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세대

D-29
백온유의 소설을 전에 한번 접한 것 같은데 솔직히 그렇게 내 인상을 임팩트 있게 자극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그 소설은 내게 맞는 것일 것이다. 안 그렇다는 것은 안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젊은 여류 작가는 무엇에 관심이 지대해 그걸 글로 옮기만 한번 볼까 하고 서점에서 책을 집어 들었다. 독자라면 솔직히 이런 심정으로 대개는 손을 움직여서 책을 집어들 것이다.
한국에서 나같이 책을 꾸준히 읽는 인간도 드물 것이다. 책을 사랑한다. 특히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거지라도 책을 읽는 자는 무시할 수 없다.
성숙은 이제까지 와는 다르게 자신이 별거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싫어도 인정하는 것이다.
자존감을 훼손하고 함부로 선을 넘는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돌아서야 한다.
전쟁 당사자들은 국민을 속인다.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만 보도한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없는 제3국이 보도한 내용이 거의 맞는다. 그러니 이들은 정보가 부족하다. 당사자들이 정보를 숨긴다.
해외여행도 한류 때가 좋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 한류가 인기일 때 해외여행을 가는 게 최고다. 그러나 지금 어리석은 한 인간 때문에 세계가 전쟁 중이니 그럴 수도 없다. 이미 갔다고 사람이 부러울 따름이다.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 들어가 있어도 어렵게 쓴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고 본다. 이 책은 쉽게 써서 좋긴 하다.
왜긴, 왜야. 자식들 걱정시키기 싫어서지.
나는 내가 맘에 드는 책을 읽을 때 길이 들으라고 반쯤 접어 팍팍 누른다. 맘에 안 드는 책은 절대 안 그런다. 길이 들어야 읽을 때 책이 부드럽게 넘어가서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러면서 내 손때가 묻으라고. 열심히 읽었다는 증거로.
전엔 시골 구판장에 술꾼들이 모여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는 동네 어귀부터 누군지는 모르는 곳에 삿대질을 하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들어왔다.
지금 뼈말라는 여자들에게 가장 큰 칭찬이다. 제일 부러워한다. 질투심까지 느낀다.
다 장단점이 있다. 마을 공동체에서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고 떡을 하며 돌려 먹고 품앗이를 하고 그런 것이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게 사라진 지금 별 희한한 사건이 다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한국인은 이렇게 원래 오지랖이 넓은 민족이다. 거의 단일 민족에 가까워 그런 것이다.
대부분은 내로남불 길 걷다가 걸려 넘어지는, 자기 부주의로 넘어지면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그 딸이 난리 치고 구청에 진상 고객이 되어 블랙리스트에 올라 공무원끼리 그 거룩한 이름이 공유되는 경우도 많다. 뭐든 엄마(당사자)처럼 적당히 하고 좀 기다리는 게 좋다. 다 내로남불인 것이다. 내가 하면 아름다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더러운 불륜인 것이다. 당사자는 아니라고 해도 대부분은 다 그렇다. 자기 개는 순해 안 문다고 하지만 남을 언제든 물 수 있다.
챙긴다 하고 자기 역할에 충실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야 한다.
백 명의 독자 물론 작가와 같은 생각으로 글을 읽는 사람도 있지만 독자는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 생각에 바탕을 두고 글도 읽는다. 자기 지금 처지에 따라 달리 읽히는 것이다. 이건 너무 당연하다. 백 명의 독자는 백 가지로 그 글을 읽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 이런 것도 각오, 감수하며 글을 써야 한다.
진지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안 진지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다 자기만의 색깔대로 사는 것이다.
다른 피해자가 또 나올까 봐 혹시나 해서 말씀드려요.
언제까지 네가 그렇게 젊고 예쁠 것 같아.
이 글은 평탄하게 나가다가 반전이 있다. 아마 이게 진짜 인간의 마음인데 좀 지나면 추억이 되어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어줍잖다/어쭙잖다 “제 앞가림도 하지 못하면서 어줍잖게 남의 일에 끼어드니?”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틀린 데가 있다. ‘비웃음을 살 만큼 언행이 분수에 넘치는 데가 있다’는 의미의 형용사를 ‘어줍잖다’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숱하다. 바른말은 ‘어쭙잖다’로, ‘가난뱅이 주제에 어쭙잖게 자가용을 산대?’처럼 사용한다. 쌍지읒과 지읒이 어울린 ‘어쭙잖다’보다, 지읒과 지읒이 어울린 ‘어줍잖다’가 발음하기에 쉬워서 잘못 쓰이는 것 같다. 나는 그의 주절대는 꼴이 어쭙잖고 밉살스러워 쌀쌀하게 그의 시선을 피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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