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현실적으로 너무나 절박한 상황인데도 어째서 자신들 상황을 이렇게도 모를 수 있나 싶었어요: 이걸 생각하니 우주인의 대사 ‘ 가까이선 안 보이다가 멀어지니 보이는 게 있다‘ 그 부분과 연결해 봤어요. 가까운 사람 즉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오빠. 남동생. 여동생. 매일 보던 사무실 공간 동료들 모두 가까이서 부대낄 때 그들의 진짜 모습은커녕 인간관계 기본인 ‘그가 뭘 원하는지. 내가 지금 뭘 도와주면 되는지‘ 이런 거 몰랐던 거 같아요. 모두들 떠나가고 떠나보내고 나서도 한참 시간 지나서야 ‘아. 맞아. 아버지는 정말 고요한 공간‘ 좋아했어. 근데 항상 대가족. 공장식구들 속에서 부대꼈어. 이런 생각하게 되네요.
<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
D-29

살구20

살구20
3. 당신이 ( 얼마나 살아보고 싶은지를) 혹은 (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되기를) ( 당신이 얼마나 편안히 웃어보고 싶은지를) (당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기를) 이 모든 것 중 하나를 얼마나 원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때 그 기분/느낌/깨달음은 어떤 상상보다 좋을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목적어를 채워봤어요.

살구20
4. 태양계의 끝까지 와서 보니. 이 우주공간 아무도 없는 이곳에는 더 이상 시도할 무엇도 없다는 걸 알았다. 형구야. 이곳 여기 끝까지 오려고 하지 말고. 거기서 지금 네 곳에서 해볼 수 있는 시도를 다 해봐. 이런 말을 형구가 스스로에게 우주인을 빌려서 하고 있다 생각해 봤어요. 형구가 말해도 소용없는 집착덩이 이만리의 실질 보호자 역할이어서. 그동안 속에 쌓아둔 그 무수한 자문자답을 우주인의 영어를 빌려서 하고 있다 봤어요.

살구20
5. 오딧세이아 뗏목 부분은 그 대사 맥락을 알고 싶어서 검색을 해봤어요. 트로이의 영웅이었던 그는 벅찬 승리 뒤에 7년을 갇혀 지내요. 그러다 ‘이제 떠나도 좋다‘는 허락을 듣게 되는데 뜻밖에도 그는 그 뗏목을 믿지 않네요. ‘나더러 저거 타고 나가 죽으란 이야기냐‘ 라며 신들의 보호. 무사항해에 대한 보장을 받아내더라고요. 형구는 이만리를 떠나보내야 해요. 근데 이만리는 아직도 여기서 살면 안 되냐는 억지를 부리고요. 젊은 형구가 웬만한 결단이 아 니고서는 저 능구렁이 50평생 백수꼴통을 못 떼어낼 수도 있어요. 또 설사 떼내어도 그 이후 삶을 계획하기에 형구가 지긋지긋한 일상을 너무 많이 봤어요. 떨어진 형구의 자존감. 그래도 밝은 태양을 꾸꾸려는 의지를 좀 북돋으려고 오딧세이 저 구절 넣은 거 아닐까 소박한 오독을 해봅니다.

하츠
이렇게 읽으면 형구가 스스로에게 '험난한 바다의 큰 물결을 한개의 뗏목으로 홀로 헤쳐'갈 수 있다는 신의 약속, '신이 괴롭히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아내는 셈이네요. 마지막으로 이만리를 떠나보내면서요

하츠
그리고 그 다음 구절은 그 여행 끝에 미래의 형구가 깨우친 것들이고요. 그래서 지금의 형구에게 무엇보다 해주고 싶은 말일거고요

살구20
저는 어제 버스 타고 지나가다 ‘은강공업사’ 란 이름을 보고 <난쏘공> 의 난장이 아버지가 다니던 공장 이름이 떠올랐어요. 2부 글들 읽으면서 이런 우리 삶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보면 마음이 되게 가라앉더라고요. 지지리곰탕 저 경비 아저씨는 이후에 저 감정 어떻게 할 건지. 혼자서 남편 없는 아이를 낳아서 키울 저 배부른 종업원 여성은 어떤 내일을 맞나. 이런 게 걱정이 많이 돼서 마음이 편치 않았지요. 그런데 한두 시간 지나서. 혹은 자고 나서 새벽에 봄이 온 이 계절 속을 걷다 보니. 아. 이 버드나무 물올라가는 연두색. 개나리 진한 색깔이 물위에 윤슬처럼 번지는 거. 이제 곧 터뜨려질 벚꽃 몽우리 저거저거 좀 같이 보고 싶다. 좀 잘 종이봉지에 싸서 보여주고 싶다. 이런 생각도 했어요. 우리는 삶의 다양한 면에서 내 일상에는 어떤 문젯거리도 없기를 정말로 바라는 것 같아요. 외출했다 문 닫고 들어가면 어떤 불행도 내 뒤따라 들어오지 못할 거라 믿고 싶어 하는 듯해요. 그러나 이 희곡집의 2부 이야기들은 그럴 리가. 그럴 이유는 딱히 없다는 걸 생각하게 했어요. 아. 혼자서 읽을 때는 착 가라앉기도 했어요. 그러나 어제 조금 늦게 접속해 ‘싸우는 남자 여자‘ 목소리 에 빠져들며 아. 이거 같이 읽으나 좋다. 재밌다 생각됐어요.

하츠
저도 최근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난쏘공>을 발견하고는, 그 책을 처음 읽었던 열여덟살,ㅋㅋ진짜 무슨 말인지 이해가 1도 안되었던 좌절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분명히 한글을 읽는데 이렇게 모를 수가 있나, 싶었던 세계를 지금 새로 읽으면 알수 있으려나 했는데, 살구 말대로 2부의 출연자들은 그로부터 40년 후의 <난쏘공>일수 있겠네요

하츠
그런데, 은강공업사, 라니. 거기 사장님도 <난쏘공> 읽으신 걸까요.
Deepviolet
안녕하세요 새섬 님 팟캐스트 청취자입니다. 문득 자주 김새선 님과 장맥주 님 생각을 하는 봄날이네요.
모임은 처음입니다. 물론 낭독도 생전 처음이고요. 좋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남은 인물 해볼게요.
아이공 부끄러워집니다.

하츠
@Deepviolet 네 시간 될때 참여하시면 됩니다.
@꽃의요정 @레비오로스 @아침바람 @연수담당 @살구20
이번주 낭독은 내일 아침 7시 30분입니다.
7시 30분 입장 링크 https://meet.google.com/hkk-zzad-fsb
8시 30분 입장 링크 https://meet.google.com/ktd-sqyo-nvg
시작은 7시 30분 링크로 들어오시면 됩니다. 한편을 낭독하고 대화를 하면 거의 시간이 다되고요
8시 30분 입장 링크로 다시 접속해 두번째 낭독을 하게 됩니다. 모임이 9시에 끝나서 두번째 링크는 낭독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주말 이른 아침이라 카메라 끄고, 누워서 참여하셔도 됩니다.

꽃의요정
네~내일 봬요!

연수담당
제가 목감기가 걸려 화욜부터 목소리가 안 나와요...^^; 목을 안 쓸 수 없는 슬픈 현실에 약을 주던 의사샘도 안쓰는 거 말고는 더해줄 건 없다고... 그래도 이제 주말이라 정말 목을 안 쓰고, 월요일에는 원래 목소리로 돌아오는 기적을 만들어 보려구요...

하츠
@연수담당 오랜만에 만났는데, 낭독을 못들어서 아쉬워요. 어서 낫기를 바랍니다.

아침바람
주말 잘 쉬시고 월요일에는 짠, 나으시길 바랍니다~^^

살구20
목감기 오늘 쉬시면서 보리차를 따뜻하게 끓여 보온병에 가득 넣어둬서 그걸 자주 마시는 거 해보세요. 저도 목감기에 열도 나고 해서 어제 온종일 그러고 있었어요. 인후스프레이에 '베타딘(포비돈요오드)'이란 약품의 도움도 받아봤어요. 병원 약 잘 챙겨드시고 얼른 나으세요!!

살구20
오늘 읽은 부분에서 나왔던 이야기 기록해 봤습니다. 이 모임에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제 일주일을 탱탱하게! 살맛나게 만들어서 얼른 길어올려 봅니다.
1. <라멘>에서 남자1 사장은 이상하게 급발진을 해요. 이 부분에 대해 '자신의 머릿속으로 인생을 산다. 머릿속에 자신가 생각하는 어떤 이상적 모습만 설정해 둔 사람이다. 자기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상만 가득하다'라는 대화가 오고갔어요.
2. 이상에서 현실로 갈 '중간단계'가 필요하다고 하니까(남자2가 손님에게 친절하라는 조언 등을 해줘요) 갑자기 또 너무 과장, 허풍이 나와요. 거짓말까지 나오는데 머릿속 인생 살기의 패착이 그대로 보여요.
3. 핑계 대지 말라. 부끄러워 한다: 남자1은 완벽한 '라멘집 상'을 세워 놓고 자기는 아무것도 현재 하고 있지 않다. 전형적 현실 부정맨의 모습이다.
4. 이런 게 너한테도 있지 않니?라는 말을 건네는 작품들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5. <지지리곰탕>의 경비 아저씨는 착각으로 평생을 보낸 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 최대 비극은 '자신을 모른다'는 것이어서, 죽은 사장님 곰솥만 열심히 닦고 있으면 자신의 위치가 주인집 딸인 영애랑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어요. 제 생각에는 정말 그렇게 원하는 게 영애의 마음이었으면 표현을 한번 해보는 게 나았을 겁니다. 정말 긴 세월이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영애도 대단한 인물도 아니니까요.
6.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 영애란 여성은 자기가 가진 모든 걸 다 쓰는 사람입니다. 웃음! 친절, 상냥함 등, 하기는 경비원 아저씨한테는 많은 걸 쓸 필요도 없었지요. 최대한 자기가 가진 걸 다 정확하게 쓰는 여성인데 여기서는 건물을 팔아넘긴 날 굳이 그 늙어가는 경비 아저씨 얼굴까지 쓰다듬어요. 에고.영애는 이제 제주도 말 목장 사모님 겸 말고기 식당 안주인이 되는 거네요. 제 생각에는 서울 곰탕집 안주인과 별 차이 없을 것 같습니다.
7. 경비 아저씨가 생활에서 너무 지나치게 꼼꼼해요. 집안 어지러운 거 못 참고, 세입자들 월세 하루라도 밀리면 내가 바로 찾아간다. 택배 기사한테 이름 적고 가라고 하고 화장실 한번 열어주지 않는 독한 모습을 보여요: 자신이 실제 사는 현실은 낡은 5층짜리 변두리 외곽 건물 경비실인데요. 건물주 행세는 혼자서 다해요. 실제 건물주도 이렇게까지는 안 할 겁니다. 너무 인심을 잃으면 낡은 건물이라 세가 나가지 않으니까요. 경비원은 평생의 장기를 살려 여기서도 건물주 대리인으로 착각을 심하게 해요. 아저씨 생활, 대사에 웃을 수밖에 없었어요!
8. 아, 낭독 듣다가 책 내용에 살짝 차이가 나는 부분을 발견했어요. 재밌었습니다. 경비원이 택배 기사에게 꼬장 부리는 대목에서 대사가 좀 달랐습니다. 저는 밀리의 서재 판본으로 듣고 있었어요. 개정된 부분이 있었어요.결혼 알리는 대목에서도 남자 대사 추가부분이 있었어요^^
9. 지난주보다 웃음의 요소가 많이 다가왔어요. 자기 삶에 어느 정도까지 선을 긋고 사는 건지, 삶에 급을 어디까지 인정할 건지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사회는 <난쏘공> 시절과는 또 다른 거 같아요. 좀 더 계층이 분화된 이유도 있지만, 경직되지 않으면 자기 삶의 동그라미에서 그 폭을 넓혀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해요. 동그라미들이 겹쳐지는 부분을 잘 살려보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소박한 다짐도 해봅니다. 자기 마음은 자기가 먼저 알아내야 하고, 자신이 정말 해야겠다는 게 있으면 표현해보는 거지요. 결과 먼저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거니까요. 이번 주도 잘 살아보겠습니다.
10. 오늘 명대사!
1) 책은 불편하기 위해서 읽는다 -바람-
2) 돈이 주름을 펴준다 -하츠-

하츠
@살구20 고맙습니다!! 제가 딴 일을 보고 왔더니. 이렇게 잘 정리해주셔서!

꽃의요정
명대사입니다.
살면서 절대 잊지 못할 문장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1) 얼굴이 예쁘면(잘생기거나) 개연성이 생긴다.
2) 돈이 주름을 펴준다.

하츠
밀리의 서재 판본이 어떻게 달랐을지 궁금하네요!! 다음 낭독에서도 차이나는 부분이 있다면, 낭독 끝나고 새로 고쳐 읽어주세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