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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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토토님의 문장 수집: "인간 중심적 접근은 기원전 490년경 살았던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가 한 말에 잘 반영되어 있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언뜻 오만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 문장은 우주 전체가 인간의 생각에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마음대로 다스릴 자격이 있다는 의미는 더더욱 아니다. 인간으로서 우리가 인간의 방식으로 현실을 경험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알고 또 관심을 두는 대상은 인간이다. 인간에게는 인간이 중요하니 진지하게 고민하자는 의미다. 11쪽 포스터에게 휴머니즘은 개인적인 문제고 그것이 핵심이다. 휴머니즘은 개인에 대한 것이기에 실로 개인적이다. 13쪽 그뿐만 아니라 최근까지 휴머니스트들은 정식 모임을 구성한 적이 없고 자신을 휴머니스트라고 부르지도 않았다. "오직 연결!" 이 말은 포스터가 1910년에 쓴 소설 《하워즈 엔드》의 서두에 있는 문구이자 책 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말로,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서로를 갈라놓는 장벽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우리가 우리 자신의 세계관뿐만 아니라 타인의 관점 역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자기기만이나 위선이 초래하는 자아의 내적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모든 주장에 동의하며 분열이 아닌 연결의 정신을 동력으로 삼아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15~16쪽 행복해지는 방법은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 이 마지막 문장은 두 번째로 중요한 휴머니즘 사상으로 이어진다. 우리 삶의 의미는 타인과의 연결과 유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23쪽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친 일과 그 대가로 받은 벌에 대한 신화는 유명하지만, 프로타고라스의 이야기는 좀 특이하게 전개된다. 제우스가 이 일에 대해서 알고 선물을 하나 더 끼워준 것이다. 바로 우정을 비롯한 사회적 관계를 다질 능력이다.인간은 협력할 수 있게 되었지만 쉽지 않았다. 인간에게 주어진 능력은 씨앗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씨앗만이 주어진 것이다. 정말 잘 관리된 사회를 만들려면 그 씨앗을 키워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서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 해내야 하는 일이다.우리에게는 선물이 주어졌지만 협력을 통해 함께 사용하는 법을 터득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27~28쪽 만약 휴머니스트들이 깃발에 구호를 써넣는다면 그 구호는 무엇보다 자유사상, 탐구, 희망이라는 세 가지 신념을 드러낼 것이다. 이 신념은 휴머니스트에 따라 다른 형태를 가진다. 인문학자의 탐구와 세속윤리운동을 하는 사람의 탐구는 다를 것이다. 36쪽 "
프로타고라스(BC 5세기경)와 맹자(BC 4세기경)가 인간이 가진 덕의 ‘씨앗’에 관해 유사한 생각을 했다는 게 신기합니다. 현자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통하는 바가 있었군요.
저는 지금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 를 함께 읽고 있습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제목이 과연 인간의 어떤 부분을 ~답게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어서 책을 읽으며 휴머니즘같은 나이브한 단어들이 나오는건 부르주아적 교양의 척도를 말하는 것인지 솔직히 긍정적이기 보단 부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탈로 칼비노는 크세노폰의 [아나바시스]를 이야기하며 '인간이 한낱 메뚜기와 같은 존재로 변할수도 있지만 그러나 기식자와 같은 상황에서도 규범과 위엄의 법칙이라는 일정한 '양식'을 적용할수 있으며 그러는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수 있는 존재라고 말하는데 즉 한마리의 메뚜기와 같은 비천한 현실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채 오직 존재하기 위한 최상의 방식을 논하는 것이라고 합나다.
향팔님의 대화: 프로타고라스(BC 5세기경)와 맹자(BC 4세기경)가 인간이 가진 덕의 ‘씨앗’에 관해 유사한 생각을 했다는 게 신기합니다. 현자들은 시공간을 초월해 통하는 바가 있었군요.
현자들의 혜안에 고개를 절로 숙이게 됩니다. 논어에선가 '덕불고 필유린' 이인편에 나오는 이 말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셨는데. 이런 게 연결인 것 같고. 서문만 읽었는데도 뭉클하네요. 서문에서 토라 내용도 동서양이 통하는 게. 역지사지를 떠올렸어요. 그러니까 인간답게 만드는 그런 것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건가 봅니다. 여기 모임에서는 회원님들 글만 읽어도 저한테 부족한 탐구심을 마구마구 자극해요^^ 참말로 고맙습니다~
소향님의 대화: @borumis 님, 반갑고 넘 감사해요. ^^ 책모임 같이 하게 돼서 기뻐요.♡ 금강산은 아름답단 말로 부족하고 특별한 에피소드도 몇 개 있어 종종 생각나요. 다시 가보고 싶고요. ㅎㅎ
에피소드 많이 풀어주세요! 부럽습니다!
향팔님의 대화: 저도 그 해석이 신선했어요. 옛 철학자들이 이런저런 말을 했다고 그 말만 똑 떼어서 볼 게 아니라, 어떤 시대에 왜 어떤 맥락에서 한 말인지를 알아야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오오! 이 그림 정말 딱 와닿네요. 근데 저도 이 점 때문에 항상 옛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어라? 이게 맞나? 내가 생각하는 게 맞나 아님 내가 이 사람의 본래 의도를 또는 상황적 문맥을 잘못 해석한 건가?하고 갸우뚱해지는 부분들이 있어요. 헤라클라이스토스 등 옛날 철학자의 명언 들 중 나중에 더 깊게 알고보면 제가 잘못 이해한 게 너무 많더라구요..;;
촌각님의 대화: 이렇게 길게 주절대도 되는걸까요? ^^;;
오 정말 좋은 걸요? 이렇게 짚어주시니 다시 복습도 되네요. 근데 전 휴머니즘이 개인적이라는 번역 자체가 좀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원서에서는 humanism이 personal하다고 쓴 건데 여기서 쓴 것은 개인주의(individualism)나 개인중심의 개인이 아니고 오히려 공적이 아닌 사적인 느낌의 personal, 그리고 무엇보다 person-to-person의 interpersonal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페트라르카에게 책은 교류였다. “(책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조언을 건네며 살아있는 듯 생생하고 꿰뚫을 듯 날카로운 친밀감으로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준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보카치오가 남긴 이런 상세한 기록은 기품 있고 탁월한 인류라는 고전 시대의 이상적인 생각이 처참히 뒤집힌 모습을 보여준다. 고대 사람들은 인간이 잘 통제된 삶을 영위하면서 풍요로운 수확과 다채로운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후대에 물려줄 유산을 생각하며 보람을 느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흑사병이 닥치자 인간의 기술과 발명은 쓸모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인간 조건을 향상해야 할 의술은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통치와 행정이라는 세련된 기술도 흑사병을 막지 못했다. 보카치오가 적었듯 “인간의 그 모든 지혜와 슬기도 소용없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전면전이나 총체적인 붕괴 이야기는 흥미진진하지만 실상 그런 상황이 닥치면 사력을 다해 막거나 피해를 줄이려고 애쓰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비상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하던 일을 계속하고 사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영웅적인 노력을 거듭했다. 보카치오 또한 이 사실을 인정한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피렌체에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 일을 한 사람 중에는 보카치오의 아버지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려고 시도한 사람들도 있었고(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전염을 줄이려고 애쓴 사람들, 시신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필수적인 업무를 지속한 사람들도 있었다. 전염병의 유행이 끝난 후에는 일상을 되찾기 위해 애쓴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19세기 소설가 알레산드로 만초니는 1630년 밀라노에서 흑사병이 발생했던 당시에 대해 이렇게 썼다. “모든 공동체의 불행 속에서, 정상적인 질서가 장기적으로 무너지는 모든 사건 속에서 우리는 항상 성장을, 인간의 선함이 고조되는 양상을 목격한다. 불행하게도 인간의 악한 모습 역시 같이 증가한다.” 다르게 말하면 이렇다. 겁에 질린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이 존재하는 반면 용감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나아가 양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도 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오늘날의 독자라면 페트라르카가 비통한 외침과 키케로의 편지 형식에 대한 통찰을 나란히 둔 데 혼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키케로를 논할 수 있는 상태라면 진심으로 슬프기는 한 것일까? 벼락은, 지진은, 폭풍우는, 지옥은 어쩌고 하면서 절묘한 균형에 어떻게 이토록 신경을 쓰는 것일까? 그러나 페트라르카를 비롯한 동시대 사람들은 위대한 로마의 연설가와 작가들을 모방하여 정교하고 우아하게 글을 쓰는 것이 그 말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라틴어 작가들의 세련된 문체가 동시대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용기를 주고 도덕적으로 더 강인해지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믿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향팔님의 대화: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 윌리엄 수사 역으로 숀 코너리 옹이 출연하셨죠? 저는 영화는 못 봤지만 평도 좋고 재미있다고 들었어요.
네. 맞아요. 영화 볼만해요. 숀 코너리는 제가 애정하는 배우죠. 지금은 많이 늙었겠죠? 그 영화 찍을 때도 중년이었나 초로였는데 말이죠. ㅠ
stella15님의 대화: 네. 맞아요. 영화 볼만해요. 숀 코너리는 제가 애정하는 배우죠. 지금은 많이 늙었겠죠? 그 영화 찍을 때도 중년이었나 초로였는데 말이죠. ㅠ
2020년 90살의 나이로 돌아가셨어요..ㅜㅜ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읽기표대로 오늘 4월 7일 화요일과 내일 8일 수요일은 1장 '산 자의 땅'을 읽습니다. 이번 1장의 주인공은 (스치듯이 이름은 한 번 들어보셨을) 페트라르카와 보카치오입니다. 흑사병이 창궐하던 14세기 1300년대에 인문주의 부활의 불씨를 쏘아 올린 지식인으로 유럽 지성사에 기록된 사람들이죠.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면서 많은 감상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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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각 님, 환영합니다. '책걸상' 들으면서 저한테 호감이 생기셨다면 보통 분은 아니신데. :) 저로서는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그냥, 부담 없이 읽으시면서 메모도 하시고, 감상도 나누시고, 서로 질문도 하시는 편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수다가 훨씬 더 많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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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대화: 2020년 90살의 나이로 돌아가셨어요..ㅜㅜ
헉, 정말요? 왜 저는 몰랐죠? 어쩐지 향팔님께 댓글 쓰면서 이렇게 써도 되나했어요. ㅠ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예전에 읽으면서 주인공들 이름 외우기 힘들어서 Franz Winterhalter의 그림을 따라그렸던 독서노트.. 이제 그 당시 충격적이었던 이야기들도 가물가물하네요. 기억나는 건 내가 그 당시 여자로 태어나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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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들로 감상하시는 게 낫겠군요. YG님 취향?일 듯한 첫 그림은 아버지 탄크레디가 죽인 천한 신분의 연인의 피뚝뚝 심장을 쥐고 있는 기스몬다.. 신분보다 더 고귀한 긍지와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아버지 앞에서 저 심장과 독을 컵에 담아 마셔 스스로 자결합니다. 걸크러쉬~ 야한 이야기나 잔인한 이야기도 많았지만 재미있었어요. 이걸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읽고 아라비안 나이트를 읽고 싶어졌는데.. 너무 바빠져서 결국 못 읽었네요.
@loveCM @punky 님, 댓글을 읽고서 저도 생각을 정리해 봤어요. 1. 『Humanly Possible』을 제가 번역했다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보다는 “인간의 힘으로 가능한 것들” 정도로 옮겼을 것 같습니다. ‘인간 소리를 들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정도의 뉘앙스가 깔려 있죠. ‘Humanly’에는 ‘인간적으로’라는 사전적 의미도 있지만, 책의 맥락상 ‘인문주의’가 깊이 연루돼 있으니 ‘인문주의적 가치로 해야 할 것들’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고요. 2. loveCM 님께서 언급하신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punky 님께서 짚어주신 현실의 비참함에 저 역시 깊이 공감합니다. 아시다시피 피케티는 인간의 개별적 ‘의지’보다는 압도적인 ‘시스템의 관성’을 통해서 불평등의 심화를 진단했죠. 개인이나 공동체가 아무리 분투해도 자본이 스스로 증식하는 속도를 제어하기 힘든 구조적 모순을 지적한 것이죠. 이런 냉혹한 현실 앞에서 700년 전의 ‘휴머니즘’을 소환하는 일이 자칫 지적 자위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바로 이런 문제의식 때문에 역사적 주체로서의 인간보다는 ‘구조’로 문제의식의 전환이 일어났고, 그 흐름의 정점에 서 있었던 인물이 바로 우리가 12월에 읽었던, 올해 탄생 100주년이 되는 미셸 푸코였습니다. 이 책의 후반부에 푸코가 ‘안티 휴머니즘’의 기수로서 다소 비판적인 조연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자는 푸코를 포함한 일련의 현대 철학자들이 현실 세계의 구체적인 삶을 개선하는 데에는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하는 듯합니다. (우리가 지난 토론 때 푸코의 이론이 가진 실천적 한계에 대해 나눴던 이야기와도 맞닿아 있죠?) 3. 하지만 또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피케티가 거대한 불평등을 교정하기 위해서 내세우는 ‘글로벌 자본세’ 같은 기획이 현실이 되려면 무엇이 동력이 되어야 할까요? 결국에는 공동체의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고, 그 정치적 의지를 모아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지극히 ‘휴머니즘적인 공감’과 ‘윤리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4. 저 역시 오랫동안 ‘안티 휴머니즘’의 분석 틀을 공부해 왔지만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새삼 제가 여전히 ‘휴머니스트’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제시한 휴머니즘의 조건들은 저도 일상에서 지향하는 가치들과 일치하더군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연대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토대로서 저 정도의 휴머니즘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래야만 어떤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이 책을 함께 읽자고 제안하고 나서, 그간 나온 해외 서평을 쭉 살펴봤어요. 이 책이 ‘휘그주의적 낙관론’에 매몰된 순진한 시각이라는 신랄한 비판도 눈에 띄더군요. 세상이 이렇게 엉망진창인데, 아직도 인간의 가능성을 믿느냐는 냉소입니다. 하지만 그런 냉소야말로 현실의 작은 변화조차 가로막는 가장 무력한 태도일 뿐입니다. 6.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말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로맹 롤랑이 말하고 그람시가 인용해 유명해진 “지성의 비관주의, 의지의 낙관주의”입니다. 이 책을 읽는 우리의 자세가 이와 같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루쉰의 「고향」 끝자락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나누는 이 고민이 희망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길을 닦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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