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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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언어를 잘 사용하는 일은 장식적인 요소를 덧붙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는 다른 사람들을 감화하고 일깨우는 일이며 또한 도덕적인 활동이다. 뛰어난 소통의 기술은 후마니타스, 즉 가장 인간적으로 사는 일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p.78,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페트라르카의 모든 글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익숙하게 알고 있던 행운의 변덕에 대한 저항(이자 방어)이다. 페트라르카는 상실에 저항하는 글을 썼다. 필사본을 발굴하고 자신이 쓴 편지를 모으고 위로 편지와 기타 작품을 저술하면서 그는 친구와 책을 비롯한 존재들의 멸망을 막아줄 방어벽을 쳤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p.82,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대의 후손들이 다시금 자신들의 세상을 밝게 조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의 바람은 그날을 앞당기는 것이었다. 발굴하거나 필사할 수 있는 내용은 보존하고, 옛 형태를 새로이 변주함으로써 이 모든 것이 위태로울지언정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키는 것이었다. 등불이 다시 켜질 때까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p.84,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책 초반부에 겔프와 기벨린이 언급되었는데요, 찾아보니 겔프는 교황 지지, 기벨린은 황제를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여러 내부갈등이 있었고 교황권이 흔들리는 시기였다고 해요. 이런 혼란 속에 페트라르카와 같이 고전에서 인간에 초점을 둔 지혜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시작이 된 것이라고 해요. :)
정말, 당시 이탈리아 지역의 역사는 장난없게 복잡한 것 같더라고요. (YG님이 추천해주셨던 작가 존 줄리어스 노리치 옹께서도 어느 책에서 그러시더라고요. 이탈리아는 내력이 너무 복잡한 탓에 그 역사를 서술하기가 여간 고역이 아니라고, 그래서 본인은 책을 쓰면서 이탈리아 통일을 주세페 마치니만큼이나 손꼽아 기다렸다고 ㅎㅎ) 그런데 그런 혼란이 오히려 르네상스 휴머니즘을 꽃피우는 토양이 되었다니, 세상 일이라는 건 참 오묘합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더 세련되고 풍부한 도덕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남자아이들이 늘 도덕과 지혜의 본보기로 살아간 것은 아니다. 심지어 당대의 인문학 교육이 건방지고 말만 유창할 뿐, 어떤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나 생각도 없는 유명 인사들만 만들어내는 기술이라는 인식도 팽배했다.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 21세기 초 영국에서 나는 라틴어 명언이나 툭툭 던지며 졸렬한 짓을 하는 자가 꽤 높은 직위에 오른 사례를 목격한 바 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16-117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닌데 21세기 초 영국에서 나는 라틴어 명언이나 툭툭 던지며 졸렬한 짓을 하는 자가 꽤 높은 직위에 오른 사례를 목격한 바 있다.” ㅋㅋ https://naver.me/5mYMyDnV 보리스 존슨 | 시사상식사전 https://naver.me/xR0kSqIi 英 존슨의 현란한 독설 “유색인종과 여성에 대한 차별,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인신공격이란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똑같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이 초등학생 수준의 단어, 단순한 흑백 논리에 그치고 철자와 문법이 틀리곤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나와 신문기자로 일한 존슨은 '가장 좋아하는 고전(古典)'이라는 호머의 일리아드,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각종 역사서와 라틴어 경구, 중국 손자병법까지 동원해 비유적이고 현학적인 독설을 내뱉는다. 영국 엘리트 계층 특유의 오만함과 지적 허세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의 말폭탄을 듣고도 모욕인지 아닌지 구분을 못 할 정도다.”
하아;; 정말 고전 인용하고 철자법이 맞으면 머하나요;; 결국 내용물은 영국판 트럼프 아닌가요;;
와!! 이런 쓰레기들 배출을 위해 이런 비싼 교육을 받으셨다니.... 전 몰랐네요 @향팔 님 덕분에 알았습니다. 가끔 일반인들은 받지 못한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이러시는 분들 보면 답답하네요. 배워서 남 주면 안되는 걸까요? 자신의 쓰레기 발언에 힘을 싣기 위해서가 아니라요ㅜㅜ
필사본을 찾아다니거나 난파선을 인양하는 사람, 탐험가, 교사, 필경사, 인쇄업자, 궁정 대신, 수집가, 작가 등. 대부분이 남성이었지만 인문학에 재능을 보인 여성도 손에 꼽을 만큼은 있었다. p.74 같은 시기 유럽 북서부에서는 카롤루스 대제(샤를마뉴)가 영토 내의 수도사들에게 도서관에서 '우리 조상의 부주의로 거의 잊힐 뻔한' 지식을 되찾으라고 지시했다. 책이라면 사족을 못 썼던 이후 인문학자들의 입에서 나왔을 법한 말이다. p.78 1423년 교황청 서기관으로 로마에서 일하고 있던 브라촐리니는 니콜리에게 안락한 사택에서 함께 지내자고 제안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함께 지내며 이야기를 나눕시다. 고대인들의 삶을 낱낱이 파헤칩시다.' 자두색을 좋아하는 니콜리가 벌이는 잔치에 브라촐리니의 걸걸한 입담이 더해져 집 안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다. p.87 바로 1453년 튀르키예의 콘스탄티노폴리스 정복이었다. 주민들은 피난을 떠나야 했지만 필사본을 챙길 시간은 있었다. 철학, 수학, 공학 등에 대한 그리스어 문헌으로 가득한 필사본들이었다. 이 모든 것은 이탈리아의 문화적, 지적, 기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마누티우스와 지인들을 더욱 풍족하게 했다. 마누티우스와 편집자들은 문헌의 오류를 바로잡으려고 애썼다. 기존의 필경사들이 저지른 실수를 잡아내고 다양한 판본을 비교하면서 중요한 고전 문헌에 대한 표준 판본에 합의했다. p.110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나아가 인문학 교육은 쾌적한 환경에서 이루어졌다. 만토바의 곤자가 가문은 초원 한가운데 아름다운 학교를 세우고 비토리노 다 펠트레를 교장으로 앉혔다. 학교의 이름은 라 조코사La Giocosa, 재미있는 혹은 즐거운 학교라는 뜻이다. 페라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환경에서 과리노 다 베로나와 그의 아들 바티스타 과리니가 에스테 가문과 그 지인들을 가르쳤다. 제자 레오넬로 데스테에게 쓴 편지에서 과리노는 야외에서 책을 읽는 일, 특히 강물에 띄운 배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무릎 위에 책을 펼쳐놓고 노래하는 농부들로 가득한 들판과 포도밭을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기쁨을 칭송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18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농부들은 저걸 보고 얼마나 같잖았을까, 이런 생각도 드네요.
갑자기 상상이 되서 '풉' 웃었습니다. ㅎㅎ
다시 태어날 곳을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든 14세기 초 이탈리아 반도는 피하고 싶을 것이다. 일상은 불안했고 도시와 정치 세력은 주기적으로 충돌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예전에는 독재자 아래 오랫동안 고통받던 나라의 국민들을 안타깝게 여겼는데 언제부터인가 핵심 리더없는 분열된 상태의 시민들의 삶도 무척 힘들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왜 분열상태의 시민들이 독재자 아래에 못지 않게 힘든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이리 와, 나 목말라, 물 좀 줘, 나 아직 살아있어. 겁내지 마. 나 안 죽을 수도 있어. 꼭 안아줘, 이 뼈만 남은 몸을, 두 팔로 안아주지 않고 뭐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가브리엘레 데 무시가 썼다는 문장인데 흑사병 때의 섬뜩하고 처절한 외로운 죽음이 느껴지네요. 그런데 흑사병에 대해 가장 실감나게 묘사한 소설이 있을까요? 엄청난 사건인데, 역사적으로 어떻게 기록되었는지 궁금해지네요.
저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요거 어떠세요. YG님의 책에서도 소개된 SF작품이더라고요. 14세기 흑사병이 유행하는 중세 영국으로의 시간 여행.
[세트] 둠즈데이북 1~2 세트 - 전2권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 소설.
둠즈데이북 (합본판)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소설.
오오 이 책 정말 추천이요. 실은 팬데믹 때 페스트나 데카메론 많이들 읽으시던데.. 전 팬데믹 관련해서 이 책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재미있습니다. 코니 윌리스 책 중에서도 제일 좋았어요.
오!! 감사합니다 @향팔 님과 @borumis 님과 @YG 님이 추천하는 책이라니!! 저장해두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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