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이래서 철학책들이 그리도 헷갈리고 어려웠나봅니다..ㅎㅎ
Happiness is the only good. The time to be happy is now. The place to be happy is here. The way to be happy is to make others so.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2,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He defined ubuntu with these words: "We belong in a bundle of life. We say, 'a person is a person through other people.'"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3,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데모크리토스는 자연의 모든 존재가 원자로 만들어져 있다고 가르쳤다. 원자는 나눌 수 없는 입자 단위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하여 우리가 만지거나 볼 수 있는 모든 사물을 구성한다. 우리 또한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원자의 결합이다. 원자는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결합한 상태로 우리의 생각과 감각 경험을 형성하다가 우리가 죽으면 흩어져 다른 형태로 결합한다. 거기서 생각과 경험은 끝나므로 우리도 끝난다. 이것이 휴머니즘적인 생각일까? 그냥 우울한 생각 아닌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우리 삶에 위로가 되는 희망적인 결론으로 이어진다. 사후에 내가 남지 않는다면 공포 속에 살 필요가 없다. 신들이 나에게 어떤 짓을 할지, 어떤 고통이나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원자 이론은 데모크리토스의 마음을 어찌나 가볍게 만들었는지 그는 ‘웃는 철학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우주적 불안에서 자유로워진 데모크리토스는 다른 사람들처럼 인간의 결점을 슬퍼하는 대신 키득키득 웃어넘길 수 있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8-20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데모크리토스의 저작은 대단히 방대했으며, 인간 지식의 모든 분야를 넘나들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온전하게 전해지는 저작은 단 한 권도 없다. 반면 플라톤은 역시 방대하지만 데모크리토스보다 더 방대하다고는 할 수 없는 저작을 남겼는데, 모든 작품이 한 권도 빠짐없이 온전하게 전해지고 있다. 오히려 작자가 의심스러운 저작까지 끼어들어 원래보다 더 많은 작품이 전해질 정도다. 데모크리토스와 플라톤의 저작이 이토록 다른 대접을 받은 것은 단지 우연의 소치일까? […] 데모크리토스의 저작은 서기 3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이미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그후로는 기독교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고대 저작들에 대한 박해(6, 7, 8세기까지 무려 300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가 유물론의 아버지로 알려진 이 작가에 대해서는 특별히 가혹하게 자행되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기독교 교회는 반대로 관념론의 창시자[플라톤]에게는 상당히 너그러웠다. 심지어 그로부터 기독교 신학 체계의 상당 부분을 차용했다. […] 데모크리토스는 고대에 가장 핍박받는 학자들 중의 하나가 되었다. 물질을 사랑하고 찬미하며, 우리의 영혼이 물질로 만들어졌다고 감히 주장했으니, 후대 사람들로부터 ‘악마의 앞잡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데모크리토스는 그로 인해 학자로서의 명성과 그가 이룩한 성과물을 잃었다. 동시대인들은 그를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그는 언제나 글을 읽고 글을 쓰는 데에만 전념했다. “책만 읽다가 정신이 돌았다니까!” 압데라 사람들이 그를 어떤 말로 비방했는지 라퐁텐이 쓴 글을 보자. “그 어떤 수로도, 그자의 말대로라면, 세계를 제한할 수 없대. 어쩌면 말이지, 세계는 무한히 많은 데모크리토스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지도 모르지.”
그리스인 이야기 2 - 소포클레스에서 소크라테스까지 앙드레 보나르 지음, 김희균 옮김, 강대진 감수
그리스인 이야기 2 - 소포클레스에서 소크라테스까지신화의 베일에 가려진 고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되살려낸 고대 그리스사의 고전. 저자 앙드레 보나르는 그리스 문명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 즉 그리스 문명을 기획한 고대 그리스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하여 그들이 문명을 일구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이 더욱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다. '문명의 전범'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집약한 책이다.
어머 이 책도 정말 재미있어 보이네요!! 전 데모크리토스의 저작은 한 권도 안 읽었지만.. 루크레티우스의 De rerum natura (사물의 본성에 관해서)는 스티븐 그린블랫의 '1417년, 근대의 탄생'을 읽고서 읽어봤는데 옛날 시 치고 괜찮더라구요. 물론 이것도 조각조각 잔재가 남은 걸 글어모아 붙인 거지만..;; 인본주의자들 저서는 정말 온전하게 남아있는 책이 별로 없는 듯..;;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서도 결국 금서로 파괴하려고 하듯이.. 그나마 루크레티우스의 저서도 그때 우연히 발견되지 않았으면 역사의 잿더미 속에 묻혀져 버렸겠지요.
장미의 이름30년 동안 열린책들을 만들어 온 대표 작가 열두 명의 작품을 모아 초판 1만 질 한정으로 발행되는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중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가 처음 쓴 소설로서 자신의 언어, 기호에 대한 사유를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쓴 작품이다.
1417년, 근대의 탄생 - 르네상스와 한 책 사냥꾼 이야기퓰리처 상 논픽션 부문, 전미국도서상 논픽션 부문 수상작. <1417년, 근대의 탄생>. 제목이 암시하듯이 1417년에 근대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운 시각에서 르네상스에 접근하고 있는 도서이다.
[POD] On the Nature of Things (영문판) -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네, <그리스인 이야기> 저자 앙드레 보나르는 문학 박사님이라 그런지 서술이 아주 깊고 예민하고 섬세하더라고요. 희랍 비극 전집을 딱 한번 읽고 책장에 모셔만 두다가, 이 책 덕분에 쫌더 트인 눈으로 다시 읽을 수 있었답니다. 아르킬로코스랑 사포 시를 읽을 때도 도움이 많이 되고요. 에피쿠로스도 저는 그냥 단순하게 쾌락주의자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새로 재발견하게 해 주셔서 그 부분도 인상깊었어요. <장미의 이름>은 어릴 때 읽으면서 초반 고비를 넘기는 게 힘들었지만 그 다음부턴 완전 재밌더라고요. 한 10년쯤 전에 멋들어진 리커버 한정판이 나왔길래 눈이 돌아서리 재독한다는 핑계로 냉큼 샀는데요, 비닐도 안 뜯고 여태껏 고대로 꽂혀 있네요. 언제 다시 읽긴 읽어야 하는데 말이죠 ㅎㅎ 말씀하신 그린블랫 책도 꼭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있으나.. 보관함이 범람한 관계로.. 떠내려갔는지 우쨌는지 (흑흑)
그리스인 이야기 세트 - 전3권신화의 베일에 가려진 고대 그리스 문명의 핵심을 되살려낸 고대 그리스사의 고전. 저자 앙드레 보나르는 그리스 문명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 즉 그리스 문명을 기획한 고대 그리스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리하여 그들이 문명을 일구기 위해 흘린 피와 땀이 더욱 생동감 넘치게 그려진다. '문명의 전범'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를 집약한 책이다.
장미의 이름 (리커버 특별판, 양장)20세기 최대의 지적 추리 소설이자, 전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되고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최고의 화제작. 열린책들이 창립되던 해(1986)에 선보인 책으로, 이 책의 운명은 이후 열린책들이라는 출판사의 역사와 불가분으로 얽혀 있다.
장미의 이름 작가노트<장미의 이름 작가노트>는 <장미의 이름>에 대한 평단의 평가들과 독자들의 다양한 독법에 대해 에코 자신이 직접 해설하는 형식을 취한 작가 노트. 제목의 의미, 소설의 배경으로서 중세가 갖는 의미, 연대기 작가로서 <화자> 아드소를 내세운 이유 등에 대한 <문학의 변>을 담고 있다. 등장 인물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걸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계산해 대화의 양을 결정했다는 에코의 설명에서 그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다.
<장미의 이름>은 영화로 봤습니다. 누가 책은 좀 버거울 거라고해서. 저는 웬만한건 영화로 봅니다. ㅎㅎ 에코의 책은 어렵지만 그나마 <바우돌리노>는 가장 쉽게 읽히는 책이라고 하더군요. 있긴한데 아직 안 읽고 있습니다. ㅎㅎ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 윌리엄 수사 역으로 숀 코너리 옹이 출연하셨죠? 저는 영화는 못 봤지만 평도 좋고 재미있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영화 볼만해요. 숀 코너리는 제가 애정하는 배우죠. 지금은 많이 늙었겠죠? 그 영화 찍을 때도 중년이었나 초로였는데 말이죠. ㅠ
2020년 90살의 나이로 돌아가셨어요..ㅜㅜ
헉, 정말요? 왜 저는 몰랐죠? 어쩐지 향팔님께 댓글 쓰면서 이렇게 써도 되나했어요. ㅠ
스티븐 그린블랫, 이름이 익숙하여 찾아보니 작년에 여기서 함께 읽은 세계의 의지, 셰익스피어 저자였어요 ㅎㅎ
맞아요! 세계의 의지 작가입니다^^ 이 책도 재미있습니다.
Homo sum, humani nihil a me alienum puto. 나는 인간이고, 인간의 그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4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이 말은 사실 웃길 목적으로 넣었다. 이 말을 하는 등장인물은 참견이 심하기로 유명한 이웃이다. 왜 남의 일에 참견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관객은 심오한 철학적 명제들을 조롱하는 듯한 예상 밖의 답변에 한바탕 웃었을 것이다. 수 세기 동안 진지하게 인용된 문구가 실은 야단스러운 희극에 나오는 대사였다고 생각하면 나도 웃음이 난다. 그러나 이 말은 분명 휴머니즘의 근본적인 신념을 아주 잘 요약하고 있다. 우리의 인생이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사회적인 존재들이고 상대의 경험에서 자신의 일부를 본다. 우리와 매우 달라 보이는 상대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4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아프리카 대륙의 정반대 남쪽 끝에서도 비슷한 생각이 전해져 내려온다. 은구니족의 반투어 우분투ubuntu에 담긴 정신으로 다른 남부 아프리카 언어에서도 같은 의미의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정신은 크고 작은 공동체에서 개인을 연결하는 상호 인간관계망을 가리킨다.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는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분리정책apartheid 종식을 위해 진실화해위원회를 이끌면서 자신의 접근 방식이 기독교적 원칙뿐만 아니라 우분투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종분리정책 아래의 억압적인 관계가 억압하는 사람과 억압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피해를 안겼으며, 민족 내부와 민족 간에 있어야 할 자연스러운 인간 결속을 파괴했다고 했다. 나아가 원수를 갚는 데 집중하기보다 인간적 결속을 재정립하는 과정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우분투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한 생명 다발의 일부다.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통해야 비로소 사람일 수 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4-25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서문의 마지막에 나오는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한데. 여러분도 한번 답해보시면 좋겠어요. 나는 휴머니스트인가?
저는 휴머니스트 하니, 작고하신 남경필 작가님과 그 출판사가 생각합니다~ 아직도 휴머니스트에서 좋은 책을 많이 만들고 있겠죠?
우리 인간은 자기 자신과 함께 긴 춤을 춰왔다. 휴머니즘과 안티휴머니즘 사상은 서로 대립했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소생시키고 서로에게 활력이 되었다. 종종 이 두 사상은 한 사람 안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나도 두 가지 사상을 다 갖고 있다. 전쟁과 폭정, 편견에 따른 증오, 탐욕, 환경 파괴 등이 난무할 때 내 안의 안티휴머니스트는 그야말로 형편없는 인간에 대해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어떤 때는, 가령 과학자들이 협력해서 설계하고 쏘아 올린 새로운 우주 망원경의 성능이 매우 좋아서 거의 빅뱅 직후인 135억 년 전 먼 우주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우리가 얼마나 특별한 동물인가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 샤르트르 대성당의 하늘빛 색유리 창을 바라볼 때는 사라진 지 오래인 12세기와 13세기의 공예가들을 상상한다. 얼마나 뛰어난 실력이고 얼마나 귀한 정성인가! 사람들이 매일 서로를 위해 베푸는 크고 작은 친절이나 영웅적인 행위들을 목격할 때도 그렇다. 나는 온통 낙관주의자이며 휴머니스트가 된다. 이런 양면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나쁜 게 아니다. 안티휴머니즘은 우리가 허세를 부리거나 안주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주며, 우리 안의 나약하고 흉악한 면에 대해 사실주의적 시각을 제공한다. 어수룩하게 있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와 동료 인간이 언제든 어리석은 짓이나 악한 짓을 할 수 있음을 대비하게 만든다. 휴머니즘이 끊임없이 자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도록 만든다. 한편 휴머니즘은 지상이든 천상이든 이상향에 대한 춘몽에 빠져 실제 세상에 놓인 과제를 등한시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극단주의자들의 중독성 있는 약속에 저항할 수 있게 돕고, 우리 자신의 결함에 지나치게 집착해 좌절에 빠지는 것을 막는다. 모든 문제를 하느님이나 인간 생리, 혹은 역사적 불가피성에 돌리며 패배주의에 젖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책임질 의무가 인간 자신에게 있음을 일깨우고 지상의 난관과 공동의 안녕에 관심을 돌릴 것을 촉구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4-35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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