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팔님께서 좋아하실 줄 알았어요. ^^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ifrain

stella15
아차, 저 요즘 황인숙 작가의 산문집 읽고 있는데 이 책 재밌어요. 오래 전에 지인한테 선믈 받았는데 이제 읽고 있네요. 행방촌에 살면서 길냥이한테 먹이 주면서 노년의 삶을 닮았는데 귀엽기도하고 좋은 책 같아요. 노랑 노랑한 수채화풍의 표지도 맘에 들고. ㅎㅎ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황인숙 시인은 해방촌의 옥탑방에서 자신의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낮과 저녁 시간에는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그 외의 시간에는 틈틈이 시를 쓰고 또 간간이 산문을 쓴다. 그리고 그간 써온 산문들을 이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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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오! 저도 예전에 황인숙 시인의 시집을 한 권 읽어본 적 있어요. <내 삶의 예쁜 종아리>, 책에 실린 시가 다 좋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이 책에도 길냥이 얘기가 많이 나와서 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후로는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넘 반갑네요. 소개해주신 산문집도 읽어봐야겠어요.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요..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내 삶의 예쁜 종아리문학과지성 시인선 575권.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일찍이 완미한 시 세계를 펼쳐 보이며 동서문학상(1999), 김수영문학상(2004), 형평문학상(2017), 현대문학상(2018)을 수상한 바 있는 황인숙 시인의 아홉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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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4.22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보고 온 전시 내용입니다.
소멸의 시학 : 삭는 미술에 대하여
뛰어난 작품을 불후의 명작이라고 부른다. 이때 불후不朽는 '썩지 아니함'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훌륭한 작품이란 곧 변하지 않을 혹은 변해서는 안 되는 작품이라면, 굳이 변하고 사라질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는 언젠가 썩어 갈 운명을 시인하는 작품, 차라리 무엇도 남기지 않기로 마음먹은 작품, 자신의 분해를 공연히 상연하는 작품을 '삭는 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소개한다. 이는 오늘날 폭발적으로 분출한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첨단의 자본주의와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반발에 따라 작품에서도 변화하고 있는 양상을 살펴보고, 그로부터 당면한 위기를 헤쳐 갈 지혜를 구하기 위해서다.
'삭다'라는 우리말에는 '썩은 것처럼 되다', '생기를 잃다'와 더불어 '소화되다', '발효되어 맛이 들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단어는 오늘날 작품의 변화를 해석하는 데 유효한 통로를 제공한다. 썩는다는 표현에 담긴 부정적 함의를 넘어 에너지의 하강과 상승을 모두 포괄하고, 발효와 같이 인간이 아닌 존재와 협력하여 이루는 질적 고양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다. 창조하는 인간의 증거로서의 '작품'이 삭아 갈 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작품'이 허물어진 곳에 풀이 자라고 바람이 불고 보이지 않는 생명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그것을 다시 '작품'이라고 불어도 될까? 그때 그 '작품'은 누구의 것일까?
불후의 명작들의 수장고로서 미술관은 위대한 작품들의 가치를 변함없이 지키는 데 헌신해 왔다. 삭는 미술은 묻는다. 인간을 넘어 다양한 존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을 삭히기로 마음먹은 작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수상한 계절이 이어지는 오늘, 더 잘 보존하기보다 더 잘 분해하는 법을 고민해야 할 때임을 인정할 수 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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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k-da: The Poetics of Decomposition
An outstanding work of art is often referred to as a "timeless masterpiece." Here, the term timeless(不朽) carries a literal sense of "not decaying." If a great work of art is something that does not change, or must not change. then why do artists deliberately create works that inevitably change and disappear?
Sak-da: The Poetics of Decomposition introduces works that acknowledge a fate of eventual decay, works that intentionally leave nothing behind, and works that perform their own decocmposition, brought together under the practice of "Sak-da." This approach arises from a desire to examine the changing nature of artworks and contemporary critiques of anthropocentrism and the backlash against advanced capitalism and technocracy, and from a faint hope that wisdom for navigating the current crisis might emerge from such change.
The native Korean verb "Sak-da" encompasses meanings such as"to become rotten," "to lose vitality," as well as "to be digested" and "to ferment and develop flavor." This multiplicity of meanings offers a productive way to interpret the transformations of contemporary works. Beyond the negative connotations of decay, "Sak-da" evokes both the descent and ascent of energy, as well as qualitative enhancement achieved in collaboration with nonhuman beings. What occurs when an "artwork" decays as evidence of human creation? If plants grow, wind blows, and invisible life stirs in the place when the piece falls apart, can it still be called an "artwork"? And if so, whose work is it?
Museums, as repositories of timeless masterpieces, have long devoted themselves to preserving the value of great works unchanged. The practice of Sak-da asks whether museums are prepared to embrace works that choose to decay in order to co-live with diverse beings beyond humans. In these uncertain times, can we acknowledge that the moment may call not for better conservation, but for better ways to decomp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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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작품을 올립니다.
이은재 Lee Eunjae
이제 근대 모서리를 닦아사 - 서문
2023, 나무 패널에 달걀 노른자, 240x130cm
Preface of "Now, Polish the Corners of Geundae"
2023, egg yolk on modeling paste coated wood panel, 240x130cm
이은재는 다른 몸의 경험을 포착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물론 그림이 완벽한 방법은 아니다. 그림은 물질로 이미지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미지가 대상을 온전히 재현하기는 불가능하고, 물감과 지지체(바탕재)는 언젠가 퇴색한다. 작가는 이해의 시도로서의 그림과 그 필연적인 실패를 모두 포용한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그리을 그린다는 것의 의미를 구하려 한다.
작가에게 계란 노른자로 만든 물감을 이용하는 템페라는 흥미로운 기법이다. 쉽게 갈라지고 바래는 유약한 물질이 재현의 실패를 예견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근대 모서리를 닦아라-서문>은 작가의 꿈에서 출발했다. 꿈 속에서 유독 실패하던 작가는 아버지와 마주쳐 "이제 근대 모서리를 닦아라"는 말을 듣게 된다. 작가는 이 말을 "그림을 그리라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고고학자였던 아버지가 유물에 쌓인 흙을 조심스레 털어 내듯, 한 겹 한 겹 물감을 쌓아 올려 그림을 그려 나간다. 이미지가 완전할 수 없다는 의심과, 그러니 사라져도 좋을 것이라는 안도, 그래도 한동안은 그것이 잔존했으면 하는 바람이 뒤섞인다. 그림은 애석하게도 또는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바래 간다.
함께 선보이는 소품들은 작가가 관람한 공연이나 목격한 삶의 장면들을 그린 그림이다. 이제 10년의 세월을 거쳐 갈라지고 바랜 그림 속에서 그때 그 순간의 감각이 현현한다.




ifrain
Lee Eunjae paints to grasp the experience of another body. Painting, of course, is not a perfect method. It is a technique for producing images through material means. Images can never fully represent their subjects, and paint and supports inevitably fade over time. The artist embraces both painting as an attempt at understanding and its inevitable failure, while continuing to ask what it means to persist in painting nonetheless.
For the artist, tempera made with egg yolk is a particularly compelling medium. Its fragility, prone to cracking and fading, seems to anticipate the failure of representation itself. Preface of "Now, Polish the Corners of Geundae" originates in a dream. In the dream, the artist, repeatedly failing, encounters their father, who says, "Now, polish the corners of Geundae." Lee interprets this phrase as an injunction to paint. As Lee's father, an archaeologist, once carefully brushed soil from artifacts, the artist builds the painting layer by layer, gently applying pigment. Doubt about the impossibility of a complete image, relief that it may therefore be allowed to disappear, and a wish that it might nonetheless endure for a while are interwoven. The painting, regrettably or perhaps fortunately, fades slowly over time.
The smaller works shown alongside depict performances the artist has witnessed and scenes from everyday life. Now cracked and faded after a decade, these paintings allow the sensations of those moments to surface once again.
밥심
예술가들의 사고는 따라가기가 버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보 공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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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사고를 따라갈 필요가 있을까요 ^^ 내 생각을 따라가면 그게 예술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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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이 커지고 산소가 풍부해져 갈 때, 지구의 광합성 생물상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화석과 보존된 지질 모두 30억 년 넘게 주로 세균이 맡던 광합성을 조류가 대신하면서 생태학적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5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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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바다에서도 남세균은 영양소가 적은 곳에서 플랑크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양소 농도가 더 높은 곳에서는 진핵생물인 조류가 주류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57,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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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감 그 이상
YOU HAVE MORE THAN FIVE SENSES
기원전 4세기 무렵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5가지 감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는 너무도 오래 지속된 생각이어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감각은 5개뿐이라고 여긴다. 그 후 수세기에 걸쳐 철학자들은 인간 경험의 근본적인 측면에 대해 놓친 듯하다. 한편 오늘날 과학자와 신경학자 들은 인간이 오감 이상의 감각을 갖고 있다고 본다(아직도 감각의 분류는 진중한 논란의 대상이며, 오감 중 어느 것이 독립적이고 어느 것이 그렇지 않은가에 대해서는 일반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감각의 종류는 22에서 33 사이에 있는 어떤 수 만큼이라고 한다. 그 모든 감각이 분명한 경계 없이 이어져 있어서 우리는 몇 가지 감각을 혼합하기도 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전통적 오감 외에도 수많은 감각이 있다는 것이 점점 더 잘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균형 감각은 대단히 중요한데, 이에 관련된 감각을 고유 감각이라고 한다. 눈을 감고도 팔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감지하는 능력이다. 고유 감각이 없다면 우리는 발을 내딛거나 들어 올릴 때마다 항상 발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며 걸어야 할 것이다. 온도 감각이라는 것도 있다. 이는 피부 표면과 뇌에 있는 온도 수용체를 사용해 너무 뜨겁거나 추운 환경을 알아채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시간 인지 혹은 시간감chronoception 역시 일종의 감각이다. 정확한 작용 기작은 알려진 바 없지만, 모든 생명체가 그런 감각을 가진 것은 분명히 아니다. 시간감이 사람마다 다르고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바뀌곤 하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 천부적인 내적 시계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 게 있다고 해도 우리는 그저 시간이 흐르는 것을 감지할 뿐이다.
전통적인 오감을 지칭하는 과학 용어는 일상적인 움직임도 무척 장엄하고 중요해 보이도록 만든다. 시각인식ophthalmoception, 청각인식audioception, 미각인식gustaoception, 후각인식olfacoception, 그리고 촉감tactioception.
미각은 풍미와는 다르다. 풍미는 맛과 냄새 둘 다를 포함하는 것이다. 1만 여 개나 되는 우리의 미뢰는 음식에 닿는 순간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의 맛, 단맛, 쓴맛, 신맛, 짠맛, 감칠맛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 코에는 400개의 서로 다른 후각 수용체가 들어 있는데, 이를 이용해 1조 개 이상의 서로 다른 향을 구별할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손가락일 것이다. 손가락에는 2,000개나 되는 촉각 수용체가 있어서 3마이크론 높이의 아주 작은 물체도 감지할 수 있다(사람 머리카락의 두께는 50~100마이크론 정도 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이해하는 것은 복잡한 일이다. 어떤 것의 둔한 느낌과 다른 어떤 것의 희미함을 알아채려면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우아한 우주 - 커다란 우주에 대한 작은 생각』 pp.135~136,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지음, 심채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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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슨의 눈이 엘 과포를 훑었다. 내가 앉은 데이터 기록 담당자 자리에서는 10여 개의 카메라 화면을 통해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겉으로는 연기와 다를 바 없는 검은 유체가 꼭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카메라가 확대해서 보여준 열수공의 모습은 녹청색, 자홍색, 황갈색, 다갈색, 진회색, 검은색이 점점이 찍힌 인상주의 회화 같았다. 측면에는 흰색의 세균 가닥들이 늘어져 있었다. 제이슨이 가까이 접근하면서 마치 부서진 치토스 과자처럼 보이는 주황색과 노란색의 미생물 덩어리를 추진기로 휘저어놓았다. "달팽이 같은 연체동물들도 있습니다." 뒤에서는 버다로가 설명을 계속했다. "아래쪽에 수많은 바다거미들이 보일 때도 있죠." 그러자 버하인이 장난스럽게 끼어들었다. "여기에는 이상한 것투성이예요."
"이곳은 산화가 잘 되어 있네요." 켈리가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영상 기록을 맡고 있던 학생 레이철 스콧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먼지가 가라앉으면 4K 영상을 한번 찍어보죠." 스콧은 고개를 끄덕이며 초고해상도 4K 카메라를 작동시켰다.
...
"이곳의 물은 대단히 뜨겁습니다." 버다로가 계속해서 시청자들에게 설명했다. "섭씨 300도 정도 되죠. 그런데 굴뚝에서 1밀리미터만 떨어져도 섭씨 2도로 떨어집니다." 그때 클로즈업한 화면 속에 이리저리 엉킨 관벌레 무리가 황화수소 욕조에 몸을 담근 모습으로 등장했다. "아, 좋네요. 딱 좋아요." 켈리가 말했다. "벌레들의 머리가 저렇게 빨갛다면, 아주 행복하다는 뜻이에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로 관벌레는 심해 열수공과 화학 합성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이들의 몸이 빨간 이유는 헤모글로빈이 풍부한 혈액 때문이다(산소뿐 아니라 황화수소도 운반할 수 있도록 적응한 결과이다). 관벌레에는 눈도, 입도, 소화관도, 항문도 없다. 어느 동물에게든 가혹한 조건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생태는 주변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관벌레는 피부를 통해서 흡수한 세균을 영양체營養體라고 불리는 특별한 기관 안에서 살게 한다. 열수공의 유체가 관벌레의 몸을 휩쓸고 지나갈 때, 아가미 역할을 하는 깃털을 통해서 그 유체를 빨아들이면, 영양체 속의 세균이 화학 물질을 소화시켜서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것을 숙주와 공유한다. 관벌레에게 삶이란 여럿이 함께 즐기는 저녁 식사와도 같다.
나는 뒤로 기대어 앉아 그 모든 광경을 지켜보았다. 뜨거운 열기와 물어뜯는 벌레들로 가득한 엘 과포의 거친 세계를 보고 있자니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이었다. 블랙 스모커를 바라보는 동안에는 마감일이나 치과 예약이나 꽉 끼는 바지에 관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일상이 끼어들 틈이 없는 그곳의 존재감에 그저 몰입하게 될 뿐이다. 인간의 사상도, 믿음도, 개입도 필요로 하지 않는 세계였다. "그저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죠." 켈리가 말했다. "우리가 여기에 있든지 말든지 신경도 쓰지 않고요." ”
『언더월드 - 심해에서 만난 찬란한 세상』 pp.164~166, 수전 케이시 지음, 홍주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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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에 자주 출연하시고 개인적으로 '응생물학' 채널을 운영하시는 김응빈 교수님과
성용희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님께서 <현대미술과 자연사 겹쳐 보기> 3부에 이야기를 나눠주셨어요.
김응빈 교수님은 본인을 '하찮은 미생물에서 아름다움을 보는 미생물 변호사'라고 소개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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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 미생물은 어떻게 사상이 되었는가?
김응빈(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
성용희(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요즘 미술관
과거 미술관 -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 수많은 -ism(주의) 중심으로
오늘날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담론은 SNS라는 "네트워크"(수평적인 관계망, Making kin)
또 하나는 "과학"(사유의 방식)
과학은 더 이상 실험실의 언어가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사유하는 방식, 즉 하나의 사상으로 작동
"전 세계가 나의 고향이며, 과학이 나의 종교이다."(크리스티안 하위헌스, 1629~1695)
오늘 이야기
1. 미생물의 가시화 : 보이지 않는 세계의 가시화, 근대적 이성이 미생물을 이해하는 방식
2. 진화적 관점과 공-산(Sym-poiesis) : 서로가 서로를 만드는 것은 관계, 생명이란 무엇인가
3. 장-뇌 축 이론 : 영혼의 거처로서의 장(Gut)
4. 발효하는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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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미술관이 '눈'과 '뇌'의 공간을 넘어 '장(Gut)'의 공간이 되길, 미술관이 생화학적인 공간이 되길
미술이 그토록 찾고 대화하고자 했던 인간의 영혼과 아름다움이, 신이나 이성에 있는 것이 아닌, 장에, 흙에, 그리고 미생물에 있다면,
예술 역시 그 미세한 존재들에 대한 감각이자 끊임없는 협상 그리고 그들에 대한 관심(attention)이 되어야 할 것
"그는 그 현미경으로 물방울에서 하나의 소우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방울에서 본 미생물을 "극미동물animalcule"이란 애칭으로 부르면서 "귀엽다."고 생각했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289~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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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심 9,000미터 아래로 무엇이든 정기적으로 내려보내는 일은 공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과제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저에서 아무 문제 없이 작동한 로봇은 4대에 불과하다. 4,000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일본의 로봇 카이고는 2003년 연결용 줄이 끊어지면서 바닷속에서 실종되었다. 그로부터 6년 후, 우즈홀 해양 연구소는 원격제어와 자율주행이 모두 가능한, 역사상 가장 정교한 심해 로봇인 네레우스를 선보였다. 네레우스는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초심해저대에서 살아남는 일만은 하지 못했다. 2014년에 네레우스는 통가 해구 남쪽에 있는 케르마데크 해구에서 내파되었다. 연구선에 탄 과학자들은 로봇의 파편이 해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을 절망적인 심정으로 지켜보아야 했다.
초심해저대에서 실패를 거듭하던 그 시기에 예외적인 사건이 하나 있었다. 2012년 3월 26일에 영화감독이자 해양탐험가인 제임스 캐머런이 챌린저 해연에 도달한 역사상 세 번째 인물이 된 것이다. 게다가 주문 제작한 1인용 잠수정을 타고 단독으로 내려간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 월시와 자크가 트리에스테 호를 타고 심해로 내려간 지 52년 만의 일이었다. 그 반세기 동안 약 200명이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날아가고 수천 명이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올랐음을 생각하면, 인류가 지구의 가장 깊은 곳으로 두 번째 여행을 떠나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캐머런의 잠수는 심해가 아직 탐사되지 않은 상태로 그 아래에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하루 만에 다른 행성에 갔다가 돌아왔군요." 캐머런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한 말이다(월시도 그때 해치를 열고 나오는 캐머런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갑판 위에 서 있었다). 나에게는 너무도 중대한 사건이었다. 사무실에 앉아「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웹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실시간으로 잠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바닷속 깊은 곳에 숨겨진 오래된 신비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러나 형광 녹색 로켓처럼 생긴 캐머런의 딥 시 챌린저 호는 그후 다시 잠수하지 못했다. 해구 바닥에 내려가 있던 2시간 38분 동안 잠수함의 추진기 12개 중에 11개가 고장 나는 등 여러 기계적 문제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딥 시 챌린저 호는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지만, 초심해저대에서 큰 손상을 입었다. ”
『언더월드 - 심해에서 만난 찬란한 세상』 pp.175~177, 수전 케이시 지음, 홍주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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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인간이 심해를 안다는 건 우주를 아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루 만에 다른 행성에 갔다가 돌아왔다는 제임스 카메론의 말이 인상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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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우주 비행사보다 천문학자가 훨씬 더 많다. 심해 생물학자와 심해 탐사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운행 중인 잠수정 중에서 인간을 수심 300미터 아래로 데려갈 수 있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가장 유명한 심해 유인 잠수정은 매사추세츠주 우즈홀 해양 연구소가 운영하는 앨빈호로 1960년대부터 다양한 형태로 한 번에 과학자 두 명과 조종사 한 명을 심연으로 데려갔다. 일본 해양 연구 개발 기구JAMSTEC의 심해 잠수정 신카이 6500은 연구자들을 수심 6500미터 아래로 데려간다. 중국의 유인 잠수정은 바다에 살며 홍수를 일으킨다는 용의 이름을 따서 자우룽호라고 부른다. 열악한 심해 환경에서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은 자동화된 원격 조종 기계를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은 심해 연구에서는 인간 대신 로봇을 내려보낸다.** 이런 상황에서도 심해 탐험가는 우주 탐험가보다 대개 몇 발 앞서 있었다.
*돈만 있다면 이제 민간 잠수정을 타고 수십 미터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이 잠수정은 1960년대에 상상했듯 우주선처럼 생겼고 대형 요트의 갑판에 실릴 정도로 작다.
**지구의 모든 바다, 수계, 대기에 관한 과학 연구를 감독하는 미국 해양 대기청NOAA의 2019년 총예산은 54억 달러였다(전년도 대비 8퍼센트 감소). 반면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예산은 3.5퍼센트 증가한 215억 달러였다. ”
『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p.53, 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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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인간은 지구를 떠나기 전에 심해에 먼저 들어갔다. 1930년대에 미국 박물학자 윌리엄 비브와 미국 발명가 오티스 바턴은 소련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 저궤도에 돌입하기 20년 전, 비좁은 금속 잠수구 안에 들어가 버뮤다섬의 박광층으로 800미터를 내려갔다. 1960년, 인간은 스위스 해양학자 자크 피카르와 미 해군 중위 돈 월시가 심해 잠수정 트리에스테호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로 하강하면서 처음으로 바다의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했다.
오늘날 억만장자들은 여전히 우주여행을 꿈만 꾸는 형편이지만 그중 일부는 이미 돈을 들여 심해에 다녀왔다. 2012년, 캐나다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은 1인용 심해 잠수정 딥씨 챌린저호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로 모험을 떠났고, 이어서 7년 뒤에 미국 투자가 빅터 베스코보는 다섯 개 주요 해양 분지의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하는 개인적인 숙원을 완수했다.
하지만 우주 비행사가 우주에서 보통 수개월씩 머무는 반면에 심해 탐사자는 한 번에 24시간을 넘기지 못하는 짧은 방문만 가능하다. 아직 심해 연구 기지가 건설되지 못해 심해를 연구하려면 대형 선박을 타고 가는 방법이 유일하다. 이 선박은 이동식 연구 기지로 기능해 심해 위에 떠 있으면서 생물학, 지질학, 화학, 물리학, 공학 연구팀을 지원한다. 연구 항해는 과학자들이 야생의 외딴 바다를 연구하는 동안 몇 주에서 몇 달간 지속된다. 그동안 심해 생물학자는 자신이 찾으려 하지 않았던 것을 보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며 자신이 세운 가정을 애써 버리게 된다. ”
『눈부신 심연 - 깊은 바다에 숨겨진 생물들, 지구, 인간에 관하여』 pp.54~55, 헬렌 스케일스 지음, 조은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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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가 세계에 자랑하는 보물인 루이스 호수 바로 서쪽에 있다. 이곳의 골짜기 바닥에서 높이 올라간 산비탈에서 고생물학자들은 작은 채석장에서 납작한 검은 셰일들을 조심스럽게 캐낸다. 캐다 보면 석판 표면에 해부 구조가 놀라울 만치 상세히 보존된 동물(때로 몇몇 조류)의 짓눌린 화석이 드러나면서 노고의 보상을 얻곤 한다. ”
『지구의 짧은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하버드 자연사 강의』 p.158, 앤드루 H. 놀 지음, 이한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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