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이렇게 몽테뉴는 도덕주의자로서 글을 쓰지만,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도덕주의자로서 쓰고, 어떤 일관적인 도덕률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정치적이지만 의견을 피력하는 방식은 회피하고, 사적 자유를 고집하고 순응을 거부하는 방식이다. 몽테뉴의 교육 이론에는 학교도, 수사학 과제도, 그 어떤 강요도 없다. 예절, 형식, 선행, 아니, 거의 모든 것에 대해서 "하지만 알 수 없다"라는 식의 말을 끊임없이 덧붙이거나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이라고 말하면서 뜻밖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런 새로운 관점들이 나오는 이유는 몽테뉴가 다양하고 다채로운 시각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와 다른 1000가지 삶의 방식이 있다고 믿고 상상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43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3세기 후 이마누엘 칸트가 한 말이 진실에 더 가깝다. "인간의 재료가 된 비뚤어진 나무로는 그 어떤 곧은 것도 만들 수 없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169p,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조지 엘리엇은 허구적인 소설을 읽으면 실질적인 도덕적 이득이 생긴다고 믿었는데 연민의 고리, 즉 요즘 우리가 "공감"이라고 하는 것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한 에세이에 이렇게 쓰기도 했다. "우리가 예술가로부터 빚진 가장 큰 혜택은, 그것이 화가든 시인이든 소설가든, 바로 연민의 확장이다. (…) 위대한 예술가가 그려낼 수 있는 인간 삶의 그림은 아무리 하찮고 이기적인 사람이라도 깜짝 놀라게 만들어 자기와 동떨어진 것에 관심을 두게 하는데 이것은 도덕 감정의 원재료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47-248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도 있다. 타인의 고통을 단지 이해하고 동정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더 나은 일은 그런 고통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엘리엇도 이렇게 생각했고 몽테뉴의 시대와 엘리엇의 시대에 살았던 여러 저술가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들의 사상에는 종종 '계몽주의'라는 이름이 붙는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248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259쪽 엘리엇의 전기 작가 로즈메리 애슈턴은 멜리오리즘(개선주의)을 “이 세상이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세상 중에서 최선도 최악도 아니며 인간의 노력으로 어느정도까지는 향상할 수 있고 고통도 부분적으로는 줄 일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정의 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말해서 계몽주의와 휴머니즘 사상가들은 다음 세상보다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으며 신보다는 인간을 더 중요시 한다. 양쪽 다 이성과 과학적 앎을 사용하고, 기술과 정치의 향상을 이루는 것이 더 나은 삶을 향한 최선의 길이라고 믿는다. 264쪽 볼테르는 이렇게 썼다. “기적은 본래 감탄할만한 일 이라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모든 것이 기적적이다. 자연의 놀라운 질서, 수백만 개의 태양 주변을 도는 수억 개의 구체, 빛의 활동, 동물의 생명 활동은 무궁한 기적이다.” 266쪽 휴머니스트와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이렇게 해서 오래된 생각으로 되돌아갔다. 이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세상을 위한 가장 좋은 기초는 동료 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대하려는 우리의 타고난 경향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 동료의식은 ‘연민’이나 공감일 수도 있고, 인이나 우분투가 나타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일 수도 있다. 282쪽 유죄 판결을 받은 칼라일은 도체스터 감옥에서 2년 동안 징역을 살았다. 그가 수감되자 처음에는 아내 제인이 계속해서 인쇄기를 돌렸다. 그러다가 제인 역시 붙잡혀 남편이 있는 도체스터로 보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누이 메리 앤 칼라일이 인쇄를 맡았다. 그리고 결국 누이도 감옥에 갇혔다. 세 사람 모두 같은 방에 수감되었다. 칼라일은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냈고, 쓴 글은 몰래 반출하거나 나중을 위해 잘 보관해 두었다. 288쪽 신학 이론과 체계에 기반한 지극히 오만한 관점보다 꾸밈없는 정직함과 너그러움 한톨이 사람의 행동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데이비드 흄) 289쪽 이성은 도울 수 없을지 몰라도 자연이 즉시 일상의 즐거움으로 그를 현혹하여 “우울과 망상”을 치료해 준다. (데이비드 흄) 290쪽 우리가 감정을 거울처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체로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다고 생각할 때 행복하다. 그래서 동료 인간들의 전반적인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승인하려는 경향이 있다. (데이비드 흄) 294쪽 수정한 글 중에는 오래도록 공개하지 않은 종교와 회의감에 관한 원고도 있었다. 흄은 사후에 이 책이 출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먼저 애덤 스미스에게 이 일을 맡아 주겠느냐고 물었지만 스미스가 불안해하는 것처럼 보였기에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데이비드 흄) 295쪽 신중한 동시에 영웅적이고 친근한 태도로 사랑받았지만 형편없는 추론에 대한 공격에서는 무자비했던 사람, 놀이를 즐기는 동시에 인간 정신에 주어진 지적, 도덕적 도구를 향상하는 일에 몰두한 선한 데이비드는 흠잡을 데 없는 뤼미에르의 본보기였고 후마니타스를 아는 사람이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6장. 무궁한 기적,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흄의 글들이 너무 좋네요! 휴머니스트 철학에 이런 매력이 있다니요…!
6장까지 읽고 나서 드는 생각: 가능만하다면 데이비드 흄, 볼테르, 몽테뉴와 친구 먹고 싶어요. 294쪽에서 다 죽어가면서도 친구 애덤 스미스를 배려하는 데이비드 흄 좀 보소..
아직 시작 못했는데 궁금하네요~
그쵸.. 전 저 중에 가장 친구먹고 싶은 사람은 흄이요.. 진짜 그림만 봐도 뭔가 jolly하고 너그러운 분위기..^^;
믿지 않는 것을 믿는 척하는 것은 드러내놓고 불신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페인은 썼다. 이런 “마음의 거짓말”에는 대가가 따른다. 무신론자와 자유사상가들은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사실 그들은 탄압을 겪었기에 수시로 도덕관념이 손상되었다. 만약 그 모든 일을 겪으면서 정직성을 일부나마 지켰다면 실로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일주일동안 너무 바빠서 야금야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책이 워낙 재미있어서 쭉쭉 읽어나가게 되네요. 지난주에 6장까지 읽고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책에서 챕터를 이루는 근대의 인문고전 중 '캉디드의 서술 속도에 관하여' 부분과 드니 디드로의 '운명론자 자크'에 대한 설명까지 읽었습니다. 읽는 과정 중 도서관에서 강유원 선생님의 1년 정도 인문고전강의에서 가열차게 공부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인문고전을 읽으면서 정치경제학, 생물학, 자연사를 대충은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전방위적 지식체계가 필요하죠. 때문에 더 황홀하고 재미있고 산만함을 장착한 저에겐 4장부터 6장이 재미있었습니다. 인문학과 의학이 섞여 인간을 실질적으로 연구하려는 초기 근대의 실험정신이 풀어내는 역사의 전환점은 4장 p190에서 적은 "유럽의 인문학자들이 고대 문명에 대한 굴종을 어느 정도 접고 현실세계를 가까이 들여다보며 신체와 정신의 삶을 탐구하고 우리는 어떤 동물이고 인간의 몸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던 시기"가 바로 이 시기이죠. 해부학이 나오면서부터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연상되고 온갖 시신을 해부하여 지식을 얻느냐 살아있는 사람의 몸을 이용해 검사하고 분석하는 훈련을 하느냐의 고민들....수많은 휴머니스트들의 이율배반적인 실험대상의 해부당하는 처지의 사람들은 어떤 결정권도 없었던 빈민이나 사형수로 파도바 해부극장의 입구에 새겨진 문구인 "죽음이 기꺼이 삶을 돕는 곳" 이란 어처구니없는 잔인한 말은 세상 돌아가는 비정함을 눈가리고 아웅 하는 당시의 부조리도 우리는 꿰뚫어 봐야 하겠죠.
5장 인간의 일들의 주인공은 단연 에라스무스죠. 청년들에게 인문주의적 삶과 학습방식을 가르치고 예절이 사람을 만들며 여행, 독서, 우정은 인생의 중요한 교류와 상호존중에 대한 낙관적 의지의 유산인 EU에서 유럽 교환학생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를 영화화 한 '스페니쉬 아파트먼트'가 떠올랐습니다. 평화, 상호이해, 교육혁신, 지식과 경험의 공유, 자유로운 이동, 여럿과 나누는 우정을 위해 에라스무스의 유산을 영화화 한 '스패니쉬 아파트먼트' 생각났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거든요. 프랑스학생이 스페인가서 여러 유럽 친구들과 어울리며 보내는 시간은 마음은 상호이해지만 현실의 몸과 정신은 그게 힘들다는 걸 코미디적 요소로 보여준 영화죠. 그 영화보고 아시아도 저런 프로그램있으면 정말 재미있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에라스무스같은 아시아대륙을 평화와 국재협력운동의 유산을 공유할수 있는 인물은 과연 누구일까도 고민하게 됩니다. 5장 후반부로 넘어가서 몽테뉴가 등장합니다. 광신적이고 호전적 추종자들의 승리의 깃발을 올리며 격렬한 믿음을 선정적으로 표현하면 추앙받고 관용이나 타협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욕을 먹는 시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림하는 암흑기가 있죠. 몽테뉴 철학의 고갱이는 "가장 미개한 질병 은 우리 존재에 대한 혐오다" 이 부분 아닐까요? 도덕률에도 얽매이지 않고,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사적 자유를 고집하고, 순응을 거부하는 방식, '하지만 알수 없다'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열망, "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는" 숙고와 회의, 새로운 관점과 다양한 삶의 방식을 키울 수 있는 에라스무스가 그랬던 것처럼 몽테뉴도 "여행"을 강추합니다. 특히 혼자 여러 곳을 여행하는 것이야말로 독립적인 나의 정체성과 세계의 연결성을 체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봅니다. 유럽 EU의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 지금의 유럽을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나갔는지는 의문이지만 말입니다. 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책에서도 몽테뉴가 엄청 많이 나오죠. (보통이 몽테뉴 팬인 것은 유명;;) 전 에라스무스 프로그램하면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가 생각나요. 실제 원제는 스페인 하숙에 더 가깝지만..오히려 그 제목은 한국 예능에서 써먹었네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의 다국적 학생들이 스페인 하숙집에서 머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들인데.. 재미있게 봤아요. 러시아에서 이어지는 후속편까지 봤는데 후속은 그닥이었습니다.
여행의 기술 - 제2판“일상성의 발명가” 알랭 드 보통은 독창적인 시각으로 사랑, 건축, 철학 그리고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을 써왔다. 그런 그가 떠나는 여행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번에도 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스페니쉬 아파트먼트25세의 건장한 프랑스 청년 '자비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작가를 지망하지만, 아버지의 친구분으로부터 스페인어와 경제학석사를 따야 어딜가나 꿀리지않는다는 충고를 듣는다. 이에 따라 유럽교환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를 통해 스페인에서 1년간 공부하기로 결심한다. 홀어머니와 사랑하는 애인을 두고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장래를 위해 꿋꿋이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어렵사리 숙소를 구한 자비에는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에서 온 혈기 왕성한 학생들과 룸메이트로 왁자지껄하게 지내게 된다. 문화적, 언어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나는 제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이 충돌하면서 웃지 못할 헤프닝은 벌어지고... 그래도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이 조금씩 싹터간다. 스페인 생활에 적응하려다 보니 프랑스에 있는 여자친구와는 연락을 자주 못해 점점 관계가 소원해진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참다 못한 여자친구가 스페인까지 찾아와 잠시 해후했지만 서먹하기만 하다. 반면 공항에서 만났던 유부녀 안네소피와 가까워지면서 그녀에 대한 성적 환상에 사로잡히는데...고맙게도 레즈비언 친구 이사벨이 섹스과외(-여자를 뻑가게 하는 비법)를 해주어 안네소피와 거침없는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되는데.
6장은 무궁한 기적 계몽주의의 선지자들의 대하드라마와 그들의 문학작품으로 낙관적 의지에 빛을 밝힙니다. 저는 볼테르의 <캉디드>를 들어는 봤지만 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탈로 칼비노가 설명해준 <낙천주의자 캉디드>에 대해 읊어보고자 합니다. "낙천주의자 팡글로스와 비관주의자 마르탱이 그러하듯 악이란 주관적이고 정의할수 없는 것이며, 측량되지 않는 것이다. 볼테르의 '합리주의'란 종교적인 세계에 맞서는 윤리적이며 의지적인 자세를 가리킨다. 재세례파교도 자크, 잉카족 노인, 볼테르 자신을 매우 닮은 파리 출신의 학자와 같은 주변 인물에게서 드러난 책의 저변에 흐르는 학문적인 견해들은 "우리의 밭을 가꾸어야 한다" 는 이슬람 교도 노인의 말을 통해 전달된다. 우리는 이것을 반형이상학적인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인 의미로 읽어내야만 한다. 스스로 직접 실천하면서 적용하여 풀수없는 문제라면 그러한 문제 자체를 던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 경구를 사회적 의미안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는 노동이 모든 가치의 핵심임을 처음으로 선언한 말이다. 오늘날 "우리의 밭을 가꾸어야 한다"라는 말은 자기 중심적이고 부르주아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들릴수도 있다. 이러한 해석은 현대의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근심이 투영된 것으로, 사실상 실제 의미하는 바와는 거리가 멀다. 노동행위가 오직 저주의 결과로 그려지고, 인간이 일구어 낸 밭이란 밭은 모두 쑥대밭이 되어버리는 이 책에서, 이 경구가 마지막장에 가서야 나오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니다. 우리의 밭 또한 옛 잉카제국 엘도라도 못지않은 유토피아다. <캉디드>애서 이성의 실현은 유토피아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말이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가 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이 문구는 정확히 바스티유감옥이 함락되기 30년전인 1759년에 씌었다. 인간은 이제 더 이상 초월적 선이나 악에 따라 심판받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일구어 낸 결과의 크고 작음에 따라 판단된다. 이러한 전환으로부터 바로 자본주의적 의미에서 '생산적'이라고 표현되는 노동이 지니는 윤리와 실용적이고 책임을 피하지 않으며 구체적인 행위로서의 도덕(이러한 구체적 행위없이 인간은 어떠한 보편적인 문제도 풀수없다)이 등장했다. 간단히 말해 오늘날 인간의 삶이 직면한 진정한 선택의 문제가 바로 이 책에서 출현했던 것이다. - 이탈로 칼비노 [왜 고전을 읽는가] 중에서 p159
나는 말 그대로 개신교도입니다. 모든 말해진 것과 행해진 것에 온 영혼을 다해 저항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집안에 계신 목사님 딱 한 명 생각난다. ㅋㅋㅋ,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기적은 본래 감탄할 만한 일이라는 뜻이다. 이런 의미에서는 모든 것이 기적적이다. 자연의 놀라운 질서, 수백 만 개의 태양 주변을 도는 수억 개의 구체, 빛의 활동, 동물의 생명 활동은 무궁한 기적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무신론자와 자유사상가들은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사실 그들은 탄압을 겪었기에 수시로 도덕관념이 손상되었다. 만약 그 모든 일을 겪으면서 정직성을 일부나마 지켰다면 실로 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유일한 예외는 증언이 입증하려는 사실보다 그 증언이 거짓이라는 사실이 더 기적적일 경우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카론도 흄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영영 기다릴 수는 없었다. 흄은 끝없이 원고를 수정하고 수정할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카론은 "이제 그만 배에 오르십시오"라고 말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6장 소감> 1. 페인이 서둘러 쓴 1부가 2부보다 더 설득력이 뛰어나고 유려하다는 부분에서 나도 글을 쓸 때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 그 일이 떠올랐다. 얼마나 시간을 쏟냐도 중요하지만, 역시 절박함이 뇌를 풀가동시킨다. 2. 흄의 매력이 도대체 어느 정도였기에? 궁금하다. 3. 조금 전 어느 분의 부고를 들어서 그런지 카론이 "이제 그만 배에 오르십시오"라고 말했다는 부분을 읽을 때 마음이 저릿했다. 카론! 가능한 늦게 만나자! 4. <다른 여러 휴머니스트와 마찬가지로 흄에게도 이 땅 위에서 글이 나오고 널리 읽히는 일이야말로 불멸의 생을 얻는 길이었다.> 이 부분을 읽고 잠시 생각해 봤다. 단어를 좁게 받아들이는 건 좋지 않지만, 과연 글이란 것이 불멸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출간 당시든, 100년이든 1000년 뒤든, 받아들이는 사람이 달리 해석하면 본질과 같지 않기에 불멸일 수 없다. 몹시 운이 좋아 사후에 출간될 기회가 생겼을 때 편집자가 내용을 수정한다면 불멸일 수 없다. 더구나 아무도 읽지 않는다면 (이런 경우가 99.9%에 이를 듯한데) 역시 불멸일 수 없다. 무엇보다도 내가 죽은 다음엔 알 도리가 없는 내 작품의 행방이 불멸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일까? 글을 쓰면 불멸의 삶을 얻는다고 말하는 건 우주 성간 1cm3 당 약 하나 있다는 수소 원자 한 개 만큼이나 극소수의 사례(그것도 분명 끊임없이 변화했을)를 보고 헛된 위로를 얻고픈 마음인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건 글쓴이의 의식이 존재할 당시의 언저리 시공간에 잠시 흔적을 남기는 행위로, 농부가 밭을 갈고 요리사가 채소를 다듬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저 쓰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쓰는 것일 뿐. 다만, 친구의 집에 초대 받아 함께 음식을 나누면 즐겁듯이 각고의 노력으로 세상에 내보낸 글을 탐독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글쓴이에게 최고의 기쁨이 분명할 것이며 그 짧은 기쁨이 불멸보다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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