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에요. 마치 우리 머리 위로 집이 무너져 내리는 게 예정된 일이고, 그 순간을 각오하고 있는 것 같은.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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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이 기분 너무 잘 압니다.
장맥주
“ 당신은 긍지 높은 인간에게는 무언가 신비로운 점이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그 이야기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해보자면, 생리학적으로 불완전하고 대다수가 천박하고 어리석고 불행한 이 인간이라는 종족에게 과연 무슨 긍지가 있을 것이며, 또 있다 하더라도 그런 긍지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자화자찬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그저 열심히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
이 동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크다는 사실뿐이죠. 버찌는 2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고, 게다가 그것을 팔 곳도 없지 않습니까.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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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인간에게는 백 가지 감각이 있는데
우리가 아는 다섯 가지만
죽음과 함께 사라지고
나머지 아흔다섯 가지는
살아남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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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트로피모프의 대사였네요. 동서문화사 편에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는데 이미 제가 수집한 문장이었어요. ㅎㅎ 다른 사람들이 수집한 문장이 왠지 항상 더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트로피모프 :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죽는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사람에게는 백 가지 감각이 있는데, 죽음과 더불어 사라지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오감뿐이고, 나머지 아흔다섯 가지 감각은 여전히 남아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수북강녕
태어난 날의 문장 수집 - 마음으로 눌러쓰는 예술가들의 첫 문장365일 각각의 날에 태어난 예술가의 문장을 엄선한 필사책이다. 버지니아 울프, 프란츠 카프카, 알베르 카뮈부터 김소월, 김영랑, 이상, 윤동주까지 — 시간을 건너온 문장들을 한 자 한 자 눌러쓰다 보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마음속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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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태어난 날의 문장 수집』이라는 책을 마침 읽고 있는데요
365일 각각의 날에 태어난 예술가의 말들 가운데 정말 멋진 말을 엄선한 필사책이에요
1월 29일생인 체호프 선생님이 1월 파트에 당당히 나와 계신 걸 보니 너무나 반갑네요 :)
#그믐웰다잉오디세이와도연결되는문장
그랬어
“ 피르스가 그녀의 발밑에 쿠션을 깔아준다.
라네프스카야 고마워요, 할아범. 커피 마시는 게 습관이 됐지 뭐야. 밤낮을 안 가리고 마신다니까. 정말 고마워요, 할아범. (피르스에게 키스한다)
바랴 나가서 짐이 모두 잘 도착했는지 살펴봐야겠어요……. (나간다)
라네프스카야 정말 여기 앉아 있는 게 나일까요? (웃는다) 펄쩍펄쩍 뛰고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에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설마 꿈은 아니겠지! 내가 고향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하느님도 아세요. 너무나, 너무나 사랑해요. 기차에서 차마 밖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내내 울기만 했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아, 커피. 커피를 마셔야지. 고마워요, 피르스. 할아범이 아직 살아 있어서 정말로 기뻐.
피르스 그저께였지요.
가예프 피르스는 귀가 어두워졌어....
”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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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어
말없이 발밑에 쿠션을 깔아준다...ㅜㅜ
고마워요, 피르스. 할아범이 아직 살아 있어서 정말로 기뻐. ㅠㅠ
김새섬
피르스 할아범이 하도 오랫동안 하인 일을 하셔서 주인댁 챙기는 게 몸에 배셨더라고요. 할아범에겐 죄송하지만 나에게도 이런 집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구요.
장맥주
라네프스카야 하는 행동이나 말 때문에 속 터져서 읽기 힘듭니다. 아이고 답답해...
김새섬
동네 호구 아주머니에요. 너무 착하고 순한 듯... T.T
장맥주
“ 살아 있는 영혼을 소유함으로써 인간은 변질되었어. 그래서 너는, 네 어머니나 외삼촌은 자신들이 남들의 희생을 대가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어.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건 말하자면, 그들의 저택 현관까지만 출입이 허락된 이들, 바로 그런 이들의 피와 땀 덕분이라는 걸 말이야……. 우리는 최소한 200년은 뒤떨어져 있어. ”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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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오늘 영지가 팔리든 안 팔리든 마찬가지 아닙니까? 결말은 이미 오래전에 났어요. 예전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습니다. 그 길은 이미 잡초로 뒤덮여 사라지고 말았으니까요.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부인. 자신을 속이려고 하지 마세요. 평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똑바로 진실을 바라보셔야 해요. ”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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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진실이라니요? 당신 눈에는 어디에 진실이 있고 거짓이 있는지 다 보이는 모양이군요. 하지만 나는 눈이라도 먼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당신은 어떤 중대한 문제가 닥쳐도 용감하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건 당신이 아직 젊어서 자신의 문제로 고뇌한 적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