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은 장강명 : 책은 각자 준비합시다.

D-29
(근데 언제 쓸지 몰라요... ^^;;; 올해나 내년은 어려울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불온함을 반성하며 달게 받겠습니다. 집행인들의 ptsd 최소화를 위해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겠습니다:)
투석형은 인도적으로 집행할게요~~~ 인간에 대한 예의를 듬뿍 담아 천천히~~~ ㅋㅋㅋㅋㅋㅋ 아 이런 농담 어디서 또 하죠.
잔인하기로 첫째 간다는 숟가락 살인마 작전인가요...ㅎㄷㄷㄷ;;;; https://youtube.com/shorts/EIDhsbnsqCE?si=iP1OhZHeK-9zNWU-
ㅋㅋㅋㅋㅋㅋ이새벽에 읽으면서 키득 거렸습니다
교양이란 뭘까요? 슈바니츠는 교육받았다는 인상을 풍기기 위해 벌이는 사회적 게임이며 일종의 유희라고 대답합니다. 교양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몰라도 되지만 반 고흐에 대해서는 모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교 클럽이고, 필독 정전 몇십 권을 모시는 신앙 공동체입니다. 그 클럽의 회원들 사이에는 내연기관의 작동 원리는 몰라도 되지만 셰익스피어를 비난하면 안 된다는 식의 복잡하고 부조리한 금기와 규칙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 규칙에 따라 축구 선수가 공을 차듯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문화사는 궁극적으로는 구조주의의 헤겔주의화 아닙니까?" 따위의 같잖은 헛소리 앞에서도 대처 요령이 있다니까요.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290, 장강명 지음
흡압폭배는 상식이거늘... 셰익스피어는 욕쟁이인 것을...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는데 특정 분야 전문가들의 손에만 맡기기에는 영향력이 막대한 사안이 너무나 많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지 모를 자율운행차 개발 같은 문제를 기업가와 공학자들의 손에 맡겨놓은 채로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p.318-319, 장강명 지음
고전 동화의 핵심이 뭘까요. 어린 시절 저는 그런 동화의 어떤 면에 사로잡혔던 걸까요? 저는 어릴 때 무엇보다 동화들이 무서웠습니다. 거기에는 잔인한 마법과 끔찍한 폭력들이 있었고, 거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나약한 인간들이 있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깔끔한 해피엔딩도 아니었죠. 많은 이야기가 어둡고 슬펐습니다.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었고 성냥팔이 소녀는 동사했고 장난감 병정은 불 속에서 녹아버렸습니다. 저는 그 동화들이 세상의 불가해한 비극을 좀 온순한 형태로 아이들에게 겪게 해 주는, 일종의 정신적 백신 주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325, 장강명 지음
장난감 병정... 고구마 백만 개였는데, 마지막에 재에서 나온 하트 모양 쇳덩이에 오래오래 마음이 이상했었지요.
전통과 규칙을 지나치게 무겁게 받아들이는 게 변방의 마니아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 같습니다. 중심부에서 떨어져 있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순수한 본질'이라는 허상에 집착하고 나는 진짜, 너는 가짜라며 인정투쟁을 벌이게 되는 것 아닐까요. 1990년대 한국의 록 마니아들이 그랬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 후기 사대부들의 성리학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p.327-328, 장강명 지음
'나는 모르는 게 많다'고 여기는 사람과 '나도 알 만큼 알아, 너만큼 알아'라고 믿는 사람의 간극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전자는 점점 더 배우고 발전하며 세상을 좀더 정확히 보게 됩니다. 지적으로 겸손한 태도는 현명한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데에도 유리하겠지요. 반면 후자는 내면의 발전 없이 복잡한 세상을 자신의 단순한 이해에 끼워맞추며 살게 됩니다. 엘리트 혐오와 대중영합주의에 빠질 가능성도 높을 겁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사실들, 어려운 질문들이 있습니다. AI와 숏폼 미디어들은 그런 문제들을 이해했다는 환상을 줍니다. 그런 서비스들 속에 있다보면 똑똑해지는 것 같고 세상을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흐뭇하지요. 정치에, 경제에, 국제정세에 훈수도 두고 싶어집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337, pp.337-338, 장강명 지음
요즘 20대 대학원생 중에 이런 친구들을 꽤 봅니다. AI가 요약해준 이론 몇 줄로 자기가 그 이론을 전부 이해한 줄 알고, 자기는 이론 연구가 맞다고 거들먹거리는 걸 말없이 지켜보는 일이 썩 쉽지가 않더구만요... ;
ㅎㅎ 그런 세대는 어느 시대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엔 영화 보고 나 그 문학 작품 안다고 하는 꼴과 같은 거죠. 그러나 살다보면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말을 더 많이하게될 겁니다.
20대에 앓는 병인 거 같은데... 감염률이 AI 때문에 더 높아졌을 거 같네요...
누가 그랬는데, 요즘 책을 보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통해 정보를 얻으려하지 사고하고 묵상하기 위해 책을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정보를 위한 거라면 책 보단 AI가 빠르죠. 아는 체 하기도 좋고. 예전엔 교양인이 되기위해 책을 읽기도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고급 지식을 많이 갖춘 사람이 교양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논픽션이 잘 안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ㅠ.ㅠ
그렇군요. 우리 그믐인이라도 많이 봐야할 것 같습니다. 너무 슬퍼하지 마시길...ㅋㅋ
중학생 때였던 것 같습니다. 기압이 기체 분자의 운동 결과임을 알고 감명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원소의 화학적 성질이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달려 있음을 배우고 놀랐어요. 이상기체 방정식과 운동에너지 공식이, 물리학과 화학이 연결되는 순간. 신기하기도 했고, 숨어 있던 깊은 질서의 존재를 깨닫는 듯해 잠시 숙연해지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p.345, 장강명 지음
이 순간의 기분, 뭔지 알 것만 같습니다. 주기율표를 처음 배웠을 때,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공란의 원소들을 상상하며 우주의 비밀을 아주 살짝 엿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지요. 충격과 환희가 뒤섞인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벽돌책을 읽으며 그때와 같은 법열(?)을 다시 맛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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