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비트루비우스는 비율을 도출한 방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남자가 팔다리를 벌리고 누웠을 때, 그 남자의 배꼽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는데 그 원주는 손가락과 발가락을 지나간다. 다리를 다시 모으면 두 팔의 길이와 몸의 길이를 바탕으로 정사각형을 만들 수 있다. 15세기와 16세기의 예술가들은 이 비트루비우스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인쇄용 서체 디자이너도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의 몸을 본떠 글자를 만들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는 조금 바쁜 일정이에요. 3장부터 6장의 전반부까지 달립니다. 오늘 내일은 3장, 그리고 분량도 상대적으로 적고 잘 읽히는 4장 수요일, 5장 목요일, 6장 전반부까지 읽고 주말로 들어가요. 일단, 오늘 4월 13일 월요일과 내일 14일 화요일은 3장 '선동가와 이교도들'을 읽습니다. 비판적 문헌학의 선구자이자 르네상스 회의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로렌초 발라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교황의 고문에도 굴하지 않았던 폼포니오 레토와 바르톨로메오 폴라티나 같은 휴머니스트부터 빌런 지로니모 사보나롤라 등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3장의 인물 카드도 준비했습니다. :)
와우! 이렇게 예쁘게 정리해 주시다니 감동입니다. 전 사실 2부 읽을 때부터는 사람 이름은 그냥 날리고 그 분들이 어떠한 일을 했는지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보카치오/단테/페트라르카 외엔...흑
저두요 ㅋㅋ 들어본 이름은 눈에 익는데 그렇지 않은 이름은 흑흑 ㅠ 3장 인물은 그래서 출력했어요 ㅋㅋ
@꽃의요정 @오구오구 이렇게 또 자주 접하다 보면 "들어본 이름"이 되고 그러지 않겠습니까? :)
우리가 우리의 적보다 훨씬 더 뛰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답은 이렇다. 군대의 규율과 훈련에 집착하는 스파르타와는 달리 아테네는 자유와 조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스파라트는 폐쇄적이지만 우리는 공개적으로 세계와 무역을 한다. 저들은 아이들을 강하게 키우려고 가혹하게 다루지만, 우리는 아이들에게 자유를 가르친다. 저들은 위계를 따지지만, 아테네에서는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시정에 참여한다. (3장, 159쪽) 대체로 이 두 도시(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상황은 묘사된 것과 좀 달랐다. 아테네는 조화롭기는커녕 사회적 불안으로 역병과 폭동이 일어났고, 스파르타와 치른 전쟁에서도 결국 패배했다. 피렌체 역시 여러 왕가 간의 갈등, 모의, 정권 교체 등으로 엉망진창이었고 대체로 불안정했다. (3장, 160쪽)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장, 159쪽, 160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페리클레스의 연설을 새삼 다시 읽고 베이크웰의 추가 설명까지 곁들여보니,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제도의 우월함을 설파하는 시각에는 실로 유구한 전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위 ‘승자의 기록’으로 역사를 재편하는 휘그주의적(Whiggish) 낙관론의 뿌리인 셈이죠. (이 책도 그런 휘그주의적 진보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었죠?) 예를 들어, 제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북트리거)의 1장(『쌀과 소금의 시대』 편)에서 소개했던 ‘대분기(Great Divergence)’ 논쟁에서도 이와 비슷한 입장이 강력하게 존재합니다. 왜 산업화는 서양, 특히 영국에서 먼저 시작되었는가? 이에 대해 제도주의적 시각을 가진 이들은 영국이 1688년 명예혁명 이후 확립한 자유 시장(자유주의)과 절차적 민주주의의 전통이 있었고, 그 안정적인 제도적 자장 안에서 부르주아 기업가와 발명가의 혁신이 꽃필 수 있었다고 논증합니다. 바로 이런 시각을 견지하는 ‘신제도주의’ 학파의 거두들이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권력과 진보』로 유명한 대런 아세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그리고 사이먼 존슨이 그 주인공이죠. 특히 『권력과 진보』는 우리가 2023년 9월에 함께 읽으면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었죠. 2024년 10월에 함께 읽은 『중국 필패』 역시 같은 맥락에 서 있습니다. 과거 제도와 왕권을 강화하는 경직된 관료제 전통이 지배적인 중국에서는 서양식 과학기술 혁신이 지속되는 데 한계가 있으리라는 서구 중심적 제도 결정론이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베이크웰이 묘사한 실제 아테네와 피렌체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아주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과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부와 혁신을 추동하는 필수적인 ‘엔진’인가 하는 점입니다. 흔히 우리는 민주적인 제도가 갖춰져야 혁신이 일어난다고 믿지만, 역사가 보여주는 진실은 오히려 혁신은 ‘제어 불가능한 무질서’와 ‘불안정한 자유’의 틈바구니에서 잉태되었습니다. 아테네와 피렌체는 제도가 완벽해서 번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역동적인 충돌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그렇다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진짜 역할은 엔진이 아니라 ‘제어 장치’ 혹은 ‘완충 지대’가 아닐까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혁신의 절대적 전제 조건이라기보다, 혁신이 초래하는 파괴적 결과나 비대해진 권력의 폭주를 제어하기 위해 인류가 고통스럽게 발명해 낸 ‘불편하지만 필수적인 도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베이크웰이 말한 인간의 가능성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안정된 제도’라는 환상이 아니라, 무질서 속에서도 끊임없이 서로를 제어하고 설득하는 그 피곤한 과정 자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 파국의 시대를 건너는 필사적 SF 읽기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한가. 여기 실패한 국가들이 있다. 가난, 부정부패, 형편없는 교육으로 신음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권력과 진보 -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쟁투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적·사회적 권력이 어떻게 기술 발전의 방향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치밀한 논증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중국필패 - 시험, 독재, 안정, 기술은 어떻게 중국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왜 쇠퇴의 원인이 되는가2018년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되면서 중국은 사실상 시진핑 1인 독재 체제로 돌입했다. 이후 중국은 세계 질서에 가히 위협적이라 할 수 있는 행적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이해할 수 있을까? 현 MIT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중국-인도 연구센터 주임인 미국 내 중국 전문가 야성 황 교수는 과거의 문명국가, 현대의 문제국가 중국을 읽는 새로운 접근, ‘EAST 공식’을 제시한다.
전혀 이 글과 상관없지만, 정리해 주신 글을 읽으며 YG님의 작은 동거인님이 정말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빠라니~~ 20대 때 한동안 키무라 타쿠야(좋아하진 않지만 왠지 멋있어 보이긴 했음)가 아빠라면 어떤 기분일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비교도 안 될 만큼 YG 님의 작은 동거인님이 부럽습니다. 멋진 아빠!!
@꽃의요정 갑자기 어제(4월 12일) 분했던 일화가 떠오르네요. 어제 간단히 점심을 밖에서 먹이고 한 10분 정도 함께 걸었던 작은 동거인. "아빠, 1미터 정도 떨어져서 걸으면 안 될까?" "왜?" "친구 만날까봐 걱정돼." "아빠가 부끄러워? " "응, 아주 많이." 한 5미터 떨어져서 집까지 오면서 엄청 분했더랬습니다;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너무 웃어서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1미터만 떨어져서 오시라캤는데 어째서 5미터나 떨어져서 가신 거죠? ‘아빠 삐졌다!’는 마음의 소심한 어필이었나요?
@향팔 소심한 어필이었죠. (전혀 통하지 않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요.
ㅎㅎㅎ GY님 분해하실 게 아니라 이제 슬슬 이별을 준비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작은 동거인이 이렇게 좋으셔서 어쩝니까? 근데 잘 크고 있는 겁니다. YG님도 그맘 때 그러면서 크셨을 거 아닙니까?그때 생각하셨야죠. ㅋㅋ 그래도 안 보는데서는 아빠 자랑 할 겁니다. ^^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같이 곁에서 걸어주는 것만으로 어딥니까.. 감지덕지;;
맞아요...저는 같이 걸을 때마다 제발 액션영화 그만 찍고 조용히 걷자고 3초마다 한번씩 얘기해요. 자꾸 때리고 어깨빵하면 경찰에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겠다는 말도 1분마다 한번씩 하고요. 어제는 벚꽂 나뭇가지에 손이 닿는다면서 사정없이 블로킹해서 그 예쁜 벚꽃잎들이 우수수 ㅜ.ㅜ 벚꽃학대금지...
ㅋㅋㅋㅋ 미운 육학년..
오모나...YG님을 위해 이 사진을 올려 봅니다. 그 동안 왜 저희집 작은(절대 작지 않지만) 동거인이 아빠에게 왜 그렇게 불만을 토로했었는지 알려 주는 만화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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