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좋아서님의 대화: 안녕하세요, 다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심한 감기에 걸려 콜록콜록 골골거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북클럽도 모임은 모임인지라, 참가자 여러분들이 어디쯤 읽고 계실지, 어떤 장면에 공감하고 어떤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고 어느 문장에 밑줄을 그으셨을지 문득문득 궁금해 하면서요.
문학작품을 읽다가 작가나 인물이 나의 경험과 마음을 정확히 안다고 느낄 때 푹 빠져들곤 하는데요, 저도 출판번역에 발을 들였던 약 7년 전 에이전시 담당자에게 조금이라도 어필하고 싶어서 굳이 서울까지 계약서를 쓰러 찾아가 얼굴을 비춘 적이 몇 번 있거든요. 아이들 하원 시간에 늦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요. 그래서 마거릿과 비브가 무리해서 기차나 차를 타고 일을 구하려고 애쓰던 모습에서 이해받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뭐 얼마나 벌겠다고 이 고생을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고 주변에서 그런 말들이 들려오기도 했었지만. ‘진짜 재미’가 무엇인지는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거니까요. 인물들을 보면서 나만 오버한 것이 아니었구나, 지나친 욕심이 아니었어,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 사람이 아닌 제게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었어요.
또한 이 소설의 장점은 인물들의 이야기 진행에만 집중하지 않고 가끔 현대 미술에 대한, 또 책과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슬쩍 들려주는 데 있죠. 깊이 파고들어갈 여유는 없어도 적어도 독자에게 미끼를 던져 더 많이 알고 싶게 만든달까요. 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건, 우리가 얼마나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열어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그럼 제가 앞뒤 맥락 없이 좋아하는, 마음을 많이 건드렸던 문장 하나를 공유하며 글을 마칠게요. 어떻게들 읽고 계신지 간단하게나마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정이 아직 새롭고 소중한 데다 완벽할 때는, 차라리 알지 않는 편이 나은 일도 있는 법이니까.” (p.131)
6-7장을 읽으면서 머릿속이 복잡한, 그러면서 쓸데없고 피해지지 않는(샬롯과의 복장을 비교한다던지..) 생각을 하는 마거릿을 보며 무언가 새로운 시작을 할 때의 설렘과 두려움과 피하고 싶음과 어여 시작하고 싶은 마음들이 뒤섞인 경험들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그 길을 오고 갈 때 마거릿이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게 마음이 좋았어요. 그게 왈트였으면 마거릿에게 더 좋았을까 잠깐 생각도 해봤는데.. 흠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아직은 적당한 거리의 관계인 샬롯이 더 나았을 거 같아요.
마거릿과 왈트와의 관계는 여전히 많은 평범한 부부가 경험하고 있을 가장 가까운 관계인 거 같아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서로를 이해하지도(이해하는 척 하지도) 못하고 유혹하지 못하는, 유일하게 허락된 육체적 관계를 할 수 있는 사이.. 직접 사과를 했다는 게 고무적이긴 하지만 그걸 고무적이라고 생각하다니 저도 왈트에게 가스라이팅 당했나봐요... 왈트 불안해요!! 내일 읽을 8-9장도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