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많은 사람이 신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여 많은 정합적 활동을 수행한다는 점을 인정하며 따라서 '신은 존재한다'는 그런 만큼 진리라는 점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러나 정작 유신론자들은 이처럼 단서가 붙은 진리성을 거부할 성싶다. 아냐, 신이 존재한다면 절대적으로 존재해! 그렇다면 살면서 수행하는 어떤 활동이든지 신의 존재에 의존함으로써 정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관건인 셈이고, 나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만일 천국이라고 불리는 높은 곳에 살면서 모든 이의 기도를 경청하는, 수염을 기른 백인 남성이 우리가 말하는 신이라면, 나의 대답은 확실히 그렇지 않다는 것이며, 설령 더 합리적으로, 전능하며 더없이 자비롭지만 웬일인지 인간의 삶에서 온갖 악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는 궁극의 존재가 신이라 하더라도, 나의 대답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만약에 일부 사회들이 잘 만든 신 개념에 기초하여 정말로 포괄적이며 정합적인 삶의 방식을 실제로 고안할 수 있다면(물론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겠지만), 그럼에도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간주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 현실적인 사람들을 위한 실재론』 388~389 쪽, 장하석 지음, 전대호 옮김
문장모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