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D-29
몇 페이지 안 읽었는데 벌써 모든 문장에 하이라이트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독서 일정표] 4월 1일(수)~ 1~2편 (7일간) 4월 8일(수)~ 3~4편 (7일간) 4월 15일(수)~ 5~6편 (7일간) 4월 22일(수)~ 7편, 해설 (7일간) 4월 29(수) : 모임 마지막 날 이번 달 함께할 책은 종이책 분량으로 336쪽입니다. 아주 짧지는 않지만 1,2 주 정도면 충분히 읽어나갈 수 있는 분량입니다. 저도 읽으며 떠오르는 단상들을 자유롭게 공유할게요. 여러분도 감상이나 공감, 마음을 울린 문장들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세요. 함께 풍성한 대화를 만들어 갈 4월이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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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4월 1주차 ■■■■ ● 함께 읽기 기간: 4월 1일(수) ~ 4월 7일(화) ● 함께 읽기 분량: 1편 ~ 2편 3월은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통해 한 남자의 생애와 종말을 정직하게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거울 앞에서 우리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았던 그 서늘하고도 뜨거웠던 성찰의 시간들이 여러분의 일상에 작은 파동을 일으켰기를 바랍니다. 1월이 죽음을 ‘머리’로 이해하고, 2월이 ‘가슴’으로 공감하며, 3월이 소설 속 인물을 통해 ‘거울’처럼 비추어 본 시간이었다면, 이제 만물이 소생하는 4월에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 그 자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해 보려 합니다. 이번 달 함께 읽을 세네카의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는 2천 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집니다. 이번 1주차에는 전체의 서막을 여는 1편과 2편을 함께 읽습니다. 1장에 처음 등장하는 이름인 파울리누스는 책의 미주에도 나오듯, 로마의 곡물 분배를 담당한 공무원입니다. 1편에서 계속 등장하는 이름이에요. 세네카는 “우리가 가진 시간은 결코 짧지 않으며, 우리가 그것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일갈하는데요, 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입에 달고 살던 제 모습을 부끄럽게 만들더라고요. 특히 2편에서 묘사되는, 남의 일을 돌보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한순간도 내어주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현대인의 초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세네카가 던지는 서늘한 문장들 중에서 여러분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내리친 구절은 무엇이었나요? 혹은 우리가 정말로 ‘인생이 짧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따사로운 봄볕 아래서 읽는 고대의 지혜, 4월의 첫 페이지를 함께 펼쳐볼까요? 이번 달도 여러분의 소중한 단상들을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요! ^^
당신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살면서도, 자신의 나약함은 전혀 헤아리지 않고, 흘러간 시간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바친 하루가 마지막 날일 수 있는데도, 시간이 무한한 듯 허비합니다. (p.18)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세네카는 예전에 비극 두 편을 읽은 게 전부라 그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일단 책 뒤의 ‘해설’부터 먼저 읽고 있습니다. ‘영혼의 평정심과 항상심을 추구하는 스토아학파’ 철학자라고 하는데, 제가 읽어본 <메데이아>와 <파이드라>는 파탄난 영혼들이 미쳐돌아가는 강렬한 매운맛, 독한맛이라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세네카 비극에 비하면 희랍 비극은 슴슴하더라고요. ‘봤지? 니들 내 말 안 들으면 이래 된다!’ 라는 걸 작품을 통해 보여준 걸까요? 4월의 ‘웰다잉 오디세이’를 통해 처음 읽게 될 그의 에세이는 어떤 맛일지 궁금합니다.
세네카 비극 전집 1~3 세트 - 전3권로마의 대표적인 스토아 철학자이자 비극작가인 세네카의 비극 10편을 담은 《세네카 비극 전집》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완역본으로 출간되었다. 세네카 비극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전해지는 로마 비극으로, 서양 문학사에서 고대와 중세를 잇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다.
완전 뼈때리는 문장들에 (끄덕끄덕 무한대) 반성 또 반성하던 중에 처음 읽는 세네카가 급 궁금해져서 저도 해설을 먼저 읽어봤어요. 영혼의 평정심과 항상심을 추구하는 스토아학파 철학자인 세네카는 억제되지 않은 감정이 불러오는 광기와 파멸 그리고 운명의 압도적 힘을 강조하는 희곡들도 저작했던 바, 16세기까지 학자들 사이에서 철학자 세네카와 극작가 세네카를 서로 다른 인물로 여길 정도였다고 하네요. 세네카 희곡들도 기대되네요.
그러네요. 해설에서 언급해 주고 있군요. 청양고추맛 세네카 희곡… 저도 비극 전집 마저 다 읽어보려 합니다.
세네카의 비극도 꼭 읽어봐야겠어요. 엄청 매운맛이라고 하니 도덕책처럼 느껴지는 이 책을 읽고 접하면 깜놀할듯요.
네, 무시무시하더군요 ㅎㅎ
세네카는 대충 철학자로 따로 알고 메데이아는 그리스로마(중 어디..) 비극이려니 따로 알고 있었습니다... 무지를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아, 알고 계신 대로 그리스 비극 작가인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중에도 <메데이아>가 있습니다. <파이드라> 역시 에우리피데스의 <힙폴뤼토스>를 세네카가 재해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파이드라 이야기는 영화 <페드라>에서도 변용이 되었지요.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1 - 2020년 개정판
페드라그리스 해운왕의 딸 페드라(멜리나 머큐리)는 그리스 해운업계의 실력자 타노스(라프 발로네)와 결혼한다. 페드라는 원숙한 30대로 어디에서도 타인의 시선을 끄는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지닌 매력적인 여성이다. 타노스와 그의 전처 사이에는 런던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는 알렉시스(안소니 퍼킨스)라는 24세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본 적도 없는 새 어머니 페드라를 증오하며 그리스로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다. 타노스는 아들을 데려오도록 하기 위해 페드라를 런던으로 보낸다. 런던 박물관에서 알렉시스를 처음 만난 순간, 페드라는 젊고 순진한 그를 첫눈에 사랑하게 되고 알렉시스 역시 새 어머니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껴 둘은 열렬히 사랑하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타노스는 알렉시스에게 귀국 선물로 스포츠 카를 사준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 엘시와 강제 결혼을 하게 된 알렉시스. 이에 질투와 절망으로 이성을 잃은 페드라는 금기를 깬 두사람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파국의 길을 자초하고 만다. 남편에게 사실을 고백해 버림으로써 말이다. 분노에 치를 떨며 아들을 구타하는 아버지. 아버지의 구타로 피투성이가 된 알렉시스는 페드라를 향해 절규한다. "난 다시 페드라의 얼굴을 보지 않겠어요. 난 페드라가 죽어버리길 바래요... 난 스물 네 살이예요. 그게 전부예요. 스물 네 살요..."
앗! 에우리피데스!! 아하 세네카가 다시 썼군요. 세네카 매운맛 비극도 저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오오 세네카도!! 전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나 이폴리투스 이야기 읽고서 참 막장 중 개 막장일세..했는데 그런 막장이 역시 먹히나봅니다. 라신느의 Phedre도 이걸 재해석했으니.. 근데 세네카같은 젊잖은 듯한 스토아학파가 이런 막장 드라마를 다시 쓰다니.. 정말 의외인데요?
오래 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동의했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엄마의 시간은 지루하고 무료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놀이에 집중하는 동안 엄마가 저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안도감을 갖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쓰여진 나의 시간은 그에게 필요한 안도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누군가가 제게 써 준 시간에 의지해서 살아왔던 것 같고요. '자신의 재산을 나누려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은 수많은 이에게 나누어 줍니다'라는 세네카의 문장을 머리로는 알겠으면서도, 걸려 넘어지더군요. 그런 태도때문에 제게 집중했어야 했던 시간을 낱낱으로 흩어버려, 시간을 허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ryung 님의 글을 읽으니 시간에 관해 이 생각 저 생각 했었던 예전 제 모습이 겹쳐지네요. 저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그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라 믿고 어떤 이에게 제 시간과 정성을 잔뜩 쏟았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랬으면 그만인데 그것만으론 만족이 안 되더군요. ‘내가 너에게 이리 시간을 썼으니 응당 너도 나에게 그리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사랑이 아녀’ 하는 생각에 자꾸만 욕심이 생기고, 내가 준 만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억울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또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아도 모자랄 내 소중한 젊음의 시간을, 매일 아침마다 직장에 가서 밤 늦게까지 오직 먹고살기 위해서, 그 이유만 아니라면 댱장 때려치워도 하나도 안 아까울 일을 하느라 몽땅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으로 힘들기도 했었지요. 위에 쓴 사랑했던 사람에게 쏟은 시간은 내가 스스로 좋아서 한 일이라 해도, 이런 돈벌이의 ‘시간 낭비’는 정말 내 인생에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더욱 올가미처럼 느껴졌어요. 지금도 나이만 먹었지 답은 모르겠네요. 그 시절 일기에 베껴 두었던 김현진 작가의 글이 떠올라 이곳에도 옮겨 적어봅니다. “그러나 말만 했지 아무도 못한다. 님께서 댓잎자리와 얼음을 완비해놓고 불러주셔도 차마 못 간다.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 가긴 어딜 가. 그녀가 울어도 지금 상사의 야근 지시는 엄중하고,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더라도 월급이란 놀라울 정도로 많은 걸 견디게 하니까 일단 참고, 그러다 사는 게 바빠서 뭘 후회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사람이니까. 뭐 하나 특별할 것도 없는 오늘을 살면서, 치정도 사랑도 없이 냉하게 살아도 언젠가 뭐든 올 거라는 실낱같은 기대로 이 한기를 간신히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 그래도 가끔은, 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그대에게 가고 싶은, 사람이니까….”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행운아들, 과한 행복에 질식할 것 같은 이들을 보십시오. 많은 이에게 부와 재물은 그저 짓누르는 짐일 뿐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려 노심초사하며 날마다 피를 말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끊임없는 쾌락 추구에 창백해진 이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한순간도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파울리누스여, 필멸의 인간들은 대부분 자연의 야속함을 한탄합니다. 우리의 생애는 짧고, 주어진 시간마저도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기에,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삶은 준비만 하다 끝나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이 삶을 두고 불평하는 것은 무지한 대중뿐만이 아닙니다. 인생이 짧다는 이 느낌은 위대한 이들조차 탄식하게 했습니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하지만 사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은 충분히 길고,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가장 훌륭한 것을 이루어낼 만큼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익한 일에는 시간을 쓰지 않고 사치와 방탕 속에 무심히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면, 결국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이 다 지나가버렸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짧은 인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짧게 만든 것이며,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낭비한 것입니다. 왕의 막대한 재산도 나쁜 주인을 만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무리 작은 재산도 현명한 관리인을 만나면 잘 불어나듯이, 우리의 인생도 잘 배치하여 사용한다면 더 큰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왜 우리는 사물의 본성을 탓하는 것입니까? 자연은 우리에게 충분한 호의와 너그러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잘 활용하는 방법만 안다면, 인생은 충분히 깁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끝없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고, 어떤 이는 무익한 일들에 매달려 고군분투합니다. 어떤 이는 술에 빠져 살아가고, 어떤 이는 무기력하게 시간을 낭비합니다. 어떤 이는 야망을 이루려 남들의 평가에 매달려 지쳐 있고, 어떤 이는 오직 이윤을 좇아 땅과 바다를 헤맵니다. 어떤 이들은 전쟁의 욕망에 사로잡혀 남의 목숨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하고, 어떤 이들은 은혜도 모르는 윗사람을 섬기며 스스로 노예가 되어 인생을 낭비합니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느라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도 많고, 변덕스러워서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확실한 목표도 없이 새로운 계획만 쫓아다니는 이들도 셀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삶의 방향을 잡아줄 그 무엇도 없이 나태하게 살다가 갑자기 죽음을 맞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위대한 시인이 신탁처럼 말한 것이 진실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주어진 인생의 극히 일부만을 살아갈 뿐이다.” 그 나머지는 진정한 삶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뿐입니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우리는 주어진 인생의 극히 일부만을 살아갈 뿐이다. 그 나머지는 진정한 삶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뿐입니다. p15 모든 시대의 천재들이 한결같이 공감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 정신의 무지몽매함에 대한 놀라움을 결코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3장) 당신들은 영원히 살것처럼 살면서도 자신의 나약함은 전혀 헤아리지 않고 흘러간 시간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필멸자로서 모든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불멸자처럼 모든것을 소유하고 이루려합니다.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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