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stella15 님, 실제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의 식탁에 오른 생선 요리가 당시 유행했던 장어 구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나 봐요. 저도 긴가민가해서 찾아봤더니만. 미국의 미술사학자 존 바리아노(John Varriano)가 2008년에 식탁 위의 요리가 오렌지 슬라이스를 곁들인 장어 구이라고 주장했답니다. 실제 복원된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제자들 앞에 놓인 접시 위에 토막 난 생선 요리가 있고, 그 주변에 진한 색의 오렌지 조각들이 배치되어 있고요. ​ 책에서 나오듯이, 15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특히 다빈치가 활동하던 밀라노에서는 장어에 오렌지 즙을 뿌려 먹는 것이 매우 대중적이고 고급스러운 요리법이었다고. "다빈치, 최후의 만찬, 장어 구이"로 검색해 보면 한국어 자료도 있어요. :)
@stella15 저도 찾아봤는데, 그림에서 장어 구이로 추정되는 요리가 요 부분이라고 하네요. 고증이 안 맞더라도 뭐, 다빈치가 장어구이를 좋아했으면 그림 속에 살짝 넣을 수도 있겠지요 ㅎㅎ 예수께서도 이 맛있는 요리를 드셨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오 사진 감사합니다. ^^ 생선을 알겠는데.. 오렌지 조각인지는.. 물감 색이 바래서 일까요.. 저는 마침 옆에 천혜양 즙을 짜서 뿌려먹고 싶네요. ㅎㅎ
요런 사진도 있네요. 그림 속 장어 접시가 여러 개인가 봅니다 ㅎㅎ 이번엔 오렌지 슬라이스가 보이는 것 같아요. 방금 알았는데, 다빈치는 채식주의자였다는 얘기가 있네요. 근데 또 요리에 관심이 엄청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플라티나의 요리책을 읽었나봐요.)
확실히 오렌지로 보입니다. ^^ 오렌지 두 조각이..
@향팔 앗, 그렇군요. 전 이게 농담이지 않을까 했어요. 아시다시피 장어는 우리나라에선 날잡고 먹는 생선아닙니까? 전 예수님 시대에도 이런 고급진 생선을 먹을거라고 생각 못 했는데 생각해보니 첨부터 비싼 생선은 없지 싶네요. 다 흔했다 비싸진 생선이 대부분이지. 그러니 예수님 시대 장어는 흔한 생선이었겠네요. 두분 고맙습니다!
주중에 시간이 부족해서 주말간 진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1장에 나오는 페트라르카를 읽다보니, 사놓고 쌓아둔 <피렌체 서점 이야기>를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앞장에서 나오네요. 같이 병행하고 싶은데...시간이 안빠지네요
피렌체 서점 이야기 - ‘세계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 그리고 르네상스를 만든 책과 작가들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브루넬레스키의 돔>의 작가 로스 킹이 15세기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지식 파수꾼들의 이야기를 통해 르네상스의 탄생과 부흥을 추적한다. 책 사냥꾼, 학자, 필경사, 채식사, 서적상은 르네상스기 지식 혁명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리고 이들 활동의 중심에는 ‘세계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가 있었다.
우와. 이런책도 있었네요. 흥미로워보여요. 소개 감사합니다.
페트라르카는 여생을 남아 있는 고전을 구해내는 데 헌신하게 된다. 그는 못 말리는 여행가이기도 해서 1330년대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오가고 폴랑드르와 브라방,라인란트를 가로질렀다. 여행 중에 수도원을 발견하면, 거미줄이 쳐진 서가에서 어떤 보물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곳의 도서관에 들렀다. 그는 오랫동안 소실된 작가들의 사본, 이를테면 그가 "어느 나라 사람이든 여태껏 글을 한 줄이라도 쓴 작가들 전부만큼, 아니 그들 모두를 함친 것보다 더" 칭송한다고 주장한 키케로의 저작 사본을 발견해 자신의 필사본 컬렉션에 추가하는 등 놀라운 발견을 여러 차계 해냈다.
피렌체 서점 이야기 - ‘세계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 그리고 르네상스를 만든 책과 작가들 34, 로스 킹 지음, 최파일 옮김
이야, 이 책을 병렬독서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제 기준 벽돌책이라 입맛만 다시게 됩니다. 짧게나마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페트라르카는 무지는 선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신앙이 독실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오직 신적인 것들에 대해 사유하고 경전만 읽는 삶, 혹은 아무것도 읽지 않는 삶이 기독교인의 삶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페트라르카는 지식과 배움의 편에 서 있었다. 말과 관념으로 이루어진 건전한 풍요를 원했다 61
당연한 사실이지만 더 세련되고 풍부한 도덕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남자 아이들이 늘 도덕과 지혜의 본보기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당대의 인문학 교육이 건방지고 말만 유창할 뿐, 어떤 수수한 지적 호기심이나 생각도 없는 유명 인사들만 만들어내는 기술이라는 인식도 팽배했다. 이것도 틀린말은 아닌데 21세기 초 영국에서 나는 라틴어 명언이나 툭툭 던지며 졸렬한 짓을 하는 자가 꽤 높은 직위에 오른 사례를 목격한 바 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p116~117,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휴머니스트들은 대체로 이런 역할을 꿈꿨다. 학문의 세계로 신선한 공기와 꽃을 가져오는 동시에 학문의 세계를 현실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이다. 학자들은 여전히 난파선을 인용한다든가, 어둠에 빛을 비춘다든가, 수감자를 해방시킨다든가 히는 기존에 사랑받던 비유도 사용했다. . . . 판본을 비교하고 오류를 바로 잡으려고 애쓰고 탐정이나 판관, 역사학자처럼 일하면서 증거를 모으고 평가하기 위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러나 계속 사본을 비교하다보면 마침내 가장 그럴법한 해석이 드러난다. 뒤죽박죽이 된 증거를 너무 오래 살피다보면 어떤 문헌이 가짜라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한다. 혹은 이 모든 활동을 즐기다보면 일부 권력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위험에 빠질수 있다. 문학을 좋아하는 무해한 한량이 아니라 위험한 이단자나 도발적인 '이교도'로 여겨지는 것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p130~131,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2장에서 필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제가 가지고 있는 고종석 선생님의 필독필사 책 내용 중 에피쿠로스 부분 사진으로 올려봅니다.
<뒤늦은 2장 감상> 1. 에피쿠로스와 데모크리토스 학파에 대한 부분은 얼마 전 읽은 칼 세이건 <코스모스>에서 읽은 부분의 보충 설명을 듣는 듯했음. 2.브라촐리티의 필사본을 10년간 주인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만 독점한 니콜리, 얼마나 좋았으면 그렇겠나 싶으면서도 솔직히 황당함. 내 옆에 저런 인간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생각해 봄. 3.공부를 엄청 좋아하진 않지만, 여성에게 교육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그 긴 세월 중 어느 때인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싶음. 4.스프레차투라를 실천해야 한다고 하면서 뒤로 죽어라 수정했던 카스틸리오네의 시치미가 재밌었다. 요즘도 이런 작가 분명 많겠지. ㅎㅎ 5.실수로 책을 불태우고 미친 사람 같은 코드로의 행동이 웃펐다. 얼마나 절망했으면. 6.저자가 그래도 인쇄술이 중국과 한국에서 오래전에 개발되었다고 말해준 것이 전보단 나아진 상황 같음. 금속활자 인쇄술이 한국이 훨씬 앞섰단 걸 써줬으면 하는 바람은 아직 무리인가? 7.구텐베르크가 인쇄술 개발 후 면죄부를 먼저 대량으로 찍고 성경을 찍은 게 참 아이러니함. 8.물론 성격이야 조금 다르지만, 인쇄술 개발 초기에 필사본보다 인쇄본을 낮춰 봤다는 데서 요즘의 신문물이 떠올랐음. 9.흑사병에서 살려주면 인쇄업을 관두겠다고 하느님과 약속했다가 살만 하니 마음 바꿔 먹은 마누티우스나, 규칙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데 일가견이 있어 약속을 무효로 만들어 준 알렉산데르 6세, 둘 다 귀엽다고 해야 하나. ㅎㅎ 10.다양한 초기 서체 개발 역사가 흥미로움. 요즘의 폰트 디자이너도 떠오르고. 11.유토피아를 쓴 토머스 무어가 에라스뮈스 친구였다니. 예나 지금이나 출판계는 좁은 바닥?
저도 4번 재밌었어요. 스포레차투라. 한번쯤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긴합니다만 몇초나갈까 싶네요. ㅠ 근데 작가님도 그중 한 분 아닌가요? ㅋㅋ
@stella15 님. 저는 4번도 4번인데 7, 9, 11번이 특히 재밌더라고요. ㅎㅎ 같은 인쇄기로 저런 상반된 문서를 찍었다는 아이러니나, 살만 하니 말 바꾼 마누티우스의 일화가요. ㅎㅎ 그런데 저는 '스포레차투라' 이런 거 하고 싶어도 체질 상 못한답니다. 물어보는 건 다 술술 불고 뭐든 표정에 드러나는 entp라서 가끔 억울해요. ㅠㅠ
발라는 어쨌든 원칙에 근거해서 문헌을 바로잡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권위에 대한 두려움 없이 위조된 기증장에 학문적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후원자를 기쁘게 했고, 덕분에 자신이 감행했던 모든 겁 없는 학문적 도전이 가져온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아레발로는 그런 암울한 상황에서도 그들이 편지를 썼을 뿐만 아니라 평소와 다름없이 세련된 언어를 사용했다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페트라르카의 편지에서 보았듯이 인문학자들은 고통을 최대한 우아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모호하고 신비로운 침묵에 대한 숭배는 무지에 대한 숭배만큼이나 이들의 마음을 끌지 못했다. 세련된 언어를 쓰는 행위는 탄압의 근거가 된 가치관을 긍정하는 자세이기도 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좋은 통치를 하는 정부를 원한다는 것은 혼란이 아닌 질서, 전쟁이 아닌 평화, 굶주림이 아닌 풍요, 그리고 우매함이 아닌 현명함을 원한다는 의미였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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