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3.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D-29
p233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우리 본성에 있지만 관계와 사회, 정치를 다루는 법은 배워야 한다. 그 배움은 서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배운 것을 남에게 전달해야 한다. 교육이 특히 시민 정신과 예절 교육이 휴머니즘 세계관에서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p240 좋은 인간이자 제대로 된 인간 역할을 하는 것만큼 아름답고 정당한 것은 없고 이 삶을 어떻게 잘 살고 자연스럽게 살아야 할지 아는 것보다 구하기 어려운 지식은 없으며, 가장 미개한 질병은 우리 존재에 대한 혐오다. p257 볼테르는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의 막바지에 모든 인물을 한 부지에 모이게 했다. 캉디드는 이제 우주의 심판을 기다리지 않고 다만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라고 말할 뿐이다. 캉디드가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며 빈둥거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분명 볼테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것이었을 테다. 우리가 지구 어디에 살든 그곳을 더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각자 애쓰자. p266 휴머니스트와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이렇게 해서 오래된 생각으로 되돌아갔다. 이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세상을 위한 가장 좋은 기초는 동료의식을 가지고 서로를 대하려는 우리의 타고난 경향에 있다는 생각이다. 그 동료의식은 '연민'이나 공감일 수도 있고 인이나 우분투가 나타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일 수도 있다. 콩도르세는 그것을 "자연이 모든 사람의 마음에 심어놓은 섬세하고 너그러운 감정, 계몽과 자유의 선한 영향만 있으면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도 완독했습니다. 잉거솔의 강령은 저자도 세 번쯤 인용한 것 같은데 아마 이 책을 생각하면 자동으로 떠오를 것 같아요. 간결하고 단단한 언어가 주는 힘이 있네요. 저는 휴머니스트uk 로고가 무척 마음에 들어서 카톡 프사라도 바꿔볼까 생각 중입니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로고도 참 귀엽고 좋네요♡ 완독 인증들이 결승전 앞 투지를 다지게 하구 좋습니다^^
저도 노트에 그려보게 되더라구요. 한 획으로 그리게 되어 있어 연습했어요 ㅋㅋ
오! 정말로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아요.
오우 잘 그리셨네요^^
전 모 은행의 로고가 떠오르기도 하더라구요. ㅠㅠ
한때 ‘포스트휴머니즘(이런 공식적인 이름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에 끌렸고, 지금도 전혀 안 끌리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입장에서 12장의 마지막을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향팔 님, 그런데 베이크웰의 포스트 휴머니즘 이해는 살짝 불만스럽기는 해요. 포스트 휴머니즘을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이 있습니다만, 제가 선호하는 이해는 공감의 반경을 인간 가운데 여성, 아동, 장애인, 성 소수자 나아가서는 인간을 넘어서 지구라는 공간을 공유하는 동식물 같은 비인간 행위자 등까지 넓혀 보는 시도를 지칭하는 얘기거든요. 이런 포스트 휴머니즘 이해는 사실 베이크웰의 시각과도 전혀 대립하지 않죠. 이런 포스트 휴머니즘 이해를 가이드해주는 책은 홍성욱 선생님의 다음 책이 좋고요.
[큰글자도서] 포스트휴먼 오디세이 - 휴머니즘에서 포스트휴머니즘까지, 인류의 미래를 향한 지적 모험들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휴머니즘의 다음을 이야기하는 ‘트랜스휴머니즘’과 ‘포스트휴머니즘’ 논의의 궤적을 간명하고 알기 쉽게 풀어낸다. 칸트 시절의 휴머니즘을 지나 수많은 학자가 휴머니즘 이후를 고민하며 쌓아 올린 담론, 치열한 논쟁 끝에 자신의 이름을 역사에 남긴 인물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와! 감사합니다. 이 책은 저같은 사람에게 1순위 필독서네요.
저는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이 헷갈렸는데 이 책을 보면 좀더 명확해지려나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
살점 없는 손으로 눈동자 없는 눈을 가리고 달아나게 만듭시다. 영원히 인간의 상상력에서 사라지게 만듭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행복과 안녕으로 가는 길이 이처럼 논리적인데 사람들은 왜 그 길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11장 인간의 얼굴 부분은 휴머니즘사상에 대한 도전이 제 마음에 쏙 드네요. 모든 추앙하는 것들과 투쟁하라! 제 모토거든요. ㅋㅋㅋ 파시즘의 국가관이나 사회성... 한국에 스며있는 얼룩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죠. '국가적 이익추구를 위해 자기희생을 요구하며 개인이 추구해야할 가치의 궁극적 원천으로서 국가는 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명백한 종교적 관념의 파시즘은 유일신과 마찬가지로 국가는 어떤 저항도 받지않고 정신의 내부로 들어가 군림하는 규율과 권위를 요구하는 복종이란 초월을 논하며 불행에서 싹트고 자라나는 것이죠. 미카일 한네케의 영화 [하얀리본]은 그것을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이 권위적 민주적 파시스트들때문에 우리 사회는 아노미상태이고, 파시즘의 어원인 '파스케스' 즉 막대기 묶음안에 묶여지기를 원하는 부류들의 전성시대라고 봅니다. 휴머니스트의 고갱이인 "교육" 도 다시 등장하며 실상은 당대의 지식인들이 휴머니즘과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본질적 요소를 진단하고 처방하지만 연쇄적인 역사적 서건들을 막을수없는 무력한 관찰자 시선의 처지가 되는 고대 고전무대에 올랐던 바로 그 비극 <명쾌한 통찰력은 있지만 힘이 없는데서 오는 비극>이라고 봅니다. 힘이 부족하니 살인적 광신주의에 분석, 대조, 그 이면을 탐구만 해대는 관조적 포기상태의 처신들.... 그 다음 토마스 만의 <마의 산> 이 꽤 길게 나옵니다. 등장인물 '세템브리니'가 보이니 읽었던 소설이 떠오르네요. 꽤나 길었지만 중3 겨울방학때 추리공포소기설인줄 알고 읽다가 계속 읽었습니다. 지루한데 요양원 등장인물들과 알프스 산의 기이하고 어두운 분위기들이 끌렸습니다. p 490에 등장하는 독일 문학 평론가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의 토마스 만의 숭배는 초등학교때 읽고 수줍어 하며 고백하는 부분이 그의 자서전 <사로 잡힌 영혼>에 자세히 나옵니다. 라니츠키는 특히 <토니오 크뢰거>와 <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에 대한 추앙의 글로 존경을 표합니다. 너무 길어서 패싱하려 했지만 ㅋㅋㅋ 제가 밑줄쫙 친 부분은 라니츠키가 그랬듯이 저 또한 가슴깊은 곳을 건드려서 이 부분만 발췌해보겠습니다. '평범함의 극락'에 대해 꿈꾸는가 하면 '삶의 매혹적인 진부함'을 놓칠까 안달하기도 하면서 주변인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에 고통받고, 자기 집에서조차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토니오 크뢰거. 나는 그에게서 나를 발견했다. '스스로 인간사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인간적인 것을 표현' 한다는 것에 빈사상태에 이르도록 지쳐버렸다는 그의 탄식은 내 가슴 깊은 곳을 건드렸다. 제가 좋아하던 사르트르도 꽤 나오네요.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는 명제에 사르트르의 사회주의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인식까지 그의 평전과 저작을 읽었던 기억은 사르트르가 휴머니스트들을 추상적 인간성에 취한 감상주의적 위선자라고 조롱했다는 것에 백프로 이해되더라구요. 베네데토 크로체가 말했듯이 세상은 우리 자신의 작업결과이기 때문에 잘 되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도 절제와 중용이 휴머니스틱한 세상을 만드는 알곡이고 그 씨앗은 교육이라고 봅니다. 물론 챡에서 말했듯이 친위대를 비롯한 나치 조직들이 일하는 수많은 관리가 도덕적이고 전인적 인간을 형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홈볼트식 교육체계의 고도로 정제된 산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휴머니즘 교육 뿐만 아니라 현대 교육의 실패도 같은 패턴의 전형 아닐까도 싶네요.
12장까지 다 완독했는데 마지막 감사의 말에서 "무엇보다 나의 아내 시모네타 피카이 벨트로니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하는 부분 읽으며 작가가 여자이름 세라 아니었어? 하고 다시 겉표지에 기재된 영어이름을 확인까지 하는 촌티를 ㅋㅋㅋ 동성부부였던거네요. 그래서 M. 포스터와 토마스 만에 대해서 자세하게 수록했군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많았지만 고대부터 현대 포스트 휴머니즘까지 달리는 그녀의 관점에 대해 경청할 부분도 많다고 봅니다. 특히 영국 성공회의 국왕을 신앙의 수호자로 칭하는 유구한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영국의 휴머니스트들이 국만세금으로 로열패밀리들을 먹여살리는 것뿐만 아나라 막대한 재산과 사치를 떠받쳐야 하는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자연스럽게 영국 노동당 당수였던 제러미 코빈은 반대해서 여왕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거든요. 군주제보다 무신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나봐요. 나치즘이나 파시즘에 대한 반대면 군주제에 대한 반대도 있을것 같은데 안나와 있네요. 마지막으로 뉴욕타임즈에 실린 세라 베이크웰 사진 올립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영국 국회에서 성공회교회에 대한 특례라든지 좀 생각보다 너무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게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놀랐어요. 벤담이나 러셀 등 너무 튀는 자유주의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직 대부분의 영국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는 않는가봐요. 영국 뿐만 아니라 유럽에 로열 패밀리들에 대한 그 나라 국민들은 계속 이들을 무슨 이유로 지지하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어느 선생님께서 영국은 노골적인 계급 사회라고 하셨던 말이 생각나네요. 귀족 상류층과 노동자 계급이 확연하게 구분되어 사회적 이동성이 낮고, 가문 등 출신성분(?)에 따라 학벌과 직업 차이가 심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영국 왕실은 영국의 토지와 바다와 사회적 인프라 시스템까지 포함하는 엄청난 자산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왕실을 도저히 뭐 어떻게 건드릴 수가 없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저도 어? 했지만 찾아보지 않고 넘어갔는데 확인 감사합니다.
영국은 이 정도로 보수적인 나라에요. 상원의원 세습(귀족 일부)을 2026년에야 폐지했답니다. https://share.google/u8IO1Z1ETeGqfRRnw
다들 이참에 세라 베이크웰 팬이 되셨을 것 같은데. 제가 읽은 세라 책 가운데 가장 좋았던 건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이었어요. 이 책은 빡빡한 편집 648쪽이라서, 사실 700쪽이 훌쩍 넘은 벽돌 책인데. 정말 재미있고, 또 저자가 호의적인 실존주의를 재평가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절판 상태인데, 나중에 재출간되면 꼭 함께 읽고 싶은 책이랍니다.
살구 칵테일을 마시는 철학자들 - 사르트르와 하이데거, 그리고 그들 옆 실존주의자들의 이야기실존주의자들과 현상학자들은 떠나갔고, 아이리스 머독이 1945년 사르트르를 발견하고 흥분해서 소리쳤던 이후로 몇 세대가 바뀌며 새로운 젊은이들이 성장했다. 현대의 우리에게 그 최초의 흥분과 설렘이 다시 재현되기는 어렵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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