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에우리피데스!! 아하 세네카가 다시 썼군요. 세네카 매운맛 비극도 저도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D-29

은은

borumis
오오 세네카도!! 전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나 이폴리투스 이야기 읽고서 참 막장 중 개 막장일세..했는데 그런 막장이 역시 먹히나봅니다. 라신느의 Phedre도 이걸 재해석했으니.. 근데 세네카같은 젊잖은 듯한 스토아학파가 이런 막장 드라마를 다시 쓰다니.. 정말 의외인데요?
ryung
오래 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동의했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엄마의 시간은 지루하고 무료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놀이에 집중하는 동안 엄마가 저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안도감을 갖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쓰여진 나의 시간은 그에게 필요한 안도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누군가가 제게 써 준 시간에 의지해서 살아왔던 것 같고요.
'자신의 재산을 나누려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삶은 수많은 이에게 나누어 줍니다'라는 세네카의 문장을 머리로는 알겠으면서도, 걸려 넘어지더군요. 그런 태도때문에 제게 집중했어야 했던 시간을 낱낱으로 흩어버려, 시간을 허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향팔
@ryung 님의 글을 읽으니 시간에 관해 이 생각 저 생각 했었던 예전 제 모습이 겹쳐지네요. 저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그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라 믿고 어떤 이에게 제 시간과 정성을 잔뜩 쏟았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랬으면 그만인데 그것만으론 만족이 안 되더군요. ‘내가 너에게 이리 시간을 썼으니 응당 너도 나에게 그리 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사랑이 아녀’ 하는 생각에 자꾸만 욕심이 생기고, 내가 준 만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는 억울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라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또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아도 모자랄 내 소중한 젊음의 시간을, 매일 아침마다 직장에 가서 밤 늦게까지 오직 먹고살기 위해서, 그 이유만 아니라면 댱장 때려치워도 하나도 안 아까울 일을 하느라 몽땅 흘려보내고 있다는 생각으로 힘들기도 했었지요. 위에 쓴 사랑했던 사람에게 쏟은 시간은 내가 스스로 좋아서 한 일이라 해도, 이런 돈벌이의 ‘시간 낭비’는 정말 내 인생에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더욱 올가미처럼 느껴졌어요.
지금도 나이만 먹었지 답은 모르겠네요. 그 시절 일기에 베껴 두었던 김현진 작가의 글이 떠올라 이곳에도 옮겨 적어봅니다.
“그러나 말만 했지 아무도 못한다. 님께서 댓잎자리와 얼음을 완비해놓고 불러주셔도 차마 못 간다. 내일 출근해야 되는데 가긴 어딜 가. 그녀가 울어도 지금 상사의 야근 지시는 엄중하고,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더라도 월급이란 놀라울 정도로 많은 걸 견디게 하니까 일단 참고, 그러다 사는 게 바빠서 뭘 후회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사람이니까. 뭐 하나 특별할 것도 없는 오늘을 살면서, 치정도 사랑도 없이 냉하게 살아도 언젠가 뭐든 올 거라는 실낱같은 기대로 이 한기를 간신히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 그래도 가끔은, 마치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 그대에게 가고 싶은, 사람이니까….”

장맥주
“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행운아들, 과한 행복에 질식할 것 같은 이들을 보십시오. 많은 이에게 부와 재물은 그저 짓누르는 짐일 뿐입니다.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려 노심초사하며 날마다 피를 말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끊임없는 쾌락 추구에 창백해진 이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한순간도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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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파울리누스여, 필멸의 인간들은 대부분 자연의 야속함을 한탄합니다. 우리의 생애는 짧고, 주어진 시간마저도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기에,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삶은 준비만 하다 끝나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이 삶을 두고 불평하는 것은 무지한 대중뿐만이 아닙니다. 인생이 짧다는 이 느낌은 위대한 이들조차 탄식하게 했습니다.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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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하지만 사실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은 충분히 길고,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가장 훌륭한 것을 이루어낼 만큼의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유익한 일에는 시간을 쓰지 않고 사치와 방탕 속에 무심히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면, 결국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이 다 지나가버렸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짧은 인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그것을 짧게 만든 것이며,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낭비한 것입니다. 왕의 막대한 재산도 나쁜 주인을 만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아무리 작은 재산도 현명한 관리인을 만나면 잘 불어나듯이, 우리의 인생도 잘 배치하여 사용한다면 더 큰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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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달빛
“ 왜 우리는 사물의 본성을 탓하는 것입니까? 자연은 우리에게 충분한 호의와 너그러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잘 활용하는 방법만 안다면, 인생은 충분히 깁니다. 하지만 어떤 이는 끝없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고, 어떤 이는 무익한 일들에 매달려 고군분투합니다. 어떤 이는 술에 빠져 살아가고, 어떤 이는 무기력하게 시간을 낭비합니다. 어떤 이는 야망을 이루려 남들의 평가에 매달려 지쳐 있고, 어떤 이는 오직 이윤을 좇아 땅과 바다를 헤맵니다. 어떤 이들은 전쟁의 욕망에 사로잡혀 남의 목숨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하고, 어떤 이들은 은혜도 모르는 윗사람을 섬기며 스스로 노예가 되어 인생을 낭비합니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느라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도 많고, 변덕스러워서 무엇을 해도 만족하지 못하고 확실한 목표도 없이 새로운 계획만 쫓아다니는 이들도 셀 수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삶의 방향을 잡아줄 그 무엇도 없이 나태하게 살다가 갑자기 죽음을 맞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위대한 시인이 신탁처럼 말한 것이 진실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주어진 인생의 극히 일부만을 살아갈 뿐이다.” 그 나머지는 진정한 삶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뿐입니다.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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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이네
우리는 주어진 인생의 극히 일부만을 살아갈 뿐이다. 그 나머지는 진정한 삶이 아니라 그저 흘러가는 시간일 뿐입니다. p15
모든 시대의 천재들이 한결같이 공감했던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인간 정신의 무지몽매함에 대한 놀라움을 결코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3장)
당신들은 영원히 살것처럼 살면서도 자신의 나약함은 전혀 헤아리지 않고 흘러간 시간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당신들은 필멸자로서 모든것을 두려워하면서도 불멸자처럼 모든 것을 소유하고 이루려합니다. p18

미식가들
1편 읽었습니다. 세네카는 음악, 문학, 스포츠를 일생의 허비, 혹은 하찮거나 쓸데없는 일에 분주한 것으로 생각했군요. ^^;;; (살짝 당황스럽네요. ^^;;;) 그리고 지혜와 진리의 탐구(신의 본질, 신의 의지와 상태, 형상)를 의미 있는 일로 생각한 듯 보입니다. 아마도 철학자, 특히 스토아학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읽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주제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소중하게 쓰자는 것, 지금 당장 살자는 것, 삶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자는 것,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미식가들
“ 백발이 되고 주름이 깊다고 해서 오래 살았다고 여기지 마십시오. 그는 오래 살았다기보다 오래 생존했을 뿐입니다. 항구를 떠나자마자 거센 폭풍을 만나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사방에서 불어오는 광풍 때문에 한 자리에서 맴도는 이를 오래 항해했다고 하겠습니까? 그는 오래 항해한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리저리 내팽개쳐진 것일 뿐입니다.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제7장,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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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저도 이문장 밑줄이에요. 너무...가슴에 콱 와닿았습니다. 오래 내팽개쳐졌다니...ㅠㅠ

향팔
“ 하지만 당신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가치조차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남에게 당신을 만나고 들어줄 의무가 있다 여기지 마십시오. 설령 당신이 남을 만나고 그의 말을 들었다 해도, 그것은 그와 함께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와 함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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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당신의 뜻대로,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본 적이 있습니까? 두려움 없이 살아본 적이 있습니까? […] 수많은 이가 당신의 삶을 약탈해 갔지만, 당신은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모르지 않습니까? 헛된 슬픔과 어리석은 즐거움, 끝없는 욕망, 아첨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빼앗겼습니까?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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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많은 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쉰 살이 되면 은퇴하고, 예순 살이 되면 모든 의무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때까지 산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누가 당신의 계획대로 되게 해줍니까? 남은 인생만을 자신에게 할애하고, 쓸모없어진 시간만을 영혼을 위해 남겨두는 것이 부끄럽지 않습니까? 삶을 마무리할 때가 되어서야 삶을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지 않습니까? 바른 삶을 시작하는 것을 쉰 살이나 예순 살까지 미루고, 그나마도 몇 사람이나 살아남을지 모르는 그 나이에 가서야 진정한 삶을 시작하겠다는 것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가장 어리석은 착각이 아닙니까? ”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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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2000년 전에는 50세가 정년이었나보네요. 이 글에서 쉰 살을 여순 살로 바꾸면... 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자주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테이블
아, 이 모임 모집 알림을 못 봤네요. 세네카의 다른 책들을 조금씩 읽었는데, 대개 여러 글을 모아서 펴낸 책들이었어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조금 늦었지만 이 책을 따라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카루스11
우리는 주어진 인생의 극히 일부 만을 살아갈 따름이다. 나머지는... 흘러가는 시간일 뿐이다"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시간과 운명, 인생의 본질에 관한 세네카의 가르침』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박문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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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슬슬 읽어보기 시작하겠슴다. 세네카 한 번도 안 만나본 1덕 두근두근.

조영주
읽기 시작했는데, 각 장이 짧아서 뭔가 <체언집>을 보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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