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예쁘네요. 이제 5월이면 본격저인 꽃의 계절이네요. 근데 사시는 동네가 어디길래 저런 꽃이 피었을까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D-29

stella15

ifrain
서울인데도 공원이 있어서 계절에 맞게 꽃을 피워주네요. ^^

ifrain
튤립을 보니 16~17세기에 유럽을 광풍처럼 휩쓸었던 네덜란드 정물화가 생각났어요.
바니타스Vanitas를 주제로 정물화에 곤충이나 죽은 도마뱀, 해골 등을 함께 배치해서 그리는 것이 유행이었어요.
아래 작품의 작가는 암브로시우스 보스샤르트(Ambrosius Bosschaert the Elder, 1573~1621) 라고 합니다.
아래 링크에서 이미지를 확대해서 세밀한 부분까지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nationalgallery.org.uk/paintings/ambrosius-bosschaert-the-elder-a-still-life-of-flowers-in-a-wan-li-vase



ifrain
“ 미도리, 수선화와 니체
4장에서 주목되는 인물은 '미도리'다. 기즈키가 자살하고, 돌격대는 사라지고, 연락이 두절된 나오코. 주인공 와타나베가 아는 관계는 모두 사라지고 만다. 게다가 시대는 어떤 전망이나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 바로 그때 미도리라는 여학생이 등장한다.
미도리는 녹색(綠, みどり)이라는 뜻이다. "나, 이름이 미도리야. 그렇지만 녹색하고는 하나도 안 어울려. 이상하지?" 라고 하지만, 미도리는 녹색과 어울리는 인물이다. 미도리는 다른 등장인물처럼 어두운 결핍을 경험하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캐릭터다. 미도리는 다른 한쪽의 반쪽이 되기를 바라는 듯하지만, 실은 자기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유형이다. 그래서 학교를 싫어하면서도 "난 무지각, 무결석으로 개근상까지 받았어. 그렇게나 학교가 싫었는데도, 왜 그랬는지 알아?"라고 하는데, 그 까닭은 미도리가 홀로 이 세상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루키의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상징이 나온다. 그것은 수선화다.
"나 수선화를 정말 좋아해. 옛날 고등학교 축제 때 「일곱 송이 수선화(Seven Daffodils)」를 부른 적이 있어. 알아, 「일곱 송이 수선화」?" (『노르웨이의 숲』, 4장 121면)
수선화의 꽃말은 자존심, 자긍심이다. 수선화를 영어로 나르키소(Narcissus)라고 한다. 자기애를 뜻하는 나르시시즘(narcissism)이 이 단어에서 나왔다. 미도리는 왜 수선화를 좋아한다고 했을까. 자기 자신의 결핍을 숨기는 방어 기제로 수선화를 사랑할 수도 있다. 미도리의 결핍은 어디에 있을까. 2년 전 미도리의 어머니가 사망했을 때 아버지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였다.
"엄마가 죽었을 때, 아빠가 언니랑 나한테 뭐라고 한 줄 알아?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난 지금도 억장이 무너져. 네 엄마를 잃는 것보다 너희 둘을 잃는 게 훨씬 나았을 거야.' 우린 너무 어이가 없어 아무 소리도 못 했어. 그렇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상에 그런 말이 어디 있어? 물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반려자를 잃는 괴로움, 슬픔, 아픔은 알아. 애처로운 일이지. 하지만 자기 딸한테 너희들이 대신 죽는 데 나았다니, 그건 아니잖아? 정말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해?"(『노르웨이의 숲』, 4장 128면) ”
『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1949~1992』 pp.331~333, 김응교 지음
문장모음 보기

ifrain
“ 미도리가 대단한 것은 부모에게 사랑을 못 받았다고 원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미도리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얽매여 있지도 않았다. 미도리는 상처에서 벗어나 홀로 살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한다. 미도리는 과거의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오코나 와타나베와 확실히 다른 인물이다. 하루키가 이 인물의 이름을 고바야시 미도리(小林綠), 즉 '작은 숲의 푸르름'이라고 정한 까닭은 그녀의 끊임없는 낙관성 때문일 것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명랑하게 살아가는 미도리는 니체의 역동적 허무주의 혹은 적극적 허무주의를 떠오르게 한다.
하루키는 중학교 3학년 때 비틀스와 함께 서구 문학을 읽었다. 부모가 구독하던 가와데쇼보의 '세계문학전집'과 중앙공론사의 '세계의 문학'을 한 권 한 권 읽으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중학생 때 마르크스, 노자, 니체 등을 읽는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1949~1992』 p.336, 김응교 지음
문장모음 보기

ifrain
“ 미도리야말로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고, 과거의 비극을 잊고 트라우마를 "망각"하며, 늘 "새로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으로 굴러가는 수레바퀴이고, 최초의 운동이자 신성한 긍정"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피할 수 없는 자본주의의 권태가 미도리에게 깊게 배어 있으면서도, 숲의 푸르름처럼 자연스럽게 살고 싶어 하는 노자 정신이 충만하다. 쇼펜하우어의 염세주의를 넘어선 니체가 말한 '적극적 허무주의'적 태도가 미도리에게 강하게 나타난다. 하루키는 미도리를 통해 적극적 의지로 허무주의를 극복해보려는 실존주의를 드러낸다.
인물로 보면 이 소설은 미도리와 와타나베의 성장 소설이다. 미도리는 와타나베를 선택하고, 와타나베는 소설 마지막에 미도리에게 돌아온다. 소설의 결말에서 와타나베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오늘 이 순간을 견디며 살아가려는 삶을 선택한다. 미도리는 '와타나베'를 성장시키는 조력자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1949~1992』 p.339, 김응교 지음
문장모음 보기

ifrain
Seven Daffodils 라는 노래를 찾아봤어요.
캐롤 키드는 When I dream 으로 유명하지만 이 노래는 익숙하지 않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jNMMv-hBSgc

향팔
“ 나르키수스는 지하에 내려간 이후에도 스틱스의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누이들인 물의 님프들은 나르키수스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바쳤고, 숲의 님프들도 슬퍼했다. 에코는 님프들이 슬퍼하는 소리를 되풀이했다. 그들은 장례를 위하여 장작, 관대, 횃불을 준비했으나 나르키수스의 시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체 대신, 노란 중심부 주위를 하얀 이파리가 빙 두른 모양의 꽃을 발견했다. ”
『변신 이야기』 오비디우스 지음, 이종인 옮김

변신 이야기열린책들 세계문학 235권.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로마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발표된 서사시로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다양한 사건들을 '변신'이라는 주제로 엮어 낸 작품이다.
책장 바로가기
문장모음 보기

ifrain
꽃은 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피어나요..

ifrain
2026. 4. 22 사진
공원에서 본 글귀입니다.
우리가 읽고 있는 <지구의 짧은 역사>에서는 꽃이 등장하려면 아직 멀었네요. ^^


stella15
변신 이야기가 돌아가신 이윤기 번역이 있는데 이분이 신화 연구로도 유명하신데 이종인 번역도 좋은지 모르겠네요.

향팔
맞아요, 어렸을 때 그리스 로마 신화 하면 이윤기 선생님이었죠. 변신 이야기는 천병희 선생님 번역본으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이젠 두 분 다 돌아가셨네요..

변신 이야기 1『변신 이야기』는 그 내용의 방대함은 물론 수려한 문체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최고 전범으로 평가된다. 서양 중세 문화는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은 아직 기독교에 물들지 않은 서양 고대의 인식 체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변신 이야기 2『변신 이야기』는 그 내용의 방대함은 물론 수려한 문체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최고 전범으로 평가된다. 서양 중세 문화는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은 아직 기독교에 물들지 않은 서양 고대의 인식 체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변신이야기 - 라틴어 원전 번역, 개정판지금까지 남아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근간이 되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이 책은 2천년 동안 인류의 다양한 창작 욕구를 충족시키며 문학가와 예술가들에게 사랑받아온 <변신 이야기>의 라틴어 원 전 번역본 개정판이다.
책장 바로가기

향팔
'오감을 펼치며 책에 머문다'는 말씀이 정말 너무 멋있네요

ifrain
“ 2
태초에
산소의 기원과 중요성
태초에 산소는 없었다. 40억 년 전의 공기에는 아마도 산소가 극히 적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공기 중에 1만당 2085, 그러니까 산소가 약 21퍼센트나 있다. 어떻게 이러한 변화가 일어났든, 이것은 지구에 생물이 살아온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오염이다. 보통은 이것을 오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산소는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시 지구에 살았던 작은 단세포 생물들에게 산소는 생명을 주는 기체가 결코 아니었다. 아주 약간만 존재해도 생물을 죽일 수 있는 독이었다. 산소를 싫어하는 생물들은 물 고인 늪이나 바다 밑바닥, 심지어 우리 소화관 안에 여전히 존재한다. 이 생물들은 현재 공기 중 산소 농도의 0.1퍼센트 정도에만 노출되어도 죽는다. 원시 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이러한 생물들의 조상에게 산소 오염은 엄청난 재난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세계를 주름잡는 위치에서 쫓겨나 변두리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35,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저명한 생화학자 닉 레인은 산소가 지구상 생명의 진화와 노화와 죽음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환경과학부터 분자의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를 포괄하며 일련의 증거들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개념들을 제시한다.
책장 바로가기
문장모음 보기

ifrain
@총총9314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신선함과 거리두기'가 여기서도 느껴지네요. ^^

ifrain
“ 산소를 싫어하는 생물들을 혐기성이라고 한다. 이 생물들은 산소를 이용할 수 없으며, 많은 경우에 산소가 없을 때만 살아갈 수 있다. 이들의 문제는 산소 중독에 대항해 자신을 지킬 수단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항산화제를 가지고 있더라도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조금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오늘날 많은 생물들은 항산화제를 잔뜩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기 중에 산소가 그렇게 많아도 잘 견딘다. 이러한 발달에는 모순점이 숨어 있다. 현대 생물들은 어떻게 항산화제를 갖추도록 진화했을까? 보통의 교과서적인 시각을 따르자면, 유독성 노폐물로 산소를 내뿜기 시작한 최초의 세포들은 항산화제를 갖추지 못했을 거라고 한다. 전에 존재하지도 않던 기체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산소가 대기에 등장한 후에 항산화제가 진화했다는 추측이 사실이라면, 대기에 산소가 크게 증가한 것은 분명 원시 생물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였을 것이다. 만일 최초의 혐기성 세포들이 오늘날 후손들과 조금이라도 비슷하게 산소의 영향을 받았다면, 공룡들의 멸종이 무색할 정도로 대멸종이 일어났을 것이다. ”
『산소 - 세상을 만든 분자』 pp.35~36, 닉 레인 지음, 양은주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작년에 그믐에서 <우리의 연 애는 모두의 관심사> 읽기 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요. (아마 이 방에도 그때 함께하셨던 분들이 계실 겁니다 ㅎㅎ)
https://www.gmeum.com/meet/3066
그때 장맥주 작가님께서 참여 식구들에게 소설집 속 각 단편에 어울리는 음악을 올려달라!는 미션을 내주셨어요. 그리고 그 음악들을 모아서 ‘그믐 회원들이 함께 만든 사운드트랙’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해주셨지요.
오늘 문득 그 생각이 나서… 저도 따라 해봤… (이것은 표절이 아닌 오마쥬라고 생각합니다!) <지구의 짧은 역사> 1부 모임에 같이 올려주셨던 영상이랑 음악들을 모아봤습니다.
1. 《지구의 짧은 역사》 천천히, 느리게 읽기 1부 #함께읽고 #공부해요 #그믐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Hs-o-bxx3TWnRH-UA1QSRGSryrxlzCoC&si=czB1At0VrH49vCl7
2. 《지구의 짧은 역사》 천천히, 느리게 읽기 1부 #함께만든 #사운드트랙 #그믐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Hs-o-bxx3TXA4_whQel4dRxlkW6JomSG&si=rZXpZpDsVYzLbghf
모아놓고 보니 꽤 많네요! (빠뜨린 게 있을 수도 있어요.) 사실, 1부 모임할 때 미처 다 보지 못한 영상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플리를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보기 편할 것 같아요. 괜찮으시면 2부 모임에 공유해주시는 자료들도 계속 구워볼게요.

ifrain
오오오!! 넘 멋집니다.. 감동적이네요. ㅎㅎ 바로 구독했어요.
왠지 느리게 산책하는 영상도 찍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ifrain
이 노래두요.. '다시 만난 너에게' 1부에 이어 2 부니까요. ㅎㅎ
전주 부분이 참 설레어요. 시작하는 느낌.
https://www.youtube.com/watch?si=M0pH_LzWcqL1ftH8&v=HLWx9Fr7ops&feature=youtu.be
내가 처음 보았던 기억 속에 파란 하늘빛 미소 여전한 넌
지난 시간 세월을 얘기하듯 야윈 모습으로 손을 내밀고
나 역시 서툰 웃음과 어색한 시간이 흐른뒤
나의 맘 속에 맘으로 널 그리워 해왔었다 말했지
이젠 다시 사랑을 가슴에 묻고 나누어지는 슬픔은 없을거야
내 안에 있는 소중한 것을 모두 다 너에게 주고 싶어
나 역시 서툰 웃음과 어색한 시간이 흐른뒤
나의 맘 속에 맘으로 널 그리워 해왔었다 말했지
이젠 다시 사랑을 가슴에 묻고 나누어지는 슬픔은 없을거야
내 안에 있는 소중한 것을 모두 다 너에게 주고 싶어
그리움에 보낸 날들은 너의 절실함을 일깨워주고
어떤 어려움에도 견딜 수 있는 널 향한 사랑 내게 보여주었어
그리움에 보낸 날들은 너의 절실함을 일깨워주고
어떤 어려움에도 견딜 수 있는 널 향한 사랑 내게 보여주었어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