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솔직히 말해 열광적인 두부 팬이다. 맥주와 두부와 토마토와 풋콩과 겉만 살짝 익힌 가다랑어(간사이 지방이라면 갯장어 같은 것도 좋다)만 있으면, 여름날의 저녁나절은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천국이다. 겨울에는 온두부, 두부 튀김, 구운 두부 어묵, 좌우지간 춘하추동을 불문하고 하루 두 모는 먹는다. 우리 집은 현재 쌀밥을 먹지 않으니 실질적으로 두부가 주식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행여 우리 집에 온 친구들에게 저녁식사를 내놓으면 모두 "이게 밥이야!"하며 경악을 금치 못한다. 맥주와 샐러드와 두부와 흰살 생선과 된장국으로 끝이니까요. 그러나 식생활이라는 것은 결국 습관이어서, 이런 걸 계속 먹다보면 이게 당연한 것처럼 느껴져, 어쩌다 남들이 하는 보통 식사를 하면 위에 부담이 간다. ”
『밸런타인데이의 무말랭이』 pp.146~147,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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