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D-29
가예프 :  어차피 죽기는 매한가지지. 트로피모프  :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죽는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사람에게는 백 가지 감각이 있는데, 죽음과 더불어 사라지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오감뿐이고, 나머지 아흔다섯 가지 감각은 여전히 남아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유서 깊은 우리 시메오노프―피쉬크 가문은 칼리굴라가 원로원 자리에 앉혔다는 그 말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말이지요......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3막 앞 부분에 갑자기 피쉬크가 말 이야기를 하길래,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찾아보았어요. 칼리굴라는 로마 제국의 제3대 황제로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폭군 중 한 명으로 손꼽히죠. '칼리굴라'는 본명이 아니라 별명으로 작은 군화(Caliga)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원로원 의원들을 모욕하기 위해 자신의 애마인 '인키타투스'를 집정관(로마의 최고 관직)으로 임명하려 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여기서 '말'이야기를 했나봐요.
결말은 이미 오래전에 났어. 예전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습니다. 그 길은 이미 잡초로 뒤덮여 사라지고 말았으니까요.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부인. 자신을 속이려고 하지 마세요. 평생에 단 한 번만이라도 똑바로 진실을 바라보셔야 해요.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트로피모프
진실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있다면 한 번만이라도 똑바로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잠겼군. 모두 떠났어……. 나에 대해서는 잊어버렸군…… 뭐, 괜찮아……. 여기 좀 앉아야겠군…….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 기분이에요. 마치 우리 머리 위로 집이 무너져 내리는 게 예정된 일이고, 그 순간을 각오하고 있는 것 같은.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이 기분 너무 잘 압니다.
당신은 긍지 높은 인간에게는 무언가 신비로운 점이 있다고 주장하셨습니다. 그 이야기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해보자면, 생리학적으로 불완전하고 대다수가 천박하고 어리석고 불행한 이 인간이라는 종족에게 과연 무슨 긍지가 있을 것이며, 또 있다 하더라도 그런 긍지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자화자찬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그저 열심히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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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ㅎㅎ SooHey 님 대학생 같이 보이셨는데... 어찌 아실까?? 보리텐까지 ㅋㅋ 이거 내적 친밀감이 확 높아졌어요.
이리 말씀하시면 그랬어 님에 대한 제 내적 친밀감이 과도해집니다... ㅋㅎㅋㅎ
여전히 <어린이 방>이라 불리는 방. 하나는 아냐의 방으로 통한다. 이미 벚꽃이 핀 5월이지만 동산에는 아침 서리가 내렸고, 춥다. 창문들은 닫혀 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에피호도프  (꽃다발을 주워 들면서)  식당에 꽂아놓으라고 정원사가 보내왔습니다. (두냐샤에게 꽃다발을 준다) 로파힌  크바스2)를 좀 내오려무나. 두냐샤  알겠습니다. (나간다)... 갈매기/세 자매/바냐 아저씨/벚꽃 동산중에서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5390001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이 동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크다는 사실뿐이죠. 버찌는 2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고, 게다가 그것을 팔 곳도 없지 않습니까.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인간에게는 백 가지 감각이 있는데 우리가 아는 다섯 가지만 죽음과 함께 사라지고 나머지 아흔다섯 가지는 살아남는 것일지도 몰라요.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트로피모프의 대사였네요. 동서문화사 편에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했는데 이미 제가 수집한 문장이었어요. ㅎㅎ 다른 사람들이 수집한 문장이 왠지 항상 더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트로피모프 :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죽는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사람에게는 백 가지 감각이 있는데, 죽음과 더불어 사라지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오감뿐이고, 나머지 아흔다섯 가지 감각은 여전히 남아있는 건지도 모르지요.
태어난 날의 문장 수집 - 마음으로 눌러쓰는 예술가들의 첫 문장365일 각각의 날에 태어난 예술가의 문장을 엄선한 필사책이다. 버지니아 울프, 프란츠 카프카, 알베르 카뮈부터 김소월, 김영랑, 이상, 윤동주까지 — 시간을 건너온 문장들을 한 자 한 자 눌러쓰다 보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마음속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태어난 날의 문장 수집』이라는 책을 마침 읽고 있는데요 365일 각각의 날에 태어난 예술가의 말들 가운데 정말 멋진 말을 엄선한 필사책이에요 1월 29일생인 체호프 선생님이 1월 파트에 당당히 나와 계신 걸 보니 너무나 반갑네요 :) #그믐웰다잉오디세이와도연결되는문장
피르스가 그녀의 발밑에 쿠션을 깔아준다. 라네프스카야  고마워요, 할아범. 커피 마시는 게 습관이 됐지 뭐야. 밤낮을 안 가리고 마신다니까. 정말 고마워요, 할아범. (피르스에게 키스한다) 바랴  나가서 짐이 모두 잘 도착했는지 살펴봐야겠어요……. (나간다) 라네프스카야  정말 여기 앉아 있는 게 나일까요? (웃는다)  펄쩍펄쩍 뛰고 어깨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에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설마 꿈은 아니겠지! 내가 고향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하느님도 아세요. 너무나, 너무나 사랑해요. 기차에서 차마 밖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내내 울기만 했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아, 커피. 커피를 마셔야지. 고마워요, 피르스. 할아범이 아직 살아 있어서 정말로 기뻐. 피르스  그저께였지요. 가예프  피르스는 귀가 어두워졌어....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말없이 발밑에 쿠션을 깔아준다...ㅜㅜ 고마워요, 피르스. 할아범이 아직 살아 있어서 정말로 기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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