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근데 계속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동물과 식물들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안그래도 너무 인간 중심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점차 인류세의 문제에 눈을 뜨고 인간 외의 종에도 공감의 범위를 넓혀가는 방향으로 인본주의가 진화할 것 같긴 하네요.
앞서 온 휴머니스트들도 이런 동료애적 도덕의식에 관해 썼다. 미셸 드 몽테뉴는 자신에게 이런 의식이 특히 강하다고 생각했다. 인간에게만 국한되지도 않았다. 몽테뉴는 닭을 자기 위해 목을 비트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했고 "인류는 감정이 있는 동물뿐만 아니라 심지어 나무와 풀에도 어떤 존경심, 그리고 포괄적인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결론지었다. 누군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면, 심지어 그것이 그림이라고 해도 몽테뉴의 눈에는 눈물이 어른거렸다. 그뿐만 아니라 공직 생활 중에 당시 적법하다고 여겨진 고문이나 사형을 지켜봐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도 괴로움을 느꼈다. 마치 투과성이 높은 물질처럼 타인의 감정을 흡수해서 자신의 감정과 섞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pp.266-267,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결국 휴머니즘의 도덕의식은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살아 있는 많은 것들을 향해 뻗어나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꽃의요정 님의 생각이 동물과 식물에게 뻗어나간 것처럼요. 전 아직 6장을 읽는 중이지만 계속 읽으려고요 ㅎㅎ
전 다른 '책일정' 때문에 11장 읽고 있는데 왜 토마스 만과 그의 자녀들의 인생을 영화로 만들지 않은거죠? 소설인 줄 알았어요.
오! 갈 길이 먼데 기대되네요. ^^
@꽃의요정 앗, 2024년 8월에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읽으실 때 안 계셨었나요? 그 책의 주요 등장인물에 토마스 만 일가가 있었답니다. (아, 그 책에서 토마스 만 일가는 다른 여러 등장인물처럼 광기의 인물들로 나옵니다. :) )
그땐 왜인지 모르겠지만, 들어올 엄두를 못 냈었어요. ^^;; 게다가 참여자분들이 그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기행? 때문에 머리 쥐어뜯는 게 보여서 그것만 재미있게 구경했습니다. 안 그래도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독서모임에서 읽으려고 몇 달째 뽐뿌질중인데, 이 책에 나온 소개를 읽고 저 자신도 읽을까 망설여졌습니다. 줄거리만 봐도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아서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2026년 4월 28일 화요일과 내일 4월 29일 수요일은 11장 '인간의 얼굴'을 읽습니다. 이번 장은 사실 한 두 장 정도로 나눠도 될 정도입니다. 저라면 제2차 세계 대전까지 한 장, 다른 한 장은 전후 20세기 후반 이야기로 나눴을 것 같은데. 베이크웰은 전쟁과 전후의 냉전과 그렇게 만들어진 괴물들을 반휴머니즘 세력으로 두고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나 봅니다. 차분하게 이틀에 걸쳐서 읽습니다. 전쟁기의 휴머니스트로는 토마스 만 일가가 중심에 있어요. @꽃의요정 님 댓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만 일가의 이야기는 2024년 8월에 함께 읽었던 (하지만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던)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에 자세히 나옵니다. 이 책의 만 일가의 행적과 그 책이 대부분 겹칩니다.
@FiveJ @aida 저도 원래는 『아버지의 시간』을 읽으려고 했었는데, 두 분 제외한 많은(?) 분들이 『쇳돌』을 원하시니 5월엔 그 책으로 해야 하나, 하고 마음이 기울고 있습니다.
이거 뭐 자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지만 <쉿돌>은 나중에 천천히 하시고 <아버지의 시간>으로 하시죠. 5월 어버이 날도 있고 작년에 어머니 했으니 이번엔 아버지로 가셔야하지 않겠습니까? 모르긴 해도 이 방에 상주하시는 YG님을 비롯한 한 가정의 아버님 되시는 분들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은데. 아닌가요? ㅋㅋ 저도 아버지는 계셨으니. 그래도 <쉿돌> 하시겠다면 그리 하시죠. 에헴~
ㅋㅋㅋ <쇳돌>에 첫 표를 던지긴 했지만 <아버지의 시간>도 좋아요, <쇳돌>은 사실 언젠가의 바람 정도로 생각했던 거라! 결정은 이끄시는 분의 권한이니 생각하는 바대로 하시면 기꺼이 따르겠음다~ ^^
맞습니다. 순서 차이일뿐 어차피 전부 여기서 읽을 책들이니까요 흐흐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판단해야 할 때 순간적인 사건의 흐름이 우연히 중재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물론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야 하지만 “무엇이든 우세를 보이는 것이 옳다고 가정하는 것도 나쁘다.” 그가 늘 강조해 왔듯이 세상이 더 행복한 곳이 되느냐 마느냐는 아무튼 우리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자유롭고 행복한 인간의 세상으로 가는 길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먼 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런 세상이 가능하고 그런 세상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삶이 가치 있다는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개인과 사회에 대한 바람을 추구하며 살아왔다. 개인적으로는 고귀한 것, 아름다운 것, 상냥한 것을 돌볼 수 있기를, 풍파가 심할 때는 순간의 통찰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랐다. 사회적으로는 개인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고 혐오와 탐욕과 질시가 굶주려 죽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기를 바랐다. 내가 믿는 것은 이런 것들이고 세상은 그 모든 참혹에도 나를 흔들어놓지 못했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자유는 삶과 같다. 언제나 싸워서 얻어야 한다. 싸움이 끝나지 않더라도. 희망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472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왜 휴머니즘에는 이런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할까? 휴머니스트들은 "아름다운 오류"로 인해 고통받는 것 같았다. 더 좋은 것을 배우고, 더 좋은 것을 읽고, 더 좋은 사유를 하기만 하면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었지만 세상은 계속해서 이 믿음을 틀린 것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휴머니스트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473쪽,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저도 이 문장 밑줄 그은 부분입니다. 위에 472p 자유에 대한 문장도요:) 이 책 끝까지 잘 읽히고 인상적인 문장들도 많은 책인듯요!
네,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네요.
파시즘은 명백히 "종교적인 관념"이다. 대부분 유일신과 마찬가지로 국가는 "어떤 저항도 받지 않고 정신의 내부로 들어가 군림하는 규율과 권위"를 요구한다. 복종을 통해 개인은 진정한 자유, "의미 있는 유일한 자유'를 얻는다. 광신자들이 진정한 자유나 의미 있는 자유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는 백이면 백 실질적인 자유, 평범한 자유가 제한된다는 의미다. 초월을 논한다면 현실은 불행할 것이다. 466p 자유로운 빌둥을 논하며 독일에서 한때 그토록 중요시했던 홈볼트식 교육법은 내팽개쳐졌다. 홈볼트식 교육법의 목적이 "본성의 면면이 모두 인간성에 감화된" 사람을 만드는 것, 즉 인간화라면 파시스트 교육의 목적은 비인간화다. 4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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