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5월 9일 오전, 놀호는 순조롭게 출항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밖으로 나와 점점 멀어지는 버뮤다섬을 바라보기도 하고 바다를 보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말없이 배 여기저기를 거닐었다. 해양 탐사가 처음인 학생들은 기대와 불안감을 함께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대서양 해양 탐사는 처음이었다. 대서양 중앙 해령은 처음 발견된 해령이고 해저 확장이 처음으로 확인된 곳이기도 해서 역사적인 흥미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대서양 중앙 해령의 구간 중의 하나인 아이슬란드를 방문한 적이 있어서 처음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해양 탐사로 접근하는 것은 좀 다른 차원이었다. 대서양 해저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분리의 역사를 담고 있다. 보스턴에서 연구 연가를 보낼 때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그곳 사람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지역 해안가를 구성하는 돌들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유럽 해안의 것들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러한 유사성을 근거로 알프레드 베게너가 대륙 이동을 주장했고, 2차 대전 후에는 대서양 중앙 해령에서 해저 확장이 확인됨으로써 판구조론까지 발전해나갔던 것이다.
남극이 부른다 - 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 p.247, 박숭현 지음
남극이 부른다 - 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첫 탐사의 회상에서부터 바다와 지구에 얽힌 풍부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박숭현 박사가 반평생의 탐사와 연구를 돌아보며 펴낸 책이다.
@polus 박숭현 과학자님의 <남극이 부른다>에도 대서양 중앙 해령에 대한 언급이 있네요.
먹이 활동을 하는 향유고래는 대왕오징어 같은 심해 생물을 사냥하지만,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은 해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쉬어야 한다. 이들은 물 위에서 쉬며 먹이를 소화하는데 그 과정에서 인산염과 질소, 철이 풍부하게 함유된 거대한 분변 덩어리를 배출하기도 한다. 이 배설물 속 영양분을 식물성플랑크톤('미세조류'라고도 한다)이 흡수하고, 이를 다시 크릴이나 소형 요각류 같은 동물성플랑크톤이 섭취한다. 그다음은 물고기 차례다. 동물성플랑크톤을 먹고 자란 물고기는 갈매기, 풀머, 제비갈매기, 펭귄, 바다제비, 슴새, 알바트로스, 부비새 등 다양한 바닷새들의 먹이가 된다. 둥지로 돌아간 새들은 바다에서 먹은 것을 토해 새끼에세 먹이고, 질소가 풍부한 요산을 땅 위에 남긴다. 바로 새똥에서 흘러나오는 새하얀 점성 물질이다.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p.23~24,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이렇듯 우리는 심해에서 출발한 원소들의 발자취를 따라 해안으로, 강으로, 숲과 사바나를 지나 산악 지대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을 함께 여행할 수 있다. 수천 년, 아니 어쩌면 수백만 년이 걸릴 지질학적 여정도 단 한 번의 잠수와 척박한 암반을 향한 짧은 비행, 그리고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배설물 관찰로 대신할 수 있다. 아이슬란드 지하의 지각판이 1년에 약 4센티미터씩 손톱이 자라는 속도만큼 천천히 움직인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동물은 지구의 순환을 이끄는 심장이다.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여 지구의 허파로 기능하듯 동물은 심해 협곡에서 질소와 인을 퍼 올려 산꼭대기로, 극지로, 열대로 펌프질하며 순환시킨다. 지구 곳곳에서 수많은 동물이 날고 달리고 헤엄치고 걷고 땅을 파며 이동한다. 고래·코끼리·들소·연어·바닷새와 같은 중대형동물은 영양분을 바다와 강, 산과 계곡, 초원과 외딴 화산섬까지 수백수천 킬로미터씩 옮긴다. 이런 장거리 여행자들은 세계를 잇는 동맥과 같다. 더 나아가 매미, 깔따구, 크릴 등의 무척추동물은 지구의 세포 조직에 영양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다.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24,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잭슨 폴록의 그림처럼 흩뿌려지는 배설물이라… 저자 양반 참 찰지게도 표현하셨네요. ㅎㅎ 고래 사체가 심해 바닥에 가라앉아 어마어마한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저도 그 대목에서 잭슨 폴록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물감이 배설물로 화하는 걸 상상하게 되었네요.. ^^ 고래가 해저에 가라앉으면 심해 바닥의 생물들은 풍성한 만찬을 벌이게 되죠.
심해 생물은 빈약한 먹이, 햇빛이 전혀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차가운 해수, 높은 압력이라는 최악 조건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생물과 크게 다릅니다. 제가 심해 생물 전문가도 아니고 심해 생물 연구도 많지 않기에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심해 생물은 적게 먹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신진대사율은 낮고 남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잘 축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거대한 고래라도 한 마리 죽어 바다 깊이 떨어지면 그들에게는 에너지를 비축할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이겠죠. 예전에 심해에 떨어진 고래 사체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는지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적이 있다는데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pp.202~203, 박숭현 지음
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남극, 북극을 시작으로 극지 탐험의 역사와 해저 세계와 지구에 이르기까지 질문과 답변을 따라가면 차근차근 이해가 깊어진다. 마지막 질문과 답변을 읽을 때쯤이면 극지의 겉과 속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진다.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남극과 북극을 알아야 한다. 지구의 탄생과 미래의 열쇠를 품고 있는 극지의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지구과학 입문서.
스미스와 동료들은 이 새로운 심해 서식지를 고래낙하지whale fall로 명명했다. 스미스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고래 낙하를 이야기할 때 꼭 고려해야 할 점이 있어요. 고래가 가라앉는 지역은 먹이가 아주 부족한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고래가 먹이 활동을 많이 하는 고위도 용승 지역과 달리, 심해에는 빛이 없고 광합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영양분이 거의 없다. 심해에 존재하는 유기물은 대부분 해수면에서부터 가라앉은 미세한 입자, 부패한 세포, 미생물, 그리고 해양눈이라 불리는 형형색색의 응집체들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유기물만으로는 심해의 밑바닥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심해저는 광활한 식량 사막food desert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고래 사체 한 구가 해저에 도달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잠꾸러기상어, 심해 문어, 좀비벌레, 작은 단각류, 거대한 게, 말미잘, 그리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생물까지, 수백 종의 생명체에게 그것은 최고의 부동산이자 수년간 지속될 뷔페가 된다. 거대한 고래 한 마리의 사체가 도달한다는 것은 1000년 치의 생물량에 해당하는 해양눈이 하루아침에 쏟아져 내리는 것과도 같다. 스미스는 이렇게 설명했다. "먹이, 지질, 단백질 같은 청소동물이 소비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펑 하고 한순간에 터져 나오는 거예요."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p.99~100,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부드러운 살점은 즉시 먹이로 소비되지만, 단단하고 무기질이 풍부한 고래 뼈는 고래상어나 다른 대형 어류와 달리 오랜 시간 생명을 지탱하는 자원이 된다. 고래 뼈는 최대 70퍼센트가 지방인데, 미네랄이 풍부한 단단한 매트릭스에 둘러싸여 있어 미생물만이 그 속의 다공성 공간을 통해 침투할 수 있다. 스미스는 말을 이었다. "독립생활을 하는 미생물이나 조개, 홍합, 서관충의 조직에 기생하는 미생물들이 고래 뼈에서 매우 천천히 흘러나오는 황화합물과 고에너지 화합물을 먹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고래 뼈는 유기물이 풍부한 암초 역할을 하게 되지요."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100,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고래 분해 단계 https://youtu.be/QxSUsn8H2zs
심해의 거대한 사체와 뼈에서만 서식하는 고래 낙하지 특화 생물은 지금까지 100종이 넘게 발견되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고래의 살점이 거의 분해된 뒤, 영양분이 주로 뼈에서 흘러나오는 황화합물화 단계sulfophilie stage에 나타난다. 실제로 죽은 지 70년이 지난 고래 사체 한 구에서 심해의 등각류, 다모류 벌레, 작은 반투명 조개류 등 200여 종에 이르는 생물체 3만 개체 이상이 발견된 바 있다. 이 중에는 고래에만 특화된 종도 있었고 심해 전반에 일반적으로 분포하는 종도 있었다. 그러나 수십 년에 걸친 상업포경으로 이러한 서식지가 사라지자, 고래낙하지 생태계도 하나둘 무너져갔다. 먼저 개체 수가 줄고, 이어 집단이 사라졌으며 마침내 종 자체가 자취를 감추었다. 바다에서 일어난 가장 이른 멸종 사례 중 일부는 아마도 고래낙하지에 특화된 생물이었을 것이다. 수백만 년 동안 거대한 고래 사체에 의존해 살아오던 그들은 거처를 잃고 점차 생명력을 상실하며, 결국 영원히 사라졌다.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103,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고래의 수가 줄어들면서 심해 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했고 해저에서 수면으로, 고위도에서 저위도로 향하는 양분 이동에도 차질이 생겼다. 포경은 기후에도 영향을 미쳤다. 고래 사체가 심해로 가라앉으면 그 몸 속에 포집된 탄소가 수백 년, 심지어 수천 년에 걸쳐 격리된다. 그런데 상업 포경으로 인해 이 순환고리가 끊어졌다. 고래 뼈는 해체되었고 비계 속 기름은 연료로 타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다. 포경 전에는 고래 낙하로 인한 탄소격리량이 2700톤이 넘었는데 이제는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오늘날에는 고래들이 바다에 먹이가 부족해 굶주리거나, 낚싯줄에 걸리거나, 선박에 충돌해 비극적으로 죽어가고, 그 사체는 종종 해안으로 밀려 올라온다. 예전처럼 자연적으로 죽어 심해로 가라앉는 일은 매우 드물다.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p.103~104,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와, 고래 낙하가 만들어내는 생태계가 이렇게 어마어마했었군요. 게다가 탄소 순환에도 영향이 무척 컸고요. 이제는 고래의 자연사 낙하가 매우 드물어졌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작년 9월 인천에 있는 해양박물관에 갔었는데.. 고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었어요. 인간을 지키는 고래 Whales Protecting Humans 고래의 숨결은 바다와 인간을 숨쉬게 합니다. 고래는 살아 있을 때,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수면 가까이 올라와 배설물을 배출하며 영양분을 공급해 식물성 플랑크톤을 성장시킵니다. 이렇게 자라난 생명들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바다에 저장하여 지구의 탄소 순환에 도움을 주고 우리가 숨 쉬는 산소를 만들어 냅니다. 고래는 죽었을 때, 평생 몸에 쌓아둔 탄소를 품고 서서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데 이를 '고래낙하'라고 부릅니다. 고래의 사체는 '푸른 비료'가 되어 심해 생물들을 살찌우며 해양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고, '거대한 탄소 저장고'가 되어 장기간 탄소를 심해에 가두어 지구 온난화를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렇게 고래는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도 우리 곁에 머물며 지구의 숨결을 지켜줍니다. Whale breath keeps the ocean and us alive. When whales are alive, they feed in the deep ocean and come to the surface to excrete waste, which provides nutrients to grow phytoplankton. These organisms absorbs carbon dioxide through photo synthesis and store it in the ocean, helping the Earth's carbon cycle and creating the oxygen we breathe. When a whale dies, it slowly sinks to the bottom of the ocean, carrying with it the carbon it has stored throughout its life, a process known as "whale drop". Whale carcasses becomes "blue fertilizer," enriching deep-sea life and enriching marine ecosystems, and "giant carbon reservoirs," trapping carbon in the deep ocean for long periods of time, helping to reduce global warming. In this way, whales are with us in life and in death, keeping the planet breathing.
역시 인천해양박물관 전시 내용입니다. "고래는 일생 동안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 고래 한 마리가 기후 위기를 막는 데 수천 그루의 나무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바닷속에 거대한 숲이 떠다닌다고 상상해 보라." 그린피스, 「고래가 기후위기로부터 우릴 지키는 5가지 방법」 1. 바다 표면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 탄소는 먹이사슬을 따라 큰 생물로 옮겨가며 축적 2. 크릴 같은 작은 해양생물이 식물성 플랑크톤을 섭취 탄소는 점점 몸집이 큰 생물로 옮겨가며 축적 3. 해양 먹이사슬의 최상위인 고래는 약 33톤의 탄소 흡수 대형고래는 살아있는 약 200년 동안 탄소를 몸에 보관하며 살아감 4. 수명이 다하면 탄소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아 해저면에 탄소를 축적 수백 년 동안 탄소를 해저에 가두는 탄소 저장고 역할
고래낙하 1단계/ 청소부 물고기, 게, 상어 같은 포식자가 고래의 살을 먹는다. 2단계/ 기회주의자 해양벌레, 갑각류, 작은 생물이 남은 연조직과 그 조직에 사는 미생물을 먹는다. --------------------------------------------------------- 2년까지 3단계/ 황화물 애호 단계 고래 뼈에 사는 박테리아가 지방을 분해하며 황화수소를 방출한다. 이 가스를 먹는 박테리아가 기초 생산자가 되어 생태계를 형성한다. 조개, 관벌레, 바다달팽이 등에게 영양을 제공한다. 4단계/ 생명을 주는 미생물 -------------------------------------------------------- 50년 이상 고래야말로 바다 속에 존재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고 할 수 있네요..
바다의 날 30주년 기념 특별전 [고래와 인간] 2025-07-22 ~ 2025-10-12/ 국립인천해양박물관 --------------------------------------------- 고래와 바다의 탄소 저장 Carbon Storage in Whales and Oceans 해양 생태계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것을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한다. 블루카본은 육지의 숲보다 단위 면적당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여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고래는 지구의 탄소 순환에 큰 역할을 하는데, 고래가 해양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이기 때문이다. --------------------------------------------- 고래 낙하와 생명의 순환 Whale Fall and the Circle of Life 고래는 생전에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죽은 뒤에도 고래 낙하Whale fall 현상을 통해 바다의 순환에 기여한다. 심해는 먹이가 부족한 환경인데, 고래가 죽으면 바닷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아 심해 생물들에게 수백 년간 귀중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고래는 죽어서도 바다의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존재로, 자연의 위대한 순환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인간이 세상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가 자연을 무자비하게 계속 파괴한다면, 지구는 파멸하게 될 것이다." 알렉산더 폰 홈볼트, 『The Invention of Nature』
오, 탐험가&과학자 알렉산더 훔볼트네요! 며칠 전에 이웃 벽돌 책 방에서도 만나뵈었던 분이에요. (괜히 반가움 ㅋㅋ)
알렉산더는 커서 탐험가이자 과학자가 되었고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5년간 탐험하는 대담한 여정, 그리고 여러 권으로 이루어진 과학책 『코스모스Cosmos』로 이름을 알렸다. 알렉산더 훔볼트의 이름을 딴 사물이 산맥, 식물, 펭귄 등 그야말로 수백 가지다. 괴테는 알렉산더와 만난 뒤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 수많은 관이 달린 분수 같은 사람이라 그 아래에서 그릇만 들고 있으면 시원하고 끊임없는 물줄기가 무한히 흘러나온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8장, 인간성의 전개, 세라 베이크웰 지음, 이다희 옮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 - 혐오와 고립의 시대, 우리를 연결하는 가치는 무엇인가700년의 휴머니즘 지성을 따라 인간다움을 다시 묻는 안내서다. 세라 베이크웰은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희망을 선택한 이들의 기록을 통해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되살린다. 아마존 베스트셀러이자 오바마 2023년의 책으로, 다양성과 연대의 의미를 다시 일깨우며 단절의 시대에 인간을 부활시키는 길을 보여준다.
바다가 지닌 여러 수온 특성은 수 세기에 걸쳐 항해자들에게 알려졌다. 각 지역의 수온 특성을 취합해 세계적 패턴을 파악하기 시작한 최초의 인물은 독일의 열정 넘치는 박물학자 겸 과학자인데, 시인의 감성과 과학자의 이성을 발휘해 지구를 폭넓게 서술한 업적으로 유명하다.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자연 세계에 열중하는 인물이었다.* 1769년 베를린(당시 프로이센의 일부)에서 태어난 그는 세계를 탐험하기로 결심했는데, 이 선택은 만약 그의 어머니가 살아 있었다면 큰 실망을 안겼을 것이다. 훔볼트의 어머니는 그가 프로이센에서 공직자로 대성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장소들을 여행하는 내내 호기심이 끓어올랐던 그는 모든 대상을 면밀히 조사하고 스케치하며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다. 노년에 들어서는 인간을 비롯한 자연을 하나의 거대한 연결망으로 간주했는데, 이 관점은 만물을 질서정연하게 분류하는 데 몰두하던 당시 대다수 과학자의 견해와 극명히 달랐다. 1802년 훔볼트는 처음으로 태평양을 경험하고, 페루의 도시 리마에서 출항해 남아메리카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나아간 끝에 멕시코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저서 《코스모스; 우주를 물리적으로 묘사하는 스케치Cosmos; A Sketch of the Physical Description of the Universe》에서 항새 도중 만난 해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년 중 특정 시기에 그 한류寒流는 열대 해역인데도 온도가 60℉(16℃)에 불과한 바닷물을 수송했다. 인접한 해역의 다른 바닷물은 81.5℉, 83.7℉(27.5℃, 28.7℃)였다. 남아메리카에서 서쪽으로 가장 치우친 페이타Payta 남부 해안에서는 해류가 해안선과 같은 방향으로 급격히 꺾였다. 그 까닭에 북쪽으로 항해하는 배가 한류를 접하다가 돌연 난류暖流를 만나게 되었다. 훔볼트는 바닷물 수온이 위도를 토대로 예측한 28℃가 아니라 16℃라고 기록했다. 따뜻한 바닷물과 차가운 바닷물 사이의 전선front은 뚜렷했다. 페루의 도시 리마는 적도에서 남쪽으로 위도가 12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누가 봐도 열대지방에 속한다. 현대에 기록된 세계 해수면 온도 지도에도 그러한 이상 현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차가운 바닷물을 수송하는 한류는 남아메리카의 서쪽 해안을 따라 나아가다가 칠레 남북 축의 중간 해역에 다다르면 페루로 북상한다. 그런 다음 적도와 가까운 남위 4도 부근에서 멈춘다. 이 같은 해류의 기묘한 특성은 세계 저정학geopolitics과 아타카마사막 그리고 무수히 많은 어부와 돼지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이를 알았다면 훔볼트는 대단히 흥미로워했을 것이다.
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pp.52~54,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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