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그 안에서 노동력의 매매가 진행되는] 유통분야 또는 상품교환분야는 사실상 천부인권(innate rights of man)의 참다운 낙원이다. 여기서 지배하고 있는 것은 오로지 자유·평등·소유·벤담이다. (제1권 제2편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 벤담은 순전히 영국적인 현상이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판에 박힌 문구를 가지고 그렇게도 굉장하게 떠들어댄 철학자는 독일의 크리스티안 볼프까지 포함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도 아직 없었다. 공리주의는 벤담의 발명이 아니었다. […] 우리가 이 공리주의를 인간에 적용해 인간의 일체의 행위·운동·관계 등을 공리주의의 관점에서 판단하려고 하면, 우리는 우선 인간의 본성 일반(human nature in general)을 알아야 하며, 그 다음에는 이 인간의 본성이 각각의 역사적 시대에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벤담은 이러한 문제들에 관심이 없다. 그는 소박하기 짝이 없는 우둔성을 가지고, 근대적 소시민 그것도 특히 영국의 소시민을 정상적 인간이라고 가정한다. 이 특수한 종류의 정상적 인간과 그의 세계에 유용한 것은 모두 절대적으로 유용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그는 이 척도를 과거, 현재 및 미래에 적용한다. […] 만약 내가 나의 벗 하이네만큼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나는 벤담을 부르주아적 백치미의 천재라고 부를 것이다. (제1권 제7편 자본의 축적과정)
[세트] 자본론 1~3, 부록 - 전6권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 2001년 제2개역판, 카를 마르크스 지음, 김수행 옮김
[세트] 자본론 1~3, 부록 - 전6권 - 2015년 개역판, 정치경제학비판지난 여름 갑작스럽게 타계한 한국의 대표적 마르크스 경제학자 고 김수행 교수의 마르크스 <자본론> 전면 개역판. 자본주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비판을 통해 착취와 억압의 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자 했던 마르크스의 이론적, 사상적 정수를 담고 있다.
칼 마르크스는 벤담을 정말 작정하고 까네요. 왜 이렇게 욕을 하는지 나중에 좀더 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ㅎㅎ
전 그것보다 자본론을 읽으신 향팔님이 더 신기해요! 저 거대하고 어려운 벽돌책을..
하하 자본은 제1권만 책장에서 장기 거주하고 계실 뿐입니다. 오래 전에 아래 책으로 ‘북클럽 자본’ 프로젝트 강연을 들은 적이 있지만.. 다 잊어버렸어요.
[세트] 북클럽 자본 1~12 - 전12권도서 '다시 자본을 읽자, 마르크스의 특별한 눈, 화폐라는 짐승, 성부와 성자 자본은 어떻게 자본이 되는가, 생명을 짜 넣는 노동, 공포의 집,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 자본의 꿈 기계의 꿈, 임금에 관한 온갖 헛소리, 자본의 재생산, 노동자의 운명, 포겔프라이 프롤레타리아' 세트 상품이다.
7장. 모든 인간을 위한 지구 301쪽 전반적으로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일부 주제에 대해서는 뛰어나고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멍청한 사람들의 유구한 전통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었다. 305쪽 첫 번째 사상을 방금 언급했다. 우리는 우리의 인간성으로 하나가 되는 존재들이므로 “인간의 그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두 번째 사상은 반대로 보편성이 아닌 다양성을 강조한다. 세 번째는 비판적 사고와 탐구의 가치를 높이 매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네 번째는 비판적 사고와 탐구의 가치를 높이 매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308쪽 남자 여러분, 인간으로서 여성은 당신들과 똑같은 것을 원합니다. 흥미로운 직업, 즐거움을 만끽할 적절한 정도의 자유, 감정을 충분히 분출할 수 있는 배출구를 원하지요. 312쪽 다양성이 없는 보편성은 허황된 추상화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약간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반면 보편적 인간성이라는 관념이 결여된 다양성은 우리 모두를 고립시켜 접점을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320쪽 누군가 나를 노예로 삼겠다는데 그러라고 할 사람은 하늘 아래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326쪽 과거의 휴머니스트, 그리고 모든 문화권의 연설가들이 잘 알고 있었듯 세련된 언어는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 그 자체다. 우리의 사회적 도덕적 생애의 기초가 된다. 언어 덕분에 기존 세계를 지적으로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고 최선의 추론을 적용할 수 있으며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말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추론과 상상을 타인에게 설득할 수 있다. 333쪽 완벽하지는 않지만 휴머니즘을 구별하는 좋은 법칙은 이것이다. 말하지 말고 보이지도 말라는 소리가 듣기 싫다면, 노예로 살거나 학대당하기 싫다면, 아무도 경사로를 설치할 생각을 못 해서 건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싫다면, 인간 이하로 취급당하는 것이 싫다면 아마 다른 사람들도 그것이 싫을 것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7장 모든 인간을 위한 지구,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수집한 305쪽 네 번째가 잘 못 되었네요. 수정합니다. “네 번째는 인간성의 핵심인 우리의 도덕적 삶이 우리가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찾을수록 향상된다는 폭넓은 믿음이다.”
안타깝게도 7장에선 친구 삼고 싶은 매력 넘치는 휴머니스트가 저에겐 없었습니다. 8장의 1800년대 사람들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서로 얽혀 있는 보편성과 다양성과 더불어 휴머니스트는 세 번째 자질을 중요시한다. 늘 그래왔다는 이유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사유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다. 어떻게 특정한 상황이 나오게 되었는지 질문하고 때로는 무엇이 있든 따지고 보면 옳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18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그[프레더릭 더글러스]가 또 다른 저서 『나의 예속과 나의 자유』에서 말했듯 인간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필연적이거나 자연적이지 않다. 심지어 잔인한 노예 소유주들에게도 이 원칙을 적용한다. 그는 만약 그들이 다른 맥락에서 살았다면 인도적이고 고상한 사람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도덕과 인간성의 측면에서 노예제도는 노예주 또한 망쳐놓았다는 것이다. "노예뿐만 아니라 노예주도 노예제도의 피해자다." 앞서 보았듯 이후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역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해서 비슷한 말을 했다. 제임스 볼드윈도 1960년에 같은 말을 했다. “끔찍하고도 엄연한 사실이지만 자신의 인간성을 떨어뜨리지 않고 타인의 인간성을 부인할 수 없는 법이다." 더글러스는 일반적으로 "인간 인격의 모양과 빛깔은 주변에 있는 것들의 형태와 색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 반면 본질적인 자유는 여전히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를 형성하는 힘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 있다. 바로 이 노력에 더글러스는 생애를 바쳤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22-323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과거의 휴머니스트, 그리고 모든 문화권의 연설가들이 잘 알고 있었듯 세련된 언어는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 그 자체다. 우리의 사회적·도덕적 생애의 기초가 된다. 언어 덕분에 기존 세계를 지적으로 세밀하게 평가할 수 있고 최선의 추론을 적용할 수 있으며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말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추론과 상상을 타인에게 설득할 수 있다. 언어는 또한 투투 대주교가 말한 "생명 다발"로 인간을 묶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서로 소통하고 연결된다. 바로 이것이 휴머니즘의 탐구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 네 번째 생각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26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포스터는 이 모든 연결과 보편성 속에서도 계층과 피부색, 성이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다. 반면 동료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1935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작가회의에서 포스터는 동성애를 주제로 하는 또 다른(훨씬 암울한) 소설인 제임스 핸리의 『소년Boy』이 마주한 억압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영국인들이 생각하는 자유는 강력하지만 한정적이라고 했다. "피부색과 계층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영국 남성의 자유를 말하지, 제국의 지배 아래 있는 민족들의 자유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영국 내에서 자유는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잘사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 성에 관해서는 더욱 한정적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32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논어』에는 이렇게 나온다. "공자의 도는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것(충忠)과 타인을 대할 때 그들 또한 인간다움으로 살아 있음을 깨닫는 것(서恕)"이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334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 충(忠) 글자 그대로 '중심(中心)'을 잡는 마음입니다. 자기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고, 내면의 진실함을 지키며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자기 수양의 측면입니다. • 서(恕) 내 마음(心)과 타인의 마음이 같음(如)을 깨닫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행하지 않는 배려, 즉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의미합니다. 결국 공자의 도는 "나를 먼저 바로 세우고(忠), 그 마음을 미루어 타인을 배려하는 것(恕)"으로 요약됩니다. (feat. 제미나이)
‘충(忠)’이라는 것이 나라에 충성하고 뭐 그런 의미보다도, 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나의 인간다움을 이루는 내면적 성찰의 의미가 먼저였군요.
저도 이 부분 읽고 놀랐어요. 한국에서 자라오는 동안 '충'이라고 하면 당연히 나라에 충성 조직에 충성 그런 걸로 이해하게 되는데, 자기 수양의 측면이 있다니. 자기를 지우는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맞아요, 저도 놀랐어요. ‘이밖에도 내가 논어나 맹자 같은 유가 사상의 개념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내용이 또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쵸. 안 그래도 제가 도덕경이나 논어를 예전에 나름 주석을 달아 여러가지 해석을 달은 책으로 읽긴 했는데 영어로 읽어서.. 다시 나중에 한글로 (한자로?) 읽어봐야겠어요.. 그리스어에서 잘못 번역된 라틴어 문헌들처럼 잘못 이해한 게 많을 것 같아요.
저만 그런 게 아니군요. 원서에서는 충이나 서, 이런 부분이 제대로 안 나와서 몰랐는데 덕분에 새로운 관점을 얻어갑니다.
아..!! 역시 동양철학은 한글로 보니 훨씬 낫네요. 원서에는 다소 어색하게 번역이 되어있어서 직감적으로 오지 않았는데.. 충성할 때 충忠은 알았는데 서恕는 몰랐네요. 용서하다고 할 때 쓰는 서 자 군요. 충은 웬지 충효에서 많이 봐서 좀더 나랏님이나 주인님 등 수직적이고 외적인 관계에서 쓰이는 줄 알았는데 자기 자신의 내면적 인간성의 중심에 충실하라는 의미에서 쓰이는군요. 서가 이렇게 쓰이는 한자인 줄도 몰랐지만..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깨닫는 의미라는 것도 새삼스럽게 다가왔어요. 그렇죠. 내 마음처럼 타인의 마음도 상처받을 수 있는 것을 깨달아야 자기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게 되죠..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 원서 영어로는 "The Master's way consists of doing one's best to fulfill one's humanity and treating others with an awareness that they, too, are alive with humanity."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4월 22일 수요일은 8장 '인간성의 전개'를 읽습니다. 이번 장의 주인공은 훔볼트와 존 스튜어트 밀-해리엇 테일러 밀 부부, 그리고 매슈 아널드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다들 교과서에서 보아 익숙하시겠지만, 그의 사상의 원천이자 사실상 모든 저서의 실질적 공저자가 해리엇 테일러라는 사실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제가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에서 소개했던 소설 『쌀과 소금의 시대』 속에서,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의 가치를 최초로 선포하는 중국 간쑤성의 부부 이야기로 재구성되어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슈 아널드는 저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재평가하게 된 인물이에요. 왜냐하면 제 문학 이론의 ‘원초적 교양’이라 할 수 있는 테리 이글턴의 『문학 이론 입문』(창비, 1986)이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인물이 바로 아널드였거든요. ‘종교’가 떠난 자리에 ‘교양’을 앉히고, 중산층의 가치를 보편화하여 하층 계급의 ‘무질서(Anarchy)’를 잠재우려 했던 그의 계획을 이글턴은 일종의 ‘하층민 길들이기 전략’으로 규정했었죠. 셰익스피어를 대하는 상반된 시각을 보면 그 대립 지점이 선명해집니다. 이글턴에게 셰익스피어는 16세기 런던이라는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 속에서 분투하던 ‘글 쓰는 노동자’였고, 그의 작품은 당대의 사회적 갈등이 투영된 각축장입니다. 반면, 아널드에게 셰익스피어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인간성의 정수’이며, 지상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세속적인 신에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아널드의 논리에 따르면 노동자가 셰익스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고결한 정수를 체화하여 ‘품격 있는 시민’이 되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영국 공교육 체계가 초등학교 때부터 셰익스피어 원전을 고집하는 데에는 이러한 아널드식 비전이 깊게 박혀 있습니다. 이글턴은 바로 이 지점, 즉 문학이 계급 갈등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적 통합 기획’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매섭게 공격한 것이고요. 아널드를 시대의 한계를 뚫고 나온 선구적 휴머니스트로 복권하려는 베이크웰의 시각을, 이글턴의 비판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세요. 교양, 자유, 순응 같은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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