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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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대화: 전 이상하게 몽테뉴가 '난 그렇게 책 좋아하지 않아'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책을 엄청 읽고 소장하고 게다가 거기서 발췌한 메모를 여기저기 붙여놓은 걸 보면 얘는 책을 쌓아놓기만 하는 츤도쿠가 아니라 츤데레같아서 좋아요! ("나 그 사람 책 안 좋아해.. 다들 엄청 좋다고 추켜대는데 실은 별볼것 없는 세네카도 말했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다소 질 낮은 작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으리라"고.. 머 그 작자의 책은 별론데 그 말은 좀 써먹을 만하더라구.. 다른 작가 책들도 머 그저 그런데 그냥 좀 써먹을 데가 있을 것 같아서 다 읽어보고 서재에 보관하고 탑 천장에 써먹을 문장들 좀 도배해놓은 것 뿐이야..")
역시 인간은 백조가 되야하는 거군요. 수면 위에선 우아하고 고고한 척 또는 안 그런 척하면서 수면 아래에선 끊임없이 물장구를 친다는 슬픈 새. ㅋㅋ
YG님의 대화: 오늘 4월 17일 금요일은 6장 '무궁한 기적'을 4월 20일 월요일까지 읽습니다. '무궁한 기적'은 프랑스 계몽주의자와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을 조명합니다. 저는 프랑스 계몽주의에 양가적 감정이 있었는데, 이번 장을 읽고서 새삼 감동했답니다. 그리고 흄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철학자고요. 그 매력을 여러분도 얼른 느껴보세요. :)
6장도 등장 인물이 많아서, 인물 카드 만들었습니다. :) 등장 순서가 아니라, 나이 순서입니다!!!
YG님의 대화: 이 책은 벽돌 책이라기엔 약간 소품이지만, 2023년 12월에 연말 분위기와 함께 즐겁게 함께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 그때 누가 함께 하셨었죠?
저는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YG 님의 소개 덕분에 흥미로워 병행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YG님의 대화: 6장도 등장 인물이 많아서, 인물 카드 만들었습니다. :) 등장 순서가 아니라, 나이 순서입니다!!!
이번에도 이렇게 꼼꼼한 자료라니! 감사합니다:) 지난달 벽돌 책(사실상 3권을 연달아 읽었으니)보다 이번 달이 훨씬 재미있다고 말하면... (헤헤) 수집하고 싶은 문장도 많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많아요.
YG님의 대화: @연해 님 등이 인용하신 이 대목은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The Better Angels of Our Nature)』(사이언스북스)의 ‘공감’ 부분에도 나오고, 장대익 선생님의 『공감의 반경』(바다출판사)에서도 나옵니다. 인류 역사상 폭력이 감소한 결정적인 동인 중 하나로 ‘독서에 의한 공감의 확대’를 꼽지요. 찾아서 확인해 보시라고, 생각난 김에 서지를 확인해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휴머니즘의 확산에 영향을 주는 근거로 사용되는 연구는 주로 ‘픽션(허구의 서사)이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읽는 능력(Theory of Mind, 마음 이론)을 강화하는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자주 인용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 Raymond Mar와 Keith Oatley(2006), 「Bookworms versus nerds: Exposure to fiction versus non-fiction, divergent associations with social ability, and the simulation of fictional social worlds.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이 연구는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과 비문학을 많이 읽는 사람의 사회적 인지 능력을 비교했더니, 소설을 읽는 빈도가 높을수록 ‘눈을 통해 마음 읽기 테스트(Reading the Mind in the Eyes Test)’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반면, 비문학 독서량은 공감 능력과 상관관계가 낮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관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걱정해야 하는 건가요?) - David Kidd Emanuele Castano(2013), 「Reading literary fiction improves theory of mind」 무려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 본격 문학(Literary Fiction), 대중 소설(Popular Fiction), 비문학 독서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을 실험했더니, 안톤 체호프나 도리스 레싱 같은 본격 문학을 읽은 집단만이 타인의 상태를 추론하는 ‘마음 이론’ 능력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는 연구입니다. (비문학과 장르 문학 많이 읽는 저는 걱정해야 하는?) 대중 문학(장릐 소설)은 전형적인 캐릭터를 사용하지만, 본격 문학은 복잡하고 입체적인 내면을 묘사하기 때문에 독자의 뇌를 더 활발하게 ‘공감 모드’로 작동시킨다는 해석입니다. - Suzanne Keen의 『Empathy and the Novel』(2007) 18세기 새뮤얼 리처드슨의 『파멜라』나 루소의 『신엘로이즈』 같은 서간체 소설이 당시 독자들로 하여금 하인이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내면에 깊이 감정 이입하게 했고, 이것이 고문 폐지나 인권 신장으로 이어지는 심리적 토대가 되었다는 분석을 담은 책입니다. 이 책도 소설과 공감의 관계를 얘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책이랍니다.
"대중 문학은 전형적인 캐릭터를 사용하지만, 본격 문학은 복잡하고 입체적인 내면을 묘사하기 때문에 독자의 뇌를 더 활발하게 ‘공감 모드’로 작동시킨다는 해석입니다."라는 문장이 흥미로워요. 소설도 어떤 소설을 읽느냐에 따라 뇌가 활발해진다는 게. 하지만 YG님은 워낙 다독하시니 괘... 괜찮으실 거예요(쿨럭)
stella15님의 대화: 저랑 약간 비슷하네요. 저도 어렸을 때 오빠 껌딱지였습니다. 그러다 자라면서 소 닭 보듯 하늘 아래 둘도 없는 오누이지간에서 하늘 아래 둘도없는 웬수지간으로. ㅋㅋ
웬수지간이라니요, 맙소사(하하하). 저는 중학생이 되고부터는 데면데면하다가 나이 들고서는 오히려 예의 갖춰서 만나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제 친구들이랑 노는 것보다 오빠랑 노는 게 왜 그렇게 좋았던지. 오빠가 하는 건 다 좋아보여서 안경도 따라쓰다가 시력이 나빠졌다는 바보 같은 이야기...(흑흑)
여행, 독서, 우정 세 가지는 에라스뮈스 인생에 중요한 주제였으며 각 주제는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이단이라고 합니다. 그리스어를 알아도 이단입니다. 세련된 언어를 알아도 이단입니다. 자기와 다르면 이단입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누군가의 억측에 따라 사람을 산 채로 불태우는 것은 그 억측에 아주 큰 값어치를 매기는 일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좋은 인간이자 제대로 된 인간 역할을 하는 것만큼 아름답고 정당한 것은 없고, 이 삶을 어떻게 잘 살고 자연스럽게 살아야 할지 아는 것보다 구하기 어려운 지식은 없으며, 가장 미개한 질병은 우리 존재에 대한 혐오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나는 인간이고 인간의 그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중략)나는 이와 다른 10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다고 믿고 상상한다.(중략)이때까지 나온 그 어떤 소설보다 인간의 일들로 가득하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우리가 예술가로부터 믿은 가장 큰 혜택은, 그것이 화가든 시인이든 소설가든, 바로 연민의 확장이다. 위대한 예술가가 그려낼 수 있는 인간 삶의 그림은 아무리 하찮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도 깜짝 놀라게 만들어 자기와 동떨어진 것에 관심을 두게 하는데 이것은 도덕 감정의 원재료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5장 소감> 넓은 의미로 뭉뚱그리자면 우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 잽터였다. 나이, 사고방식, 처지 등을 떠나 타인에게 손을 내미는 행위는 얼마나 귀한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큰 기쁨 중 하나이고, 사람으로 태어남을 버티게 해주는 것이 분명할진대, 만났는가 하면 이별하고, 진짜인가 싶으면 변색되며 수많은 우정을 맞고 떠나보냈다. 때론 인류애가 바사삭 부서지기도 하면서. 하지만 분명한 건, 그간 만난 수많은 이의 호의와 흔한 듯 흔치 않고 흔치 않은 듯 흔한 '우정' 덕에 지금까지 살아온 게 아닐지.
138쪽 한 편지에서는 기증장의 진위를 밝히는 일을 맡은 이유가 단지 자기 능력을 자랑하고 싶어서, “다른 사람은 모르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발라) 140쪽 교회가 주로 문제 삼은 것은 ‘콘스탄티누스 기증장에 관하여‘가 아니었다. 기독교의 삼위일체나 자유의지에 관한 이단적인 관점, 그리고 매우 오래되고 매우 반기독교적적인 에피쿠로스 사상이 문제였다. 에피쿠로스학파는 사후를 걱정하기 보다 현재를 현명하게 잘 사는 쪽을 권장했기 때문이다. (발라) 146쪽 존경과 복종이 아닌 논박과 반대가 지적 생활의 본질이다. 게다가 발라는 단지 틀린 점을 지적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왜 틀렸는지를 설명했다. (발라) 165쪽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 수치를 모르는 뻔뻔한 사람들과 일부러 어울렸다. (알베르티) 강조되는 특성은 인간적인 특성이다. 지적, 예술적 탁월함, 도덕적 특성과 꿋꿋한 태도, 사교성, 뛰어난 언변, 스프레차투라, “누구나 매우 만족스럽게” 여길 만한 정중한 태도. 여기에 더해 신체 조건도 뛰어났는데, 정신적 능력이 신체적 균형에 반영되어 있었다. (알베르티) 172쪽 그가 대학교에 보내는 지원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자고 제안했을 때에야 비로소 낌새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인문학자가 대학교와 관련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는 교육과 학문에 대한 신념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이는 20세기 서구 지식인들이 전체주의적 공산주의에 푹 빠져 그 체제 아래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역사를 상기시킨다. (사보나롤라) 176쪽 추종자들을 보내 인간의 몸이나 마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모든 것을 모으게 했다. 번쩍이고 장식적이고 아름답게 세공한 것, 재미있는 놀이, 읽는 기쁨을 주는 책, 유혹적인 장신구, 세속적인 기쁨을 상징하는 것. 그는 위대한 휴머니스트 수집가에 맞먹는 열정으로 이러한 것들을 모아 불태웠다. (사보나롤라) 177쪽 사보나롤라의 철학 전반에 대해서는 몇 세기 후 토머스 페인이 잘 요약했다. 어떤 사람들은 “비옥한 토양을 똥밭이라고 부르고 모든 생의 기쁨을 사치라는 재은망덕한 이름으로 부르면서” 그것을 겸손한 태도라고 여긴다. 그러나 페인은 그것이 고마움을 모르는 태도라고 말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장. 선동가와 이교도들,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186쪽 내가 프라카스토로의 시에 매료된 이유는 이 시대의 작품답게 세계에 대한 진심 어린 탐구 정신이 그 자체로 의미있는 문학적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188쪽 동료 인간의 고통 경감은 가장 넓은 의미에서 휴머니즘의 목표다. (프라카스토로) 189쪽 에드먼드 D. 펠레그리노는 1979년 작 ‘휴머니즘과 의사’에서 의학이 “모든 인문학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라고 썼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4장. 경이로운 망,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221쪽 교육은 사람이 세상을 내 집처럼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에라스뮈스는 생각했다. 동료 인간들과 조화를 이루는 법, 친구를 사귀는 법, 현명하게 행동하는 법, 모두를 예의 있게 대하면서 지식의 광명을 나누는 법을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다시 말해 후마니타스의 함양을 주장했다. 223쪽 곧 주변 사람을 편하게 만들고 전반적으로 쾌적한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 법, 모든 의미에서 인간성을 가지고 살아 가는 법을 안다는 의미다. 이런 태도는 모두를 인간답게 만든다. 옥스퍼드 대학교 윈체스터 칼리지와 뉴 칼리지의 모토가 되기도 한 “예절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사실 채택되기 200년 전 쯤 만들어 진 것이다. (에라스뮈스) 225쪽 여행, 독서, 우정 세가지는 에라스뮈스의 인생에 중요한 주제였으며 각 주제는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 230쪽 이 책과 1517년 작 ‘평화의 불평‘에서 에라스뮈스는 전쟁을 피할 이유를 나열한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가 발전시키고 충족시키려고 노력해야 할 진정한 인간성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232쪽 전쟁이 시작되는 이유는 지배자가 어리석거나 무책임해서 인간의 가장 악한 감정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에라스뮈스) 233쪽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우리 본성에 있지만 관계와 사회, 정치를 다루는 법은 배워야 한다. 그 배움은 서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배운 것을 남에게 전달해야 한다. 교육이, 특히 시민정신과 예절 교육이 휴머니즘 세계관에서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에라스뮈스) 243쪽 이런 새로운 관점들이 나오는 이유는 몽테뉴가 다양하고 다채로운 시각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와 다른 10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다고 믿고 상상한다.”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다양한 삶의 방식을 접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으로 여행을 권했다. 246쪽 주제를 벗어나며 폭넓게 탐구하고 사적인 생각을 글에 담는 이런 정신은 다른 장르에도 스며들었다. 19 세기 비평과 월터 페이터가 글의 “몽테뉴적 요소”라고 부른 이것은 무엇보다 매우 성공적인 문학 형태였던 소설로 흘러 들어갔다. 몽테뉴를 일종의 소설가 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핵심 등장인물은 단 한 명, 즉 몽테뉴 자신이고, 삶이나 책 속에서 만나는 다른 인물에게는 즉흥적인 역할만 주어졌지만, 몽테뉴는 ‘의식의 흐름‘ 이라는 서사 기법을 개척했고, 이는 20세기 모더니즘이 이를 의식적으로 실험하기 오래 전부터 현대 소설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247쪽 온통 인간의 일들을 이야기하는 책인 몽테뉴의 ‘에세’에도 해당하는 설명이다. 조지 엘리엇은 허구적인 소설을 읽으면 실질적인 도덕적 이득이 생긴다고 믿었는데 연민의 고리, 즉 요즘 우리가 공감이라고 하는 것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5장. 인간의 일들,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5장까지 읽고 깨달은 것은 제가 휴머니즘이나 휴머니스트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적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간적인’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조차 그 의미가 뭔지 몰랐던 거죠. 이 책에서 말하는 휴머니스트들은 대체로 인문학을 공부하고 실행했던 사람들을 일컫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읽고 있는 6장이 끝나면 이후에는 근현대의 휴머니스트들이 등장할 것 같은데 어떤 인물들일지 기대가 됩니다. 단테가 신곡을 발표한 1320년, 흑사병이 창궐하는 1346년, 동로마제국이 멸망한 1453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1492년, 프랑스 샤를8세가 이탈리아 나폴리왕국을 칩입한 1494년,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영향력을 언급한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난 1517년, 네덜란드가 독립전쟁을 시작하는 1566년 등 유럽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연계하여 휴머니스트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았는지 유추하며 읽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143쪽에 나오는 발라의 묘비가 겪은 수난을 읽을 때는 지금 석촌호수 구석에 세워져 있는 삼전도비가 생각났어요. 조선이 병자호란에서 패배한 후 청나라의 명령에 따라 천황제를 칭송하는 비석을 세우는데 이 과정에서 누구도 치욕적인 비문을 쓰려하지 않아 애를 먹었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비는 이후 역사적인 굴욕을 보기 싫다는 의견에 따라 땅에 묻히기도 했다가 그건 아니다라며 찾아 다시 세웠다가 누군가 라커칠로 훼손하는 등 갖은 고초를 겪고 지금의 자리에 서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얼마 전 제가 찍은 삼전도비입니다.
(222쪽) “에라스뮈스의 『우신예찬』은 제목부터 모어의 이름을 이용한 언어유희이며 짓궂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는 책이다. 아주 과감한 생각을 담고 있지만 "우신"의 입을 통해서 말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거리를 둘 수 있다.” ‘우신예찬’이 모어의 이름을 이용한 언어유희라는 걸 몰라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봤어요. >>> 에라스뮈스가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토머스 모어에게 헌정하며 쓴 《우신예찬》(Moriae Encomium)의 제목에는 아주 절묘한 언어유희(Pun)가 숨어 있습니다. 그 핵심은 라틴어 제목인 'Moriae Encomium'의 중의적 의미에 있습니다. 1. 라틴어 'Moria'와 이름 'More' • 라틴어 의미: 'Moria'는 그리스어 'Moria(μωρία)'에서 유래한 단어로, '어리석음' 혹은 '바보짓'을 뜻합니다. 따라서 제목을 직역하면 '어리석음에 대한 찬양'이 됩니다. • 이름과의 유사성: 그런데 이 'Moria'라는 발음이 친구인 'More(모어)'의 성과 매우 유사합니다. 에라스뮈스는 책을 쓰기 위해 모어의 집으로 가는 길에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2. 제목의 중의적 해석 이 언어유희 덕분에 제목은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표면적 의미: 바보 같은 세상(어리석음)을 찬양함. • 숨겨진 의미: (세속적인 기준으로는 어리석어 보일 만큼 고결한) '모어를 찬양함'. 3. 에라스뮈스의 위트 에라스뮈스는 서문에서 이 언어유희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성(More)이 '어리석음(Moria)'이라는 단어에 그토록 가깝지만, 정작 당신 자신은 그 단어의 뜻과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 이 제목을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결과적으로 에라스뮈스는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자 청렴한 인물이었던 토머스 모어의 이름을 빌려, 세상의 부조리를 풍자하는 동시에 친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 제목 자체가 지적인 농담(Intellectual joke)이었던 셈이죠.
에라스뮈스는 우리를 몸과 정신의 세계로 안내하며, 우리가 가진 특징이 서로 싸우기보다 도움과 친절을 베푸는 삶에 어울린다고 말한다. 황소는 뿔이 있고 악어는 갑옷 같은 가죽이 있지만 우리의 피부는 부드럽고 팔은 포옹에 어울린다. 게다가 “영혼을 보여주는 상냥한 두 눈”을 갖고 있다. 우리는 웃고 울면서 우리의 민감성을 드러낸다. 언어와 이성이 있어 서로 소통할 수 있다. 심지어 배움에 대한 타고난 애정이 있는데 이를 “우정을 엮어내는 가장 큰 힘”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31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적어도 한동안 에라스뮈스 정신이 돌아오는 시기도 있다. 그런 시기는 대개 정반대의 정신이 유발한 고통의 시간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33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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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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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세상 속으로!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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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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