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희랍어 시간>도 좋았답니다. 연해님 읽고 계시는 <빛과 실>은 아직 못 봤어요. 언제나 대출중이라 도통 빌릴 수가 없었는데, 지금 확인해보니 드뎌 비치중이군요 ㅎㅎ 4.3을 다룬 영화로는 <지슬>이 정말 충격이었죠. 최근에 <한란>이라는 영화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이름은>은 어떨지도 궁금해요.
희랍어 시간<채식주의자>, <내 여자의 열매>, <바람이 분다, 가라>의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다만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기척이 만나는 이야기이다. 말語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眼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1948년 11월, 제주섬 사람들은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여긴다’는 흉흉한 소문을 듣고 삼삼오오 모여 피난길에 오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어디서부터 일어나고 있는지 영문도 모른 채 산 속으로 피신한 마을 사람들은 곧 돌아갈 생각으로 따뜻한 감자를 나눠먹으며 장가갈 걱정, 집에 두고 온 돼지걱정 등 소소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웃음을 잃지 않는데...
한란1948년 제주,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으로 피신하게 된 아진은 딸 해생과 생이별을 한다. 아진은 마을에 두고 온 딸 해생을 걱정하며 산에 오르던 중 군인들이 마을을 전부 불태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딸을 찾아 하산을 결심한다. 딸을 구하러 가는 엄마 아진과 엄마를 찾아 산을 오르는 딸 해생의 살아남기 위한 생존 여정이 시작되는데…
저도 「빛과 실」은 항상 대출중이라 빌릴 생각을 못 했는데, 주말에 집앞 도서관에 갔다가 그 책이 서가에 꽂혀 있는 걸 보고 오히려 놀랐답니다. '어라? 예약도서가 잘못 놓여있는 건가?'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빌렸고, 어제 다 읽었는데요. 정원일기가 유독 귀여웠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묵직한 문체만 보다가 초보 식집사가 겪는 고초(?)의 생생함이 느껴져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참고로 저는 식집사로서는 자격 박탈이랍니다(일명 마이너스의 손이라고...). 뭘 키워내는 재주는 없는 것 같아요(하하하). 올려주신 영화들도 다 처음보는 제목이에요! 기록해두고 꼭 챙겨보겠습니다:)
한강 작가님도 식집사로서는 초보라고 하시니 왠지 내적 친밀감이 상승하네요. 저도 연해님과 비슷해서 식물을 키우는 일에는 마이너스의 손이라, 저한테 오는 족족 저세상으로… (그렇게 키우기 수월하다는 행복나무와 개운죽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다육이까지도… 미안해 얘들아) 그후론 더이상 식물을 집에 두지 않게 되었답니다. 은동이가 자꾸 뜯어서 그렇게 된 거라는 되도않는 핑계를 대면서요. 제 어머니는 식물을 너무 잘 가꾸셔서, 수년 전 청라에서 김밥집을 하실 때도 이게 김밥집인지 꽃집인지 햇갈릴 정도였죠. 엄마는 심지어 식물이랑 같이 ‘목마름’에 관한 대화도 나누시던데 저는 대체 누굴 닮았을까요.
@연해 @향팔 여기 파괴왕 한 명 더 있습니다. 저는 식물이든 동물이든 잘 돌보는 분들 보면 정말 신기합니다. 한강 작가님도 그쪽에는 그다지 소질이 없으시다니 저도 괜히 내적 친밀감이 생기네요. :(
오, 작명 센스가 멋지십니다! (그렇게 세 사람은 파괴왕이 되었다고 한다...) 한강 작가님은 뭐든 여유롭게 차분히 잘 하실 것 같았는데, 정원일기에서 허둥지둥하시는 모습에 정감이 가더라고요. 다만! 우리(?) 파괴왕들과 달리 해가 갈수록 식집사의 길을 차분히 밟아가셨답니다(은근히 선 긋기).
"오는 족족 저세상으로..."라는 말씀에 육성으로 웃음이 터졌습니다. 제가 사무실에서 키우고 있는 다육이도, 키웠던 아이들 중에서는 가장 오랜 기간 키우고 있는데요. 얼마 전에 죽을 고비를 넘겼답니다. 잘 키워보려고 이름도 '다행이'(살아 있어서 다행이다)로 지어줬는데, 역시나 제 마이너스의 손이 늘 말썽입니다. 그래도 아직 살아(는) 있어요. 그마저도 식집사인 동료의 심폐소생술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지만요. 저도 부모님 두 분이 식물을 잘 키우세요. 아빠는 퇴직하시고 집을 식물원처럼 가꾸고 계시고(다육이를 분양해 주신 것도 아빠였고요), 엄마는 식물을 키우는 것보다는 식물이라는 것 자체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조경관리사 자격증까지 따셨다지요. 향팔님의 어머님은 '목마름'에 대한 대화까지 나누시다니... 너무 낭만적이십니다. 우리(마음대로 우리로 묶었습니다, 헤헤)는 대체 누굴 닮았을까요, 쩝...
“다행이” 하하하 그 이름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네요. 다행아, 꿋꿋이 잘 살아야 돼! 다행히 든든한 동료분도 계시니 잘 살 겁니다. 제 친구가 집 베란다에서 정성껏 보살펴서 꽃이 피었다며 튤립 화분 사진을 보내줬는데 어찌나 예쁘던지요. 우리같은 마이나쓰 파괴왕들은 그저 감탄뿐…
네, 의지와 집념(?)을 담아보았습니다(하하하). 제가 키운 식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 살아 있는 것 같아요. 향팔님의 친구분도 금손이시군요! 튤립이라니... 생각만해도 화사한 기분이 들어요. 지금이 딱 개화시기라 계절감도 듬뿍 느끼셨을 것 같고요:) 저희 회사에는 꽃꽂이 동아리도 있고, 여기저기 식집사님도 많은데, 저는 왜 이 모양... (다시 시작된 자책 개미지옥) 얼마 전에는 팀장님이 라일락을 책장 위에 올려두셨는데, 그 향이 사무실에 가득 퍼져 너무 좋더라고요. 봄이다아! 싶었습니다.
연해님 글만 읽어도 라일락 향기가 코끝에 와닿는 것 같네요. 꽃 중에 라일락 향이 참말 향긋하지요. 멀리 있어도 느낄 수가 있고요. “라일락 꽃 향기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에~” 노래도 좋고요 하하
저는 라일락 향이 이렇게 강한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야외에 있는 것보다 사무실에 올려두니까 향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거 있죠? 향도 향인데, 꽃은 또 얼마나 예쁜지. 마음 같아서는 찰칵 찍어오고 싶은데, 저 아이도 초상권이 있을듯하여... (하하하) 아니, 근데 꽃 이야기도 자연스레 노래로 이어지는 향팔님은 역시!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모임에서 음악 추천해주셨을 때도 계속 느꼈던 거지만 음악에 조예가 깊으십니다:)
하하하 조예가 깊진 않고요,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은 저 포함 옛날사람들은 다 아는 노래인걸요. 그리고 제가 어릴 때부터 고 이영훈 선생님의 팬이랍니다. (문세아자씨도 좋아합니다!)
아, 그러시구나. 저도 문세 아저씨 좋아하는데. 그분 젊었을 때 얼굴만 길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드니까 중후미가 있더라고요. 대체로 나이들수록 모양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중후미 쉽지 않죠. 얼마전 김영하 작가 사진 우연히 봤는데 멋지게 나이들어 가는 것 같아 보기가 좋더라구요.
네, 멋지세요. 라디오 진행을 오래 하셔서 그런지 말씀도 재밌게 잘하시고, 노래할 때 문세아저씨만의 음색이 참 좋아요.
다육이 이름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ㅎㅎㅎ 저도 식물 너무 잘 죽이는데 ㅠㅠ 교실에서 강낭콩 같은 건 기본이고 오이 등 여러 가지 키웠거든요. 학생들에게 덩굴이랑 아기 오이 얼마나 귀여운지 보여 주려고요. 실내에서 키우는 건 일조량이나 통풍 때문에 아무나 못하는데 부모님 대단하시네요. 벌써 보셨을 수 있지만, 이 영상 한번 보시겠어요? 1세대 조경가 정영선 님인데 조경에 철학을 담는 존경스러운 분이에요! https://youtu.be/j18xNn55UpY?si=M6xnIgCorV0ffZwr
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께서 모둠별로 맡아서 오이 등을 키우게 하셨던 일이 기억나네요. 책도 많이 볼 수 있게 해주셨고, 졸업할 때는 다같이 학급 문집도 만들었어요. 저희 반 담임이셨던 해 4월 5일 식목일날 결혼을 하셔서 반 아이들 모두 선생님 결혼식장에 갔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 생각해도 제 초중고 인생에서 유일하게 좋아했던 선생님이셨네요. 소향 작가님도 그분 이상으로 정말 좋은 선생님이실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죽이는 일에 이토록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는 우리는... (하하, 농담이에요. 작가님) 교실에서 강낭콩과 오이 등을 키우셨다니, 제 학창시절이 떠올라 글을 읽으며 미소 지었어요. 담임 선생님이 창가에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을 심어놓으셨는데, 나란히 나란히 앙증맞고 예뻤습니다. 올려주신 영상도 너무 잘 봤어요. 1세대 조경가시라니! 제가 좋아하고, 자주 찾는 장소들도 정영선 선생님의 손길이 다 닿아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특히 여의도 샛강 이야기가 울림이 많았는데요. 한강 습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부분이 정말 존경스러웠고, '미래를 위해서'라는 말씀에 가슴이 찡했습니다.
@소향 @연해 예전에 아래 책을 보고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에 가본 적이 있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삭막한 여의도 빌딩숲 한복판에 그렇게 울창하게 우거진 정글숲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직접 찍은 사진 첨부) 게다가 그곳엔 온갖 예쁜 나비들이 춤을 추는데, 제 생전에 그렇게 많은 나비 떼를 본 건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그 샛강 생태공원에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대단하고 고마우신 정영선 선생님이네요.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 : 서울.수도권 (2011년 전면 개정판) - 한나절 걷기 좋은 길 52지난 2006년에 출간되어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여행>의 개정판. 기존의 52개 코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하여 새로운 코스로 꾸몄으며, 기존에 실렸던 코스라 할지라도 정보를 확인, 보강하고 더 걷기 편하도록 동선과 구간을 재정비했다.
저는 정영선 선생님 영상에 너무 감동 받아서 수업은 물론이고 지인들에게 여기저기 많이 보냈어요. 향팔님 찍으신 사진 보니 정말 정글 맞네요. 매번 지나가기만 하고 들어가보진 못했는데 꼭 가보고 싶어졌어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정영선 조경가를 다룬 <땅에 쓰는 시>라는 다큐도 있어요~ 개봉하던 해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하길래 오랜만에 엄마 모시고 문화생활 했던 기억이 있네요. 반가워서 대화에 끼어 봅니다 ^^ https://youtu.be/HzQbSlEd3vM?si=b-CyTJuUaBFo8X8x
와, 이런 영화가 있었군요. 예고편 느낌이 참 좋습니다. ott에서 볼 수 있네요. 저희 엄마도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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