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안그래도 진정한 르네상스는 아랍 쪽이 더 우수하고 더 빨랐을 것 같아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예전에 옥스퍼드 VSI 시리즈의 <르네상스>를 봤는데 재밌었어요. ‘르네상스’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국제적이고 유동적인 현상이었다고 하더군요. ‘르네상스’가 유럽 이탈리아 지역에 국한되었던 것도 아니고, 이슬람적인 동방 문화와 기독교적인 서방 문화 사이의 교역 및 사상의 교류에 따른 복합적인 결과물이었다고요. 그리고 역시 뭐든지 일이 이뤄지게 되는 건 돈의 역할이 큰데, 당시 동방과의 교역을 통해 쌓아올린 상인 은행가들의 부가 유럽 ‘르네상스’의 재정적 토대가 되었다는 얘기도 써 있어요. (포르투갈의 바스쿠 다 가마 일행이 처음으로 희망봉을 돌아 항해해서 인도에 상륙했을 때, 현지 상인들은 이 ‘미개한’ 놈들이 가져온 잡다한 진상품 목록을 보고 겁나 한심해했다고 해요. 이렇게 허접한 걸 어떻게 우리 왕께 올리냐는 둥, 이동네에서 제일 가난한 구멍가게 물건도 너네들 꺼에 비하면 최상품이라는 둥 ㅋㅋ) 좀 단순하고 거칠게 말하면, 동방에서 수입한 선진 문물과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털어온 부 그리고 아랍의 학자들이 전수해준 지식이 없었다면, 유럽에는 과학혁명이고 뭐고 없었을 거라는 시각인 듯해요.
르네상스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27권. 이 책은 르네상스가 세계적인 규모로 벌어진 현상이었음을 밝힌다. 르네상스가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만이 아니라 북유럽과 이베리아 반도, 이슬람 세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일어난 사실을 강조한다.
저도 @borumis 생각과 같아요... 그런데 그냥 추론일 뿐 남겨져 우리에게 증명되고 있지 않은게 너무 아쉬워요.. 무슨 사라진 아틀라티스 문명같은 기분이예요. 실제로 연구되거나 존재하는데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걸까요?? 너무 음모론 같지만요^^;;
그러나 대부분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전 문헌은 길고 ‘어두웠던’ 중세 시대에 필사되었다. 인쇄술이 생긴 이후 더욱 명백해진 사실이지만 책을 살려두는 데는 수많은 사본을 만드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이런 방식의 필사는 6세기에서 8세기 사이 아일랜드와 영국의 외딴 수도회 공동체에서 특히 효율적으로 이루어졌다. 8세기 이후로는 아랍 세계가 수학, 의학, 철학에 관한 그리스어 문헌을 비롯한 방대한 문헌을 번역하고 보존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아바스 칼리파국과 개인 후원자들이 수많은 번역가를 도서관에 모아놓았다. 9세기에 이들을 감독하던 사람이 바로 매력적인 알킨디였다. 지진에서 윤리에 이르기까지 온갖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고 집필한 알킨디는 어떤 관점에서든 휴머니스트라고 할 만하다. 특히 여러 전통 간에 다리를 놓고자 했던 “오직 연결!”을 주장했던 부류의 인문학자다. 알킨디는 철학과 신학, 그리스의 사상과 이슬람의 사상을 화해시키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위험한 시도였다. 그의 사상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든 그의 업적이 경쟁자들의 시기심을 부추겼든 알킨디는 자기 도서관에서 쫓겨나 폭행까지 당했다. 알킨디가 쓴 글도 대부분 사라지고 없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91-92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보카치오와 페트라르카는 과거를 가능한 한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과거의 흔적을 다시 연구하고 상상하여 자신과 친구들이 고통에 더 강해지도록 만드는 데 이용했다. 그리고 이를 미래 세대에 전수해 그들 또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랐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1300년대 책을 좋아했던 페트라르카 — 이야기꾼이자 학자였던 조반니 보카치오 — 도통 알 수 없는 그리스어 — 덥수룩한 번역가 레온티우스 필라투스 — 역병 — 상실과 위로 — 세련된 언어 — 운명의 부침에 대응하는 법 — 미래의 광휘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장,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저자가 매 장 마다 이렇게 앞에 적어놨는데 이 장을 읽기 전에는 알쏭달쏭하다가 읽고나서 다시 읽으면 나름의 연상작용을 통해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각 장 별로 제 버전의 요약 키워드 매핑을 해보고 싶어져요. :)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는데 이해가 되었어요. 편집할때 #으로 했으면 더 좋았겠다 ㅋ 생각도 했구요 그래도 너무 좋네요
ㅎㅎㅎㅎ 인터넷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저도 앞에 #을 붙인 걸로 보입니다..
ㅎㅎ 동감입니다.
2장은 필사에 관한 에피소드로 넘쳐나고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부분들도 나와 미소지으며 읽게 되네요. 필사를 안좋아하지만 낭독은 좋아하는지라 수도원의 필사실의 우울함과 활기찬 생산적 분위기를 만끽할수 있었습니다. 특히 베네딕토 수도사들이 필사한 책을 식사시간에 낭독하는걸 들으며 식사했다는 에피소드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노동자정치신문이나 맑스의 공산당 선언 신문같은 것을 노조원들이 일하는 중이나 식사시간에 읽어주는 전문 낭독 노동자가 있어서 노동자 교양을 끄때 그때 현장에서 하며 공장주와 공장장과 낭독투쟁을 벌였단 글도 읽은 적이 있습니다. 필사, 연구, 인쇄, 낭독 같은 지식의 공유가 아주 활발한 암흑기 중세의 편리들도 재미있네요. 1장보다 2장이 재미있어서 밑줄 쫙! 이 넘쳐납니다. ㅋㅋㅋ
저는 독서노트에 필사를 많이 하긴 하는데 조금만 발췌해서 쓰는데도 자꾸 철자가 틀리거나 개발새발;;; 게다가 손은 왜그리 아픈지... 예전 필사하던 수도사들 정말 이곳저곳 많이 아팠을 것 같아요.. 장미의 이름에서도 필사하는 수도사들의 이야기들 읽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구요. 전 실은 독서실이나 관리형 학원에서 절대 남들과 같이 공부하지 못하고 혼자서 집에서만 공부하는 이유가 낭독(?)하면서 공부를 해야 잘 외워지더라구요.. 반면 남편은 필사파.. 옛날에 깜지라고 종이가 까매질 정도로 열심히 필사하면서 공부하더라구요;;
저는 책 사 놓고 (읽지는 않고) 바라보기가 취미라 장미의 이름도 당연히 있긴 있는데요. 다들 초반 고비만 넘으면 된다던데.. 어렸을 때 영화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 수도사들 필사 장면만 책에서 찾아보고 싶네요. ㅎㅎ
말씀하신 부분 오늘 읽었어요. “인문학자 대부분은 자신의 뛰어난 지성을 뽐내는 것을 정말 좋아했으므로 이 마지막 조항을 잘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
수도원의 필사실은 우울한 곳일 수도 있고, 활기차고 생산적인 곳일 수도 있다. 베네딕토회 수도사들은 1년에 한 권의 서적을 개인적으로 연구할 수 있었고, 낭독을 들으며 식사했다. 수도회의 규율 중에는 “낭독하는 내용에 대해서든 무엇에 대해서든 질문을 해서는 안 되는데 잡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있다. 규율에 따르면 농담을 해서도 안 됐고, 포도주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었으며, 어떤 개인적인 재주가 있더라도 거기에 자부심을 가져서는 안 됐다. 인문학자 대부분은 자신의 뛰어난 지성을 뽐내는 것을 정말 좋아했으므로 이 마지막 조항을 잘 지키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93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실은 데카메론을 읽으면서 가끔 나오는 여성혐오가 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에 소름이 끼쳤는데 (특히 마지막 날의 마지막 이야기인 그리셀다.. 흑 난 그 시대 여성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다행;;) 2장에서 크리스틴 드 피장의 '여인들의 도시' 이야기가 나와서 반갑네요. 전 솔직히 이 부분 외에는 정말 주워들은 라틴어 문구로 꺼드럭대며 실제로는 양아치처럼 행색하는 도련님들처럼 잘난맛에 사는 humanist들 같아서 2장의 자신들을 칭송하는 미사여구가 좀 오글거렸는데 여류작가들의 인간승리 부분과 출판업체 이야기는 재미있네요. ㅎㅎㅎ
고딕 폰트.. 읽기 힘들죠잉.. 쓰기도 힘듭니다.. 저 이런 글씨 쓰려고 캘리그래피 펜 샀다가 결국 포기;;;
이게 그나마 샤를마뉴 대제 덕에 읽고 쓰기 더 편해졌다는 Carolingian minuscule..
쓸데없이 화려하지만 인쇄술의 정수를 뽐내는 Poliphilo's Hypnerotomachia.. 근데 정작 내용은 참 허무하네요^^;;;
“책 역사학자 E. P. 골트슈미트는 이 책이 "현학자의 광적인 황홀경"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여느 위대한 책과 마찬가지로 광인이 썼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것은 인문학적인 황홀경과 광기다. 이 책은 언어와 시각적 아름다움이 주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p.125-126) “여느 위대한 책과 마찬가지로 광인이 썼다.” ㅋㅋ 요거 은근 명언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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