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UCA를 찾아서
산소 이전 시대의 마지막 조상
1996년,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반짝이는 햇살 아래 모든 생물의 마지막 공통조상 LUCA의 세례식이 열렸다. 다양한 무리의 사람들이 드물게 한자리에 모여 이름 짓는 의식을 지켜보았다. 원시 생물의 활동을 연구하는 화학자들과 유전자 복제의 기원과 진화를 추적하는 분자생물학자들, 아주 뜨거운 물이 나오는 구멍에 살고 있는 세균들을 연구하는 고온세균학자들, 원시 생물의 대사작용을 해석하는 미생물학자들, 생물의 완전한 게놈을 비교하고 대조해 진화적 관계를 밝히는 유전학자들이 그 자리에 참석했다. LUCA라는 이름은 LUA(Last Universal Ancestor)와 LCA(Last Common Ancestor)를 합쳐 지은 것이다. 과학 분야에서 흔히 쓰는 '합동선조cenancestor'나 '원시세포progenote'라는 이름보다 쓰기도 쉽고 어감도 더 좋다. 어쩐지 우리 인류의 조상 루시Lucy가 생각나기도 한다(루시는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에 붙은 애칭이다). LUCA는 지구상의 생물이 걸어온 길을 담고 있다. 우리 별에 생명의 씨앗을 뿌린 존재이기도 하다. LUCA는 최초의 생물이 아니라, 이미 멸종된 것까지 통틀어 현재 알려진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서로 다른 종으로 나눠지기 직전의 마지막 공통조상이다. 세균, 조류, 곰팡이, 물고기, 포유류, 공룡, 풀, 나무 할 것 없이 모두 LUCA 덕분에 존재할 수 있다. ”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204~205,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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