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세대

D-29
다 장단점이 있다. 마을 공동체에서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알고 떡을 하며 돌려 먹고 품앗이를 하고 그런 것이 좋을 때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게 사라진 지금 별 희한한 사건이 다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이다. 한국인은 이렇게 원래 오지랖이 넓은 민족이다. 거의 단일 민족에 가까워 그런 것이다.
대부분은 내로남불 길 걷다가 걸려 넘어지는, 자기 부주의로 넘어지면 당사자는 가만히 있는데 그 딸이 난리 치고 구청에 진상 고객이 되어 블랙리스트에 올라 공무원끼리 그 거룩한 이름이 공유되는 경우도 많다. 뭐든 엄마(당사자)처럼 적당히 하고 좀 기다리는 게 좋다. 다 내로남불인 것이다. 내가 하면 아름다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더러운 불륜인 것이다. 당사자는 아니라고 해도 대부분은 다 그렇다. 자기 개는 순해 안 문다고 하지만 남을 언제든 물 수 있다.
챙긴다 하고 자기 역할에 충실하다고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야 한다.
백 명의 독자 물론 작가와 같은 생각으로 글을 읽는 사람도 있지만 독자는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 생각에 바탕을 두고 글도 읽는다. 자기 지금 처지에 따라 달리 읽히는 것이다. 이건 너무 당연하다. 백 명의 독자는 백 가지로 그 글을 읽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뭐라고 하면 안 된다. 이런 것도 각오, 감수하며 글을 써야 한다.
진지하게 사는 사람도 있고 안 진지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다 자기만의 색깔대로 사는 것이다.
다른 피해자가 또 나올까 봐 혹시나 해서 말씀드려요.
언제까지 네가 그렇게 젊고 예쁠 것 같아.
이 글은 평탄하게 나가다가 반전이 있다. 아마 이게 진짜 인간의 마음인데 좀 지나면 추억이 되어 좋게 보일 수도 있다.
어줍잖다/어쭙잖다 “제 앞가림도 하지 못하면서 어줍잖게 남의 일에 끼어드니?” 자주 쓰는 표현이지만 틀린 데가 있다. ‘비웃음을 살 만큼 언행이 분수에 넘치는 데가 있다’는 의미의 형용사를 ‘어줍잖다’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숱하다. 바른말은 ‘어쭙잖다’로, ‘가난뱅이 주제에 어쭙잖게 자가용을 산대?’처럼 사용한다. 쌍지읒과 지읒이 어울린 ‘어쭙잖다’보다, 지읒과 지읒이 어울린 ‘어줍잖다’가 발음하기에 쉬워서 잘못 쓰이는 것 같다. 나는 그의 주절대는 꼴이 어쭙잖고 밉살스러워 쌀쌀하게 그의 시선을 피해 버렸다.
얽히고섥히다/얽히고설키다 ‘얼키고섥히다’란 단어가 왜 틀릴까. ‘관계, 일, 감정 따위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되다’라는 동사는 ‘얽히고실키다’라고 여섯 글자를 붙여 쓰는 한 단어로 사전에 올라가 있다. 한 단어인 이유는 ‘얽히다’라는 동사는 존재하지만, ‘섥히다’라는 단어가 없기 때문이다. 어원을 알 수 없을 땐 소리 나는 대로 쓰는 원칙에 따라 ‘얽히고설키다’가 한 단어가 됐다. ‘일이 얽히고설켜서 풀기가 어렵다’처럼 사용한다. 그를 만나고 난 뒤 내 머릿속은 무수한 생각과 감정들로 얽히고설켰다.
이건 내가 너무 이상한 사람이라는 증거겠지.
작가는 이상해 작가 중엔 사회에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작가인 것이다. 예술가에게 평범하다고 하는 건, 그건 존재 이유가 무시당하는 가장 지독한 욕에 해당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작가가 된 것인지 작가가 되어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간 지금 작가인 이상, 이상하지 않으면 그 자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낯선 관점과 시각 때문에 생소한 것이다. 외면하거나 못 보는 것을 보는 것이다. 사물에서 흐릿한 층위(層位)를 굳이 보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세상에서 이상할 수밖에.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이상해라.
결국 자식을 위해 부모는 모든 희생을 감수한다. 자식이 뭐라고.
내 최대 목표는 글을 잘 쓰는 것이다. 이것 그 무엇의 앞에서도 바뀌지 않는다.
가치와 이익 유시민이 가치와 이익을 말했는데 실은 인간은 그렇게 신념이 강한 것도 아니다. 인간은 현실에 살기 때문에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고 봐야 한다. 그냥 가치는 이상으로만 보고 그리로 현실에서 나아가는 것이라고만 봐야 한다. 이상과 가치는 현실에서 잘 안 먹힌다. 그것만 믿고 밀어붙이다간 실망하고 좌절하고 후회만 남을 것이다. 자기만 만신창이가 된다. 그걸 따르는 인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현실을 산다. 인간은 욕망과 자기 이익을 위해 현실을 사는 것이다. 가치는 그냥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이다. 이상과 가치는 인간 현실을 떠난 허공에 있다. 일단은 그렇게 안 믿고 가는 게 어쩌면 더 빨리 가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글도 균형이 중요 지금까지 남자 작가들이 문단을 독식했으니 뭐 이젠 좀 여자가 그러면 안 되느냐고 하지만 물론 그것도 중요한데 균형도 또한 중요하다. 지금까지 손해를 봤으니 이제 좀 균형이 맞는다고 하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너무 안 들린다. 그걸 인정해도 균형은 중요한 것이다. 너무 한 가지 목소리만 들리는 사회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또 보복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게 좋은 건 아니지 않은가. 이런 걸 떠나 인간 사회는 항상 균형과 견제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그게 사라진 사회는 독재이기 때문이다.
말을 잘 못하면 글로 더 유리하면 글로 설득하면 되는 것이다.
외부 세력에 위해 숨진 지도자는 순교자가 되고, 기꺼이 다음 순교자가 되겠다는 후계자가 등장하는 신정체제는 트럼프의 생각보다 훨씬 강건했던 것이다.
성장과 확장을 중심으로 세계를 조직하는 한, 제국주의는 이름을 바꾸어 계속 돌아올 것이다.
잠의 길이보다 꿈이 더 상당히 긴 경우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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