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

D-29
@모임 이번주 낭독은 금요일 저녁 7시 30분입니다. 2부에서 두 작품 읽을 예정입니다. 링크는 하루 전에 올려 놓겠습니다. 이번 주에도 행운을 빌어요!
<I> 2부 글을 같이 읽고 여러 분들이 해주신 말들: 1. '착각'을 다루는 이야기 2. '해 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대놓고 할 수 없는 사람들' 에 대한 이야기 3. 불편하게 만드는 모두까기 이야기. 잘쓰이거나, 성기거나. 라고, 표현해주신 점들이 와닿아서 좋네요. <II> 취향을 아이덴티티의 일부로 생각하게 되는 시대다보니, 참 누군가가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선 마음에 안들어도 말을 아끼게 되더라구요. '해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대놓고 하지 못하는' 게 참 세상 곳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레비오로스 취향이 정체성의 일부, 아니 팔할은 되는것 같은 시대인데,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취향은 단일하지도 않고, 일관되지도 않고, 사실 어디까지를 취향이라고 해야할지도 의문이에요. 콩을 싫어하는건 취향인가요? ㅋㅋ 그 모든 복잡성이 나를 이루고 있는데, 그때 그때 사안에 따라서 나의 위치가 바뀌는 것 같거든요. 정체성은 단일하고 고정된 것 같지만 사실은 맥락적인 '위치'가 아닐까. 그런걸 정체성이라고 불러도 될까. 어렵습니다...
저는 며칠 열심히 살다가 위에 써주신 좋은 글들을 이제사 봅니다. 이틀간 유발 하라리 <넥서스>를 전자책으로 확대해 가면서 읽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글이 술술 읽히는 그분 능력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중간중간 앞의 내용을 정리해 가면서 새로운 화제로 넘어가는 솜씨가 훌륭했습니다. 영어 번역하시는 분이 유발 하라리가 쓴 영어가 쉽게 쓴 영어라고 하는 말을 예전에 들었어요. 글을 쉽게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을 잘 전하는 능력은 정말 소중한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레비오로스와 하츠 글을 보다가 '취향'이라는 걸 다시 떠올려 봅니다. 처음에 '취향'이란 말이 나올 때는, 새로운 개인의 시대 그런 걸 떠올리면서 좋아했어요. 어떤 취향이라도 존중받을 수 있겠다, 혹시 그런 게 가능한 시대가 열리는가? 하는 기대를 살짝 들뜨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취향이란 게 너무나 또 다른 방어벽이 된 거 같아요. 뭐 이젠 더 마음을 말하기도 무서운 면이 있어요. 표정에서부터 '그건 네 취향이지, 난 그거 아니야' 이러는 게 느껴져요. 이렇게 많이 갈라져 버린 세상에서 거기가 '취향의 공고한 성벽/해자'까지 생겨 버려서 손을 어디다가 뻗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가끔 들어요. 그렇게 취향을 강조할 거면 그 취향을 부드럽게 잘 말해줘서 옆에 있는 사람 취향 설명도 끌어내서 들어주는 그런 세상은 꿈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이러다가 다들 외로워서 죽을 거다. 그래서 강아지와 고양이, 새들, 거북이, 파충류 들 모두모두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주려 나와야 하는 세상이 된 거 같아요. 도서관 가서 신문 한 장, 잡지 한 권 읽고 나오다가 뻘소리 한번 보태봤습니다. 금요일에 뵐게요.
@살구20 "취향을 부드럽게 잘 말해줘서 옆에 있는 사람 취향 설명도 끌어내서 들어주는 <그런 세상>"은 꿈이라서 ㅋㅋ 사람들이 이런데 모이는거 아닐까요, 미리 실망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심스럽게요.
17일 금요일 낭독모임에는 @꽃봄 @레비오로스 @살구20 @아오이소라 @아침바람 @은은 이 참여 예정이라고 하셨어요. 그 사이 일정이 생겨서 못 오시게 된 분들, 괜찮습니다 다음에 뵈어요. 그 사이 일정이 비어 오실수 있게 된 분들, 환영합니다, 오세요. 19시 30분 링크 https://meet.google.com/hxu-drpy-far 20시 30분 링크 https://meet.google.com/zqp-zmdy-xfx
저도 눈팅으로라도 최대한 참석할게요! 이번엔 잊지 않고 오디오를 꼭 끄겠습니다.
이번주 낭독은 <마사지/김태형>과 <철수와 민수/고재귀>를 읽었습니다. @아침바람 @살구20 이 남성 역할을 @레비오로스 가 두편 모두에서 여성 역할을 맡아서 읽었는데, 오! 낭독에 성별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극 속에 등장하는 그 사람이 아닐리 없다는, 는 생각이 들게하는 낭독이었습니다.
오! 어제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 급하게 메시지만 남기고 떠나 버려 죄송합니다~ 즐거운 시간이셨다니 부럽습니다. ^^
네, 토요일 아침에 시간되면 오세요. 마지막 같이 읽어요!!
<마사지>는 부모중 한 사람이 베트남인으로,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태국 마사지숍을 하는 젊은 부부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늘상 미등록외국인 노동자 취급을 당하고,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되며, 억울한 누명을 쓰더라도 행운이 돕지 않은 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가 어려운 처지입니다. 이웃이라는 사람들은 다정한 얼굴로 이들을 유령취급하며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이들을 부려먹거나 빼먹습니다. 이 부부는 이런 외부의 시선에 저항하면서 동시에 그 시선을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타인들에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경우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이유때문일텐데, 그때 대부분의 반응은 '장벽'을 세우는 것이고 그건 아마도 '진화의 산물'이겠지요. 다름을 대하는 태도는 보통 두갈래로 나뉘는 것 같아요. 아주 작은 '다름'이라도 기어이 뽑아내서 '우리와 그들'로 나누고 철벽을 치고 혐오를 하는 사람들, 다른 한편에는 '인류애적 시각'으로 '포용'을 외치는 사람들. 그런데 이 두 생각은 그 주장자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다른걸까요.
<마사지>에 나오는 손님은 '개저씨'의 전형이고, 소년은 '일베'의 전형인것 같다는 레비오로스의 언급을 들으면서 이렇게 '욕하라고 만들어진 캐릭터', 목적이 분명하게 창조된 캐릭터는 제몫을 다할 수록 극이 얄팍해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짧은 단막극에서 한 캐릭터의 양감을 풍부하게 살려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했어요
오! 이 글을 읽으니 <마사지>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요?
어제 하츠가 배역도 맡고 지문도 읽으시느라 힘드셨겠어요. 감기는 좀 어떠세요? 어제 낭독 후 바로 잠에 빠져들었는데 이렇게 정리까지 해주시고 감사합니다. 1. 아, 칠수와 만수 이야기! 들으니 그 공연 '연우무대'에서 직관한 거 떠올라요! 정말 오래 전 일인데요. 제가 2살된 아들을 데리고 신촌 연우무대로 가서 그때 그 공연 봤어요. 아기 포대기를 안은 채 들어가려니까, 표를 받던 분이 웃으며 '아기, 괜찮..?' '애가 칭얼거리면 바로 나올게요' 이런 대화로 입장했어요. 문성근 씨 체격이 좋으시더라고요. 강신일 씨가 상대역이었고요. 아기는 조명 꺼지니 바로 잠이 들고 연극 끝난 후 깨서 아무일 없었어요. 제가 역사적 연극 공연장에 있었네요! 그날 공연장 꽉 찼고 열기 후끈후끈했어요. 2. 장강명 작가 <팔과 다리의 가격>이란 작은 책을 읽은 적 있어요. '굶주림'이 사람을 어떻게 변하게 하는지 읽은 것만으로도, 철수의 대사 '다들 밥이나 먹고 사는지/ 그래도 밥은 먹고 살잖네' 이 말이 깊이 다가왔습니다. 사람은 다 처한 상황대로 살아가기 마련이지만, 저속노화, 탄수화물, 단백질 식단 이런 말이 갑자기 뜬금없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3. 베트남 엄마를 둔 여성은 마사지사로 일하는데 2부 통틀어서 가장 악조건으로 일을 해요! 너무 밀어붙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만삭의 배를 안고 동네 아저씨 마사지해 주는 설정은 엇! 싶었습니다. 물론 아기 낳기 하루 전까지 일하셨다는 할매,엄마 이야기는 너무 많이 알지만요. 마지막 장면에 양수가 터진다는 설정은 아, 왜 그래. 어쩌라고. 다시 써줘. 이런 안타까움도 있었어요. 4. 저는 이분들이 우리 사회의 그림자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BTS와 증권시세는 앞면이다. 그 빌딩 앞면 뒤로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 이분들이 있는 건 아닐까. 현실 바닥은 미끄럽다고 하츠가 말했어. 바닥이 미끄러울 때는 잘 살펴보고 가야겠지, 그러나 옆에 짚을 벽이 있는지도 봐야 해, 바닥이 너무 이상한 곳 만나면, 어디 물어봐야 하지, 누구한테라도 '이쪽 맞아요?' 한번 물어보려면 방법이 있나? 뭐 이런 생각을 계속 해봤어요. 5. 이건 우선 공적, 사적 영역의 안전지대 그런 공간이 있어야 할 거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에게 좀 친절했으면 좋겠어. 가진 게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고 해서, 금을 긋는 말을 생각 없이 하다니. 임산부한테 마사지 받으면서 '머리, 목' 마사지 더 해달라고 하다가 5천원 빼고 주는 구두쇠. 빛과 소금을 말하면서도 LED 십자가 달아올리는 작업자에게 주스 한 잔 안 주는 야박한 목사님, 자신들은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질 때 어쩌려고. 6. 참 많은 금이 바닥에도 공중에도 그어져 있네. 누구 이야기할 것도 없어. 내 마음에도 수많은 금이 들어와 있지 않나. 까다로운 금을 많이 만들어 둘수록 내 삶은 전쟁터일 건데. 그러면 사는 날 동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금을 연하게 만들어야지. 금을 그어둔 공간이 그 옆의 것과 별로 다를 것도 없지 않았어? 이런 대책없는 생각을,어제 새벽에 목이 말라 깨어난 김에 했습니다. 저희 집 고양이가 냥발(고양이발)을 제게 툭 얹으며 '아줌마, 안 자?' 이랬습니다. 이번 한 주도 파이팅입니다!!
1. 그 유명한 연우무대 직관, 두살배기랑? 근데 바로 잠들었다니, 완전 효자!!! 2. 장강명 작가가 저런 책을 쓴 건 몰랐네요. 저는 요즘에 '더티워크'라는 책을 읽는데, 미국을 실제로 돌아가게하는 '그림자'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얼프레스라는 저널리스트가 교도소에서 일하는 사람, 드론 전사 (일명 조이스틱 전사), 정육산업 종사자, 시추선 노동자' 들에 대해서 썼는데, 취재력이 정말 우와~~!! 그럴줄 알았던 세계의 해상도를 100배쯤 높여주는 A급 논픽션입니다. 물론 마음은 또 어쩌란 말이냐..무겁습니다. 6. '금'이야기를 하시니까 퍼뜩 떠오르는게 최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개봉 때문에 내한했던 메릴스트립이에요. 그녀가 여기저기 했던 연설 가운데 '금'에 대한 이야기가 되게 유명하대요. "There is a crack,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모든 것에는 균열이 있습니다. 빛은 바로 그 틈을 통해 들어오는 법입니다.) 2부의 사이렌은 균열이 아닐까. 그리로 빛이 들어와야 할텐데. 쓰나미가 쏟아져 들어오지 말고.. 살구도 이번주 화이팅!
<마사지>의 여주인이 '병원을 바꾸겠다'고 말하는 마지막 부분은 작가의 입장에서는 고민되었을 것 같아요. 여주인 캐릭터를 풍부하게 만들고 싶었을 것 같은데, 캐릭터의 다른 면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대사가 지시하는 바가 너무 분명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나는 의문에요
<철수와 민수>는 2부 사이렌의 문을 닫는 작품으로, 개척교회 옥상에 새 십자가를 세우러 온 30대 중반의 두 새터민이 주인공입니다. 악역은 그 업무를 의뢰한 개척교회 목사인데, 40대 중반인 그녀는 '생김으로도 말투로도 분간이 안되는 그들'을 어떻게든 '골라내어' '쟤들은, 저런애들은 탈북자야.'라고 스스로에게 학습시키는 것 같은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노동이 '이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속빈 깡통같은 찬사를 늘어놓는 전형적인 캐릭터입니다.
기독교단체는 새터민들의 탈북과정에 결정적인 조력자들입니다. 선교 단체들은 탈북민에게 은신처와 식량을 제공하고 이동경로를 안내하고 북한을 벗어나 제3국(중국, 동남아 등)을 거쳐 한국이나 서방 국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 과정에서 가장 촘촘한 민간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막강한 자금력을 발휘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생생한 증언들이 기독교 단체를 통해 국제사회에 가장 먼저 보고되기도 하고요. 이런 배경을 떠올리면 이 개척교회목사를 대하는 이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사방이 공동묘지'라는 철수의 대사가 뻔하지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해요
2부극 전체에 사이렌이 등장하지만, 사이렌의 원인을 언급하는 작품은 <철수와 민수>가 유일합니다. 방화지요. '불을 보고 희열을 느끼는', '뇌가 다른' 방화자는 어딘선가 숨어서 불이 번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때문에 난리법석을 떠는' 것에 흥분을 느낍니다. 그는 어떤 일상을 사는 사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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