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7장에선 친구 삼고 싶은 매력 넘치는 휴머니스트가 저에겐 없었습니다. 8장의 1800년대 사람들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밥심

향팔
“ 서로 얽혀 있는 보편성과 다양성과 더불어 휴머니스트는 세 번째 자질을 중요시한다. 늘 그래왔다는 이유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다. 어떻게 특정한 상황이 나오게 되었는지 질문하고 때로는 무엇이 있든 따지고 보면 옳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18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그[프레더릭 더글러스]가 또 다른 저서 『나의 예속과 나의 자유』에서 말했듯 인간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필연적이거나 자연적이지 않다. 심지어 잔인한 노예 소유주들에게도 이 원칙을 적용한다. 그는 만약 그들이 다른 맥락에서 살았다면 인도적이고 고상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도덕과 인간성의 측면에서 노예제도는 노예주 또한 망쳐놓았다는 것이다. "노예뿐만 아니라 노예주도 노예제도의 피해자다." 앞서 보았듯 이후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서 비슷한 말을 했다. 제임스 볼드윈도 1960년에 같은 말을 했다. “끔찍하고도 엄연한 사실이지만 자신의 인간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타인의 인간성을 부인할 수 없는 법이다." 더글러스는 일반적으로 "인간 인격의 모양과 빛깔은 주변에 있는 것들의 형태와 색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 반면 본질적인 자유는 여전히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를 형성하는 힘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바로 이 노력에 더글러스는 생애를 바쳤다. ”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22-323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과거의 휴머니스트, 그리고 모든 문화권의 연설가들이 잘 알고 있었듯 세련된 언어는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 그 자체다. 우리의 사회적·도덕적 생애의 기초가 된다. 언어 덕분에 기존 세계를 지적으로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고 최선의 추론을 적용할 수 있으며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말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추론과 상상을 타인에게 설득할 수 있다.
언어는 또한 투투 대주교가 말한 "생명 다발"로 인간을 묶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서로 소통하고 연결된다. 바로 이것이 휴머니즘의 탐구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 네 번째 생각이다. ”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26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 포스터는 이 모든 연결과 보편성 속에서도 계층과 피부색, 성이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다. 반면 동료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1935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작가회의에서 포스터는 동성애를 주제로 하는 또 다른(훨씬 암울한) 소설인 제임스 핸리의 『소년Boy』이 마주한 억압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강력하지만 한정적이라고 했다. "피부색과 계층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영국 남성의 자유를 말하지, 제국의 지배 아래 있는 민족들의 자유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영국 내에서 자유는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잘사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성에 관해서는 더욱 한정적이다. ”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32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논어』에는 이렇게 나온다. "공자의 도는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것(충忠)과 타인을 대할 때 그들 또한 인간다움으로 살아 있음을 깨닫는 것(서恕)"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34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문장모음 보기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향팔
향팔님의 문장 수집: "『논어』에는 이렇게 나온다. "공자의 도는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것(충忠)과 타인을 대할 때 그들 또한 인간다움으로 살아 있음을 깨닫는 것(서恕)"이다."
• 충(忠)
글자 그대로 '중심(中心)'을 잡는 마음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고, 내면의 진실함을 지키며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자기 수양의 측면입니다.
• 서(恕)
내 마음(心)과 타인의 마음이 같음(如)을 깨닫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않는 배려, 즉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의미합니다.
결국 공자의 도는 "나를 먼저 바로 세우고(忠), 그 마음을 미루어 타인을 배려하는 것(恕)"으로 요약됩니다. (feat. 제미나이)

향팔
향팔님의 대화: • 충(忠)
글자 그대로 '중심(中心)'을 잡는 마음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고, 내면의 진실함을 지키며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자기 수양의 측면입니다.
• 서(恕)
내 마음(心)과 타인의 마음이 같음(如)을 깨닫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않는 배려, 즉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의미합니다.
결국 공자의 도는 "나를 먼저 바로 세우고(忠), 그 마음을 미루어 타인을 배려하는 것(恕)"으로 요약됩니다. (feat. 제미나이)
‘충(忠)’이라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고 뭐 그런 의미보다도,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내면적 성찰의 의미가 먼저였군요.
밥심
밥심님의 문장 수집: "7장. 모든 인간을 위한 지구
301쪽
전반적으로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일부 주제에 대해서는 뛰어나고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멍청한 사람들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305쪽
첫 번째 사상을 방금 언급했다. 우리는 우리의 인간성으로 하나가 되는 존재들이므로 “인간의 그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두 번째 사상은 반대로 보편성이 아닌 다양성을 강조한다.
세 번째는 비판적 사고와 탐구의 가치를 높이 매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네 번째는 비판적 사고와 탐구의 가치를 높이 매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308쪽
남자 여러분, 인간으로서 여성은 당신들과 똑같은 것을 원합니다. 흥미로운 직업, 즐거움을 만끽할 적절한 정도의 자유, 감정을 충분히 분출할 수 있는 배출구를 원하지요.
312쪽
다양성이 없는 보편성은 허황된 추상화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약간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반면 보편적 인간성이라는 관념이 결여된 다양성은 우리 모두를 고립시켜 접점을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320쪽
누군가 나를 노예로 삼겠다는데 그러라고 할 사람은 하늘 아래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326쪽
과거의 휴머니스트, 그리고 모든 문화권의 연설가들이 잘 알고 있었듯 세련된 언어는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 그 자체다. 우리의 사회적 도덕적 생애의 기초가 된다. 언어 덕분에 기존 세계를 지적으로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고 최선의 추론을 적용할 수 있으며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말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추론과 상상을 타인에게 설득할 수 있다.
333쪽
완벽하지는 않지만 휴머니즘을 구별하는 좋은 법칙은 이것이다. 말하지 말고 보이지도 말라는 소리가 듣기 싫다면, 노예로 살거나 학대당하기 싫다면, 아무도 경사로를 설치할 생각을 못 해서 건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싫다면, 인간 이하로 취급당하는 것이 싫다면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것이 싫을 것이다."
수집한 305쪽 네 번째가 잘 못 되었네요. 수정합니다.
“네 번째는 인간성의 핵심인 우리의 도덕적 삶이 우리가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찾을수록 향상된다는 폭넓은 믿음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4월 22일 수요일은 8장 '인간성의 전개'를 읽습니다. 이번 장의 주인공은 훔볼트와 존 스튜어트 밀-해리엇 테일러 밀 부부, 그리고 매슈 아널드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다들 교과서에서 보아 익숙하시겠지만, 그의 사상의 원천이자 사실상 모든 저서의 실질적 공저자가 해리엇 테일러라는 사실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제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에서 소개했던 소설 『쌀과 소금의 시대』 속에서,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의 가치를 최초로 선포하는 중국 간쑤성의 부부 이야기로 재구성되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슈 아널드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재평가하게 된 인물이에요. 왜냐하면 제 문학 이론의 ‘원초적 교양’이라 할 수 있는 테리 이글턴의 『문학 이론 입문』(창비, 1986)이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인물이 바로 아널드였거든요. ‘종교’가 떠난 자리에 ‘교양’을 앉히고, 중산층의 가치를 보편화하여 하층 계급의 ‘무질서(Anarchy)’를 잠재우려 했던 그의 계획을 이글턴은 일종의 ‘하층민 길들이기 전략’으로 규정했었죠.
셰익스피어를 대하는 상반된 시각을 보면 그 대립 지점이 선명해집니다. 이글턴에게 셰익스피어는 16세기 런던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 분투하던 ‘글 쓰는 노동자’였고, 그의 작품은 당대의 사회적 갈등이 투영된 각축장입니다. 반면, 아널드에게 셰익스피어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인간성의 정수’이며, 지상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세속적인 신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아널드의 논리에 따르면 노동자가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고결한 정수를 체화하여 ‘품격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영국 공교육 체계가 초등학교 때부터 셰익스피어 원전을 고집하는 데에는 이러한 아널드식 비전이 깊게 박혀 있습니다. 이글턴은 바로 이 지점, 즉 문학이 계급 갈등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적 통합 기획’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매섭게 공격한 것이고요.
아널드를 시대의 한계를 뚫고 나온 선구적 휴머니스트로 복권하려는 베이크웰의 시각을, 이글턴의 비판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세요. 교양, 자유, 순응 같은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YG
YG님의 대화: 오늘 4월 22일 수요일은 8장 '인간성의 전개'를 읽습니다. 이번 장의 주인공은 훔볼트와 존 스튜어트 밀-해리엇 테일러 밀 부부, 그리고 매슈 아널드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다들 교과서에서 보아 익숙하시겠지만, 그의 사상의 원천이자 사실상 모든 저서의 실질적 공저자가 해리엇 테일러라는 사실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제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에서 소개했던 소설 『쌀과 소금의 시대』 속에서,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의 가치를 최초로 선포하는 중국 간쑤성의 부부 이야기로 재구성되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슈 아널드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재평가하게 된 인물이에요. 왜냐하면 제 문학 이론의 ‘원초적 교양’이라 할 수 있는 테리 이글턴의 『문학 이론 입문』(창비, 1986)이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인물이 바로 아널드였거든요. ‘종교’가 떠난 자리에 ‘교양’을 앉히고, 중산층의 가치를 보편화하여 하층 계급의 ‘무질서(Anarchy)’를 잠재우려 했던 그의 계획을 이글턴은 일종의 ‘하층민 길들이기 전략’으로 규정했었죠.
셰익스피어를 대하는 상반된 시각을 보면 그 대립 지점이 선명해집니다. 이글턴에게 셰익스피어는 16세기 런던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 분투하던 ‘글 쓰는 노동자’였고, 그의 작품은 당대의 사회적 갈등이 투영된 각축장입니다. 반면, 아널드에게 셰익스피어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인간성의 정수’이며, 지상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세속적인 신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아널드의 논리에 따르면 노동자가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고결한 정수를 체화하여 ‘품격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영국 공교육 체계가 초등학교 때부터 셰익스피어 원전을 고집하는 데에는 이러한 아널드식 비전이 깊게 박혀 있습니다. 이글턴은 바로 이 지점, 즉 문학이 계급 갈등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적 통합 기획’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매섭게 공격한 것이고요.
아널드를 시대의 한계를 뚫고 나온 선구적 휴머니스트로 복권하려는 베이크웰의 시각을, 이글턴의 비판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세요. 교양, 자유, 순응 같은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8장의 또 다른 주인공 빌헬름 폰 훔볼트는 저에게는 ‘언어 철학의 아버지’로 입력되어 있어요. 우리가 어떤 언어를 쓰느냐에 따라 세상을 인식하고 분류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는 ‘언어적 세계관’을 제안한 선구적인 학자죠. 언어를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사고의 기관으로 본 그의 통찰은 여러 나라 언어와 각 언어 공동체의 인식 체계를 대조하는 ‘비교 언어학’의 개척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마 국어 시간에 훔볼트라는 이름을 한 번쯤 접해보셨을 수도 있어요.)
책에서도 나오듯이, 빌헬름에게 유명한 과학자 동생이 있습니다. 근대 지리학과 생태학의 기초를 닦은 알렉산더 폰 훔볼트입니다. 형인 빌헬름이 언어를 통해 인간 정신의 지도를 그렸다면, 동생인 알렉산더는 전 세계를 누비며 자연이라는 거대한 유기체의 지도를 그렸습니다. 마침 동생의 삶과 학문을 다룬 훌륭한 평전(안드레아 울프의 『자연의 발명: 잊혀진 영웅 알렉산더 폰 훔볼트』)이 국내에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

자연의 발명 : 잊혀진 영웅 알렉산더 폰 훔볼트 (양장)아마존.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 코스타 어워드 전기 부문 수상작.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발자취를 따르는 환상적인 여행 속에서, 이 잊혀진 영웅을 재조명한다.
책장 바로가기

borumis
YG님의 대화: 오늘 4월 20일 월요일은 6장 '무궁한 기적'을 이어서 읽습니다. 귀띔하자면, 6장과 7장을 잇따라서 읽으면 저자가 얼마나 솜씨 있는 논픽션 작가인지 알 수 있습니다. :)
뭐랄까.. 작가가 이전에 나왔던 전 세대의 휴머니스트와 후대의 사상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어떻게 진화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요. ONLY CONNECT! 이 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 인간들 뿐만 아니라 여러 시대와 지역들과 여러 문헌과 사상들 간의 유기적 연결점, 그리고 이 책 안에서도 여러 장들 간의 관계를 고찰하게 하네요.

borumis
알마님의 대화: 제러미 벤담은 옷을 별나게 입었다고 하네요. ㅎㅎ 이런 소소한 정보를 아는 게 즐겁습니다. 교과서에 박제된 이름이 아닌, 살아 숨쉬었던 사람 그자체를 느낄 수가 있어서요. "별난 삶의 방식 또한 행복 계산법을 이용해 검증하기 좋다. 벤담의 경우 본인은 행복했고 타인에게 아무 해를 입히지 않았다." 저자의 이 문장도 참 좋네요. 행복의 총량이 늘어나는 걸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려워요. 6장에 "찰스 다윈은 지옥 이야기가 사실이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아서 믿음을 잃었다고 말했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거기에 완전히 공감했어요.
전 도대체 어떤 옷을 입었을지 궁금해져서 찾아봤는데 auto-icon과 함께 입힌 약간 커다란 모자와 지팡이 정도 밖에 안 보이네요.
그의 두개골은 라이벌 대학 King's college 학생이 훔쳐간 후 100파운드를 내놓으라고 협박했지만 결국 10파운드에 되돌려줬다고 하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죠. 현재 그의 유골로 만든 auto-icon은 뉴욕의 MOMA, 베를린 및 런던대학 등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전시되었다고 하네요. 사후에도 여행을 다니는 휴머니스트! 마일리지로는 에라스뮈스를 능가하죠.
https://youtu.be/uVWH0X-ecPs?si=5kpMdsTI5zUzlGjB
그리고 제레미 벤담은 maximize, minimize, international 등 그의 유명한 panopticon 외에도 새로운 용어들을 영어에 많이 들여놓았다고 합니다. 또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영양가를 높이기 위한 panopticon 용 요리책을 저술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전 이전 메리 메리 책을 읽으면서 해리어트 밀이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제레미 벤담과 친해지고 싶어졌어요.^^

borumis
향팔님의 문장 수집: "두 나라 지도자들의 미묘한 연관에 대해 들었을 때, 내게는 근대 영국의 대표적 이념인 공리주의와 독일 나치즘 사이에도 어떤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참고로 니체는 공리주의 영국을 근대성(현대성) 이념의 발원지로 지목했다). 본격 연구를 해본 적이 없는 터라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의심이 최근 더욱 강해지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 두 이념은 아주 다르다. 영국의 공리주의는 낭만적 영웅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판단을, 예외보다는 규칙을 중시한다. 행복조차 현실적 효용을 통해 접근했던 매우 실용적이고 계산적인 이념이다. 이런 공리주의를 히틀러를 영웅시하고 아리안종의 우수성을 설파하며, 수백만의 유대인을 가스실로 보낸 광기적 행동과 연결짓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제를 하나씩 파고들어가면 헷갈리는 지점들이 자꾸 나타난다. 나치의 선동적 연설만 아니라 공리주의자들의 합리적 계획 속에서도 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제거, 인간 개량을 위한 유용성 평가 등을 발견하거나 추론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제레미 벤담이 구상한 수용소도 그런 예 중 하나다. 이 수용소는 쓸모와 비용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사람이 인간마저 그런 눈으로 볼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보여준다. 사회적 부만 축내는 쓸모없는 인간들, 생계 하나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벤담은 교육이나 도덕적 호소는 부질없다고 생각했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쓰레기들'은 민간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강제노동수용소에 수용되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서 시민으로 개조되어야 한다."
앗 저 이 책 너무 좋던데! 여기서 이런 글이 있었죠. 그런데 벤담이 교육이 부질없다고 한 것은 실제 벤담이 그런 건지 고병권의 주장인지 좀 헷갈리는데요.. 벤담이 엘리트의 전통적, 고전적 교육보다 실용적인 기술을 가르치자는 chrestomathic 교육을 하고 상류층 뿐 아니라 다른 사회계층에도 교육을 확장하자고 주장했는데 뭔가 오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공리주의와 벤담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borumis
향팔님의 문장 수집: "『논어』에는 이렇게 나온다. "공자의 도는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것(충忠)과 타인을 대할 때 그들 또한 인간다움으로 살 아 있음을 깨닫는 것(서恕)"이다."
아..!! 역시 동양철학은 한글로 보니 훨씬 낫네요. 원서에는 다소 어색하게 번역이 되어있어서 직감적으로 오지 않았는데.. 충성할 때 충忠은 알았는데 서恕는 몰랐네요. 용서하다고 할 때 쓰는 서 자 군요. 충은 웬지 충효에서 많이 봐서 좀더 나랏님이나 주인님 등 수직적이고 외적인 관계에서 쓰이는 줄 알았는데 자기 자신의 내면적 인간성의 중심에 충실하라는 의미에서 쓰이는군요. 서가 이렇게 쓰이는 한자인 줄도 몰랐지만..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깨닫는 의미라는 것도 새삼스럽게 다가왔어요. 그렇죠. 내 마음처럼 타인의 마음도 상처받을 수 있는 것을 깨달아야 자기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게 되죠..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
원서 영어로는 "The Master's way consists of doing one's best to fulfill one's humanity and treating others with an awareness that they, too, are alive with humanity."

알마
향팔님의 대화: ‘충(忠)’이라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고 뭐 그런 의미보다도,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내면적 성찰의 의미가 먼저였군요.
저도 이 부분 읽고 놀랐어요. 한국에서 자라오는 동안 '충'이라고 하면 당연히 나라에 충성 조직에 충성 그런 걸로 이해하게 되는데, 자기 수양의 측면이 있다니. 자기를 지우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알마
borumis님의 대화: 전 도대체 어떤 옷을 입었을지 궁금해져서 찾아봤는데 auto-icon과 함께 입힌 약간 커다란 모자와 지팡이 정도 밖에 안 보이네요.
그의 두개골은 라이벌 대학 King's college 학생이 훔쳐간 후 100파운드를 내놓으라고 협박했지만 결국 10파운드에 되돌려줬다고 하는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죠. 현재 그의 유골로 만든 auto-icon은 뉴욕의 MOMA, 베를린 및 런던대학 등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며 전시되었다고 하네요. 사후에도 여행을 다니는 휴머니스트! 마일리지로는 에라스뮈스를 능가하죠.
https://youtu.be/uVWH0X-ecPs?si=5kpMdsTI5zUzlGjB
그리고 제레미 벤담은 maximize, minimize, international 등 그의 유명한 panopticon 외에도 새로운 용어들을 영어에 많이 들여놓았다고 합니다. 또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영양가를 높이기 위한 panopticon 용 요리책을 저술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전 이전 메리 메리 책을 읽으면서 해리어트 밀이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등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는 제레미 벤담과 친해지고 싶어졌어요.^^
호오, 이 영상에 담긴 벤담은 자세 때문인지 다소곳하니 옷차림도 별나기보단 귀여운 걸요! ㅋㅋㅋ 흥미로운 정보 감사합니다~

향팔
borumis님의 대화: 앗 저 이 책 너무 좋던데! 여기서 이런 글이 있었죠. 그런데 벤담이 교육이 부질없다고 한 것은 실제 벤담이 그런 건지 고병권의 주장인지 좀 헷갈리는데요.. 벤담이 엘리트의 전통적, 고전적 교육보다 실용적인 기술을 가르치자는 chrestomathic 교육을 하고 상류층 뿐 아니라 다른 사회계층에도 교육을 확장하자고 주장했는데 뭔가 오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공리주의와 벤담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오해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고병권 글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벤담이 가진 실용적 교육관이라든가 교육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벤담이 수용소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 대상들에 한해서는 일반적 교육이나 도덕적 호소가 부질없다고 보았다는 얘기로 읽혀지네요. (벤담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관점에서, 이들에겐 따로 관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 듯?) 그렇게 보면 @borumis 님의 말씀과도 상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향팔
알마님의 대화: 저도 이 부분 읽고 놀랐어요. 한국에서 자라오는 동안 '충'이라고 하면 당연히 나라에 충성 조직에 충성 그런 걸로 이해하게 되는데, 자기 수양의 측면이 있다니. 자기를 지우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맞아요, 저도 놀랐어요. ‘이밖에도 내가 논어나 맹자 같은 유가 사상의 개념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내용이 또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borumis
향팔님의 대화: 고병권 글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벤담이 가진 실용적 교육관이라든가 교육이 확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벤담이 수용소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 대상들에 한해서는 일반적 교육이나 도덕적 호소가 부질없다고 보았다는 얘기로 읽혀지네요. (벤담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관점에서, 이들에겐 따로 관리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 듯?) 그렇게 보면 @borumis 님의 말씀과도 상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봐요.. 저도 이 책을 하두 예전에 읽어서 이 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지금 보니 어떤 문맥에서 쓰여졌는지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채팅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