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팔님의 문장 수집: "고대 세계의 강철 혁명
쇠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인 청동이 갖지 못한 두 가지 장점이 있었다. 첫째, 쇠의 원료인 불그스름한 철광석은 구리나 주석보다 흔했다. 둘째, 잘 만든 철은 청동만큼 강하고 철과 탄소의 혼합물인 강철은 그보다 더 강했다. 그러나 철의 제조 방법은 청동보다 훨씬 복잡하며, 완벽한 제철 기술을 익히려면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철은 구리나 주석보다 녹는점이 높다. 고온의 용광로 안에서 구리와 주석 광석이 녹으면 두 가지 종류의 액체가 생긴다. 하나는 녹은 금속이고, 다른 하나는 ‘슬래그’라고 부르는 잡동사니가 섞인 용액이다.
하지만 철을 같은 온도로 가열하면, 슬래그는 대부분 흘러가 버리고 순수 상태의 철만 남는다. 철을 주조할 정도의 액체 상태로 녹이는 데 필요한 온도를 유럽에서는 수세기 이후에나 만들어 냈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기원전 4세기에 철을 주조했다.
고대 지중해 세계에서 했던 것처럼 낮은 온도에서 철을 녹이면 괴철이 나온다. 괴철에는 벌집처럼 조그만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에 슬래그가 들어차서 냉각되면서 굳는다.
괴철을 다시 가열하면 슬래그가 부드러워지고, 여기에 망치질을 하면 슬래그가 빠져나와 철 덩이만 남는다. ‘단조(鍛造)’라고 부르는 이 과정은 용광로에서 이루어진다.
고대 문명권의 금속 기술자는 단조된 철 가운데서도 단단한 것과 무른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많은 시행착오 끝에 가열 과정에서 사용된 숯의 양이 금속의 굳기에 영향을 준다는 것도 깨쳤다.
물론 그 이유가 용광로 안에 들어 있는 탄소 때문이라는 사실까지는 알지 못했다. 탄소가 용광로 안에서 괴철과 결합하면, 그 혼합물인 강철은 합금의 성질을 일부 띠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강철은 보통 철보다 더 단단하며, 가열과 망치질을 반복하면 끝을 날카롭게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은 금속 기술자가 구리와 청동을 다룰 때 이미 사용하던 기술인 담금질과 비슷하다."
“ 초기 금속 기술자는 놀라운 사실을 한 가지 더 발견했다. 강철은 가열했다가 급속히 냉각시키면 더욱 단단해지는 독특한 성질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강철은 고대인이 아는 다른 어떤 금속보다도 단단했다. 제철 기술자는 이내 이 획기적인 발견을 응용하여 여러 가지 새 기술을 개발했다.
제철은 좋은 솜씨와 고된 노동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녹이는 작업과 단조에는 각기 다른 지식과 기술이 필요했는데, 특히 단조를 잘하려면 상당한 손재주와 시간, 노력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제철공이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제철 기술을 배우려면 장인 밑에서 힘든 도제 생활을 거쳐야 했다. 철을 도입하려면 사회적으로도 많은 전문 기술자를 부양할 수 있을 만한 경제력을 갖춰야 했다. 그리하여 철을 생산하게 되면, 우수한 철제와 강철제 도구 및 무기로 더 큰 부를 쌓을 수 있었다. ”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1 - 인류의 기원에서 고대 제국까지』 W. 버나드 칼슨 지음, 남경태 옮김, 최준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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