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D-29
안녕하세요, 미스와플님! 책 읽고 검색해서 들어오셨다니 반갑고 감사합니다. 출간된 지 며칠 안 되었는데 벌써 완독하셨군요. 저희 모임은 여전히 초~중반부 읽으며 감상 나누고 있답니다. 읽었던 내용 중 나누고 싶은 문장이나 감상 있으시면 대략적인 모임 진도에 맞춰 언제든 공유해주세요!
빗시와 마거릿은 자신들의 감정에 이름을 달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자기들이 실패할까 봐 여자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닌 일을 하는게 아닐까 봐 두려워 하는 마음을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빗시의 감정은 미움이 아니라 자기의 날개를 꺾어버린 킹에 대한 눌러뒀던, 아니라고 외면했던 분노가 아니었을까 싶었어요. 마거릿은 내 이름이 찍힌 글과 수표로 자부심이라는 이름을 가슴에 달았습니다. 하지만 여자가 하는 모든 일엔 남편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한번 더 좌절하고요. 여자는 혼자서는 내 이름의 통장조차 만들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마거릿에겐 '실비아' 라는 좋은 친구가 있죠^^ 빗시가 자기의 감정을 깨달았으니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누가 자신을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건 딜라일라에게는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드니스가 잠깐 주인공으로 간단한 부탁을 하러 오는 모습은, 물론 그 부탁이 얼마나 무거운 부탁인지 모르는 아직 어린 소녀라는 것도 순수해서 마음이 가고 안타깝고, 엄마들 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기의 앞길을 개척하고 싶어하는 모습이라서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려고 노력하는 개인들의 노력이 또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하게 되네요. 각자 당장은 남편과의 갈등은 해소가 되었지만 앞으론 또 어떨지 궁금해집니다.
제가 16장을 19장으로 잘못 봐서 내용 스포가 되겠다 싶어서 스포 지정 했습니다^^;;; 엄마와 딸을 이어주는 연대가 어려웠던 시절이라 느껴져요. 어릴 때부터 이어져 온 보이지 않는, 또는 보이는 강요로 엄마가 딸에게도 다른 여자들과 비슷한 길로 가야 한다는 교육을 시킨다는 게 그때의 사회에선 최선이었겠단 생각도 듭니다. 마거릿이 권리자인 자신의 이름을 보고 수표를 받아보고 기뻐하는 모습도 흐뭇하고 빗시가 서운함과 분노를 표현하는 장면도 좋았어요. 감정을 알아야 앞으로 가야할 길도 보일테니까요.
스토리가 중반으로 이어지면서 모녀 관계에 대해 사유하게 하는 사건들이 나오죠! 여러 형태의 모녀 관계가 등장하지만 결국엔 나아가야 할, 건강한 관계에 대해 독자가 생각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신부의 어머니 데버라는 자신의 삶과 결혼을 떠올렸다. 아이들을 차에 태워주고, 장을 보고, 전화를 돌리고, 저녁 파티를 주최하던 그 모든 세월이 자기만의 삶이 아니라 남들 삶의 부스러기였다는 생각이 갑자기 엄습한 터였다. 딸이 이제 집을 떠나면 비로소 데버라 자신만의 관심사를 찾고,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될 기회가 오지 않을까. 앞으로 진짜 삶이 기다릴지 모른다는 가능성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곧이어 무시무시한 생각이 덮쳤다. 만일 진짜 삶이 이미 지나버렸다면? 자신이 될 기회, 진짜로 살아볼 기회를 이미 놓쳐버렸다면?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p 259-260, 마리 보스트윅 지음, 이윤정 옮김
드디어 아내, 엄마 역할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본인과 본인의 관계에 대한 얘기들을 하게 된 거 같아요. 남편을 빗대어 사회와 본인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고, 그게 자연스러운 게 아닌 억압이라는 자각을 하면서 남편에 대한 미움을 입밖으로 낼 수 있게 되었어요. 빗시의 그 말들이 표면적인 표현 그대로 '남편이 밉다' 뒤에 '나 사실 그때 억울했었는데 그걸 몰랐다, 나를 안아주고 싶다'는 자기고백을 숨긴 것 같기도 해서 남편을 좀 더 충분히 미워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현재의 삶에서 킹의 어떤 부분이 구체적으로 억압이라고 느끼는지, 그래서 자기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알게되고 자기 욕망을 건강하게 회복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비브가 일하면서 힘들까봐 걱정했는데 가족들이 엄마의 일을 적극적으로 축하하고 지지해줘서 일단 마음이 놓였어요. 남편과 육남매는 자기 일들 알아서 잘 했으면 좋겠네요. 어제 비브를 걱정하는 글을 남기면서.. 육아라는 게 이렇게나 오래 걸릴 일이라니 인간은 왜 이렇게 손이 많이 가게 진화한건가 싶었어요. 젖뗄 때까지만 딱 직접 양육하고, 그 다음에는 각자 일은 알아서 처리하는, 한 집에 사는 구성원 정도일 수 있었다면 을마나 좋게요- 지금 수준의 양육 부담이 생물학적으로 타당한건지, 아니면 사회의 요구사항인건지 궁금해졌습니다. * 전에 읽은 책에서는 인간의 두 손이 자유로워지고 직립보행을 하면서 몸이 곧이 서게 되어 엄마 뱃속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동물들에 비해 낳고 나면 손이 많이 간다고.. 이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생각나서 붙여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너무 하잖아요!! 다음 책은 이건가봐요, 페미니즘 SF 소설! 1915년 작품이래요, '허랜드' http://www.book21.com/book/book_view.html?bookSID=5339
16까지 읽었어요! (조금 더 읽긴 했지만) 남편들? 때문에 화 나는 구간이네요 😠 내용이 흥미롭고 재밌어서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네요 ! 허랜드 읽었는데 언급되서 반가웠네요. 그 앞뒤 소설도 있는데 내가 깨어났을 때와 내가 살고싶은 나라 예요. 다 재미있게 읽었어요~ ㅎ
샬럿 퍼킨스 길먼의 번역서가 꽤 나와 있던데, 허랜드 다음으로 무엇을 읽을지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추천해주신 책 찾아볼게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야 9장 까지 읽었고 <여성성의 신화>가 점점 궁금해집니다 ㅎㅎ 그리고 이 책 아껴읽고싶다는 말이 공감됩니다 ㅎㅎ 중간중간 와닿는 문장들이 있어 표시해두었어요. 이런 문장들 찾는 재미도 있네요 :) 지금은 없어졌다는 워싱턴 미술관 대한 묘사는 어떻게 한건지 문득 궁금해졌는데, 위에서 말씀하신것처럼 엄마와 대화를 통해 가능햇겟다싶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같이 뉴욕에 가고 미술관 데려가는 것을 보면서 제 현실에서도 이런 연대의 장이 펼쳐졌음 좋겠다란 생각도 들어요. :)
책을 아껴 읽는 마음, 너무나 소중하네요! 저도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해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더랬어요. 평소 미술관엔 늘 혼자 가거든요 ㅠ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은 책임이 따른다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143, 마리 보스트윅 지음, 이윤정 옮김
혹시 이 문장 원문 여쭤봐도 될까요? 영어공부도 같이하면 좋을것같아용 ㅎㅎ
From those to whom much has been given, much is expected. 로 되어 있습니다^^ 저도 [여성성의 신화]가 점점 궁금해집니다. 엄마와 딸들이 개안하게 해주는 책이라니.
감사함니다 :)
원서도 갖고 계시나요? 독자들이 원문과 번역문을 대조하면 약간 초조해지지만, 한편으론 독자들 정말 부지런하고 대단하시단 생각도 합니다^^
아래 Chloe님이 알려주신 대로 "From those to whom much has been given, much is expected."인데요, 번역할 때는 성경 구절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런저런 버전을 비교하다 '많은 책임이 따른다'로 했던 것 같아요.
어제 빗시가 남편을 미워하는 걸 보면서 더 충분히 미워해도 좋겠다고 하긴 했지만.. 킹, 너어는 지인짜 왜그러냐.. 빗시가 베티들과 대화를 나눈 후여서 15장에서의 상황 대처를 잘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녀가 겪은 그 많은 것들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고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게 되다니, 좋았어요. 입 밖으로 무언가를 내는 건 정말 큰 경험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습니다. 자기를 알게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도맡아서 해보는 거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아요. 델리아의 위기가 빗시에게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델리아가 덜 고통스러워지길, 더 나아지길- ... 남편 동의가 없이 계좌를 만들 수 없는 이유는 뭐였을까요? 여자의 경제활동이 자연스러운 게 아니라서, 여자가 은행에 넣는 돈은 남편 돈일거라 그런걸까요? 그저 이유를 생각할 필요도 없는 프로세스였을까요? 완전 분노한 마거릿과 어쩔 수 없다며 해야할 일들을 하는 은행원들을 보면서, 그 많은 불합리한 일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통해서 진행되는 게 또 답답했습니다. 화나지만 화낼 대상이 없는.. 그리고 15장을 읽으면서 저에게도 빗시의 마굿간 같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온전히 나로서 존재하는 공간. 그 공간에 들어가는 것 자체로 충전되는 공간- 한 때는 동아리실이 그랬어요. 동아리실만 들어가면 다른 시공간을 경험하는 느낌이었죠. 지금의 나에게도 어여 찾아줘야겠어요- 우리 데니스가 어떤 얘기할지 궁금하네요!
@MㅡM 맞아요, 막연한 기분이나 생각만 품고 있는 거랑, 그것을 언어화 해서 말하거나 문장으로 쓰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 같아요. 그래서 글쓰기는 자신을 치유하는 행위라고들 하죠. 그러고 보니 글쓰기가 어떤 '공간'이 될 수 있지도 않을까요?
오 그러네요, 요즘은 읽느라 시간을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저도 글쓰기 좋아해요. 익숙하고 낯선 감각으로 시공간을 흐트리죠. 물리적 공간만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힌트, 감사해요!
자주 언급되지만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을 읽고선 나도 공간을 갖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전 대신 노트북을 샀거든요. (비밀번호 걸었습니다ㅋㅋㅋ) 나만의 공간이 내 머릿속에도 있지만 뭔가를 쓰고 나만 아는 것들을 저장하는 공간이 이 노트북에도 있더라고요. 어쩌면 자기만의 방은 꼭 물리적일 필요는 없겠단 생각이 딱 들면서 행복해지더라고요. 해피엔딩ㅎㅎㅎ시공간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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