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가 지닌 여러 수온 특성은 수 세기에 걸쳐 항해자들에게 알려졌다. 각 지역의 수온 특성을 취합해 세계적 패턴을 파악하기 시작한 최초의 인물은 독일의 열정 넘치는 박물학자 겸 과학자인데, 시인의 감성과 과학자의 이성을 발휘해 지구를 폭넓게 서술한 업적으로 유명하다.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자연 세계에 열중하는 인물이었다.* 1769년 베를린(당시 프로이센의 일부)에서 태어난 그는 세계를 탐험하기로 결심했는데, 이 선택은 만약 그의 어머니가 살아 있었다면 큰 실망을 안겼을 것이다. 훔볼트의 어머니는 그가 프로이센에서 공직자로 대성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장소들을 여행하는 내내 호기심이 끓어올랐던 그는 모든 대상을 면밀히 조사하고 스케치하며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다. 노년에 들어서는 인간을 비롯한 자연을 하나의 거대한 연결망으로 간주했는데, 이 관점은 만물을 질서정연하게 분류하는 데 몰두하던 당시 대다수 과학자의 견해와 극명히 달랐다.
1802년 훔볼트는 처음으로 태평양을 경험하고, 페루의 도시 리마에서 출항해 남아메리카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나아간 끝에 멕시코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저서 《코스모스; 우주를 물리적으로 묘사하는 스케치Cosmos; A Sketch of the Physical Description of the Universe》에서 항새 도중 만난 해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년 중 특정 시기에 그 한류寒流는 열대 해역인데도 온도가 60℉(16℃)에 불과한 바닷물을 수송했다. 인접한 해역의 다른 바닷물은 81.5℉, 83.7℉(27.5℃, 28.7℃)였다. 남아메리카에서 서쪽으로 가장 치우친 페이타Payta 남부 해안에서는 해류가 해안선과 같은 방향으로 급격히 꺾였다. 그 까닭에 북쪽으로 항해하는 배가 한류를 접하다가 돌연 난류暖流를 만나게 되었다.
훔볼트는 바닷물 수온이 위도를 토대로 예측한 28℃가 아니라 16℃라고 기록했다. 따뜻한 바닷물과 차가운 바닷물 사이의 전선front은 뚜렷했다. 페루의 도시 리마는 적도에서 남쪽으로 위도가 12도밖에 떨어지지 않아 누가 봐도 열대지방에 속한다. 현대에 기록된 세계 해수면 온도 지도에도 그러한 이상 현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차가운 바닷물을 수송하는 한류는 남아메리카의 서쪽 해안을 따라 나아가다가 칠레 남북 축의 중간 해역에 다다르면 페루로 북상한다. 그런 다음 적도와 가까운 남위 4도 부근에서 멈춘다. 이 같은 해류의 기묘한 특성은 세계 저정학geopolitics과 아타카마사막 그리고 무수히 많은 어부와 돼지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이를 알았다면 훔볼트는 대단히 흥미로워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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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머신 - 바다는 어떻게 세계를 만들고 생명과 에너지를 지배하는가』 pp.52~54, 헬렌 체르스키 저자, 김주희 역자, 남성현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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