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

D-29
지금 궁금한 점은, 내가 원래 품고 있었고 이 책의 태도와도 일치한다 여긴 "목적을 품은 인간 행동"(52p) 에 유용할 것이라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목적론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혹은 비판하는 게 타당한가? 라는 점입니다. 목적론이란 말을 이 경우에 쓸 수 있는지도 잘... 여튼 궁금하네요.
'목적론'이라고 하면 대개 '세상만사가 정해진 목적(종착점)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있다'라는 주장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 에 관한 견해인 거죠. 목적론의 정반대는 기계적 인과론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첫째 톱니바퀴가 돌아서 인접한 둘째 톱니바퀴가 또 돌고, 그 다음 톱니바퀴도 돌고 하는 식으로, 어떤 목적도 없이 인과관계로 맞물린 사건들이 일어나는 방식으로 세상만사가 돌아간다는 견해 말입니다. 그러니 목적을 품은 인간 행동의 맥락 안에서 앎을 고찰하겠다는 장하석의 실용주의적 태도는 일단 '목적론'과 거리가 멉니다. 실용주의는 목적론이나 기계적 인과론 같은 거창하 보편적 세계관을 배척하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늘 목적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앎은 그런 삶의 맥락 안에서만 유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장하석은 목적을 중심으로 사고한다고 할 만합니다. 하지만 이건 앎을 인간화하는 것이지, 무슨 거창한 목적론을 펴는 것이 아닙니다.
역시 달랐군요. 감사합니다. 철학 용어들에 익숙지 않아서 소박하게 의문을 떠올리고 맙니다. 새삼 번역자분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네요. ◠ ̫◠
@전대호 '과학에 깊이란 없다. 어디에나 표면이 있다'는 것이 사실 저에게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보통 학문은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믿어 왔는데.. 장하석 교수님은 오히려 그 '불가해한 깊이'보다는 우리가 접촉가능한 표면들의 연결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뜬금 없을지 모르지만, 제가 평소 관심두고 생각해온 에디트 슈타인의 현상학을 떠올렸습니다. 현상학 역시 '사물 자체로 돌아가라'라는 것을 표상하고, 우리에게 드러난 '현상' 그 자체를 정직하게 응시할 것을 말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실례가 안된다면, 번역가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표면의 과학철학을 현상학이 추구하는 현상으로의 회귀를 과학적 활동의 영역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보아도 될까요? 혹은 번역과정에서 이러한 두 가지의 사유에 대해서 감지하신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과학에 깊이란 없다'는 말은, 과학이 개별 경험을 뛰어넘는 어떤 거창한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싶어요. 바꿔 말해 '깊이'를 배척한다는 말은 '형이상학'을 배척한다는 뜻이겠죠. 노이라트 등의 논리실증주의선언에 담긴 '깊이' 배척 정신과 현상학의 '사태 자체로' 구호는 그렇게 형이상학을 배척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양자 사이에 뚜렷한 차이도 있는 듯해요. 빈 학단은 과학지식이란 그저 도구에 불과하다는 반실재론적 입장으로 기울거든요. 반면에 현상학, 특히 후설은 확고한 실재론자고요. '우리는 앎을 통해 우리 자신으로부터 독립적인 실재와 접촉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양쪽의 대답이 갈릴 듯합니다. 빈 학단은 '아니다' 또는 '접촉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라는 대답을 내놓을 듯해요. 반면에 후설의 대답은 단연코 '그렇다'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장하석의 대답일 텐데, 그것도 단연코 '그렇다'입니다. 그래서 그의 철학이 실재론이고요. 얼핏 보면 장하석의 입장이 과학적 진리를 도구화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텐데, 그건 너무 피상적인 해석이라고 저는 느낍니다.
어떤 단어가 부정적 함의들로 너무 심하게 오염되어 있어서 우리가 그 단어의 오용과 남용을 교정하려 부질없이 애쓰는 대신에 간단히 그 단어를 버려야 할 경우가 때때로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실용주의'라는 용어는 버려지지 않고 변호되고 향상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어야 마땅하다. '진리', '실재'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 현실적인 사람들을 위한 실재론 26~27쪽, 장하석 지음, 전대호 옮김
우리나라에도 정치 현실 때문에 오염되었던 좋은 단어들이 꽤 있었죠. 예컨대 민정당 때문에 "민주"와 "정의"가 상당히 외면당했던 듯합니다. 그래서 "정의당"이 생겼을 때 저는 그 명치에 고개를 갸웃거렸었지요. 하지만 "정의"라는 좋은 단어를 버리는 것은 당연히 어리석은 짓이죠. 장하석의 대응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맞습니다. 좋은 단어들은 응당 그래야 할 텐데, 저는 다시 이 부분을 보다보니 저자가 앞서 언급한 "버려야 할 경우"가 외려 궁금해졌어요. 어떤 말들이 있을지 잘 떠오르지 않는데, 역자 선생님과 여러 동지들의 고견을 청합니다!
오, 저도 궁금하네요!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할 생각들을 열렬히 옹호하지만, 존중으로 충만한 비난, 평화로운 선동, 생산적인 불만의 달인이 되려 애쓴다. 나는 굳이 이성과 합리성을 들먹이지 않으면서 이성적이며 합리적이고 싶다. 실재에 관한 웅장한 주장 없이 현실적이고 싶으며, 테이블을 내리쳐가며 진리를 논함 없이 정직하며 진실하고 싶다.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 현실적인 사람들을 위한 실재론 34~35쪽, 장하석 지음, 전대호 옮김
장하석의 작가로서의 역량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느낍니다. 표현이 깔끔하고 명확하잖아요.
장하석 샘의 책을 읽다보면 과학이나 과학철학을 벗어나 제 가슴 깊은 곳까지 와닿는 문장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것도 그런 부분 중 하나입니다. 물론 역자이신 전대호 선생님께서 너무나 잘 옮겨주신 덕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삶에서 무릇 성취가 그러하듯이, 실재성을 성취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성공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통제 바깥에 놓여 있다.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 현실적인 사람들을 위한 실재론 277쪽, 장하석 지음, 전대호 옮김
이 문장도 그중 하나입니다. ㅎㅎ
아직 읽어 나가는 중이라 확신을 할 순 없지만 ~ 약간 장하석 교수님에게서 <팩트풀니스>의 저자로 국내에도 유명하신 한스 로슬링 느낌이 듭니다. 팩트풀니스에서 본 글 중에.. 본인은 낙관주의자가 아니라 '가능성 옹호론자'에 더 가깝다..? 이런 표현을 봤던 거 같거든요.
저희 회사 책이긴 하지만 저는 못 본 책이라, 낙관주의자와 가능성 옹호론자가 어떻게 다른지 몰라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ㅎㅎ 낙관주의, 낙관론이라는 표현은 본문에 몇 차례 명시적으로 나오긴 합니다.
책 잘받았습니다. 요즘 장자를 함께 공부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읽어나가는 책들이 있지만.. 가능한 한 열심히 참석하겠습니다. 주로 다른 분들의 이야기에서 도움과 영감(?!)을 받겠지만요~^^
무사히 도착했다니 다행이네요. 앞으로 편하게 종종 들러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읽어보겠습니다. 기대됩니다. 다른 책 이야기지만, EBS 인문학특강 유튜브에 장하석 교수님의 < 과학, 철학을 만나다> 강의가 있네요! 실용주의 과학철학 읽은 후에 이 강의와 책도 꼭 봐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https://youtu.be/fI8w_BYdjtw?si=UhQY48l3O1kFDEPy
여우는님, 반갑고 환영합니다! 해당 강의를 책으로 만든 <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는 널리 오래 추천되는 책이지요. 한국어판 서문을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저희 책 표지에 쓰인 뒤집힌 건물 사진에 대한 설명도 그 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서유재/책증정]『돌말의 가시』 온라인 함께 읽기 (도서 증정 & 북토크)[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4,50대 세컨드 커리어를 위한 재정관리 모임노후 건강을 걱정하는 4,50대들의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
[여성]을 다양하게 말하기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그믐의 대표 작가, 조영주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작가와 작가가 함께 등판하는 조영주 신작 <마지막 방화> 리디셀렉트로 함께 읽기[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9. 카페 조영주로 오세요
책도 주고 연극 티켓도 주고
[그믐연뮤번개]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 그림책 좋아하세요?
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진짜 현장 속으로!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체호프에서 입센으로, 낭독은 계속된다
[그믐밤] 47. 달밤에 낭독, 입센 1탄 <인형의 집>[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봄에는 봄동!
단 한 번의 삶방랑자들여자에 관하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비문학을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 <한옥 적응기>독서기록용 <가난의 명세서>[독서 기록용]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