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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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는 몇 가지 훌륭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사회학이라는 영역을 다진 사람으로서 실증주의라는 말을 만들었다. 경험 과학을 기반으로 통치한다면 더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담은 말이었다. 콩트의 과학적인 세계관은 전통적인 종교를 거부했지만 사회학적으로 고려할 때 사람들은 그걸 대체할 어떤 의식이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콩트는 이후 실증주의교 혹은 인류교라고 알려진 종교를 만들었다. (415쪽) 파시즘 국가는 국가적 이익 추구를 위해 때때로 국민에게 실제로 해를 입히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행복이나 안녕보다 큰 보답을 주겠다고 말한다. 자기의 희생이다. 개인이 추구해야 할 가치의 궁극적 원천으로서 국가는 신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파시즘은 명백히 "종교적인 관념"이다. 대부분 유일신과 마찬가지로 국가는 "어떤 저항도 받지 않고 정신의 내부로 들어가 군림하는 규율과 권위"를 요구한다. 복종을 통해 개인은 진정한 자유, "의미 있는 유일한 자유"를 얻는다. (466쪽) 미국 미술사학자 프레더릭 하트는 엉망이 된 피렌치의 거리를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형태에서 무형태로, 아름다움에서 참상으로, 역사에서 무지성으로, 이 모든 게 단 한 번의 폭발과 섬광에." 너무나 많은 것이 사라졌다. (492쪽) "개인적으로는 고귀한 것, 아름다운 것, 상냥한 것을 돌볼 수 있기를, 풍파가 심할 때는 순간의 통찰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사회적으로는 개인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내가 믿는 것은 이런 것들이고 세상은 그 모든 참혹에도 나를 흔들어놓지 못했다." (버트런드 러셀, 516쪽) '실증주의교'가 흥미로웠어요. 러셀의 이야기들은 책 '증오의 시대' 생각이 났습니다. 이번 달도 무사히 완독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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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월 3일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함께 읽기를 마무리합니다. 다들 책을 펼칠 때부터 마무리할 때 인류애가 고양되는 시간이라고 감상을 남기셔서 제안자로서 기분이 좋습니다. 책 한 권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작은 고양과 연결이 조금이라도 세상을 낫게 만들 것이라고 믿고 싶어요. 다들 4월에도 고생하셨고, 5월에도 재미있게 함께 읽어요.
우리 5월에도 다른 세라의 책을 읽습니다. 5월에 만날 세라는 4월의 세라보다 열일곱 살이나 많은 할머니 세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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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기를 계속합니다. 이번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은 세라 블래퍼 허디(Sarah Blaffer Hrdy)의 『아버지의 시간(Father Time)』(에이도스)입니다. 1946년생으로 올해 만 여든이 되는 허디는 여성 진화학자가 드물던 1970년대부터 진화 생물학의 한 획을 그은 과학자입니다. 2024년 그가 일흔여덟에 펴낸 이 책은 마치 학문적 자서전 같기도 합니다. 허디는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태어나 문화 인류학으로 학문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970년대 하버드 대학교에서 거의 최초의 여성 진화학자로 경력을 쌓기 시작했죠. 영장류 연구로 방향을 틀어, 인도 아부 산의 랑구르원숭이 수컷이 저지르는 영아 살해가 단순한 서식지 밀도 탓이 아니라 고도의 생식 전략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허디는 1970년대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동안 수컷과 비교해 수동적으로만 파악되었던 암컷의 생식 전략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가 깃발을 들자, 곳곳에서 고군분투하던 여성 진화학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그 여정은 루시 쿡의 『암컷들』(웅진지식하우스)에도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허디의 연구 성과를 일차로 집대성한 책이 바로 1999년 『어머니의 탄생』(사이언스북스, 2010)입니다. 이미 현대 과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이죠. 허디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의 모성, 여성, 가족의 기원과 진화 연구를 일차 정리한 이 책에서 모성애가 통념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명제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허디가 파악한 진짜 어머니의 모습은 ‘맥락’과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는 일종의 냉정한 전략가입니다. 자신과 자녀, 손주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한 분투죠. 허디는 이 문제의식을 심화해 어머니 외의 다른 양육자와의 협력의 강조한 『어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2009)을 펴냅니다. 그러고 나서 15년 만에 선보인 책이 바로 이번 달에 함께 읽을 『아버지의 시간』입니다. 허디는 포유류, 특히 유인원에게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부성 양육’이 21세기 특정 지역 인간 남성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파고듭니다. 그간 진화 연구의 사각지대였던 부성 본능의 가능성을 이 책에서 모색합니다. 1970년 랑구르원숭이 수컷의 영아 살해 연구로 시작해, 수컷(아버지)의 부성 본능으로 마무리하는 그의 60년 연구 여정을 종합하는 책입니다. 자신도 이 책이 거의 마지막 저서일 수 있음을 예감했는지, 복잡다단했던 연구 인생을 회고하고 여러 대목은 독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 작년(2025년) 5월에 『어머니의 탄생』 1,016쪽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이번 『아버지의 시간』은 ‘벽돌 책’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두께 부담이 적습니다. 하지만 혼자 읽기보다는 함께 읽을 때 훨씬 시너지가 날 만한 책입니다. 5월 6일부터 평일 기준 25쪽 정도씩 천천히 읽어 나갑니다. 이 모임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의 게시판에서 자유로운 참여로 진행합니다. 이 모임에서는 2023년 8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부터 2026년 4월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까지 총 서른두 권의 벽돌 책을 함께 완독해 왔습니다. 『아버지의 시간』은 그 서른세 번째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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