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님의 문장 수집: " 최근 들어 여러 연구 결과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학을 읽으면 공감 능력이 향상되고 도덕적으로 더 너그러운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심지어 공감 능력을 늘리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때로는 이성이 인도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이 문제는 복잡하고 당장 결정할 수 없는 몽테뉴적 상태에 있다."
@연해 님 등이 인용하신 이 대목은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사이언스북스)의 ‘공감’ 부분에도 나오고, 장대익 선생님의 『공감의 반경』(바다출판사)에서도 나옵니다. 인류 역사상 폭력이 감소한 결정적인 동인 중 하나로 ‘독서에 의한 공감의 확대’를 꼽지요.
찾아서 확인해 보시라고, 생각난 김에 서지를 확인해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휴머니즘의 확산에 영향을 주는 근거로 사용되는 연구는 주로 ‘픽션(허구의 서사)이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Theory of Mind, 마음 이론)을 강화하는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자주 인용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 Raymond Mar와 Keith Oatley(2006), 「Bookworms versus nerds: Exposure to fiction versus non-fiction, divergent associations with social ability, and the simulation of fictional social worlds.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이 연구는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과 비문학을 많이 읽는 사람의 사회적 인지 능력을 비교했더니, 소설을 읽는 빈도가 높을수록 ‘눈을 통해 마음 읽기 테스트(Reading the Mind in the Eyes Test)’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반면, 비문학 독서량은 공감 능력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관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걱정해야 하는 건가요?)
- David Kidd Emanuele Castano(2013), 「Reading literary fiction improves theory of mind」
무려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본격 문학(Literary Fiction), 대중 소설(Popular Fiction), 비문학 독서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을 실험했더니, 안톤 체호프나 도리스 레싱 같은 본격 문학을 읽은 집단만이 타인의 상태를 추론하는 ‘마음 이론’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는 연구입니다. (비문학과 장르 문학 많이 읽는 저는 걱정해야 하는?)
대중 문학(장릐 소설)은 전형적인 캐릭터를 사용하지만, 본격 문학은 복잡하고 입체적인 내면을 묘사하기 때문에 독자의 뇌를 더 활발하게 ‘공감 모드’로 작동시킨다는 해석입니다.
- Suzanne Keen의 『Empathy and the Novel』(2007)
18세기 새뮤얼 리처드슨의 『파멜라』나 루소의 『신엘로이즈』 같은 서간체 소설이 당시 독자들로 하여금 하인이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내면에 깊이 감정 이입하게 했고, 이것이 고문 폐지나 인권 신장으로 이어지는 심리적 토대가 되었다는 분석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도 소설과 공감의 관계를 얘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책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