서 최종적인 완성본을 만들려면 이런저런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마감 기한이 임박하면 꾸물거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결핍이 그 모든 선택들을 강제한다. 추상적이던 것이 구체적인 것으로 바뀐다. 이 마지막 압박이 없다면, 당신은 여러 생각만 떠올릴 뿐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머릿속에서 순식간에 출력되는 과거의 기억들... 확실히 시간의 결핍(=마감기한의 압박)이 주는 강제성은 엄청났다.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기에 '일단 해보자' 마인드로 무작정 해보게 만든다. 놀 시간이 없으므로 계속 그것만 파기에 몰입 상태에 들어간다. 내 능력을 뛰어넘는 역작(?)은 대부분 그런 식으로 나왔던 것 같다. (대신 그 외의 생활이 어그러져서 문제다.) 시간관리 책에서도 마감기한을 만들어야 차일피일 미루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차차 뒤에 읽어보니 상상의 마감기한은 별 도웁 안된다고 일축한다. 근데 맞는 말이다.) 이 책에서는 결핍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예정이라는데, 어떻게 나올지 봐야겠다.
당신이 책을 쓴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장章의 마감은 앞으로 2주 뒤이다. 그런데 원고를 쓰려고 앉아서 몇 문장 끼적이다 갑자기, 특정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메일을 보냈을지도 모르니 서둘러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메일함을 열어 확인하는데, 답장을 해야 하는 다른 이메일들이 눈에 띈다. 그렇게 답장을 하다 보면 어느새 삼십 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그러다가 아차 하고 다시 원고를 쓰던 창을 켠다 그런데 글을 쓰는 중에 (사실 글을 쓰는 것인지 끼적거리기만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자기가 사실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을지 말지를 얼마나 오래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한 게 언제였는지 생각도 하고, 보험사에 최근 이사한 집의 주소를 알려 준 게 확실한지 기억을 더듬는다. 이런 잡다한 생각들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이런 생각들을 털어 내고 글쓰기에 집중해야지, 생각하는데 어느새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오늘은 평소보다 좀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한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은 뒤에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어차피 그 원고를 마감하기까지는 아직 2주 넘게 남았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루가 지나간다. 그리고 쓰고자 했던 원고의 양은 아침에 책상에 앉으면서 계획했던 양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자, 그럼 이제 그렇게 여유가 있던 2주가 지난 뒤의 상황을 상상해 보자. 마감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원고를 쓰려고 앉은 당신은 절박한 심정이다. 누군가가 보냈을 이메일이 머리에 떠오르지만 당신은 그 생각을 털어 내며 집중하려고 애쓴다. 어쩌면 당신이 워낙 글쓰기에 집중한 바람에 애초에 이메일 따위는 생각조차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의 정신은 점심이나 콜레스테롤 혹은 보험사 주소 변경 신고 따위를 생각하느라 방황하지 않는다. 친구와 점심을 함께 먹고 나서도 (물론 그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친구를 만난 것이다) 따로 커피를 함께 마시는 일은 생략한다. 마감이 임박한 원고가 그 점심 식사 자리까지 따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가 끝난 시점에는 당신의 이런 집중이 당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주었음을 알 수 있다. 그날 하루 동안에만 상당한 양의 원고를 썼기 때문이다.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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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기한이 생산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정확한 이유는 시간의 결핍 상황이 생겨나고 이것이 정신의 집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때의 굶주림 연구에서 배고픔이 배고픈 사람의 정신 맨 꼭대기에 음식을 올려놓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감 기한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과제를 정신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는다. ... 시간이 부족할 때면 사람들은 그 남은 시간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어 낸다. 그게 업무의 성과이든 즐거움이든 간에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집중배당금focus dividend’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바로 정신을 사로잡는 결핍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결과이다.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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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님의 문장 수집: " 당신이 책을 쓴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장章의 마감은 앞으로 2주 뒤이다. 그런데 원고를 쓰려고 앉아서 몇 문장 끼적이다 갑자기, 특정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메일을 보냈을지도 모르니 서둘러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메일함을 열어 확인하는데, 답장을 해야 하는 다른 이메일들이 눈에 띈다. 그렇게 답장을 하다 보면 어느새 삼십 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린다. 그러다가 아차 하고 다시 원고를 쓰던 창을 켠다 그런데 글을 쓰는 중에 (사실 글을 쓰는 것인지 끼적거리기만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자기가 사실은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을지 말지를 얼마나 오래 고민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한 게 언제였는지 생각도 하고, 보험사에 최근 이사한 집의 주소를 알려 준 게 확실한지 기억을 더듬는다. 이런 잡다한 생각들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이런 생각들을 털어 내고 글쓰기에 집중해야지, 생각하는데 어느새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그래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오늘은 평소보다 좀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기로 한다. 한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은 뒤에 커피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어차피 그 원고를 마감하기까지는 아직 2주 넘게 남았으니까……. 이런 식으로 하루가 지나간다. 그리고 쓰고자 했던 원고의 양은 아침에 책상에 앉으면서 계획했던 양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자, 그럼 이제 그렇게 여유가 있던 2주가 지난 뒤의 상황을 상상해 보자. 마감 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원고를 쓰려고 앉은 당신은 절박한 심정이다. 누군가가 보냈을 이메일이 머리에 떠오르지만 당신은 그 생각을 털어 내며 집중하려고 애쓴다. 어쩌면 당신이 워낙 글쓰기에 집중한 바람에 애초에 이메일 따위는 생각조차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의 정신은 점심이나 콜레스테롤 혹은 보험사 주소 변경 신고 따위를 생각하느라 방황하지 않는다. 친구와 점심을 함께 먹고 나서도 (물론 그 약속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친구를 만난 것이다) 따로 커피를 함께 마시는 일은 생략한다. 마감이 임박한 원고가 그 점심 식사 자리까지 따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루가 끝난 시점에는 당신의 이런 집중이 당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주었음을 알 수 있다. 그날 하루 동안에만 상당한 양의 원고를 썼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너무 길게 문장수집하고 싶지 않았지만, 누가 내 인생을 영상 찍어다가 글로 옮겨놓은 거 같아서 올렸다. 또 한편으론 이 책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다. 일상 모습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본 이 연구자들이 어떤 답을 찾아 내게 선물할지 기대된다.
진제님의 문장 수집: "마감 기한이 생산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정확한 이유는 시간의 결핍 상황이 생겨나고 이것이 정신의 집중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때의 굶주림 연구에서 배고픔이 배고픈 사람의 정신 맨 꼭대기에 음식을 올려놓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마감 기한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과제를 정신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는다. ... 시간이 부족할 때면 사람들은 그 남은 시간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어 낸다. 그게 업무의 성과이든 즐거움이든 간에 말이다. 우리는 이것을 ‘집중배당금focus dividend’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바로 정신을 사로잡는 결핍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결과이다."
치약을 다 써갈 때, 초콜릿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주어진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남은 것에 더 집중하고, 신중히 행동하려 노력한다. 이를 저자는 '결핍이 정신을 사로잡는다'라는 이론적 메커니즘으로 요약한다. '사로잡는다' 단어 선택을 강조하는데, 이는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것들을 무시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어떤 책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옆에 앉은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집중의 힘은 뒤집어 말하면 다른 것들을 지우는 힘이다. 쉽게 말해 결핍이 ‘집중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tunneling을 하도록, 즉 임박한 결핍을 제어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고 할 수 있다. 터널링은 터널 시야tunnel vision 현상을 연상하도록 일부러 선택한 용어이다. 긴 터널 안에 들어가면 오로지 멀리서 빛을 발하는 출구만 보이고 주변의 모든 사물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관심을 두는 대상만 보이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현상을 터널 시야 현상이라고 부른다.20 미국의 소설가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사진에 대한 글을 집필하며 다음과 같은 유명한 구절을 썼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틀을 만든다는 것이고, 틀을 만든다는 것은 (나머지 것들을) 배제한다는 것이다.”21 우리는 터널링을 이런 인식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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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님의 문장 수집: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것들을 무시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어떤 책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깊이 몰입한 나머지 옆에 앉은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집중의 힘은 뒤집어 말하면 다른 것들을 지우는 힘이다. 쉽게 말해 결핍이 ‘집중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터널링tunneling을 하도록, 즉 임박한 결핍을 제어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고 할 수 있다. 터널링은 터널 시야tunnel vision 현상을 연상하도록 일부러 선택한 용어이다. 긴 터널 안에 들어가면 오로지 멀리서 빛을 발하는 출구만 보이고 주변의 모든 사물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관심을 두는 대상만 보이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현상을 터널 시야 현상이라고 부른다.20 미국의 소설가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사진에 대한 글을 집필하며 다음과 같은 유명한 구절을 썼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어떤 틀을 만든다는 것이고, 틀을 만든다는 것은 (나머지 것들을) 배제한다는 것이다.”21 우리는 터널링을 이런 인식 상태를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한다."
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몰입의 어두운 면은 터널 시야다. 어떤 한 가지에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곳에 투자할 모든 에너지를 한 곳에 붓는다는 것이다. 가족이나 인간관계에 쓸 에너지도 아낀다는 것이다. 내가 겪은 집중배당금의 문제도 딱 이거였다. 나 대신 다른 가족이 집안일을 하고, 힘든 몸을 이끌고 내 일상생활을 보조해줄 수 밖에 없는 것. 그러니 '집중', '몰입'이 '터널링'이 되지 않도록 어떤 브레이크를 미리 달아둬야 할 것 같다. 결핍을 알아차리면 될까? 글을 더 읽어봐야 알 것 같다.
하지만 터널링에 사로잡혀 있을 경우에는 선택이 달라진다. 마감 기한이 좁은 범위의 집중을 만들어 낸다. 당신이 아침에 일어날 때 당신의 정신은 이미 가장 급한 그 필요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헬스장에 가는 일 따위는 머리에 떠오르지도 않는다. 당신의 터널 속에서 그 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운동을 건너뛴다. 설령 운동을 하러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더라도, 그 행위의 비용과 편익은 전혀 다르게 비친다. 터널은 비용을 확대하고(그 일을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편익을 최소화한다(장기적인 건강 개선 효과는 전혀 급한 게 아니다!).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부족함이 만들어 내는 선택과 행동의 비밀 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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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제님의 문장 수집: "하지만 터널링에 사로잡혀 있을 경우에는 선택이 달라진다. 마감 기한이 좁은 범위의 집중을 만들어 낸다. 당신이 아침에 일어날 때 당신의 정신은 이미 가장 급한 그 필요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헬스장에 가는 일 따위는 머리에 떠오르지도 않는다. 당신의 터널 속에서 그 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아무런 생각도 없이 운동을 건너뛴다. 설령 운동을 하러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더라도, 그 행위의 비용과 편익은 전혀 다르게 비친다. 터널은 비용을 확대하고(그 일을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편익을 최소화한다(장기적인 건강 개선 효과는 전혀 급한 게 아니다!)."
터널링에 사로잡혀 이래저래 끌려가기만 하는 삶이 얼마 전까지의 내 모습이다. 책을 읽으며 내 고질적인 문제를 진단받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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