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121쪽에 수상한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나오죠. "마지막으로 고대 황철석과 석고의 황 동위원소를 상세히 분석하면, 24억 년 전보다 더 이전에는 대기의 화학적 과정이 지구의 황순환에 주된 역할을 하다가, 그 이후에는 중단되었음을 알려준다. 화학적 모델은 이 상세한 동위원소 흔적이 대기의 산소 농도가 극도로 낮을 때에만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1/100,000보다 낮을 때다."
이 문장은 두 가지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앞에서 제가 그린 다이어그램에서 설명하자면, 혐기성 미생물이 황화수소를 만들 때 가벼운 황 동위원소를 좋아해서 황화수소에는 가벼운 황 동위원소가 많아집니다. 이 황화수소가 철과 결합하여 황철석이 되므로 자연스럽게 이 황철석에는 가벼운 황 동위원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황산염에는 상대적으로 무거운 황 동위원소가 많이 남아있게 되죠. 이 황산염이 석고의 재료입니다. 결국, 황철석과 석고에 포함되어 있는 황 동위원소의 조성 차이를 분석해서 오래된 지구의 산소 농도 등 환경을 추정해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 전혀 다른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이어그램과도 상관없는 이야기죠. 오존 들어보셨죠? 옛날에 읽었던 벽돌책 <일인분의 안락함>에서 프레온 가스가 오존층을 훼손해서 우리가 모두 암에 걸릴 뻔 했다는 무서운 이야기요. 프레온 회수업자 이야기도 인상깊었고 프레온과 유연납을 발명해서 악명을 떨친 천재(?) 토머스 미즐리도 만났었죠. 오존이 있다는 것은 산소의 존재를 말하는 것인데, 오존층이 없던 시절, 즉 산소가 없던 시절에 내리쬐는 자외선에 의해 황철석에는 특별한 황 동위원소가 생성되어 저장됩니다. 하지만 산소가 생겨서 오존층이 자외선을 막으면 그 황 동위원소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즉, 그 특별한 황 동위원소의 존재 여부로 황철석이 만들어진 시기에 산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죠.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밥심

ifrain
겉은 같은 황일지라도 같은 황이 아닌 .. 그런 미세한 차이를 알아차리고 해석할 수 있다니.. 지구의 역사를 읽어내는데 있어 화학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화학적 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니까요. 화학도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언어라고 할 수 있겠어요.

향팔
밥심님의 글을 읽고, 메모를 하면서 이해해보았어요. (잘못 이해했을 수 있음)



ifrain
오.. 멋지네요! ❤️❤️❤️
밥심
과연, 청출어람이십니다!
그리고 필체가 참 또렷하고 명징하네요!

향팔
헤헤 감사함다 (긁적)

ifrain
“ 탄소 동위원소비의 측정
한편 생명 활동의 흔적을 찾기 위해 탄소 동위원소비 측정이 이루어졌다. 자연계에는 질량수 12와 13인 탄소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그들의 존재비는 물질마다 다른 값을 띠며, 그러한 차이는 동위원소 분별이라는 원자의 질량수에 따른 화학 변화로 생긴다는 사실도 밝려졌다. 생명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유기물은 이러한 동위원소 분별에서 가벼운 탄소 ¹²C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무기물질 속의 탄소에 비해 가벼운 동위원소의 존재비가 늘어나게 된다.
만약 이수아 지역의 흑연이 유기물에서 기원한 것이라면, 가벼운 동위원소의 존재비를 띨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하여, 1970년대에 이수아에서 채집한 탄산염암이나 흑연의 탄소 동위원소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는 흑연이 무기물에서 기원했을 경우와 유기물에서 기원했을 경우의 중간 값이었으나, 변성작용을 받는 과정에서 동위원소비가 변화했을 것으로 해석해 생무리 기원으로 보았다. 그러나 무기적인 과정에서도 이수아 지역의 흑연에서와 같은 값 이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해석에 반대하는 견해가 나왔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그때까지 분석하기 어려웠던 미소 흑연도 레이저를 사용한 새로운 분석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 이수아 지역에서 채집한 흑연을 생명 활동의 흔적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제시되었다. ”
『한 권으로 충분한 지구사 - 지구의 6대 사건부터 인류의 탄생까지』 p.166, 가와카미 신이치 & 도조 분지 지음, 박인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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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ain
생명활동에는 가벼 운 동위원소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나봐요.
동위원소 말씀하셔서 비슷한 내용이 보여서 올려봅니다.
밥심
동위원소 비교하면서 연구하는 일이 저같은 문외한이 느끼기엔 매우 지루할 것 같은데 연구자분들에겐 안 그렇겠죠. 동위원소 덕분에 많은 것을 인류가 알게되는 것은 사실같습니다.

ifrain
“ 1987년 워싱턴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네이먼은 미국 산림청에서 받은 소액의 연구비로 싯카가문비나무, 붉은오리나무, 양치류 등 하천가에 자라는 식물의 잎에서 동위원소 정보를 수집했다. 동위원소 가운데는 방사능을 띠지 않는 안정 동위원소라는 것이 있다. 이 책의 주연 중 하나인 질소에도 안정 동위원소가 두 가지 있는데, 경질소인 N14와 중질소인 N15가 그것이다.
이 중N14는 지구상 에 가장 흔하게 존재하는 질소지만, 연어와 곰의 배설물, 식물의 잎 등에 포함된 N15의 비율은 그 질소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를 알려 주는 일종의 화학적 지문 역할을 한다. 여기에 탄소 동위원소 C12와 C13도 보조적인 정보를 더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동물, 먹이, 영양소의 근원을 알아볼 때 보통 질소와 탄소의 동위원소를 함께 분석한다. ”
『먹고, 싸고, 죽고 - 지구는 어떻게 순환하는가, 동물의 일생이 만드는 생명의 고리』 p.115, 조 로먼 지음, 장상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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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아, 그래서 @밥심 님이 말씀하신 미생물도 가벼운 황 동위원소를 좋아한 것인가 보군요. (밥심님 글을 메모해가며 정리했더니 기억에 콱 남았어요!)

ifrain
여러 물질의 탄소 동위원소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바다 속에 탄산 이온으로 녹아들어 있는 탄소, 생물체 안의 탄소로 동위원소비를 비교하면 각각 값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탄소 동위원소비는 식물의 광합성으로 유기물이 합성될 때 동위원소 분별을 받으므로, 유기물은 일반적으로 큰 마이너스의 값을 가진다.


ifrain
여기서도 동위원소 '분별'이라는 용어가 나왔었죠.. ㅎ

ifrain
아침이니 밥 사진 하나 올릴께요. 꽃밥 ^^
2026. 4. 14 사진


향팔
저희동네에도 꽃밥그릇이 있어요 :D

밥심
집에 있는 서양난이 꽃을 피웠는데 이게 얼마 전부터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떨어진 꽃잎을 아내가 페트병에 담아두었더라구요. 저도 오늘 아침에 다섯 송이를 마루 바닥에서 주워 담았습니다. 만져보니 페트병에 담겨있는 꽃잎들이 바삭하게 잘 말려져 있더라고요. 진달래 화전이라도 부쳐먹을 수 있을 정도의 비주얼입니다. 그리고 저도 근처에서 찍은 꽃밥 사진 올립니다. ㅎㅎ



향팔
우와, 얼마나 정성으로 돌보셨으면 꽃이 이렇게 많이 피었나요. (저는 식물 가꾸는 일에는 ‘파괴왕’인지라 ㅎㅎ 대단하셔요!) 떨어진 꽃잎을 모아 페트병에 담아두신 마음도 아름답고, 페트병 꽃들도 그 자체로 예술 작품처럼 예뻐요.
+ 하하 이렇게 서울 곳곳의 꽃밥을 구경하네요.

ifrain
꽃잎들이 바삭하다고 하셔서.. 갑자기 튀김이 생각났어요. 꽃잎 튀김은 어떨까.. 하면서요. ^^
꽃밥이 화려하네요. :)

ifrain
ㅎㅎㅎ 화사한 꽃밥입니다.

ifrain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지구의 짧은 역사 2부>는 ‘다시’ 라는 키워드가 맴도네요.
오늘 하루도 힘차게!!
https://youtu.be/AdjhDjKbcUg
전해주고 싶어 슬픈 시간이 다 흩어진 후에야 들리지만
눈을 감고 느껴봐 움직이는 마음 너를 향한 내 눈빛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 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수많은 알 수 없는 길 속에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언제까지라도 함께 하는거야 다시 만난 나의 세계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마 눈 앞에선 우리의 거친 길은
알 수 없는 미래와 벽 바꾸지 않아 포기할 수 없어
변치 않을 사랑으로 지켜줘 상처 입은 내 맘까지
시선 속에서 말은 필요 없어 멈춰져 버린 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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