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벽돌 깨기] 『사랑할 때와 죽을 때』 같이 읽어 봅시다

D-29
5월 3일 일요일 / 339쪽까지 읽음 그래버는 엘리자베스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조국의 만행을 인식하고, 자신도 거기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옛 선생님을 찾아가서 자신의 죗값이 어느정도인지 묻지만, 실은 그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후 그래버가 보인 모습을 보면 그가 정말 뉘우치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경멸하는 듯하지만 돌격대장 친구에게 신세를 지는 데 거리낌이 없고, 관심은 오직 자신과 그의 파트너(엘리자베스)가 느끼는 행복입니다. 처음에는 그래버가 엘리자베스를 통해 '사랑'의 의미(연민, 자비)를 깨달은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그저 낭만적 사랑에 취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아직 다 읽은 것은 아니니까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작가가 종종 너무 친절하게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어떤 대화나 사건 이후에 다시 한 번 풀어서 정리를 해주다 보니 조금 뭐랄까, 과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신기해요. 그래도 봄이 온다는 게. 여긴 파괴된 거리이고 봄이 올 이유도 전혀 없어요. 그런데도 어디선가 제비꽃 향기가 나는 것 같아요.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5/3/일, ~339p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사랑! 근데 사랑이라기보다는 어떤 일련의 사건 정도로 느껴집니다. 이를테면, [왜냐하면 그것은 존재의 다른 측면, 보다 빛나는 측면, 잉여와 유희적인 것 그리고 꿈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죽음과도 같은 수년간의 혹독한 시련 이후 술은 더 이상 술이 아니고, 은은 더 이상 은이 아니며, 어딘가에서 스며드는 음악은 더 이상 음악이 아니고, 엘리자베스도 엘리자베스가 아니었다. (p.222)] 와 같은 결로..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사랑할 때와 죽을 때] 라는 제목도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말 그대로 더 이상 사랑도 아니고 죽음도 아닌 채로 우리를 지나가는 시간들... 또 그래버가 본인을 닻을 내리지 못하고 떠도는 부표(아니면 목적지를 잃은 배? 같다고 했던 듯)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자리 잡지 못한 부표가 바람에 이리저리 치이고 흘러가는 건 당연하니 정처를 모르고 서술되고 있는 그래버의 생각들과 이 모든 사건의 흐름들(급작스런 청혼이나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답을 내려달라고 몰아붙인 오후 등)도 이해가 되긴 했습니다. + 중반부 그래버의 자아 탐구 시간(ㅎㅎ)에 이르다보니 초반에 느끼지 못했던, 참 절묘하고도 탁월한 문장들이 많더라구요.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래버를 '부표' 같다고 하셨는데 정말 맞는 말 같아요. 어쩌면 살 날이 2주밖에 안 남은거나 마찬가지니까 더 마음이 정처 없을 거고, 그래서 엘리자베스와의 결혼에 매달리는 듯도 하고요!
오직 하나. 믿음은 있어야 하네. 믿음.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무엇이 남겠는가
사랑할 때와 죽을 때 p.355,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다른 책이지만 믿음에 관한 좋은 문장이 떠올라 아래에 기록해둡니다ㅎ
조급함과 나태함은 모두 '머지않아'에 대한 믿음의 부재다. 머지않아 오는 것을 알지 못하면 조급해지고, 머지않아 오기 때문에 지금 깨어 있어야 함을 알지 못하면 나태해진다.
은둔기계 p.51, 김홍중 지음
은둔기계<마음의 사회학>과 <사회학적 파상력>으로 동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사회학의 시선으로 섬세히 들여다보며 그 풍경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김홍중의 첫 산문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저는 부르짖고 있습니다. 다만 안 들릴 뿐입니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 p253,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완독했습니다. 크고 작게 인상적인 부분이 많은 작품입니다. 아직 완독하기 전인 독자분들이 계셔서 결말을 적을 수가 없네요.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딜레마, 부조리들이 현재 국제 정세와 너무 닿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그래버가 떠나기 전 엘리자베스에게 남은 돈을 쥐어 주면서 쓸모 없고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것을 사라고 말하는 부분은 무척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전달하는 메시지는 물론이고 소설적으로도 무척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소설 속 상황이 누군가에겐 현실이라는 게 정말... 이번 전쟁 일으킨 윗분들한테 이 소설 강제로 읽히고 싶어요. 물론 그런다고 달라질 사람들은 아니겠지만요...
그 순간은 오지 않을 거예요. 인간이란 언제나 그 직전에 머물러요.
사랑할 때와 죽을 때 p.439,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산다는 게 아름다워요. 우린 그 점을 거의 모르고 있었어요. 거의.
사랑할 때와 죽을 때 p.442,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장희창 옮김
5/9 완독했습니다. 다 읽긴 했으나 저 역시도 스포일러 때문에 간략한 점들만 적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결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레버가 결국 이러한 전쟁 상황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엘리자베스와의 꿈을 꾸는 와중에서도 현실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부분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p516에서 모르핀과 같은 마약처럼 한 번 꿈꾸기 시작한 휴가는 그레버에게 이상적인 시간이었지만, 결국 복귀한 전쟁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모습들은 여전히 전쟁 중인 현대의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맞아요 결말이 무척... 여운이 남는 거 같아요. 전쟁에서는 제정신을 유지하는 게 절대 불가능할 것 같아요. 저라도... 아무튼 전쟁은 그냥 무슨 일 됐든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ㅠ
5월 9일 토요일 / 완독 중반 이후부터 엄청나게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둘의 사랑이 애틋하기도 하면서 안쓰러웠네요. 절망 속에서 늘 희망을 보려고 하는 엘리자베스의 대사가 저에게는 특히 와닿았습니다. 결국 이 소설은 믿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느껴요. 심지어 전쟁 중에도 어떤 이들은 사랑을 믿고 미래를 꿈꿉니다. 그것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는 어쩌면 중요치 않을지도 모릅니다. 스위스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자는 불가능한 소망 속에서 이 둘은 참혹한 현실을 견뎌낼 수 있었으니깐요. 그리고 결말은 적지않은 충격과 울림을 주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어요. 소설을 읽는 4주 동안 온갖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 결국 한 인간의 삶은 이 두 번의 순간으로 요약되는걸까요? 그렇다면 살아있을 때 실컷 사랑하는 것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사람이든 책이든 음악이든!
이제 저희 독서 모임도 거의 끝나가네요. 완독하신 분, 아직 읽고 계신 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대면 모임은 4인 이상 모이면 예정대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참여 희망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 들어와주세요! 그믐 닉네임 그대로 프로필 설정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open.kakao.com/o/gxGKtp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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