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서문 너무 좋아요~ 두고두고 다시 읽고 싶은 챕터입니다~
50쪽 바로 이것이 여러 세대에 걸친 인문학자들이 계속해서 즐겨 한 일로, 지식을 확장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문헌을 더 풍요롭고 더 정확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그 시작은 페트라르카였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장. 신자의 땅,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위키피디아가 생각나는 구절이었습니다. 전 페트라르카는 처음 들은 이름입니다. 보카치오야 데카메론 때문에 워낙 알려져있지만요.
그러므로 언어를 잘 사용하는 일은 장식적인 요소를 덧붙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는 다른 사람들을 감화하고 일깨우는 일이며 또한 도덕적인 활동이다. 뛰어난 소통의 기술은 후마니타스, 즉 가장 인간적으로 사는 일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어둠과 빛에 대한 이런 이야기는 다음 세기에도 이어진다. 유럽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형성한 것이다. 페트라르카는 자신의 뒤에, 그리고 주위에 여전히 공허하고 게걸스러운 어둠이 머물러 있음을 느꼈다. 어둠은 책과 인간다움을 집어삼켰다. 그는 아주 오래전 고대인들은 세련된 언어와 지혜로 세상을 환히 밝혔다고 믿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대의 후손들이 다시금 자신들의 세상을 밝게 조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의 바람은 그날을 앞당기는 것이었다. 발굴하거나 필사할 수 있는 내용은 보존하고, 옛 형태를 새로이 변주함으로써 이 모든 것이 위태로울지언정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키는 것이었다. 등불이 다시 켜질 때까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언어를 잘 사용하는 일은 장식적 요소를 덧붙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는 다른 사람들을 감화하고 일깨우는 일이며 또한 도덕적인 활동이다. 뛰어난 소통의 기술은 후마니타스, 즉 가장 인간으로 사는 일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장 산 자의 땅 중에서 p78,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중세 학자 중에는 그리스어를 배운 사람들이 소수 있었지만 대체로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수도원의 필사자들은 라틴어 문헌에서 그리스어가 나오면 “그리스어이므로 읽을 수 없다Graecum est, non legitur”라고 적었다.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로 쓰이는 “나한테는 온통 그리스어로 들린다It’s all Greek to me”이다. 이 말은 셰익스피어가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되살렸는데 키케로가 그리스어로 말을 해서 도무지 알 수 없다는 카스카의 대사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이 표현 유래에 대해 몇 번 읽은것 같긴한데, 제대로 알진 못하다가 이번에 또 만나서 이젠 안 잊어버릴 것 같아요. :)
“14세기에 그리스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은 콘스탄티노폴리스나 오늘날 그리스가 위치한 지역, 혹은 이탈리아 남부의 그리스어 원어민 정착촌이 전부였다. 다른 곳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 천문학, 문학이 접근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었다.” (p.62) 아랍의 학자들은 이때보다 훨씬 전에 그리스어 원전을 완벽하게 번역해서 연구하고 있었고, 유럽의 인문학자들은 아랍 학자들의 번역본을 다시 번역해서 겨우 지식을 얻었다고 들었는데요. 아랍 쪽 얘기는 이 책에는 별로 나오지 않겠죠? 유럽 중심의 이야기니…
안그래도 진정한 르네상스는 아랍 쪽이 더 우수하고 더 빨랐을 것 같아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예전에 옥스퍼드 VSI 시리즈의 <르네상스>를 봤는데 재밌었어요. ‘르네상스’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국제적이고 유동적인 현상이었다고 하더군요. ‘르네상스’가 유럽 이탈리아 지역에 국한되었던 것도 아니고, 이슬람적인 동방 문화와 기독교적인 서방 문화 사이의 교역 및 사상의 교류에 따른 복합적인 결과물이었다고요. 그리고 역시 뭐든지 일이 이뤄지게 되는 건 돈의 역할이 큰데, 당시 동방과의 교역을 통해 쌓아올린 상인 은행가들의 부가 유럽 ‘르네상스’의 재정적 토대가 되었다는 얘기도 써 있어요. (포르투갈의 바스쿠 다 가마 일행이 처음으로 희망봉을 돌아 항해해서 인도에 상륙했을 때, 현지 상인들은 이 ‘미개한’ 놈들이 가져온 잡다한 진상품 목록을 보고 겁나 한심해했다고 해요. 이렇게 허접한 걸 어떻게 우리 왕께 올리냐는 둥, 이동네에서 제일 가난한 구멍가게 물건도 너네들 꺼에 비하면 최상품이라는 둥 ㅋㅋ) 좀 단순하고 거칠게 말하면, 동방에서 수입한 선진 문물과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털어온 부 그리고 아랍의 학자들이 전수해준 지식이 없었다면, 유럽에는 과학혁명이고 뭐고 없었을 거라는 시각인 듯해요.
르네상스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7권. 이 책은 르네상스가 세계적인 규모로 벌어진 현상이었음을 밝힌다. 르네상스가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만이 아니라 북유럽과 이베리아 반도, 이슬람 세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일어난 사실을 강조한다.
저도 @borumis 생각과 같아요... 그런데 그냥 추론일 뿐 남겨져 우리에게 증명되고 있지 않은게 너무 아쉬워요.. 무슨 사라진 아틀라티스 문명같은 기분이예요. 실제로 연구되거나 존재하는데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걸까요?? 너무 음모론 같지만요^^;;
그러나 대부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전 문헌은 길고 ‘어두웠던’ 중세 시대에 필사되었다. 인쇄술이 생긴 이후 더욱 명백해진 사실이지만 책을 살려두는 데는 수많은 사본을 만드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이런 방식의 필사는 6세기에서 8세기 사이 아일랜드와 영국의 외딴 수도회 공동체에서 특히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8세기 이후로는 아랍 세계가 수학, 의학, 철학에 관한 그리스어 문헌을 비롯한 방대한 문헌을 번역하고 보존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아바스 칼리파국과 개인 후원자들이 수많은 번역가를 도서관에 모아놓았다. 9세기에 이들을 감독하던 사람이 바로 매력적인 알킨디였다. 지진에서 윤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집필한 알킨디는 어떤 관점에서든 휴머니스트라고 할 만하다. 특히 여러 전통 간에 다리를 놓고자 했던 “오직 연결!”을 주장했던 부류의 인문학자다. 알킨디는 철학과 신학, 그리스의 사상과 이슬람의 사상을 화해시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위험한 시도였다. 그의 사상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든 그의 업적이 경쟁자들의 시기심을 부추겼든 알킨디는 자기 도서관에서 쫓겨나 폭행까지 당했다. 알킨디가 쓴 글도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91-92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보카치오와 페트라르카는 과거를 가능한 한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과거의 흔적을 다시 연구하고 상상하여 자신과 친구들이 고통에 더 강해지도록 만드는 데 이용했다. 그리고 이를 미래 세대에 전수해 그들 또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랐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1300년대 책을 좋아했던 페트라르카 — 이야기꾼이자 학자였던 조반니 보카치오 — 도통 알 수 없는 그리스어 — 덥수룩한 번역가 레온티우스 필라투스 — 역병 — 상실과 위로 — 세련된 언어 — 운명의 부침에 대응하는 법 — 미래의 광휘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장,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저자가 매 장 마다 이렇게 앞에 적어놨는데 이 장을 읽기 전에는 알쏭달쏭하다가 읽고나서 다시 읽으면 나름의 연상작용을 통해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각 장 별로 제 버전의 요약 키워드 매핑을 해보고 싶어져요. :)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는데 이해가 되었어요. 편집할때 #으로 했으면 더 좋았겠다 ㅋ 생각도 했구요 그래도 너무 좋네요
ㅎㅎㅎㅎ 인터넷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저도 앞에 #을 붙인 걸로 보입니다..
ㅎㅎ 동감입니다.
2장은 필사에 관한 에피소드로 넘쳐나고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부분들도 나와 미소지으며 읽게 되네요. 필사를 안좋아하지만 낭독은 좋아하는지라 수도원의 필사실의 우울함과 활기찬 생산적 분위기를 만끽할수 있었습니다. 특히 베네딕토 수도사들이 필사한 책을 식사시간에 낭독하는걸 들으며 식사했다는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노동자정치신문이나 맑스의 공산당 선언 신문같은 것을 노조원들이 일하는 중이나 식사시간에 읽어주는 전문 낭독 노동자가 있어서 노동자 교양을 끄때 그때 현장에서 하며 공장주와 공장장과 낭독투쟁을 벌였단 글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필사, 연구, 인쇄, 낭독 같은 지식의 공유가 아주 활발한 암흑기 중세의 편리들도 재미있네요. 1장보다 2장이 재미있어서 밑줄 쫙! 이 넘쳐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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