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저는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이 헷갈렸는데 이 책을 보면 좀더 명확해지려나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살점 없는 손으로 눈동자 없는 눈을 가리고 달아나게 만듭시다. 영원히 인간의 상상력에서 사라지게 만듭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행복과 안녕으로 가는 길이 이처럼 논리적인데 사람들은 왜 그 길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11장 인간의 얼굴 부분은 휴머니즘사상에 대한 도전이 제 마음에 쏙 드네요. 모든 추앙하는 것들과 투쟁하라! 제 모토거든요. ㅋㅋㅋ 파시즘의 국가관이나 사회성... 한국에 스며있는 얼룩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죠. '국가적 이익추구를 위해 자기희생을 요구하며 개인이 추구해야할 가치의 궁극적 원천으로서 국가는 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명백한 종교적 관념의 파시즘은 유일신과 마찬가지로 국가는 어떤 저항도 받지않고 정신의 내부로 들어가 군림하는 규율과 권위를 요구하는 복종이란 초월을 논하며 불행에서 싹트고 자라나는 것이죠. 미카일 한네케의 영화 [하얀리본]은 그것을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이 권위적 민주적 파시스트들때문에 우리 사회는 아노미상태이고, 파시즘의 어원인 '파스케스' 즉 막대기 묶음안에 묶여지기를 원하는 부류들의 전성시대라고 봅니다. 휴머니스트의 고갱이인 "교육" 도 다시 등장하며 실상은 당대의 지식인들이 휴머니즘과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를 진단하고 처방하지만 연쇄적인 역사적 서건들을 막을수없는 무력한 관찰자 시선의 처지가 되는 고대 고전무대에 올랐던 바로 그 비극 <명쾌한 통찰력은 있지만 힘이 없는데서 오는 비극>이라고 봅니다. 힘이 부족하니 살인적 광신주의에 분석, 대조, 그 이면을 탐구만 해대는 관조적 포기상태의 처신들.... 그 다음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이 꽤 길게 나옵니다. 등장인물 '세템브리니'가 보이니 읽었던 소설이 떠오르네요. 꽤나 길었지만 중3 겨울방학때 추리공포소기설인줄 알고 읽다가 계속 읽었습니다. 지루한데 요양원 등장인물들과 알프스 산의 기이하고 어두운 분위기들이 끌렸습니다. p 490에 등장하는 독일 문학 평론가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의 토마스 만의 숭배는 초등학교때 읽고 수줍어 하며 고백하는 부분이 그의 자서전 <사로 잡힌 영혼>에 자세히 나옵니다. 라니츠키는 특히 <토니오 크뢰거>와 <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에 대한 추앙의 글로 존경을 표합니다. 너무 길어서 패싱하려 했지만 ㅋㅋㅋ 제가 밑줄쫙 친 부분은 라니츠키가 그랬듯이 저 또한 가슴깊은 곳을 건드려서 이 부분만 발췌해보겠습니다. '평범함의 극락'에 대해 꿈꾸는가 하면 '삶의 매혹적인 진부함'을 놓칠까 안달하기도 하면서 주변인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에 고통받고, 자기 집에서조차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토니오 크뢰거. 나는 그에게서 나를 발견했다. '스스로 인간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것을 표현' 한다는 것에 빈사상태에 이르도록 지쳐버렸다는 그의 탄식은 내 가슴 깊은 곳을 건드렸다. 제가 좋아하던 사르트르도 꽤 나오네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는 명제에 사르트르의 사회주의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인식까지 그의 평전과 저작을 읽었던 기억은 사르트르가 휴머니스트들을 추상적 인간성에 취한 감상주의적 위선자라고 조롱했다는 것에 백프로 이해되더라구요. 베네데토 크로체가 말했듯이 세상은 우리 자신의 작업결과이기 때문에 잘 되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도 절제와 중용이 휴머니스틱한 세상을 만드는 알곡이고 그 씨앗은 교육이라고 봅니다. 물론 챡에서 말했듯이 친위대를 비롯한 나치 조직들이 일하는 수많은 관리가 도덕적이고 전인적 인간을 형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홈볼트식 교육체계의 고도로 정제된 산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휴머니즘 교육 뿐만 아니라 현대 교육의 실패도 같은 패턴의 전형 아닐까도 싶네요.
12장까지 다 완독했는데 마지막 감사의 말에서 "무엇보다 나의 아내 시모네타 피카이 벨트로니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하는 부분 읽으며 작가가 여자이름 세라 아니었어? 하고 다시 겉표지에 기재된 영어이름을 확인까지 하는 촌티를 ㅋㅋㅋ 동성부부였던거네요. 그래서 M. 포스터와 토마스 만에 대해서 자세하게 수록했군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많았지만 고대부터 현대 포스트 휴머니즘까지 달리는 그녀의 관점에 대해 경청할 부분도 많다고 봅니다. 특히 영국 성공회의 국왕을 신앙의 수호자로 칭하는 유구한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영국의 휴머니스트들이 국만세금으로 로열패밀리들을 먹여살리는 것뿐만 아나라 막대한 재산과 사치를 떠받쳐야 하는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자연스럽게 영국 노동당 당수였던 제러미 코빈은 반대해서 여왕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거든요. 군주제보다 무신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봐요. 나치즘이나 파시즘에 대한 반대면 군주제에 대한 반대도 있을것 같은데 안나와 있네요. 마지막으로 뉴욕타임즈에 실린 세라 베이크웰 사진 올립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영국 국회에서 성공회교회에 대한 특례라든지 좀 생각보다 너무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게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놀랐어요. 벤담이나 러셀 등 너무 튀는 자유주의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 대부분의 영국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는 않는가봐요.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 로열 패밀리들에 대한 그 나라 국민들은 계속 이들을 무슨 이유로 지지하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어느 선생님께서 영국은 노골적인 계급 사회라고 하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귀족 상류층과 노동자 계급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사회적 이동성이 낮고, 가문 등 출신성분(?)에 따라 학벌과 직업 차이가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영국 왕실은 영국의 토지와 바다와 사회적 인프라 시스템까지 포함하는 엄청난 자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왕실을 도저히 뭐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저도 어? 했지만 찾아보지 않고 넘어갔는데 확인 감사합니다.
영국은 이 정도로 보수적인 나라에요. 상원의원 세습(귀족 일부)을 2026년에야 폐지했답니다. https://share.google/u8IO1Z1ETeGqfRRnw
다들 이참에 세라 베이크웰 팬이 되셨을 것 같은데. 제가 읽은 세라 책 가운데 가장 좋았던 건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이었어요. 이 책은 빡빡한 편집 648쪽이라서, 사실 700쪽이 훌쩍 넘은 벽돌 책인데. 정말 재미있고, 또 저자가 호의적인 실존주의를 재평가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절판 상태인데, 나중에 재출간되면 꼭 함께 읽고 싶은 책이랍니다.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 사르트르와 하이데거, 그리고 그들 옆 실존주의자들의 이야기실존주의자들과 현상학자들은 떠나갔고, 아이리스 머독이 1945년 사르트르를 발견하고 흥분해서 소리쳤던 이후로 몇 세대가 바뀌며 새로운 젊은이들이 성장했다. 현대의 우리에게 그 최초의 흥분과 설렘이 다시 재현되기는 어렵게 되었다.
도서관에 와 있던 차에 이글을 읽고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슬쩍 앞부분만 읽어보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볼 생각입니다.
엇, 이거 저 아는데! 절판되지 않았나요? 근데 그 도서관엔 있군요. 재밌다고 하는 것 같던데. ㅋ 아, 이제보니 YG님이 먼저 쓰셨군요. 여긴 삭제 기능이 없으니 거시기 합니다. ㅎㅎ
<삶과 운명>은 생각보다 안 두껍네요. 이 책도 나중에 기회되면.. 1권 처음부터 의미심장한 구절이 나오네요. “살아있는 모든 것은 고유하다. 똑같은 두 인간, 똑같은 두송이 들장미는 상상할 수 없다… 삶은 그 고유성과 독특성을 폭력으로 지워 없애려는 곳에서 고사한다.”
오오.. 더욱 더 읽고 싶어지네요.
저도 이 책 읽다보니 <삶과 운명> 끌리던데... 어떤 책일지 궁금하네요^^
p268 중요한 사실은 이런 도덕적 삶의 함양이 우리의 본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그 어떤 특정한 믿음 체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에술적 취향을 쌓듯 윤리적 취향을 잘 계발하기만 하면 된다. 이 과정은 다름 무엇보다 기쁨에 의존한다. 우리가 타인에게 좋은 일을 하면 그들은 우리를 좋아하고 인정한다. 그리고 그것은 기쁜 감정이기에 우리는 더 좋은 일을 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궁극적으로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프랑스어 오네트 옴므를 직역한 것인데 다시 말해 교양있고 인간적이며 균형 잡힌 사람, 세상을 편하게 느끼는 사람, 후마니타스를 갖춘 사람이다. p278 책에서 콩도르세는 말한다. 시련을 겪는 철학자가 “진실, 도덕, 행복의 길을 따라 확실하고 분명한 발걸음을 내딛는” 미래 인류를 생각하는 것만큼 위로가 되는 일이 있을까? “그런 묵상은 그를 박해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따라올 수 없는 피난처가 된다. 그는 생각 속에 산다. 그곳에서 인간의 자연적 권리와 존엄이 회복되고 인간이 탐욕, 두려움, 질시로 인한 괴로움과 타락을 모른다.” p305 보편성, 다양성, 비판적 사고와 도덕적 연결, 이것들은 휴머니스트가 만족할 정도는 아니라도 오늘날 널리 중요시 되는 가치다. 각각의 가치는 이미 살펴본 휴머니즘 전통에서 나왔다. 프로타고라스의 인간 척도, 몽테뉴의 다양성, 로렌초 발라의 비판적 서고, 섀프츠베리나 흄의 공감을 기반으로 한 윤리학 등이다. 한편 영향력은 반대로도 작용했다. 휴머니스트가 이런 사상을 발전시키고 인간성에 대해 사고하는 새롭고 더 개방적인 방식을 탐구하는 동안 새로운 사고이 틀이 휴머니스트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재정의했다. 휴머니즘은 엘리트주의에서 멀어졌고 문화적 차이를 더 잘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선입견을 좀 더 회의적으로 보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판적 탐구와 세련된 언어 구사라는 오래된 기술을 새로운 연구 분야에 적용하기도 했다. p344 훔볼트에게 사랑이나 정의 같은 원칙은 우리 자신의 인간성과 “달콤하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지지만 이런 어우러짐이 효과가 있으려면 자유로운 활동의 장이 필요하다. 만약 국가가 독단적인 명령을 통해 도덕 원칙을 강제하면 그 자연적인 성장을 저해한다. 결국 특정한 믿음을 강요하는 국가는 시민들로부터 온전한 인간이 될 권리를 뺏는다. p346 모든 수준의 교육은 단지 여러 가지 기술과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주가 되면 안되고 도덕적 책임감, 풍요로운 내면세계, 그리고 지식에 대한 지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 인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배우면 어떤 삶의 길을 택하든 원만하게 살 수 있다은 생각이었다. p352 훔볼트가 제시한 교육론은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고 독일어권 대부분에서 20세기까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33년 권력을 잡은 나치는 그의 교육 이론과 휴머니즘적 이상을 완전히 폐기했다. 그리고 훔볼트의 방식을 거대한 세뇌 기구로 대체했다. 남학생은 전사로, 여학생은 더 많은 전사를 생산하기 위한 어머니로 만들기 위해 설계된 기구였다. 원만하고 전인적이며 자유롭고 교양 있는 개인의 형성은 파시스트의 세계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그들은 “인간”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p 354 밀은 우리에게 자유가 주어지면 온전한 인간으로 발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삶을 살아내는 온갖 다양한 방식을 심지어 극도로 독특한 삶의 방식이라도 충분히 경험해야 한다고도 했다. 자우로운 사회는 우리가 다양성을 경험함으로써 우리 내부에 있는 그런 가능성을 발달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모두가 국가의 개입이 없는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이루어진다. 물론 타인을 해하는 경우는 예외다. p360 밀의 인간적인 요소는 공리주의뿐만 아니라 자유주의 또한 향상시켰다. 오늘날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억지스러운 사상과 차별화되는 부분도 이것이다. 신자유주의에서는 부유층이 어떤 규제도 받지 않고 이익을 챙기고 나머지 사람들은 부유층의 약탈이 사회에 남긴 결과와 씨름한다. 밀, 그리고 훔볼트가 말하는 자유는 이런 것이 아니다. 진정 자유로운 사회는 더 깊은 만족감을 귀중하게 여기고 가능하게 만든다. 아름다움의 의미, 문화적 개인적 경험의 다양성, 지적 발견이 주는 흥분, 사랑과 친교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게 한다. p374 이것은 오래전의 논쟁이며 뉴 휴머니즘은 대체로 잊혔다. 그럼에도 일부 영역에서는 이 때문에 휴머니즘을 일종의 악취를 풍기는 것으로 여겼다 문화와 교양에 더 다면적이고 관용적으로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휴머니즘이라는 말 자체가 편협한 엘리트주의처럼 들리기도 한다. 따라서 오늘날 학계에 휴머니즘을 보수적이고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에 반대된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는 뉴 휴머니즘에서 보여준 후마니타스의 결여를 탓해야 한다. p385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헉슬리는 대중을 위한 지성인으로서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면서 과학 뿐만 아니라 휴머니즘 사상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기도 했다. 교육에도 관심이 컸다. 아널드처럼 모든 사회계층이 질 좋은 자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훔볼트처럼 학습이 평생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실천하고자 1868년에는 사우스런던노동자 대학이 설립을 도왓다. 헉슬리의 가장 중요한 강연은 엘리트나 전문직으로 이루어진 관중 앞이 아니라 이러한 노동자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졌다.
놀랍게도 하루를 남기고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을 오늘 오전에 모두 읽었습니다. 짝짝짝!! 첫부분보다는 뒤로 갈수록 재미있네요... 예전에는 휴머니즘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은 잘 듣지 못한거 같아요. 그런 휴머니즘을 700년에 걸쳐 여러 인물들을 통한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유일한 선은 행복 행복할 때는 지금 행복할 곳은 여기 행복해지는 방법은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전 위에서 어느 분이 추천해주신(누구신지는 기억이 안 나서 죄송합니다) <1417년, 근대의 탄생>을 대출해왔습니다. 1417년 교황청 비서이면서 인문주의자인 포조 브라촐리니가 독일의 수도원에서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가 쓴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를 발견하면서 천 년 동안 잊혔던 사상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쓴 책으로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븐 그린블랫(세계를 향한 의지 저자)이 썼습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100-103쪽에 브라촐리니 이야기가 소개되었었죠. 연휴 기간 동안 브라촐리니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을 마감하려 합니다.
드디어 완독했습니다. 7장까지는 챕터별 소감을 썼는데, 며칠 전까지 2주 동안 연수가 있어 모임 끝나야 완독하겠구나 했는데 기간 연장되었다는 말에 챕터별 소감 생략하고 읽었어요. 후반부에도 깨알 유머가 곳곳에 있어 종종 웃었네요. 저자가 희한한 방식으로 웃기더군요. 또 여기저기서 구경만 했던 얕은 지식이 조금이나마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간은 물론 저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거나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습니다. 휴머니즘에 대해 제가 막연하게 오해하는 것이 많았단 것도 알 수 있었고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흐름과 사상을 보면서 시공간의 망망대해 위에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가늠해 보기도 했고,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는 그 해류가 어느 쪽으로 흐를지 궁금해지기도,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휴머니스트 중엔 누가 있을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너무 조선에 치우쳤지만, 세종, 정약용, 최제우 등이 떠올랐어요. 제가 좋아하는 홍대용도 떠올랐고, 누구보다도 허균이 생각났습니다. 허균의 비참한 마지막과 고독이 몇몇 인물과 비슷하다 싶었고, 역시 너무 천재면 삶이 힘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과 함께 평범하게 태어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물론 평범한 사람이 모두 순탄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저런 고통이나 답답함은 피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비록 뒷부분을 읽을 때쯤엔 앞쪽은 가물가물해졌지만, 하이라이트 친 곳이 많은 책입니다. 모임이 아니었다면 읽지도, 완독도 못 했을 책을 읽게 되어 기쁘네요. 언젠가 샤르트르 대성당에 가서 블루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싶어졌네요. 기회가 있겠지요? 여러분들이 올려주시는 글 보고 많이 배워 감사했습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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