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이 커지고 산소가 풍부해져 갈 때, 지구의 광합성 생물상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화석과 보존된 지질 모두 30억 년 넘게 주로 세균이 맡던 광합성을 조류가 대신하면서 생태학적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5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제3강
물리학과 다른 과학과의 관계
강의를 시작하며
물리학은 모든 과학 분야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분야이며, 과학의 발전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학문이다. 사실, 오늘날의 물리학은 현대 과학의 산파역할을 했던 자연철학과 거의 동등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러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의무적으로 물리학 강의를 듣게 되어 있는데, 이는 물리학이 자연현상을 설명하는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기초학문이기 때문이다(자연과학이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옮긴이). 이 장에서 우리는 다른 과학 분야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살펴볼 것이다. 물론 그 복잡 미묘한 사항들을 이렇게 한정된 지면에서 모두 다룰 수는 없다. 물리학이 모든 과학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공학과 산업, 사회, 전쟁 등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정상 생략해야 할 것 같다. 또한, 물리학과 가장 인연이 깊은 수학에 대해서도 깊은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수학은 지금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자연을 탐구하는 학문이 아니므로 '자연과학'이라 부를 수 없다. 수학의 진위여부는 실험으로 검증되지 않는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한 가지 분명하게 해둘 것이 있다. 사람들은 흔히 '과학적이 아닌' 것에 대하여 불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과학이 아니면서도 우리에게 좋은 것은 얼마든지 있다. 사랑이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무언가가 과학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단지 과학이 아닌 '다른 무엇'일 뿐이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05~106,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칼텍(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 기획하고, 리처드 파인만이 출연하여 만들어진 강의록. 파인만의 화려한 연출력과 탁월한 실력으로 물리학을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책장 바로가기
문장모음 보기
ifrain
“ 화학
물리학으로부터 가장 깊은 영향을 받은 과학은 아마도 화학(chemistry)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초기의 화학은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무기화학만을 주로 다루었다. 화학자들은 수많은 원소들을 찾아내고 그들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으며, 그 결과로 다양한 원소들이 화합물을 이루어 바위나 지구와 같은 물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 초기 화학은 물리학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었다. 화학의 원자이론은 실험적으로 거의 완벽하게 규명되어 있었으므로, 화학과 물리학은 운명적으로 각별한 상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화학의 반응이론은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속에 훌륭하게 함축되어 있으며, 이로부터 원자들 사이의 신기한 상호관계가 차츰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훗날 무기화학 법칙의 토대가 되었다. 그런데 무기화학의 법칙들은 궁극적으로 양자역학을 통해 설명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이론화학은 물리학과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설명'이란 원리적인 설명을 뜻한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체스게임의 규칙을 잘 안다고 해서 프로기사가 될 수는 없다. 거기에는 수많은 실전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임의의 화학반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이론화학의 핵심이 양자역학이라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06~107,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물리학과 화학이 합작하여 새롭게 태어난 분야도 있다. 이것은 역학 법칙이 성립한다는 전제하에 모든 결론을 통계적으로 유도하는 매우 중요한 과학인데, 흔히들 '통계역학(statistical mechanics)'이라고 부른다. 화학적 대상을 연구할 때에는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엄청난 수의 입자들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 모든 입자들의 운동을 일일이 분석할 수 있다면 기존의 화학이나 물리학만으로 결론을 유도해낼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것은 가장 빠른 컴퓨터를 동원한다해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의 머리로는 그 복잡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릴 수도 없다. 이런 경우에는 연구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통계역학은 열과 관련된 현상, 즉 열역학(thermodynamics)을 다루는 과학이다. 오늘날의 무기화학은 물리화학과 양자화학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물리화학은 반응이 일어나는 비율과 반응의 구체적 과정(분자들 간의 충돌이나 물질의 분해 등)을 연구하는 과학이며, 양자화학은 화학적 현상들을 물리학의 법칙으로 이해하기 위해 탄생한 분야이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07~108,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다른 화학 분야로는 생명현상과 관계된 물질을 대상으로 하는 유기화학(organic chemistry)을 들 수 있다. 생명현상과 관계된 물질들은 그 구조가 너무나 복잡하고 경이롭기 때문에 한동안 화학자들은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믿었다. 물론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유기물은 원자의 배열 상태가 복잡하다는 것 말고는 무기물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유기화학은 연구대상을 제공해주는 생물학(biology)과 필연적으로 밀접한 관계일 수밖에 없으며, 산업과도 깊게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물리화학과 양자역학은 무기물과 유기물에 모두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유기화학의 주된 관심사는 어디까지나 생명을 이루는 물질을 분석하고 합성하는 것이다. 이 모든 분야들은 은연중에 보조를 맞추면서 생화학, 생물학, 분자생물학 등으로 연결된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108,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생물학
이렇게 해서 우리는 생명 자체를 연구하는 생물학에 이르게 된다. 초기의 생물학자들은 생명체의 종류를 나열하고 분류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기 때문에 벼룩의 다리에 난 털의 개수까지도 일일이 세어야 했다. 그들은 이 번거로운 듯한 작업을 훌륭하게 완수한 후에 드디어 생체의 내부구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초기에는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일반적 특성밖에는 알 수가 없었다.
물리학과 생물학 사이에도 매우 유서 깊은 인연이 있다. 물리학의 기본법칙 중 하나인 에너지 보존법칙이 생물학 분야에서 먼저 발견된 것이다. 이것은 마이어(J.R. Mayer, 1814~1878)라는 의사가 처음으로 입증하였는데, 그는 생명체가 흡수하는 열량과 방출하는 열량 사이의 관계를 추적하다가 이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08~109,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살아 있는 동물들이 겪는 생물학적 과정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거기에는 많은 물리적 현상들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피의 순환과 심장의 펌프질, 압력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물론 신경구조도 빼놓을 수 없다. 날카로운 돌을 밟았을 때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발바닥에 전달된 신호가 신경계통을 거쳐 통증을 감지하는 대뇌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은 정말 흥미롭다. 생물학자들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신경이라는 것이 매우 얇고 복잡한 외벽을 가진 미세한 관(tube)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 벽을 통해서 이온이 교환되어 세포의 내부는 음이온, 외부는 양이온으로 차게 되는데, 이는 전기회로의 소자로 사용되는 축전기(copacitor)와 구조가 거의 비슷하다. 세포막(membrane)도 매우 흥미로운 성질을 갖고 있다. 막의 특정 위치에서 방전이 일어나면(즉, 일부 이론들이 다른 위치로 이동하여 그 지점에서의 전위차가 감소하면), 그 전기적 영향이 근방에 있는 이온들에게 전달되어 순차적인 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뾰족한 돌을 밟았을 때 발바닥의 신경들은 전기적으로 들뜬(excited)상태가 되고, 이 상태가 이웃의 신경세포들에게 도미노처럼 전달되어 통증을 느끼게 된다. 물론 쓰러진 도미노가 다시 세워지지 않으면 더 이상의 신호를 보낼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신경세포는 이온을 외부로 서서히 방출하면서 그 다음의 신호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적어도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신경세포와 관련된 전기적 현상은 실험장치를 통해 감지될 수 있으며, 이 과정 속에는 전기적 현상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신경계를 통해 자극이 전달되는 원리는 물리학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물리학은 생물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09~110,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생물학은 엄청나게 광범위한 분야이므로, 거기에는 수많은 문제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이들 중 어떤 문제는 그 복잡한 정도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여 말로 표현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과 소리를 감지하는 귀의 세부구조 역시 복잡하기 짝이 없다(우리의 '생각'이 발생하고 진행되는 원리에 관해서는 후에 심리학은 논할 때 자세히 언급할 것이다). 내가 지금 말하고 있는 것들은 사실 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이런 세세한 과정 속에 숨어 있는 원리들을 모두 알아낸다 해도, 생명 자체에 관한 문제들은 여전히 미지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신경계통을 연구하는 학자는 자신의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신경계를 갖지 않은 동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경계통이 없어도 '생명'은 존재할 수 있다. 식물은 신경이나 근육 없이 지금도 잘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물학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면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무수히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보편적인 공통점은 생명체들이 한결같이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각 세포의 내부에서는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화학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식물세포의 경우에는 낮에 햇빛을 받아 수크로오스(sucrose)를 생성하는데, 바로 이 수크로오스 덕분에 밤에도 생명활동을 계속 할 수 있다. 그리고 동물이 식물을 먹으면 동물의 뱃속에서는 광합성과 비슷한 일련의 화학반응들이 일어나게 된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11~112,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생명체의 세포 속에서는 정교한 화학반응이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하나의 화합물이 다른 여러 종의 화합물로 변해가고 있다. 그동안 생화학자들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알고 싶다면 그림3-1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이 그림은 세포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응들 중 1%도 안되는 내용을 추려서 요약한 것이다.
이 순환도 속에는 각 과정을 거치면서 변해가는 분자의 변천과정이 단계별로 정리되어 있다. 언뜻 보기에는 눈이 돌아갈 정도로 복잡하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늘 경험하고 있는 호흡의 과정, 이른바 크렙스 사이클(Krebs cycle)이다. 분자 구조의 변천과정을 각 단계별로 분리해서 보면 그다지 격렬한 변화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은 생화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이며,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이 사이클을 재현시킬 방법은 없다. 서로 비슷한 구조를 가진 두 종류의 물질이 있을 때, 한 물질이 다른 물질로 변하는 데에는 그에 합당한 대가가 치러져야 한다. 서로 다른 두 형태 사이에는 에너지의 '언덕'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비유를 들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산골짜기에 바위가 하나 놓여 있는데, 이 바위를 봉우리 건너편의 다른 골짜기로 옮기려면 터널을 뚫지 않는 한 일단은 산꼭대기까지 끌고 올라가야 한다. 즉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가 투입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화학반응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화학자들은 이때 투입되는 에너지를 '활성화 에너지'라고 부른다. 주어진 화학물질에 원자를 추가로 붙이려면 새로운 원자를 아주 가깝게 가져가서 원자의 배치상태가 달라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때 투입된 에너지의 양이 부족했다면, 마치 산꼭대기로 끌고 올라가던 바위가 도중에 굴러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화학반응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원자들 사이의 간격이 충분히 가까워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분자를 손으로 잡아서 강제로 틈을 벌린 후에 새로운 원자를 끼워 넣을 수 있다면, 이것은 산허리를 돌아가는 지름길로 반응을 유도한 셈이며, 따라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투여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세포 속에서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들이 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작은 분자들을 붙들고 있으면서 위에서 서술한 식으로 반응이 쉽게 일어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복잡한 물질이란, 다름 아닌 효소(enzymes)이다(효소는 설탕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처음 발견되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효모(ferments)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실제로 그림3-1의 첫 반응 과정 중 일부는 설탕의 발효과정을 연구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효소가 있는 한, 이런 반응은 항상 일어난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12~114,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ifrain
“ 물리학이 생물학을 비롯한 여타 과학 분야에서 중요하게 취급되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얼마든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실험 기술'이다. 사실 실험 물리학 분야의 발전이 없었다면 그림 3-1과 같은 생화학적 사이클들은 세상에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눈이 돌아갈 정도로 복잡한 반응 과정을 분석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반응에 관여하는 원자들마다 일종의 '꼬리표'를 달아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탄소 원자에 '녹색 꼬리표'를 달아줄 수만 있다면, 향후 그녀석의 위치를 추적하여 반응의 전모를 훨씬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그렇다면 '녹색 꼬리표'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동위원소(isotope)'이다. 원자의 화학적 성질을 결정하는 것은 핵의 질량이 아니라 전자의 개수다. 그런데 자연에는 6개의 양성자와 6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핵이 있고, 이와 동시에 6개의 양성자와 7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핵도 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탄소(C)의 핵'이라고 부른다(양성자의 개수는 전자의 개수와 일치하므로, 양성자의 수가 같은 원자들은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원소의 이름이 달라지려면 양성자의 수가 달라져야 한다: 옮긴이). 화학적 관점에서 볼 때, C¹²와 C¹³원자는 성질이 동일하지만 핵의 세부 구조와 질량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구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C¹³(또는 C¹⁴)이라는 동위원소를 첨가하여 이들의 자취를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 이야기 - 보급판』 pp.115~116,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박병철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오늘 옆방에서 읽은 책 속 레이저에 관한 대목에서 ‘들뜬 상태’라는 용어를 배웠는데, 수집해주신 문장에서도 나오네요. 설명하는 대상은 다르지만 원리가 서로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표 작성: 제미나이)
향팔
“ 전자가 낮은 에너지층에 있을 때 '바닥 상태'라고 하고, 이 전자가 모종의 이유로 위층으로 올라가면 '들뜬 상태'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1917년 자신의 논문에서 유도 방출 현상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원자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과 상호작용하는 세 가지 방식을 설명했다.
첫 번째 방식은 '흡수'다. 빛에너지를 받은 바닥 상태의 전자가 더 높은 에너지층으로 이동하며 들뜬 상태로 변하는 경우다. 두 번째 방식은 '방출 혹은 자발적 방출'이다. 위층으로 올라간 들뜬 상태의 전자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발적으로 빛에너지를 내보내며 다시 바닥 상태로 변하는 경우다. 이 두 가지 방식은 물질의 색이나 투명한 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레이저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세 번째 방식인 '유도 방출'이다.
[…] 일반적인 방출과 달리 유도 방출에서는 '빛이 빛을 낳는' 과정이 일어난다.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그대로 돌려주는 단순한 흡수·방출과는 다르게 유도 방출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빛의 양이 증폭된다. 그 덕분에 단일 파장을 가진 강한 빛을 낼 수 있다. 이때 유도 방출을 더 효과적으로 발생시키려면 빛이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않고 전자를 자극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 레이저를 사용하는 도구에는 앞뒤로 거울이 달려 있는데, 이 거울 사이에 유도 방출을 발생시키기 위한 물질들이 들어 있다. 빛은 두 개의 거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유도 방출 방식에 따라 양이 증폭되다가 일정 세기 이상으로 강해지면 방출된다. 우리는 레이저를 쓸 때 이 빛을 활용하는 것이다. ”
『모든 계절의 물리학 -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는 유쾌한 과학의 세계』 117-119쪽, 김기덕 지음
모든 계절의 물리학 -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는 유쾌한 과학의 세계물리학을 사랑한 나머지 진짜 물리학자가 된 저자가, 평범한 일상에 숨은 경이로운 물리학의 세계를 파헤쳐 소개하는 책이다. 단지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을 둘러싼 익숙한 장면들이 ‘물리학’이라는 언어로 새롭게 탄생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책장 바로가기
문장모음 보기
밥심
오호.. 레이저가 쉽진 않네요. 옆방에서 왜 빠르게 날아가면 시간이 천천히 가는가 그런 것도 물으시고 했던 것 같은데 답은 얻으셨나요? 저자 분께서 향팔 님 포함 물리를 사랑하는 독자분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대답하시느라 바쁘시겠어요. 그게 즐거움이겠지만요. ㅎㅎ
향팔
하하 네, 상대성 이론은 사실상 “왜”에 대답은 안해주는 것 같다고 하셨어요! 제 머리 속에선 학생 시절 러시아어를 배울 때의 기억 한 토막이 되살아났어요. 사람들이 러시아어의 괴랄함에 괴로워하며 “이러이러한 건 대체 왜 이렇죠?”라는 질문을 하면 선생님께서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서 ‘왜’는 없습니다. 스폰지에 물이 스며들듯 그냥 받아들이세요.”라고 하셨던 대답이요 ㅎㅎ
밥심
그렇죠. 상대성 이론이 어렵죠. 빛의 속도는 어디에서나 일정하다는 전제만 인정하고 들어가면 설명은 가능한데 이해하기가 쉽진 않더라구요. 언제 이면지가 눈에 띄면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시계의 시간이 왜 늦게 가는지 그림으로 설명드릴게요. 옛날에 한번 관심이 있어서 파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업무를 봐야 해서. ㅎㅎ 그리고 요즘 러시아 영화 보는데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고 자막만 열심히 보니까 이상한 기분입니다.
향팔
와! 밥심님께 이면지와 시간이 생길 때까지 숨 참고 기다립니다! 완전 좋아요(기대)
(요즘 타르콥스키 영화 보시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