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아마 그곳의 책은 YG님 말고는 아무도 안 봤을 것 같아요. 통일교육원 근방이 저희 집에서 가까운 동네고 제가 좋아하는 4.19카페거리도 있고, 북한산 둘레길 초입이라 공기도 좋고 해서 맥주나 막걸리 마시러 자주 가는데요. 언제 가도 그 건물 주변엔 사람이 참 없더라고요.
평양 출장이라니, 와 정말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네요. 저도 2000년대에 학교에서 단체로 금강산에 간 적이 있거든요. 버스 타고 강원도 고성으로 해서 육로로 쭈욱 갔는데, 금강산은 곱고 들쭉술은 맛있고(항상 술 얘기만 하는군요), 교수님들이랑 같이 막 엉엉 울기도 하고… ㅎㅎ 오래된 기억이지만 지금도 생각해보면 생생하고 감동적인 몇 토막들이 머리속에 남아 있어요.
YG님의 <채식주의자>에 얽힌 기억 덕분에 저도 잠시 추억에 잠겨봤네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향팔

borumis
앗 저는 남편 직장이 그 근처라 예전에 남편과 퇴근후 그쪽에서 등산했는데 좋더라구요.
저는 북한은 아니지만 한강 소설을 외국을 통해 처음 접했는데 그게 바로 Vegetarian이었습니다. 부커상 후보가 되서 한국 작가인 지도 모르고 한강이 누군지도 모르고 접했다는;; 읽고 나서 너무 매료되서 바로 시집도 사 읽고 '소년이 온다'도 읽었다는;; 제 생각에도 '소년이 온다'가 최애긴 하지만 '채식주의자'는 정말 독자적인 작품인 것 같습니다. 작년 4.3에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서 한동안 너무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올해는 좀 쉬어가기로 했는데.. '김규식과 그의 시대'를 3권 읽은 후 다시 역사책 또는 역사소설을 읽고 싶은 마음이 뿜뿜 피어오르네요!

stella15
와, 2005년이면 YG님 30대초반? 아니 20대 말인가? 어쨌든 그렇게 젊은 나이게도 평양을 다녀올 수도 있군요. 갑자기 전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정말 낭만시절이네요. 거 평양 흙 좀 퍼오지 그러셨습니까? 그것도 불법으로 걸릴까요? ㅋㅋ
저는 노벨문학상에 대한 묘한 알레르기가 있어 해마다 누가 수상하나 확인하고 안 읽는 편인데 그나마 <채식주의자>는 전에 사 둔 적이 있어 결국 수상 기념으로 읽었죠. 문체는 나름 좋기는한데 호불호중 저는 불호쪽이라 구판이고 변색도되고 해서 밖에 내놔야지 했는데 @연해 님 말씀도 있고, 한 번 더 읽어봐야하나 갈등 생기네요. 하하.

향팔
“해마다 누가 수상하나 확인하고 안 읽는 편” ㅋㅋㅋㅋ 표현이 넘 재밌어요

stella15
ㅎㅎ 저의 관점에서 보면 노벨문학상은 그 위원회가 대단하다 싶죠. 노벨문학상이 아니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작가들이 조명을 받잖아요. 특히 제3세계의 작가들. 그렇게 따지면 한쿡도 그렇긴한데 한국이 지목됐을 때 노벨문학상도 괜찮은 일을 하네했습니다. ㅎㅎ 제가 노벨문학상 작품을 책으로 읽은 게 펄벅의 <대지>가 유일했던 것 같고,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은 책을 사긴 했는데 영화로 대신 봤습니다. 그때도 분위기가 책은 못 읽어 준다는 반응이었는데. 영화는 정말 대단했죠. 표류된 아이들의 생존을 통한 어린 아이의 문화적인 면과 야만적인 면을함께 통찰한. 엔딩 장면도 대단하잖아요. 지네들끼리 쫓고 쫓기다 어른을 등장시켜 "늬들 여기서 뭐하니?" 그게 마지막 장면이었나 그랬죠 아마. 그거 두 번 봤는데 지금도 기억할 정도면 저에겐 엄청난 작품이죠. 갑자기 보고 싶어지네요. 책으로 읽을까..? ㅎㅎ

파리 대왕육군사관학교 소년생 25명을 태운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한다. 랄프(발타자 게티)는 부상당한 조종사를 구하고, 잭(크리스 퍼)은 구명보트를 챙겨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무인도엔 갇힌 이들은 랄프와 피기(다누엘 피폴리)의 지휘로 먹을 것과 지낼 곳을 마련하고, 조종사를 보살피고, 구조 신호불을 피우는 등 질서 유지를 위해 규칙을 만들어 무인도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다른 잭과 로저(게리 룰)가 따로 갱단을 만들어 일행으로부터 이탈하고 아이들 사이에 섬에 괴물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이들은 안전을 위해 잭의 갱단에 하나, 둘씩 들어가고, 마침내 랄프와 피기만 남게 된다. 광기에 찬 잭과 로저는 더욱 포악해지고 피기마저 죽음을 당하자 랄프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조용한 낙원은 생존을 위한 잔인한 투쟁의 섬으로 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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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스텔라님 글을 보니 <파리대왕>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예전에 아는 분이 파리대왕 민음사 세문집 판은 별로니까 문예출판사 버전으로 읽어라 했던 얘기가 생각납니다. 검색해보니 그래픽노블도 있네요?

파리대왕문예세계문학선으로 개정 출간된 《파리대왕》은 출판사가 무려 스물 한 차례 거절 끝에 출간을 결정해 1954년 출간된 윌리엄 골딩의 첫 소설이다. 골딩이 하급장교로서 군복 무 중 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목도하고, 인간 본성의 밑바탕에 흐르는 악의 개념을 철저히 탐구해 작가의 세계관을 드러낸 작품으로 1983년 골딩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고,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파리대왕 : 그래픽 노블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원작으로 한 최초의 그래픽 노블 『파리대왕 : 그래픽 노블』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파리대왕』초판을 펴낸 영국 Faber&Faber 출판사가 기획한 이번 작품은 『파리대왕』 출간 70주년을 맞은 2024년 9월을 기념해 전 세계 동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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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
아, 향팔님 아직 안 읽으셨군요. 영화 한번 보세요. 정말 인간성을 이렇게까지...?! 입이 쩍 벌어져요. (이러다 아니면 향팔님한테 찍힐텐데. ㅋㅋ) 갑자기 이번에 읽는 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휴머니즘을 다룬다고 하니. 이러면서 책 강매도 하고. ㅎㅎ

향팔
네 꼭 보겠습니다. 지금 이달의 우리 책 서문을 넘겨보는 중인데, YG님 말씀대로 참 좋구만요.

소향
@stella15 그래픽노블 좋다던데 잊고 있었어요. 이참에 봐야겠네요. ^^

향팔
“ 이런 사건들,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고려할 때 20세기 중반을 돌아보고 휴머니즘 세계관이 반박 불가능하게 부정당했다고 생각한 작가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소설가 윌리엄 골딩은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벌이 꿀을 만들듯 인간이 악을 만든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 있다면 눈이 멀었거나 머리가 잘못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골딩의 허무주의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우화 『파리 대왕』은 외딴섬에 고립된 소년 무리의 도덕적 타락을 통해 이런 생각을 표현했다. 이전에는 그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그때는 시대 정신이 그랬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496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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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stella15 님 말씀대로 우리 책에 <파리대왕> 이야기가 나오네요.

stella15
와우, 제가 선견지명이 있었네요. 그렇지 않아도 언제고 <파리대왕> 여기서 함께읽기 해 볼까 생각중이었는데. ㅋㅋ

향팔
파리대왕 함께읽기 좋은데요?

stella15
향팔님 그러시면 저 행동 들어 갑니다. ㅋㅋㅋ

stella15
그러니까요. 이걸 어떻게 그렇게 우화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냔 말이죠. 정말 골딩은 천재같아요. 물론 그러니까 노벨상도 받았겠 지만. ㅠㅠ

소향
@YG 평양 출장이라니, 세상에! 저도 2003년에 북한에 '출장'간 적 있어요. 컵 스카웃 부대장으로 금강산에 (끌려)갔는데 생방송투데이에서 따라와서 며칠 간 밀착취재했어요. 그런데 전 머리카락 한 올 나오지 않더군요. 3박 4일이었나? 짧은 기간이었는데도 에피소드가 여러 개였는데 평양이라니! 어떤 곳일지 너무 궁금하네요.

borumis
북한에 출장이나 끌려가기 쉽지 않은데.. 신기합니다! 살짝 엿듣기만 해도 재미있을 듯!
제게는 가장 가깝고도 먼 나라에요.

향팔
엇, 제가 갔던 때도 2003년도였어요! 03년 10월이었네요. 어쩌면 @소향 님과 같은 시기였을 수도?
금강산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지만, 다른 추억들도 남아 있어요. 산에서 북측 안내원 아조씨 아즘마랑 대화했던 일, 단체 프로그램 하는데 재미가 없어서 친구랑 둘이서 몰래 금강산온천으로 튀기도 하고, 마지막날 저녁에 북측에서 마련해준 공연을 보고 민족뽕? 막 차오르는거 있잖아요. 우리가 한 겨레인데 왜 헤어져 살아야 하느냐,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뭐 이런 노래로 사람 애간장을 타게 하는 스킬에 취해 다같이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향
저는 세 개 학교 합동으로 스카웃 대원들 인솔해서 단체로 갔는데, 어떤 학생으로 인해 말 못 할 사건이 한 번 있었고요.;; 다행히 어리다고 북측에서 그냥 넘어가 주었고, 교감선생님이 등산하며 공기 좋아 안 취한다며 팩 소주 엄청 권했던 일도 생각나고, 안내원이 마지막 날 통일되면 만나자고 제 손 잡고 안 놔주고 등등 추억이 있습니다. 학생들이랑 가서 그런지 공연 관람은 안 했어요. 전 2003년 여름방학이어서 7월 말인지 8월 초였는데요. 그냥 이름만 올리면 된다더니 갑자기 학생들 인솔하래서 한숨 나왔다가 가서 경치에 놀라고 특별한 경험 할 수 있어 좋았네요. ㅎㅎ

향팔
헉, 아이들 인솔자 위치에 계셔서 여러모로 고초가 많으셨군요. 저는 학생 입장이어서 뭣도 모르고 그저 꿀잼이었는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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