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세대

D-29
큰 사고에서 살아남은 자는 큰 고통 속에서 산다.
해외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여학생들이 많다.
그러니까, 걔가 잘못한 건 사실이잖아.
안 좋은 거라도 다수에 편승해 그냥 간다.
불의를 알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살아남으려고 안 좋은 다수에 붙는다. 자유가 싫은 것이다. 그건 책임을 져야 하니까. 지배받는 것이 어쩌면 속 편하다. 이런 인간의 마음이 독재를 부른다. 이걸 깨닫는 자는 대개 책을 가까이하는 자다. 깨닫기만 해도 나은 것이다.
흔들릴 때 중요한 걸 하면 안 된다 사고 후유증으로 털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엉뚱한 곳으로 그게 나온다. 인간은 대개 그렇다. 겉으로 나오는 것은 그게 여의치 않으면 더 약한 것을 고른다. 판단력이 흐려져 그런 것이다. 자기가 몹시 흔들리고 불안정하면 뭐를 하면 안 된다.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며 그냥 조용히 수양하는 게 현명하다.
검은돈, 큰돈 ‘돈’이라는 명사를 수식하는 ‘검은’이라는 형용사를 띄어 쓰면 원래 형용사의 뜻 그대로 되고, 붙여 쓰면 합성어인 관용표현이 된다. 즉, ‘검은 돈’처럼 띄어 쓰면 말 그대로 검은색 돈이라는 뜻이고, ‘검은돈’처럼 붙여 쓰면 뇌물의 성격을 띠거나 그 밖의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주고받는 돈을 이르는 말이 된다. ‘맏아들’을 뜻하는 ‘큰아들’(띄어 쓰면, 키가 큰 아들), ‘액수가 큰 돈’을 뜻하는 ‘큰돈’(띄어 쓰면, 크기가 커다란 돈) 등도 꾸며 주는 말을 띄어 썼는지에 따라 뜻이 바뀌는 말이다. 사실상 ‘검은돈’ ‘큰돈’은 일상생활에서 띄어 쓸 일이 거의 없다. 색깔이 까만 돈과 크기가 커다란 돈이라고 쓸 일이 있을까? ‘큰아들’을 붙여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작은아들, 큰아버지, 큰이모, 작은엄마’ 등 ‘큰-, 작은-’이 붙는 가족 호칭은 모두 붙여 써야 한다. ‘작은 아들’처럼 띄어 쓰면 ‘키가 작은 아들’이 된다. 정치권에 검은돈을 제공한 기업주들을 밝혀야 한다. 삼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 의류 도매상을 하여 큰돈을 벌었다. 송 씨의 큰아들은 중학교 선생을 하고 작은아들은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다.
Tokyo는 왜 ‘도쿄’? 일본의 도시 이름 중에 로마자 표기인 Tokyo, Kyoto, Chiba를 사전 지식 없이 그대로 읽으면 ‘토쿄, 쿄토, 치바’라고 쓸 수 있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이 정한 이름은 ‘도쿄, 교토, 지바’다. ‘토쿄, 쿄토, 치바’를 발음해 보면 너무 탁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일본어 표기법에선 말이 너무 거칠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두(語頭, 초성)의 ㅌ ㅋ ㅊ은 ㄷ ㄱ ㅈ으로 쓰라고 나와 있다. 어두가 아닌 어중(語中)과 어말(語末)에선 그대로 ㅌ ㅋ ㅊ으로 써도 된다. 일본의 유명한 자동차 회사 Toyota는 위에서 말한 원칙대로 써서 ‘토요타’가 아닌 ‘도요타’다. 유명한 배우 Kimura Takuya는 ‘키무라 타쿠야’가 아니라 ‘기무라 다쿠야’가 맞고, 축구 스타 Kubo Takefusa는 ‘쿠보 타케후사’가 아니라 ‘구보 다케후사’로 쓴다. 우리나라 야구 스타 이승엽이 뛴 적 있는 팀 Chiba Lotte는 ‘치바 롯데’가 아니라 ‘지바 롯데’라고 언론에 엄청 나왔었다. 그럼, Kyushu, Kitakyushu를 바르게 표기하면 ‘큐슈, 키타큐슈’가 아닌 ‘규슈, 기타큐슈’가 맞는 표현이다. 도쿄는 자동판매기의 천국이 아닌가 싶다.
독자는 자기 확증편향을 유지하기 위해 그런 것이지 작가는 전혀 다른 요도를 갖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일 경우가 많다.
늙으면 짜증이 는다 실은 죽으라는 신호인데 모르거나 아니라고 우긴다. 늙으면 우울하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 몸이 건강하지 않아 그런 것이다. 실은 거의 다 육체가 정신을 지배한다. 그래서 자주 짜증을 부리고 토라진다. 만사가 즐거운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 그렇지 않으면 젊은것들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그런 적이 없기 때문이다. 버럭 화를 낼 것 같아 지하철 노인석이 비어 있어도 안 앉는다. 공경심 때문이 아니다. 화풀이 대상으로 전락하는 게 싫은 것이다. 그런 걸 겪은 늙은이는 젊은것들이 자기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알고 더 짜증을 부리는 것이다. 자기를 절대 이해 못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 대화가 안 되고 그런 심각하고 깊은 얘기는 같은 늙은이와만 한다.
안전불감증 공화국 한국에서 큰 화재가 나서 자기 친척이 죽고 자기만 살아남아 그 부모인 이모는 한국을 싫어해 캐나다로 이민 가고 캐나다로 도망간 조카도 한국을 같이 싫어해 엄마와 통화하기기 싫은 게 아닐까.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해야 글을 잘 쓰는 것처럼 보인다.
부모는 자식이 더 심한 짓을 안 한 것으로 다행으로 여기며 산다. 그나마 애를 안 밴 것으로 사이비 종교에 안 빠진 것으로.
그게 자식이든 종교든 독서든 인간에겐 자신을 온전히 쏟을 것이 필요하다. 배신하는 않는 것이.
아마도 소설은 기만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지키려 한 이들을 위한 게 아닐까.
나이가 듦은 대개는 지키려는 게 안됨을 알고 다 부질없음을 아는 게 아닐까. 그래 결국 자아만 실현하는.
사람과 시대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쏟았던 노력을 떠올려본다. 나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가치를 지키며 살겠다는 각오는 수시로 무너지고 어느새 또다시 사람을 의식하고 과거에 구애받고 소문에 연연하고 있다. 이렇게 두리번거리며 살다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발견하면 빤히 응시한다. 그들은 어떻게 사람과 시대를 감당하는지 궁금하기에.
주워들은 게 있어 아는 건 비슷해도 그걸 실감하느냐의 차이가 인간들 사이엔 분명 있다.
인간이 하는 모든 주장은 그 인간도 그때는 그랬어도 충분히 바뀔 수 있는 주장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면 그 주장은 그냥 그의 편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의 생각은 변하고 상대적이다.
그리고 철학은 비겁한 멈춤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굳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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