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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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님의 대화: 페리클레스의 연설을 새삼 다시 읽고 베이크웰의 추가 설명까지 곁들여보니,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우월함을 설파하는 시각에는 실로 유구한 전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위 ‘승자의 기록’으로 역사를 재편하는 휘그주의적(Whiggish) 낙관론의 뿌리인 셈이죠. (이 책도 그런 휘그주의적 진보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었죠?) 예를 들어, 제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북트리거)의 1장(『쌀과 소금의 시대』 편)에서 소개했던 ‘대분기(Great Divergence)’ 논쟁에서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 강력하게 존재합니다. 왜 산업화는 서양, 특히 영국에서 먼저 시작되었는가? 이에 대해 제도주의적 시각을 가진 이들은 영국이 1688년 명예혁명 이후 확립한 자유 시장(자유주의)과 절차적 민주주의의 전통이 있었고, 그 안정적인 제도적 자장 안에서 부르주아 기업가와 발명가의 혁신이 꽃필 수 있었다고 논증합니다. 바로 이런 시각을 견지하는 ‘신제도주의’ 학파의 거두들이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권력과 진보』로 유명한 대런 아세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그리고 사이먼 존슨이 그 주인공이죠. 특히 『권력과 진보』는 우리가 2023년 9월에 함께 읽으면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었죠. 2024년 10월에 함께 읽은 『중국 필패』 역시 같은 맥락에 서 있습니다. 과거 제도와 왕권을 강화하는 경직된 관료제 전통이 지배적인 중국에서는 서양식 과학기술 혁신이 지속되는 데 한계가 있으리라는 서구 중심적 제도 결정론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베이크웰이 묘사한 실제 아테네와 피렌체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과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부와 혁신을 추동하는 필수적인 ‘엔진’인가 하는 점입니다. 흔히 우리는 민주적인 제도가 갖춰져야 혁신이 일어난다고 믿지만, 역사가 보여주는 진실은 오히려 혁신은 ‘제어 불가능한 무질서’와 ‘불안정한 자유’의 틈바구니에서 잉태되었습니다. 아테네와 피렌체는 제도가 완벽해서 번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역동적인 충돌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그렇다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진짜 역할은 엔진이 아니라 ‘제어 장치’ 혹은 ‘완충 지대’가 아닐까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혁신의 절대적 전제 조건이라기보다, 혁신이 초래하는 파괴적 결과나 비대해진 권력의 폭주를 제어하기 위해 인류가 고통스럽게 발명해 낸 ‘불편하지만 필수적인 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베이크웰이 말한 인간의 가능성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안정된 제도’라는 환상이 아니라, 무질서 속에서도 끊임없이 서로를 제어하고 설득하는 그 피곤한 과정 자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전혀 이 글과 상관없지만, 정리해 주신 글을 읽으며 YG님의 작은 동거인님이 정말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빠라니~~ 20대 때 한동안 키무라 타쿠야(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멋있어 보이긴 했음)가 아빠라면 어떤 기분일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비교도 안 될 만큼 YG 님의 작은 동거인님이 부럽습니다. 멋진 아빠!!
"나는 너희를 하늘의 존재도 땅의 존재도 아니고 불멸의 존재도 필멸의 존재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너희가 각자 자유롭고 특별한 존재로서 원하는 대로 자신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미란돌라는 이렇게 덧붙인다. "우리가 가진 이런 카멜레온 같은 능력을 경이롭게 여기지 않을 자가 있겠는가?" 그리고 또 묻는다. "또 어느 존재가 인간만큼 부러움을 사겠는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 수치를 모르는 뻔뻔한 사람들과 일부러 어울렸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인간의 재료가 된 비뚤어진 나무로는 그 어떤 곧은 것도 만들 수 없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3장 소감> 1. 3장 초반에 나온 나병 치료법 보고 기절. 뒤에 기록이 조작된 것이라고 나왔지만, 실제 행해지던 것이니 나온 건 아닐까 싶어 슬펐다. 2. 진정한 서양 반골 '발라'의 행보를 보면서 그저 상대를 까기 위해 까는 사람과 내 편이면 덮어놓고 편드는 사람, 양극단의 어떤 요즘 사람들이 생각났다. 3. 발라가 고도로 계산된 수사학을 이용해 썼다는 문서를 볼 때 영화 '다빈치 코드'가 생각났다. 4. <라틴어의 기품>이 중세의 따개비를 긁어냈다는 신박한 표현을 보고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대형 선박에 따개비가 붙으면 연료를 많이 쓰게 되기 때문에 골칫덩인데 그걸 제거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었다. https://youtu.be/j8W8e9nZ-nw?si=UTVvIYo5pB-2EBfZ 내 인생의 따개비도 긁어내고픔. 5. 리엔초가 변장하고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그를 알아본 사람에게 잡히는 장면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6. 미란돌라가 인간을 정의하고 찬양하는 부분을 읽으며, 시대 상황 등으로 그에 걸맞은 삶을 누리지 못하고 떠난 수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7. 익명으로 자신을 자화자찬한 알베르티.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웠으면! 인내심 키우는 방법도 참 독특. 평생 자신이 갸륵했을 듯. 8. 저자가 쓴 것인지, 번역가 재량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읽다 보면 군데군데서 유머 감각이 보인다. 예: 사치품을 태우는 사람들도 미적 감각은 있었다. 9. 사보나롤라의 주장으로 남색자들이 화형에 처했다는 부분에서 죄인들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했다는데, 과연 신이 그런 '제물'을 원했을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 화형당했던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가 떠오르기도 했고, 당시 종교가 중심인 사회에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자 말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나선 사람들이 대단하기도 했고, 그때나 지금이나 포용적, 비판적인 사고가 중요하고 특히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인데 현실에선 보기 어렵다는 게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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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님의 대화: 저도 4번 재밌었어요. 스포레차투라. 한번쯤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긴합니다만 몇초나갈까 싶네요. ㅠ 근데 작가님도 그중 한 분 아닌가요? ㅋㅋ
@stella15 님. 저는 4번도 4번인데 7, 9, 11번이 특히 재밌더라고요. ㅎㅎ 같은 인쇄기로 저런 상반된 문서를 찍었다는 아이러니나, 살만 하니 말 바꾼 마누티우스의 일화가요. ㅎㅎ 그런데 저는 '스포레차투라' 이런 거 하고 싶어도 체질 상 못한답니다. 물어보는 건 다 술술 불고 뭐든 표정에 드러나는 entp라서 가끔 억울해요. ㅠㅠ
꽃의요정님의 대화: 전혀 이 글과 상관없지만, 정리해 주신 글을 읽으며 YG님의 작은 동거인님이 정말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빠라니~~ 20대 때 한동안 키무라 타쿠야(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멋있어 보이긴 했음)가 아빠라면 어떤 기분일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비교도 안 될 만큼 YG 님의 작은 동거인님이 부럽습니다. 멋진 아빠!!
@꽃의요정 갑자기 어제(4월 12일) 분했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어제 간단히 점심을 밖에서 먹이고 한 10분 정도 함께 걸었던 작은 동거인. "아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왜?" "친구 만날까봐 걱정돼." "아빠가 부끄러워? " "응, 아주 많이." 한 5미터 떨어져서 집까지 오면서 엄청 분했더랬습니다;
소향님의 대화: <3장 소감> 1. 3장 초반에 나온 나병 치료법 보고 기절. 뒤에 기록이 조작된 것이라고 나왔지만, 실제 행해지던 것이니 나온 건 아닐까 싶어 슬펐다. 2. 진정한 서양 반골 '발라'의 행보를 보면서 그저 상대를 까기 위해 까는 사람과 내 편이면 덮어놓고 편드는 사람, 양극단의 어떤 요즘 사람들이 생각났다. 3. 발라가 고도로 계산된 수사학을 이용해 썼다는 문서를 볼 때 영화 '다빈치 코드'가 생각났다. 4. <라틴어의 기품>이 중세의 따개비를 긁어냈다는 신박한 표현을 보고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대형 선박에 따개비가 붙으면 연료를 많이 쓰게 되기 때문에 골칫덩인데 그걸 제거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었다. https://youtu.be/j8W8e9nZ-nw?si=UTVvIYo5pB-2EBfZ 내 인생의 따개비도 긁어내고픔. 5. 리엔초가 변장하고 군중 속으로 들어갔다 그를 알아본 사람에게 잡히는 장면은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6. 미란돌라가 인간을 정의하고 찬양하는 부분을 읽으며, 시대 상황 등으로 그에 걸맞은 삶을 누리지 못하고 떠난 수많은 이들이 떠올랐다. 7. 익명으로 자신을 자화자찬한 알베르티.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웠으면! 인내심 키우는 방법도 참 독특. 평생 자신이 갸륵했을 듯. 8. 저자가 쓴 것인지, 번역가 재량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 읽다 보면 군데군데서 유머 감각이 보인다. 예: 사치품을 태우는 사람들도 미적 감각은 있었다. 9. 사보나롤라의 주장으로 남색자들이 화형에 처했다는 부분에서 죄인들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했다는데, 과연 신이 그런 '제물'을 원했을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아 화형당했던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가 떠오르기도 했고, 당시 종교가 중심인 사회에서 잘못된 것이 있으면 고치자 말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나선 사람들이 대단하기도 했고, 그때나 지금이나 포용적, 비판적인 사고가 중요하고 특히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인데 현실에선 보기 어렵다는 게 안타까웠다.
8번 공감요! 초반부터 한 번씩 피식거렸던 것 같은데 오늘은 5장에 몽테뉴 도입부 읽다가 진짜 깔깔 웃을 뻔 했어요 ㅎㅎㅎ 저자가 방대한 자료들 속에서 그런 부분들을 지나치지 않고 인용하거나 해석해내는, 유머에 대한 감식안을 가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그걸 되게 심드렁하게 써서 (아, 이것도 일종의 스프레차투라? ^^) 더 재밌어요.
YG님의 대화: @꽃의요정 갑자기 어제(4월 12일) 분했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어제 간단히 점심을 밖에서 먹이고 한 10분 정도 함께 걸었던 작은 동거인. "아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왜?" "친구 만날까봐 걱정돼." "아빠가 부끄러워? " "응, 아주 많이." 한 5미터 떨어져서 집까지 오면서 엄청 분했더랬습니다;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너무 웃어서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YG님의 대화: @꽃의요정 갑자기 어제(4월 12일) 분했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어제 간단히 점심을 밖에서 먹이고 한 10분 정도 함께 걸었던 작은 동거인. "아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왜?" "친구 만날까봐 걱정돼." "아빠가 부끄러워? " "응, 아주 많이." 한 5미터 떨어져서 집까지 오면서 엄청 분했더랬습니다;
ㅋㅋㅋㅋ 1미터만 떨어져서 오시라캤는데 어째서 5미터나 떨어져서 가신 거죠? ‘아빠 삐졌다!’는 마음의 소심한 어필이었나요?
향팔님의 대화: ㅋㅋㅋㅋ 1미터만 떨어져서 오시라캤는데 어째서 5미터나 떨어져서 가신 거죠? ‘아빠 삐졌다!’는 마음의 소심한 어필이었나요?
@향팔 소심한 어필이었죠. (전혀 통하지 않을;)
알마님의 대화: 8번 공감요! 초반부터 한 번씩 피식거렸던 것 같은데 오늘은 5장에 몽테뉴 도입부 읽다가 진짜 깔깔 웃을 뻔 했어요 ㅎㅎㅎ 저자가 방대한 자료들 속에서 그런 부분들을 지나치지 않고 인용하거나 해석해내는, 유머에 대한 감식안을 가졌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그걸 되게 심드렁하게 써서 (아, 이것도 일종의 스프레차투라? ^^) 더 재밌어요.
아, 그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YG님의 대화: @꽃의요정 갑자기 어제(4월 12일) 분했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어제 간단히 점심을 밖에서 먹이고 한 10분 정도 함께 걸었던 작은 동거인. "아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왜?" "친구 만날까봐 걱정돼." "아빠가 부끄러워? " "응, 아주 많이." 한 5미터 떨어져서 집까지 오면서 엄청 분했더랬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요.
YG님의 대화: @꽃의요정 갑자기 어제(4월 12일) 분했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어제 간단히 점심을 밖에서 먹이고 한 10분 정도 함께 걸었던 작은 동거인. "아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왜?" "친구 만날까봐 걱정돼." "아빠가 부끄러워? " "응, 아주 많이." 한 5미터 떨어져서 집까지 오면서 엄청 분했더랬습니다;
ㅎㅎㅎ GY님 분해하실 게 아니라 이제 슬슬 이별을 준비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작은 동거인이 이렇게 좋으셔서 어쩝니까? 근데 잘 크고 있는 겁니다. YG님도 그맘 때 그러면서 크셨을 거 아닙니까?그때 생각하셨야죠. ㅋㅋ 그래도 안 보는데서는 아빠 자랑 할 겁니다. ^^
이 인문학자의 이름은 로렌초 발라였다. 발라의 1440년 논문 『콘스탄티누스 기증장에 관하여 De falso credica et ementica Constantini Dontone delamato』는 가장 위대한 인문학적 성취 중 하나다. 정교한 학술 공격을 고대로부터 배운 고급 수사학 기술과 결합한 뒤 맵고 칼칼한 소스를 끼얹었다. 발라가 이 모든 능력을 총동원했던 이유는 근대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주장, 즉 서유럽 전체에 대한 지배권이 마땅히 교회에 있다는 주장을 반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을 반박하면 교회의 다른 권위도, 교회가 사람들의 정신에 끼치는 영향력도 쉽게 무너질 터였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36,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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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님의 문장 수집: "이 인문학자의 이름은 로렌초 발라였다. 발라의 1440년 논문 『콘스탄티누스 기증장에 관하여 De falso credica et ementica Constantini Dontone delamato』는 가장 위대한 인문학적 성취 중 하나다. 정교한 학술 공격을 고대로부터 배운 고급 수사학 기술과 결합한 뒤 맵고 칼칼한 소스를 끼얹었다. 발라가 이 모든 능력을 총동원했던 이유는 근대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주장, 즉 서유럽 전체에 대한 지배권이 마땅히 교회에 있다는 주장을 반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주장을 반박하면 교회의 다른 권위도, 교회가 사람들의 정신에 끼치는 영향력도 쉽게 무너질 터였다."
맵고 칼칼한 소스를 끼얹었다는 표현이 재밌어요. 따개비나 장어와 오렌지 이야기도 그렇고 작가님이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들을 많이 넣어놓으셨네요. :) 발라 이야기에서는 소설 바벨이 생각나요. 발라의 고급 문헌 분석기술로 원래의 해석을 뒤엎어서 교회의 권위에 제동을 거는 것이 이 시기에 아주 용감한 연구였을 것 같아요.
1,2 장에 고전 서적들이 수도원 관리 하에 있었던 이유를 찾아보았어요. 로마 제국의 붕괴(476년)는 텍스트 생산·유통의 물질적 기반을 무너뜨렸다. 파피루스 공급망이 끊겼다. 전문 필사 작업장이 사라졌다. 도시들이 축소되거나 폐허가 되었다. 교육받은 독자층이 급감했다. 이것은 제도적 붕괴에 의한 자연적 소멸이었지, 교회의 의도적 탄압이 아니었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수도원이 고전 텍스트를 보존한 주체였다. 베네딕트 수도원 규칙(6세기)은 수도사들에게 하루 두 시간 이상의 독서를 의무화했다. 필사실(scriptorium)에서 수도사들이 고전 텍스트를 베꼈다. 키케로, 베르길리우스, 오비디우스가 수도원 도서관에 살아남은 것은 이 때문이다. 카시오도루스(490-585)는 명시적으로 세속 학문과 기독교 학문을 결합한 수도원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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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님의 대화: 1,2 장에 고전 서적들이 수도원 관리 하에 있었던 이유를 찾아보았어요. 로마 제국의 붕괴(476년)는 텍스트 생산·유통의 물질적 기반을 무너뜨렸다. 파피루스 공급망이 끊겼다. 전문 필사 작업장이 사라졌다. 도시들이 축소되거나 폐허가 되었다. 교육받은 독자층이 급감했다. 이것은 제도적 붕괴에 의한 자연적 소멸이었지, 교회의 의도적 탄압이 아니었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수도원이 고전 텍스트를 보존한 주체였다. 베네딕트 수도원 규칙(6세기)은 수도사들에게 하루 두 시간 이상의 독서를 의무화했다. 필사실(scriptorium)에서 수도사들이 고전 텍스트를 베꼈다. 키케로, 베르길리우스, 오비디우스가 수도원 도서관에 살아남은 것은 이 때문이다. 카시오도루스(490-585)는 명시적으로 세속 학문과 기독교 학문을 결합한 수도원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그렇다면 , 무엇이 고전을 주변화했는가? 네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양피지의 희소성과 팔림프세스트 파피루스 공급이 끊기자 양피지가 주요 필사 재료가 되었다. 양피지는 훨씬 비쌌다. 선택이 불가피했다. 무엇을 베낄 것인가. 수도원 공동체의 입장에서 성서·전례문·교부 문헌이 우선이었다. 고전 텍스트는 경제적 이유로 후순위였다. 더 충격적인 것은 팔림프세스트다. 양피지를 재활용하기 위해 기존 텍스트를 긁어내고 위에 새로 썼다. 19세기에 화학적 방법으로 밑에 있던 텍스트를 복원하자, 키케로의 잃어버린 저작 「공화국에 관하여」 일부, 아르키메데스의 수학 논문들이 나왔다. 고전 텍스트가 기독교 텍스트 밑에 문자 그대로 묻혀 있었다. 둘째: 제도적 관심의 재편 중세 대학(12세기 이후)과 그 이전 수도원 학교의 교육 목표는 구원을 위한 지식이었다. 지식의 목적이 바뀌면 어떤 텍스트가 중요한지도 바뀐다. 키케로의 수사학은 설교를 위해 유용했다.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은 신학 논증을 위해 필요했다. 유용한 고전은 흡수되고, 유용하지 않은 고전은 방치되었다.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이나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같은 텍스트들은 기독교 윤리·신학과 정면 충돌했다. 이것들은 필사되지 않았고 서서히 잊혔다. 루크레티우스는 1417년 포조 브라촐리니가 독일 수도원에서 단 하나의 사본을 발견함으로써 극적으로 복원되었다. 셋째: 아리스토텔레스의 특수한 사례 6세기 보에티우스가 아리스토텔레스 논리학 일부를 라틴어로 번역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대부분 저작은 서유럽에서 사라졌다. 이것들이 아랍 세계에서 보존되었다. 알파라비, 이븐 시나, 이븐 루시드가 아리스토텔레스를 주석하고 발전시켰다. 12세기 아랍어에서 라틴어로의 번역 운동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서유럽에 “재수입”되었다. 이것이 스콜라철학의 혁명을 일으켰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기독교 신학에 통합하려 했다. 이교도 철학자의 텍스트가 가톨릭 신학의 핵심 도구가 된 것이다. 고전 텍스트의 운명이 얼마나 우연적이고 지리적으로 복잡한지를 보여준다. 넷째: 해석적 포획 교회가 고전 텍스트를 완전히 무시하지 않은 방법은 알레고리적 해석이었다. 베르길리우스의 네 번째 전원시에서 “위대한 시대의 새 질서”를 예언한 구절을 기독교 해석자들은 그리스도의 탄생 예언으로 읽었다. 베르길리우스는 “이교도 예언자”가 되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도덕적 알레고리로 재해석되었다. 고전 텍스트를 없애지 않고 기독교적 의미 체계 안에 흡수함으로써 무력화한 것이다. 이것이 물리적 파괴보다 더 교묘한 지식 통제 방식이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뒤, 종교 갈등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때는 새로운 세대의 지식인들이 발라에게 매력을 느꼈다. 발라의 방법론과 목표를 존경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 발라는 가장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자유사상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그것은 권위가 아닌 전문성을 신뢰하고, 문헌과 주장이 어떻게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연구해야 한다는 고집이었다. 그들은 발라의 방식에 따라 의심스러운 문서를 조사하고 그 기원과 신빙성을 분석했다. 세월이 좀 더 흐른 뒤에는 비종교적 인문학자들이 (즉 좀 더 협소한 의 미에서의 '자유사상가'들이) 발라의 솔직한 태도와 에피쿠로스 사상에 대한 명백한 호의에 동질감을 느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45,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피치노는 이 문제를 탐구한 최초의 인물은 아니지만 새로운 연구 방식으로 이 주제에 접근했다. 또한 우주에서 인간의 역할에 대해 과감한 주장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는 문학, 예술, 학문 연구, 자치 등의 분야에서 인간이 세운 업적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물었다. "천지를 창조한 존재와 인간이 거의 같은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누가 반박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인간에게 도구와 천지를 만들 재료를 준다면 인간 또한 어떻게든 천지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사실을 누가 반박하겠는가?" 이것은 엄청난 주장이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61,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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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교육청 구미도서관] 박준 시인 북토크 <계절 산문> 온라인 모임첫 '도서관의 날'을 기념하는 도서관 덕후들의 독서 모임[서강도서관 x 그믐] ③우리동네 초대석_차무진 <아폴론 저축은행>
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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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소리내어 읽고 있습니다
<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2026.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낭독 두번째 유리알 유희 1,2권 (3월 16일(월)시작
문장의 미학
[책 증정]2020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대표작 <야생 붓꽃>을 함께 읽어요. [클레이하우스/책 증정] 『축제의 날들』편집자와 함께 읽어요~[할인 받고 연극 보실 분] 슈테판 츠바이크 원작, 《운베난트: Y를 향한 마지막 수기》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호러의 매력을 파헤치자!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
그리스 옛 선현들의 지혜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무룡, 한여름의 책읽기ㅡ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눈으로 읽고, 손으로 읽고
[ 자유 필사 • 2 ][ 자유 필사 ], 함께해요혹시 필사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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