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함께 읽기

D-29
우리가 스스로의 주관적 느낌을 중요하게 여기면 여길수록 우리는 더 많이 집착하게 되고, 괴로움도 더욱 심해진다. 부처가 권하는 것은 우리가 외적 성취의 추구뿐 아니라 내 내면의 느낌에 대한 추구 역시 중단하는 것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지난 40억 년이 자연선택의 기간이었다면, 이제 지적인 설계가 지배하는 우주적인 새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다. 그 방법은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사이보그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하나로 결합시킨 존재다), 비유기물공학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생명공학은 생물학의 수준에서 인간이 계획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모종의 문화적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 생물의 형태, 능력, 필요나 욕구나 욕망 등을 변형하겠다는 목적이다. 간단한 예가 황소를 거세해서 폭력성을 낮춰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과학자들이 자연의 역할을 대신 한다. 사이보그는 생물과 무생물을 부분적으로 합친 존재로, 생체공학적 의수를 지닌 인간이 그런 예다. 우리는 지금 진정한 사이보그가 되려는 경계선에 아슬아슬하게 발을 걸치고 있다. 이 선을 넘으면, 우리는 신체에서 떼어낼 수 없으며 우리의 능력, 욕구, 성격, 정체성이 달라지게 하는 무기물적 속성을 갖게 될 것이다. 생명의 법칙을 바꾸는 제3의 방법은 완전히 무생물적 존재를 제작하는 것이다. 대표적 예는 독립적인 진화를 겪을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컴퓨터 바이러스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우리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역사의 다음 단계에는 기술적, 유기적 영역뿐 아니라 인간의 의식과 정체성에도 근본적인 변형이 일어나리라는 생각이다. 또한 이러한 변형은 너무나 근본적이어서 사람들은 ‘인간적’이라는 용어 자체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길가메시 프로젝트가 과학의 주력상품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길가메시 프로젝트는 과학이 하는 모든 일을 정당화하는 구실을 한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당한 건 과학혁명 부분이었어요. 인류의 통합에서 제국의 탄생에 대한 썰을 풀었고, 그 제국이 어떻게 과학과 결합할 수 있었는지 이야기합니다. 이부분이 재밌었는데요, 그 당시 유럽이 과학 분야에서 온전히 선두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탐험정신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탐험을 할수록 새로운 환경과 처음보는 사람들을 맞딱드리게 되니 자기들이 사실은 무지하다는 걸 인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신이 모든 걸 다 아는 게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는 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이었겠지만 과학자와 정복자의 호기심을 누를 순 없었습니다. 그들은 더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발견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느꼈습니다. 그것들이 그들을 세계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그렇게 그들은 함께 떠났습니다. 배에는 군인들과 과학자들이 함께 타고 있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 호주, 인도 등 새로운 곳에 도착할수록, 지금의 내가 모든 걸 알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며 새로운 지식을 더 많이 획득하려했고, 더 큰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미래의 가치를 보고 사람들은 투자하기 시작했고, 자본주의가 발전해갑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게 선이라고 믿기 시작합니다. 점점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믿고, 지배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인종주의가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새로운 땅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국이 건설되었고 과학은 발전했습니다. 그렇게 얻은 그 지식들을 연결해 포괄적 이론을 만들려는 의도로 과학과 수학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해요. 그렇게 과학과 수학은 정신적이자 기술적인 도구를 사회에 제공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다른 유형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걸 발견하고 그렇게 새로운 기술, 즉 힘이 생겨났습니다. 철도 시스템, 내연기관 등은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 총량을 계속 늘렸습니다. 그렇게 동식물도 기계처럼 대하게 되었고 끊임없이 생산량을 늘려야만 유지되는 소비지상주의 사회로 변해갑니다. 과학과 기술은 모든 문제에 답이 있다는 전제를 하고 있지만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이해관계에 의해 우선순위가 정해집니다. 자기의 발견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할 능력도 없습니다. 그렇게 과학 역시 힘과 이데올로기에 좌지우지 됩니다. 생태계가 파괴되고 산업화로 인한 공동체 붕괴는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사회의 구성단위는 개인이며, 개인은 가족과 공동체가 아닌, 시장과 국가가 돌본다는 생각이 퍼졌지만, 국가와 시장은 상상의 공동체일 뿐입니다. 그 안에서 광고와 대중매체의 확대로 개인 역시 기계화 되고 부품처럼 일부분으로 살아가며 감정적 결핍을 겪습니다. 자유주의에서는 개인의 기분과 느낌이 최고 권위를 가집니다. 하지만 주관적 느낌이 중요해지면 우리는 더 많이 집착하고 괴로워집니다. 부처는 외적 성취 뿐아니라 내면의 느낌에 대한 추구도 중단하라고 가르칩니다. 과학은 핵폭탄 개발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에서 큰 역할을 해냅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쟁의 대가가 극적으로 커져서 전면전의 이익보다 피해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또 과학은 생명공학, 사이보그공학, 비유기물공학에서 생명의 법칙을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어렵게 구축해온 '기본적으로 인간은 평등하다'는 사실을 깨뜨리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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